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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생물 연어 잡아 먹기!!

| 조회수 : 6,526 | 추천수 : 35
작성일 : 2006-10-15 20:40:29
얼마전에 어부현종님께 생물 연어를 주문하여 받았습니다.



처음엔 그 엄청난 사이즈에 놀라고(제가 주문한 것이 중간것과 작은것이랩니다. 그런데 저렇게 커요.--;;...정말 엄청나죠???),



그 다음엔 저희 부엌 씽크대에 안들어가는 이 난감한 상황에 놀라고,

도무지 저희 도마 위에 조차 안올라가는 놈을 어떻게 손질해야할지...

동네 생선가게에서 생선 사면서 언제나 손질을 다 해오기 때문에 집에서 생선을 잡은 경험이 저로서는 겨우 댓번이나 될까 말까합니다.
그것도 삼치나 꽁치나, 커봤자 도미, 우럭정도...
이렇게 큰 생선을 처음 만져보는 저로서는 시작도 하기 전에 그만 질려 버리고 맙니다.

하여간에 이 어마어마한 생선 두마리를 잡기 위해 장장 두시간여의 사투끝에 내장을 꺼내고, 비늘을 긁고(어찌나 물이 좋은지, 비늘이 안 벗겨져서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몰라요.), 석장 뜨기를 하여 살을 발라내고, (도대체 그 와중에 왜케 칼은 안드는 겨~ 정말 칼 좋은놈 하나  사고 싶다...ㅠ.ㅠ)...



그렇게 두시간 넘게 걸려 이렇게 갈무리를 해두었습니다.(크억! 사뭇 공포영화의 한장면 같군요. 인간은 참으로 잔인한 동물입니다....)
살을 살대로, 머리는 머리대로(탕용), 뼈는 뼈대로...
양이 정말 엄청나죠? 큰 양재기를 되는대로 다 꺼내서 사용해야 했습니다.

칼질이 서투른데다 워낙 좁은 공간이다 보니 도무지 뼈를 발라내는 것이 쉽지가 않더이다. 차라리 뼈채 토막을 칠까도 생각했습니다만 머리 자르는데만도 아주 힘이 들어서 온몸으로 체중을 실어가며 겨우겨우 잘랐으므로 도저히 자신이 없더군요.

작은놈을 들쳐매고 작업을 하다보니 어깨가 너무 아픈거 있죠. 그 와중에 너무나 졸리고 심심한 나머지 큰 아이는 부엌 바닥에 드러누워 잠이 들어 버렸구요....상상이 되시죠?



완전 엉망진창, 온통 비늘 투성이인 부엌을 대충 수습하고(치우는데도 또 엄청 걸렸습니다. 하도 많이 어지르고 칼이란 칼, 양재기란 양재기 다 동원 되었으므로 일일이 락스로 소독하여 비린내를 지워야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 둘 안아다 침대에 뉘여 놓고나서야 드디어 한숨이 나오더군요. 휴우~~

정신 차리고 다시 작업에 들어가 뼈 발라낸 것을 찜통에 우선 쪄냈습니다.
매운탕 용으로 먹어도 좋은데, 원채 칼질을 못해서 뼈에 살이 너무 많이 붙었더라구요.
머리를 탕용으로 따로 두었으니까 이건 다르게 해먹으려구요.



쪄낸 뼈에서 살을 일일이 발라내었는데, 양이 상당합니다.
손으로 으깨가면서 가시 하나 안들어가게 잘 본 다음,
기름 두르지 않은 팬에 소금 1작은술, 설탕 1큰술, 청주 1큰술 정도를 넣고 매 볶아 수분을 날려줍니다.
일명 연어 소보로.



완성된 연어소보로로 초밥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사실 이건 밤 늦게 들어오는 남편을 위해 간식겸 해서 제대로 만들어 본 것이구요,
일종의 찌라시 스시라고 할까...그냥 우묵한 그릇에 배합초로 비빈 밥을 깔고 와사비 바르고 채썬 오이랑 이 연어소보로를 수북히 올려서 수저로 퍼먹어도 맛있습니다.

