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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겨울에게 보내는 작별인사-어리굴젓

| 조회수 : 5,991 | 추천수 : 88
작성일 : 2009-02-22 22:25:13
한 오육년전쯤 한 삼년동안 태안반도에 있는 안면도를 주말마다 어떤 때는 일주일에 두번씩
지금 생각하면 정말 미친듯이 다니던 때가 있었습니다.

물때 맞춰 바닷가에 나가
호미 한자루로 갯벌의 조개 숨구멍을 찾아 조심스럽게 파고들어가
조개와 딱 마주치면 그 순간이
마치 사냥을 한 듯 짜릿했습니다.

처음에 아무것도 모를 때는 호기심에 다니고
그러다가 잘 모르지만 남들 하는걸 어깨너머 볼때는
오기가 나서 마구 쑤석거리느라 다니고
그러다가 어느 정도
어느 것이 게구멍이고 어느 것이 지렁이 구멍인지
언제쯤 가야 조개가 나오는지 알 때는
무슨 전문가라도 된 기분으로 다니고
한군데 삼봉 해수욕장만 정해두고
꽃지 밧개 드르니항구를 옵션으로
신나게 다녔습니다.

오죽하면 그동네 분들이 그 기름값이면
집을 한채 사겠다고 혀를 끌끌 차셨죠^^

제가 좀 그래요^^;;

그 당시 정해놓고 밥을 먹던 식당이 있었습니다.
간월도의 *동산인데
굴밥에 청국장 고추 장아찌에 간재미 회까지 입맛에 딱맞는데다
갯벌을 쑤시다가 꾀죄죄해서 가면
인심좋게 돌솥에 굴밥을 넉넉하게 해주셨습니다.

갯벌에서 바닷바람을 맞다가 먹었던 구수한 굴밥 숭늉은
온몸을 나른하게 만들었습니다.



삼월이면 굴에 살이 빠지고 알이들어 먹을 수가 없어집니다.
올 겨울 마지막 굴잔치다 생각하고
굴전에 굴밥에 안담던 어리굴젓까지 해보았습니다.

굴전이랑 굴밥을 냉동실에 얼려놓은 굴로 다음에 해서 사진찍기로 하고
오늘은 어리굴젓만 찍어보았습니다.


*****************어리굴젓******************
재료:굴 1500g, 고운 고추가루 250g, 소금 40g
      마늘 한통, 생강 한톨, 매실액 1/3컵

우선 싱싱한 굴에 옅은 소금물로 살랑살랑 껍질이 없도록 씻어
채에 받혀 한시간 정도 물기를 뺏습니다.



버무릴 그릇을 아예 뚜껑이 있는 걸로 준비해서 굴을 담고
고운 고추가루를 굴에 버무려 둡니다.
-저는 고추가루 고운게 없어 미니믹서에 확 갈아서썼습니다.
-굴에 고추가루를 먼저 하는 이유는 소금을 먼저 넣으면
  겉물이 나와 고추가루와 굴이 완전히 어우러 지지않기 때문입니다.

한시간 쯤 뒤의 모습입니다.
물기가 좀 나왔죠??
아예 뚜껑을 덮어 그냥 식탁에 두고 하루 밤을 재웠습니다.



다음날 아침입니다.
뒤적거려보니 물이 많이 나왔습니다.
고추가루랑 굴이 착붙어 뒤적거리기도 힘듭니다.



굴에 굵은 소금 40g을 뿌려 다시 한번 버무립니다.
소금의 양은 굴 자체의 짠기를 보시고 가감하셔야 합니다.
이제 마늘과 생강을 미니믹서에 넣고
매실액 1/3컵을 같이 부어 곱게 갈았습니다.

믹서의 고추가루를 씻지않고 뚜껑채 그대로 두었다가
마늘을 갈았습니다.
그릇의 고추가루가 씻기는게 아까웠거든요^^



매실액에 갈은 마늘과 생강을 굴에 넣어 다시 한번 버무린후 한나절을 그냥 두었습니다.

저녁식사전 다시한번 간을 맞추어 보관용기로 옮겨두고
바로 먹기 시작했습니다.



어리굴젓은 처음 해봤는데 아직 곰삭지 않아 약간 뻑뻑하지만
먹을 만 했습니다.
저처럼 너무 삭지 않은 어리굴젓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리 까다롭지 않게 해볼만한 음식이라 생각됩니다.

삭혀봐야 완전한 성공인지 알텐데
삭힐 새도 없이 다 이곳 저곳 퍼 돌리고
작은 그릇으로 한그릇만 남기고
첫 어리굴젓담기는 끝났습니다.



