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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이가슴이 터지도록~ 먹고보자 산나물~

| 조회수 : 9,482 | 추천수 : 3
작성일 : 2013-06-04 22:37:06

 

허구헌날 달구들 풀베어다 처먹이기 힘에 붙여

목전에 지천인 나물조차 뜯어먹기 어려운 처지를

스스로 가여삐 여기사~

 

지난 금요일 저녁은 큰맘먹고

해지고 날이 컴컴해지는 시간을 이용해 

이것저것 부리나케 나물을 뜯었습니다.

 

농장에서 혼자 1박을 해야 하는 상황을 이용해서......

 

 

 


처음은 질경이부터 시작했습니다.

아~  상추랑 부추 따다놓고 그담부터......

 

질경이는 오메가3의 비율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대인에게

상당히 유용한 약제로서 작용을 한다고 합니다.

 

건강한 현대인의 오메가3와 오메가6의 비율은

통상적으로 1:10을 넘어선다고 합니다.

그만큼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건강을 챙기시려거나 질병에 걸리신 분들은

질경이,  쇠비름, 명아주를 드시면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그담엔 더덕순~

순을 따고나면 줄기에서 나오는 하얀 액체.

보기만 해도 힘이 불끈 솟을 것 같습니다.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서둘러

돌미나리, 오가피순, 참나물, 취나물......

또 뭐였더라~

 

 

 

 

그렇게 따온 나물에 반찬은 달랑 하나~

열무김치~

 

메인요리는 양념 돼지고기구이~

 

거기에 어느분께 보내려고

마님께서 지극정성으로 말리고 계시는

표고버섯도 몇조각 슬쩍~

 

상추에 부추와 질경이를 올린다음

이것저것  젓가락 가는대로 나물올리고 찬밥한덩이 올리고

돼지고기 한점과 표고 한조각 올려 쌈을 싸서 왼손으로 잘 잡고~

 

그리고는 잠시대기~

 

오른손으로 잽싸게 소주 한모금 털어넣고 뱃속이 짜르르 할때

주먹만해진 쌈밥을 입안에 밀어 넣으면

입안가득 넘치다못해 코털과 함께 너털거리는

그야말로 향긋하고 신선한 나물들의 찐한 향기~

 

 


 

 

고기 한점 표고 한조각 굽는 사이에

또 드립다 쌈을 싸고

다시 잽싸게 쭈욱~ 한모금 마시고......

 

입안 가득한 향기에 취해서 빌빌대는 사이에

머릿속에서는 좀 더 찐한 알콜기를 원합니다.

 

굽고 싸고 마시고 밀어넣기를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냉장고에 있던 소주 두병이......

 

이거 소비자 기만하는 일입니다.

소주병에 표기한 용량보다 턱없이 부족해여~ ㅠㅠ

 

 

 


(사진의 녀석은 저희 대장닭입니다.   옷이 참 멋지죠?

녀석은 성품도 아주 인자합니다.   암닭들에게 인기만점......

사진 위 오른쪽 시커먼 것은 병아리들 닭장에서 보초를 서는 놈입니다.

저희집에 온지 며칠 않되서 병아리들도 일종의 사회적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닭들을 자유롭게 지내도록 내버려두면 

녀석들이 얼마나 영리하고 체계적이며 책임감있고

뛰어난 학습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놀라게 됩니다.

우리가 흔히 일컫는 닭대가리의 산소가스수준과는 아주......)

 

 

 

알딸딸한 기분에 가만히 생각해보니

퇴청하시는 마님의 뒷통수를 향해 내뱉던

후회막급한 말들이 떠오릅니다.

 

"어~  내가 닭들 청치밥 다 해놓고

오늘저녁에는 닭장바닥좀 정리해주고 서리태모종 끝낼게~

낼 새벽에는 남은 가지모종도 다 심어놓을거니까

내일은 천천히 점심나절에 와~"

 

후회막급입니다.

내가 왜 그런 쓰잘떼기없는 말을 했을까~

나도 대선출마하면 2등은 할 것 같습니다.

 

어쩔수없이 가마솥에 청치밥 앉혀놓고

닭장에 들어선 손에 들린것은

닭장바닥 정리할 약초괭이가 아닌 캔맥주......

 

"야~  이노무 쉐이들아~

나도 오늘은 너희들처럼 풀 실컷 먹었다아~"

 

 

...............................

