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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떡찌기의 시작, 그리고...

| 조회수 : 7,079 | 추천수 : 47
작성일 : 2007-04-02 12:58:47
건강(사실 살... ㅡㅜ) 생각한다고 밀가루 음식을 멀리하기로 결심했답니다.
그런데 제 취미가 이것저것 만드는 것인지라, 손이 근질근질한거에요.
그리고 사실... 제가 빵, 과자를 좋아라 하기도 하지요. 그렇습니다. 입도 근질근질한 것이었습니다. 쫍.

그래서 생각한 게 떡을 만들자였어요.
엄마랑 저랑 완전 떡순이거든요.
새언니가 집에 처음 왔을 때, 전에 오빠가 하는 말이 엄마랑 저랑 떡 귀신이다. 떡 하나 사오면 정말 눈 깜짝할 사이 없어진다 했다며 이쁘고 맛난 떡을 선물 가져왔을 정도에요. 엄마랑 저랑 입은 귀 끝에 걸렸고요. ㅇㅎㅎ

엄마 생신 때 케이크 대신 떡케이크를 쪄보자 결심하고는 떡지기에 도전하기 시작했습니다.
딱 한판만 찔 요량으로 쌀가루까지 집에서 냈었지요.
소량인데도 가루 내는데 한나절이 가버리더라고요.
다시는 가루 집에서 안낸다 이를 갈며, 인터넷에서 본 것대로 무스틀에 각잡아 쪄낸 시루떡케이크!

완전 실패였습니다.

쌀가루는 설기설기 담아야한다는 걸 모르고 꾹꾹 눌러담아 김이 오르지를 못하니... 설익은 떡이 나오더군요.
그래도 엄마랑 아빠랑은 팥고물이나 떡에 간이 딱 맞는다며 맛있게 드셔주셨죠.(다음 날 찜기에 쪄내니 그제야 흰가루 날리지 않는 떡의 모습이 조금 나오더군요.)

아쉬운 마음에 다시 한번 만들어보리라 결심하고 집에 한가마니 있는 찹쌀을 노렸지요.
동네 방앗간에 가서 물어보니 소량도 빻아준다기에 찹쌀 2kg을 불려 가져가 빻아왔지요.
키톡에서 생명수님 레시피를 보고 콩찰떡을 쪄보기로 했어요.
쉬워보였거든요.
콩 조리고 가루 내리고 제 취향대로 콩 엄청 많이 넣고 쪄냈는데... 오호호홋!
성공이였습니다.
과정따라 제 입맛에 맞춰 설탕 조절하고 콩량(친구는 제가 쪄낸 떡을 보고 콩밖에 안보인다고...) 조절하고 쪄냈는데 너무 맛있게 쪄져서 혼자 감동하고 엄마 친구분께 드려 칭찬받으며 몸 베베 꼬아보고... 혼자 신났지요.

엄마한테 콩가루 좀 사다 달라 해서 인절미도 만들어보고, 쇠머리찰떡도 쪄보고, 돌돌 마는 떡도 만들어보고, 단 팥소 대신에 꿀에 버무린 견과루 듬뿍 든 모찌(?)도 만들어보고, 찹쌀 시루떡도 만들어보고... 그러다 빻아놓은 찹쌀가루가 없어졌지요.

엄마는 무 시루떡 노래를 부르시기에 한번 쪄보자 했지요.
처음 엄마 생일 케이크로 쪄낸 멥쌀로 만든 시루떡케이크의 실패로 설기떡에 두려움이 있었지만 엄마 왈,
찰쌀보다 멥쌀이 찌기 더 쉬워.
라는 말에 쌀독에서 다시 2kg을 퍼 가루 내왔지요.

떡 많이 해먹으면 가세가 기운데. 저봐저봐. 쌀독이 휑하잖아.
하면서도
무시루떡 무시루떡 노래를 부르는 엄마.

엄마 놀러가시는 날 맞춰 엄마 도움을 받아 쪄낸 무시루떡...
정말 감동이더군요.
혼자 막 감동하고 자화자찬 하며 요새 설기떡을 찌고 있어요.

떡 까페에도 가입하고 하면서 정말 눈이 돌아갈 정도로 멋지게 만들어 내시는 솜씨 보며 혀를 내두르고 있어요.
어쩌면 그리고 섬세하게 떡을 만들어 내시는지...
전통적인 떡에서부터 서양의 멋진 케이크 저리가라할 정도의 떡케이크까지...
정말 놀라운 떡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더군요.

전 그냥 대충대충, 설렁설렁, 맛만 좋으면 된다. 어려운 거 싫다, 쉽게 하는 게 좋아 하면서, 손재주의 미약함을 숨기고 있답니다. 이힛
조금씩 연습하면, 꾸밈 재료도 좀 갖추면 나도 언젠가 저런 꽃처럼 어여쁜 떡을 만들 수 있으리라 다짐하면서도.

그 첫발로,
오늘 초코떡케이크를 만들었습니다.
실은 집에 둘 떡케이크였다면 초코떡케이크 생각도 안하죠.
떡도 칼로리 높은데 초코까지?!
허나... 누구 줄 케이크이기에(쫌 사악한가요?) 칼로리에 의한 재료 제한 없이 제 상상대로 마음껏 만들어봅니다.

제 구상은...
1단은 초코떡, 2단은 커피떡 이렇게 층을 주고 위에 초코아이싱을 해야지.

우유에 코코아 가루 풀어서 물주기 하고,
집에 있는 견과류 다져 넣고,
초코떡케이크 만들기에 앞서 쪄낸 커피설기하고 남은 가루를 층을 주고 쪄냈지요.
커피설기하고 남은 가루가 너무 적어서 위에 얇은 층밖에 못주고, 가루 남는 거 싫어 그냥 우격다짐 위에 얹어내다 보니 윗면을 정리할 수가 없었습니다.
중탕해서 녹인 초코렛을 떡이 식은 다음 얹어줬어야 했는데, 얼른 부엌정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김 나는 떡위에 얹어버려... 저거 굳지 않을 것 같네요. 수증기가 섞여버렸으니...

예쁜 떡 만들려면 대충, 대강 정신 좀 버리고 좀 꼼꼼하니, 침착하고 여유있게 만들어야겠죠?!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SilverFoot
    '07.4.2 4:17 PM

    우어우어.. 저도 시루떡 먹고 싶어요~
    겨우겨우 발효빵 성공하고 나니깐 이젠 설기떡을 해보고픈 생각이 드는건 뭡니까, 대체.
    요즘 회사일이 쪼매 여유로우니 이생각 저생각 참 방정맞기도 합니다.

  • 2. 아이사랑
    '07.4.3 5:28 AM

    저도 82cook에 들어오면 이생각 저생각.... 마음이 급해집니다.
    이것 저것 해먹고 싶어서요...
    떡집 하셨도 될것 같아요...너무 예쁜 시루떡이네요..

  • 3. 백고미
    '07.4.3 7:05 AM

    님... 저두 떡순이예요. 너무 반갑네요.
    근데 집에서 쌀가루 어떻게 내셨어요? 너무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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