저희 아기를 위해서는 주먹밥 처럼 만들어 주었는데, 아주 잘 먹더라구요.
남은 연어소보로가 양이 넉넉해서 지퍼백에 담아 냉동실에 넣어놨는데, 당분간 아이가 밥 잘 안먹을때마다 요긴하게 사용하려고 합니다.
시판 후리가케에 비빈거에 비하겠습니까? 영양도 만점, 맛도 만점...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붉은 입술
    '06.10.15 9:09 PM

    오레지피코님 존경합니다. 아기까지 데리고 직접 손질에, 알뜰한 활용.....
    저도 주문했는데요, 손질이 안돼서 온 그넘을 보고 하룻밤 잠을 설쳤답니다ㅠㅠ. 담날 이마트 생선 코너에 가서 읍소한 끝에 살만 손질 받아왔답니다.못 해준다면 기증하려고도 했어요. 완벽하게 손질해주신 머리는 무서워 놓고요~~
    연어 받고 나서 대란이 일어났겠지 하며 현종님 홈피에 가봤더니 너무 조용해서 이상하다 했더니 이렇게 해드시고 계셨군요ㅠㅠ

  • 2. 프로방스
    '06.10.15 9:19 PM

    집에서 생선손질하려면 사실 씽크대에 비린내 진동해서 아무래도 꺼려지잖아요.
    손질을 해서 배송해주시면 좋을텐데요.

  • 3. 여몽
    '06.10.15 9:22 PM

    큰일하셨네요 연어 가시는 뻰찌로 뽑아 내고 요리한다고.. 어느 힘 좋은 청년이 그러더라구요
    저 같아도 마트 가서 읍소할 듯 ㅎㅎ
    생선 무셔요 -ㅠ- 하지만 요리된 상태면 매우 잘 먹는다는 거

  • 4. Danielle
    '06.10.15 9:24 PM

    와~~ 증말 대단 하시네요.... 직접, 것두 저렇게 무시무시^^하게 큰걸....
    저두 해보구 싶은 맘은 굴뚝같은데 (살만 떠서 얼린거랑은 맛이 차이가 많으 날듯...) 도저히 엄두가 안 나네요 - -;;;

  • 5. 이사도라
    '06.10.15 10:01 PM

    저도 남편이 연어좋아해서 주문하려다 손질무서워 단념했어요
    대단하시네요

  • 6. 깜찌기 펭
    '06.10.15 10:17 PM

    연어손질장면이 상상되네요.
    얼마나 고생하셨을지..ㅎㅎ

  • 7. 우노리
    '06.10.15 10:52 PM

    연어 소보로라는 걸 지금 알았어요..
    역쉬,오렌지피코님..^^
    당장 작업 들어갑니다.
    고맙습니당~
    죤 하루 되세요.^^

  • 8. 수푸리
    '06.10.16 3:55 AM

    앗, 조금 전에 주문하고 왔는데, 손질되서 오는 줄 알았어요.
    삼치는 손질한 상태로 와서 토막만 내면 됐는데...
    이걸 어쩌나.. 비늘 벗기는 건 정말 자신없는데...흑흑.

  • 9. 최은주
    '06.10.16 7:32 AM

    이곳은 벤쿠버 이구요 연어가 아주 흔한곳이지요.
    싱크대에 걸려있는 연어를 보니 몇해전 일이 생각나서요
    가을만 되면 연어가 회귀하기 시작하고 이곳 인디언들이 연어를 잡아 팝니다 .
    물론 손질 하나 안되어 있지요. 그땐 무슨 맘이었는지 그 큰것을 사다가
    정말 혼났습니다. 완존 떡 주무르듯이 . . .
    하여간 고생 많으셨네요.
    붉은 입술님 연어머리를 두고 오셨다고 해서요
    연어 머리를 오븐에 구우면 아주 맛있습니다.
    전 그냥 담백한 맛이 좋아서 소금 간 만 된 머리를 오븐에 굽습니다.
    연어 아가미의 부드러운 맛과 고소한 맛이 아주 일품입니다.
    생선가게에서 연어머리만 따로 팔기도 해요.

  • 10. 세헤라자드
    '06.10.16 11:27 AM

    저도 3마리 주문했는데 아빠랑 오밤중에 손질하느라 죽을뻔 했습니다. 대신 그만큼 더 맛났던거 가타요^^

  • 11. lyu
    '06.10.16 2:41 PM

    오렌지피코님.
    비트물을 넣으면 소보로가 물이 제대로 들을까요?
    어쩐지 옛날 생각이 나서.ㅎㅎㅎ

  • 12. 풀삐~
    '06.10.16 5:41 PM

    근데..

    얘네들~~
    양이 넘 많으면 냉동해도 됩니까..ㅠㅠ
    부위별로 냉동했다가 먹을 때 해동,조리하면 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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