이번주에 한번 더 해볼까말까 생각중입니다.^^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좌충우돌 맘
    '09.2.23 7:37 AM

    하얀 쌀밥에 쓱쓱 비벼 먹고 싶네요.
    아...
    한국 가고 싶어라.....ㅠㅠ

  • 2. 꽃보다여자
    '09.2.23 9:47 AM

    백김치 주문했는데 조금 넣어주신 어리굴젓...정말 너무 맛있게 잘먹고 있어요.
    백김치도 넘 시원하고 깔끔하고 음..건강해지는 맛이라고 할까? 쿠쿠쿠
    좋은재료를 아끼지 않고 켜켜이 듬뿍듬뿍^^
    어제아침부터 다른반찬없이 굴젓이랑 백김치랑 밥먹고 있어요.
    몇일은 더 먹어야 풀어질듯?*^^*

    +좋은음식 계속 부탁드립니다+

  • 3. 준영맘
    '09.2.23 11:40 AM

    지난주에 주신 어리굴젓이 이렇게 만들어주신건가봐요^^
    깔끔하니 맛나던데..
    생각보다 만들가 간단해보입니다.
    하긴 간단해보여도 내가 하면 아니더라구요^^
    솜씨좋으세요 부럽사옵니다.^^

  • 4. 지으니
    '09.2.23 11:42 AM

    맛있겠당. 저도 먹고싶어요ㅠㅠ

  • 5. 바나바
    '09.2.23 11:48 AM

    너무 쉽게 레시피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곧 따라모드 해보렵니다
    김치꼭 한번 주문 해서 먹고싶어요^^
    몇년만에 절인배추로 김장을 했더니 간만에 먹을만 해서 다먹고 신청 하렵니다

  • 6. 시트콤박
    '09.2.23 6:51 PM

    좋은 정보 감사드려요~ 안그래도 어제 생굴한봉지 사다놨는데 이따 집에가서 만들어봐야겠네요^^

  • 7. 남정네
    '09.2.23 10:12 PM

    겨울에게 보내는 작별인사라.. 왠지 제목이 촉촉해서 글이 더 예쁩니다.

  • 8. 알포
    '09.2.23 10:31 PM

    아으...저는 그래서 아예 *동산에서 청국장을 택배로 주문해서 먹고있어요..그러고보니 거기 가본지도 오래되었네요..쩝쩝

  • 9. 땡이
    '09.2.23 10:43 PM

    진부령님... 엄청 맛있어보여요. 보내주신 김치와 굴무침 아주 맛있게 잘 먹고 있어요.
    어리굴젓도 판매글에 얼릉 올려 주세요.. ^^

  • 10. 진부령
    '09.2.24 1:06 AM

    좌충우돌맘님 제가 다 안타깝네요 오실기회있을대 말씀하세요
    걍 따끈한 밥에 소박한 찬으로 대접해드리고 싶어요

    꽃보다 여자님 제가 좀 성격이급해요^^ 삭을때까지 느긋하게 기디려야 하는데
    내공이 덜합니다. 양념이 좀 진한것같아 다음에 고추가루양을 좀 줄일까하는데
    드셔보신 느낌이 어떠세요??

    준영맘님 괜찮으셨나요?? 저는 한종지만 남겨서 홀랑 먹어버려 시간지난뒤
    어떨지 잘 모르걸랑요^^

    지으니님 생각보다 쉬워요 어쩌나 한입 잡숴보시라 할 수도 없고^^;;

    바나바님 젓갈이라면 괜히 겁먹었는데 좋은 재료에 간만 잘맞추면
    까다롭지 않아요 어리굴젓 담아보고 저도 제가 업그레이드 된 기분입니다.

    시트콤박님 봉지굴이면 양이 소량일텐데
    양이 적어질수록 무게대비 소금비율보다 좀 더 넣으셔야 합니다.

    남정네님 지나가는 겨울이 아쉬워지는 시간들입니다.
    매생이와 굴향기가 제게는 겨울 냄새입니다. 좀 그렇지요??^^

    알포님 *동산 아시는군요^^ 반갑습니다. 요즘에는 시골가느라
    가본지 오래됐어요 거기 사장님 참 푸근하시죠^^여름녁에 조개잡으러 다시 가고싶어요

    땡이님 어리굴젓 판매 안해요 이건 그냥 겨울작별인사예요 칭찬감사합니다.

  • 11. 달려라 하니
    '09.2.24 3:02 AM

    넘 맛나보여요
    저 따라해보고 싶은데....
    혹시 매실액 대신 할수있는것이 있을까요?
    여긴 매실액 구하기 힘들거든요....

  • 12. 진부령
    '09.2.24 1:01 PM

    하니님 매실액은 반드시 들어가야하는 재료는 아니구요
    저는 설탕을 음식에 직접 넣는 것은 좀 꺼리는 편이라
    얕은 맛을 위해 넣은것이고
    약간의 꿀이나 조청 내지는 설탕도 괜찮을 듯 합니다.
    일단 파는 굴젓에 들어가는 조미료나 감미료는 안들어가니
    좀 성가셔도 젓갈을 담아 먹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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