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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아침상-나는 소중하니까.

| 조회수 : 10,024 | 추천수 : 35
작성일 : 2007-04-08 01:14:38

주사약을 받으러 남편과 함께
새벽부터 일어나 부리나케 아침을 챙겨 먹고
동대문에 있는 마리아 병원으로.

아침 일찍 진료를 받고
또 회사 가서 하루종일 버텨내려면
그래도 잘 먹어줘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브로콜리 치즈스프 두 봉을 털어서 끓이고 나서 치즈 솔솔 갈아 얹고.

일하느라 밤 샌 남편은 책상에서
저는 식탁에서 각자의 아침을 넘겼습니다.

성금요일 아침이지만,
어쨌거나 살아야 겠으니까 먹습니다.

이런 날일 수록,
찬 물에 밥 말아먹으면 괜히 서러울 것 같아서
최대한 나는 소중하니까, 버전으로. ^^





다음주부터 십여일 동안
내 손으로 놓을 주사기와 약물을 받아서 가방에 넣는데
멈칫,

여보, 이거 당신이 놔줄거야?


그 정도는 스스로 해야지.
주사가 뭐 대수야.


우쒸.


올 봄, 갈 길이 멉니다.





주말 아침이면
주중에 회사다니면서 칙칙하게 먹고 산 것 만회하려고
기를 쓰고 상을 차리는 편입니다.

주말에만 차려입는 신데렐라 식탁이라고나 할까요,
저희집 식탁 말이죠.


네이버 똥글이님 댁에서 본
에그 베네딕트 라던가...


원래는 잉글리쉬 머핀 위에 훈제햄, 수란, 그리고 소스를 얹어서 먹는 건데

발효공정이 있는 잉글리쉬 머핀은
깨고 나서도 침대에서 한참을 뭉개느라 못하고요,

버터 7큰술과 계란 노른자 3개가 들어가는 소스도
엄두가 안나서, 포기하고.

식빵 사서, 냉동실에 남아있는 베이컨 넣고
대충 만든 버전입니다.

끓는 물에 데치는 수란을 한번 해본다는데 의의를 두었다는... ^^





1. 식빵을 토스터에 굽고요 (원래는 잉글리쉬 머핀을 반을 갈라 굽고요.. 입니다)
2. 물을 끓여 베이컨을 데치고요 (원래는 훈제햄을 데치고요, 입니다. ㅠ.ㅠ )
3. 물에 데친 베이컨은 후라이팬에 마저 굽고
4. 그 사이 다시 올린 끓는 물에 식초 한스푼을 넣고 나서 계란 노른자가 터지지 않도록 하여 끓는 물에 계란을 넣습니다.
5. 그러면 계란이 익으면서 떠올라서 살짝 반숙이 됩니다. 망으로 건져서 따뜻한 물이 담긴 그릇에 넣어두고요.
6. 소스는 똥글이님이 올리신 소스가 엄두가 안나고 손도 많이 가는 것 같아
   계란 노른자의 영원한 친구 케찹과 마요네즈, 씨겨자, 꿀을 적당량 섞어서 새콤달콤느끼매콤~ 하게 소스를 만들었습니다.





일주일 동안 기침한 제 감기 물려 받은 남편은
레몬맛 허브차를 주고요
저는 네스프레소로 만든 아메리카노 한잔.


오늘 아침 남편이 잠에서 깨자마자
인삼차를 찾으면서
감기가 왔다고 합니다.

제가 이번 주 내내 콜록 거렸거든요.


어머, 당신이 옮은거야?

내가 얘기 안했던가? 감기의 메카니즘.

아니, 잘 몰라.

감기에 걸리면, 감기 바이러스가 몸속에 침투하지.
그리고 나서 일주일 동안 바이러스가 몸 속에 있다가
밖으로 튀어나와. 그리고 다른 사람 몸 속으로 들어가.
그래서 감기는 약을 먹으나 안먹으나 일주일이고,
한 사람이 다 나을 때쯤에 다른 사람이 옮는 거야.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어쨌거나 좀 미안해지네요.





계란 흰자를 살짝 벌려서 반숙된 노른자에
빵도 찍어 먹고, 베이컨도 찍어 먹고.

그냥 토스트 보다는 조금 손이 가지만,
먹고 나니 든든해서
청소도 다른 주말 보다 꼼꼼히 하고
오랜만에 재봉틀 꺼내서
꽃무늬로 현관앞 신발장 위도 장식하고,
막 그랬습니다.  


요즘 야근이 잦아 못보고 지나는 줄 알았는데,
시댁에 가서 시엄니한테
엄니, 시험관 아기 하기로 했어요, 하고
저간의 사정들을 보고하러 나서는데,
집 앞에 벚꽃길이 만개했습니다.


내일은
사진좀 찍고
부활절 기념 꽃놀이라도 할까봐요,
어쨌거나, 나는 소중하니까요. ^^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팜므파탈
    '07.4.8 3:43 AM

    마리아 다니시는군요.
    저도저도 ^^

    시험관 들어가시는군요.
    전 5월 달 생리 시작하면 들어가려고..
    요즘 한약먹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좌훈도 하고 있답니다.

    주사 잘 맞으시고, 꼭 성공하세요.

  • 2. 둥둥둥
    '07.4.8 9:43 AM

    저두 마리아 다녔었죠.
    지금은 성공해서 둥이맘이구요.
    열심히 운동하시고 컨디션 조절 잘 하시고 무엇보다 맘을 편하게 가지세요.
    좋은소식있을겁니다.
    홧팅.