 

 

다음날 아침은

비도 오지 않는데 한동안 천둥번개가 요란했다는 슬픈 사연이...... ㅠㅠ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광년이
    '13.6.5 12:30 AM

    아..ㅋㅋㅋㅋ 저 침 질질 흘리면서 보고 있어요. 맥주 한 캔 마셨는데...술이 모자라거든요. ㅠㅠ
    고기도 먹고 싶었는데...저 쌈!!!!!
    좋아하지도 않는 소주도 막 땡기고...ㅠㅠ 역시 이시간에 여기 오는 게 아니었어...ㅠㅠ

  • 게으른농부
    '13.6.7 9:00 PM

    에구~ 맥주는 그저 욕조에 가득 채워두고 물처럼 드심이...... ^ ^

  • 2. 쐬주반병
    '13.6.5 10:08 AM

    농부님 글을 보면, 쐬주병이 항상 보여서 반갑거든요.
    오늘은 병이 보이지 않아서 섭섭했는데...뚜껑이 보이네요 ㅋ

    저는 어제 취나물하고 새똥이라고도 하는 쏙새??라는 것을 뜯어 왔어요.
    취나물은 데쳐서 볶고, 쏙새??는 겉절이 해서 먹었어요.
    더덕 어린순 쌈 싸먹으면 참 맛있죠? 저는 더덕 순으로 장아찌 담아서 먹고 있어요.

  • 게으른농부
    '13.6.7 9:01 PM

    쐬주는 저희집 가정상비약입니다.
    두통 치통 신경통 ......

    아! 더덕순으로 장아찌....... 감사합니다. 저도 장아찌 먹어볼랍니다. ^ ^

  • 3. 열무김치
    '13.6.5 3:06 PM

    나물 정식 밥상 거~~~하네요. 게다가 반찬은 열무김치 딱 하나 !!! 역시!!

    왼손과 오른손이 쉬지를 않고 함께 재빠른 작업을 동시 수행 !!
    우와~~ 남자들은 동시 다발적인 업무를 잘 못한다고 들은 것 같은데 말이죠잉???ㅋㅋㅋ



    쓰다듬을 포용하고 있는 수탉의 자세도 멋지네요 !!

  • 게으른농부
    '13.6.7 9:04 PM

    저희 닭장의 평온을 유지하는 녀석이죠.
    저녀석을 보면 제자신이 좀 부끄럽습니다.
    녀석은 항상 암닭들 병아리들 맛나게 먹는거 지켜보다가 다 먹은 후에 먹고
    매같은 천적이 나타나면 다 피신시키고 제일 나중에 피하고......
    녀석에게 많이 배우는 중입니다. ^ ^

  • 4. 피치피치
    '13.6.6 1:57 PM

    나물 좋아하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먹고 싶은 밥상이네요^^

  • 게으른농부
    '13.6.7 9:06 PM

    저도 농사일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인데
    우리가 잡초라고 제초제를 뿌려 죽이고 하는 것의 상당부분이
    나물이고 약초고 그렇더라구요.

    산이며 들에서 자라는 나물들은
    우리가 마트에서 사먹는 야채나 과일과는 또 다른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 ^

  • 5. 쿨한걸
    '13.6.6 9:44 PM

    외국인데요....저 상추 나물의 맛을 알아요. 모르면 괜찮을텐데 알아서 참 고통스럽네요....나쁜사람~~~~

  • 게으른농부
    '13.6.7 9:06 PM

    헉~ 죄송합니다. 어디신지.....

  • 6. 름름이
    '13.6.9 9:41 PM

    농부님 글을 보면 시골집과 어릴적에 지내던 외가가 생각나요! 전 유치원 가기 전 먹어본 옆집인 큰집에서 나무잘라 키우던 표고보다 향좋은 버섯은 그 이후로 못 먹어봤네요 ㅠ 지금도 이맘 때 집에가면 각종 푸성귀며 어린양파 바로 캐다 밥먹는게 가장 꿀맛이에요. 젊은 나이에 입만 살아서 ㅋ 참, 저 닭 정말 잘생겼네요!

  • 게으른농부
    '13.6.12 8:44 AM

    맞습니다. 바로 캐다가 따다가......
    마빡 훌러덩 벗겨진 주인보다 저녀석이 수백배쯤 잘생겼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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