  • 3. 중전마마
    '07.4.8 9:55 AM

    꼭~~~~ 일타에 성공하시길~~~~
    내년엔 아가랑~~~~

  • 4. camille
    '07.4.8 10:37 AM

    식탁도 이쁘고 사진도 이쁘고.. 님 글솜씨는 더 이쁘네요.
    저희 올케도 마리아에서 시술받고 한방에 아기 가졌답니다.
    직장생활하면서 준비하기 힘드실텐데.. 의연하고 밝게 받아들이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네요. 저도 홧팅 던지고 갑니다.

  • 5. 연화
    '07.4.8 2:34 PM

    이쁜 살림솜씨하며 이쁜 그릇. 커피도구들 보면서 님처럼 이쁘게 우아하게 주말을 하루라도 맞고 싶어하는 늘 분주하기만 하고 집도 폭탄 맞은것 같은 직장맘입니다..
    그런데 그 뒤에 님의 남모를 아픔도 있었네요..(토닥토닥.. 말재주가 없어서 죄송해요)
    아주 잘 되실거에요. 화이팅!!!화이팅!!!

  • 6. 김경희
    '07.4.8 3:44 PM

    저두 마리아에서 세번째로 성공했어요 지금은 5살이구요 너무 이쁘죠..
    그래서 이번에 둘째도 계획중이랍니다 이번엔 한방에 성공해야 하는데..성공하고 나면 그때 고생 생각도 나질 않아요..이상하죠 부디 한방에 성공하시길..

  • 7. 맘이야
    '07.4.8 9:37 PM

    예쁘고 건강한 아기 기도드립니다..화이팅!!
    그릇이 넘 맘에들어 야간운전님 이름으로 검색해 보고 왔어요.
    접시랑 컵 어디서 구매하신건지 여쭈어 볼께요 ^^

  • 8. 수국
    '07.4.8 10:16 PM

    저 반숙 계란 후라이!!
    딱딱 제스탈...
    맞아요~~ 소중한 자신에게 이런 밥상!!!
    건강한 아기 저도 꼭 기도드릴께요~~~ 힘내세요

  • 9. july
    '07.4.9 12:45 AM

    저도 마리아 다녀요..
    인공 한번 더 해보고 안되면 시험관 하기로 했네요..
    인공 하면서도 전 약에 반응을 잘 안한다고 남들은 주사 며칠 안맞는거
    전 열흘 넘게 맞고 그래도 잘 안되더라구요..ㅠㅠ
    님 꼭 성공하시길 바래요... 저도 잘 되었음 좋겠네요..
    기운 내시고 다음 한주도 멋지게 보내세요~

  • 10. 저녁바람
    '07.4.9 8:44 AM

    저도 마리아하면 아침에 가는 차안에서 1000원 토스트를 사먹고
    지하1층 소독약 냄새나는 대기실에 앉아 도전1000곡을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꼭 성공하세요.^---^

  • 11. 야간운전
    '07.4.9 9:35 AM

    감사합니다. ^^
    기왕이면 한번에 되었으면 좋겠어요. 욕심을 집지 못하네요. 히히.

    참, 팜프파탈님, 제가 주사약 받으면서 먹는거는 뭘 조심할까요, 물었더니
    한약만 안 먹으면 되나던데. 한약 드시기 전에 의사 선생님하고 상담 하셨겠죠??? ^^

    맘이야님, 그릇은 빌레로이앤보흐 몬타나 시리즈구요. 에... 미국에서, 스위스에서, 하이에나처럼 사냥하듯 주워 올린 것들입니다.ㅋㅋㅋ

  • 12. 요리열공
    '07.4.9 10:16 AM

    어찌 직장생활하시면서 저리도 정갈할까나 감탄하고 갑니다..
    저도 성금요일에 아치은 단식해야지 생각했었는데..
    오~주님 저..배고파서 못참겠어요~~하며 대충 먹어치웠네요.
    야간운전님..짧은 화살기도 올려드려요..
    너무 종교색이 짙은가요?^^
    님의 마음에 힘을 실어드리고 싶어요~~
    당신은 정말 소중하세요~~^^

  • 13. 연어
    '07.4.9 7:22 PM

    저는 마리아 병원도 모르고 성금요일도 모르지만...
    야간운전님의 원하시는 천사가 내려안기를 바랍니다. ^^

  • 14. 찌야엄마
    '07.4.9 11:22 PM

    부산 마리아..성공바이러스 보내드립니다..^^제가 꼭 기도드릴께요..

  • 15. 키티맘
    '07.4.10 8:51 AM

    저도 마리아 다니는데 꼭 성공하시길 빌께요.시험관 두번 인공여러번 했답니다.
    주사맞으시는거 힘드시죠. 82에 저와 같은 처지의 식구들이 있다고 생각하니
    기운이 나네요. 화이팅 해요 다 같이

  • 16. 예랑
    '07.4.10 2:42 PM

    꼭 성공할꺼예요..걱정마셔요..

  • 17. 유니맘
    '07.4.10 4:20 PM

    아자아자 화이팅. 예쁜 아기여 빨리 오라~

  • 18. 함박꽃
    '07.4.12 8:07 AM

    저도 마리아 다녔었는데 남일 같지 않네요
    편한마음 이번에 안되도 다음엔 되겠지 하고 마음 편하게 먹으세요
    그래야 한번에 되는거 같아요
    전 많이 실패하다가 어렵게 민우를 만나게 되었죠

  • 19. 콜린
    '07.4.16 9:51 AM

    야간운전 님,
    꼭 한번에 성공하실것 같아요.
    분명히 잘 될 거여요.
    (상차림 넘 정갈하십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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