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냉장고에 찬밥 있어요.

| 조회수 : 10,211 | 추천수 : 1
작성일 : 2013-03-22 15:17:28

“저녁 같이 먹을래요? 외식” 이라는 문자를 H씨한테 보냈었다.

‘어디서?’ 부터 몇 번의 문자가 오고갔으나 시간과 장소가 서로 안 맞아

‘그럼 각자 해결하고 집에서 봅시다.’ 라고 마지막 문자 보냈다.

하지만 H씨 ‘집 밥 먹고.싶다’ 다시 문자오고 나는 ‘귀찮아, 아무것도 없잖아’라는 대답으로 문자를 더 주고받았다.

결론은?

 

“냉장고에 찬밥 있어요. 8시 좀 넘으면 도착할 수 있는데,

그 시간에 외식은 아까워서 다 먹어야 하고 부담스러워”라는 대답에 부지런히 집으로 향했다.

 7시 도착 대충 씻고 냉장고 뒤지니, 두 사람 분 조금 안 되는 찬밥과 곤드레 나물과 근대 삶은 게 있다.

아마도 냉동보관 했던 것 꺼내 놓았나본데 언제 꺼낸 건지는 모르겠다. 냄새 맡아봤지만 이상 없다.

그래도 혹시 몰라 찬물에 좀 담겨 몇 번 더 헹궜다. 일요일 텃밭에서 캐온 냉이도 다듬어진 상태로 한 움큼 있다.

 

밥솥에 참기름 좀 두르고 곤드레 나물 깔고 위에 찬밥 얹고 낮은 불에 올렸다.

밥이 조금 모자랄 때 양을 불리는데 나물만한 게 없다.

근대는 들기름과 참기름 반씩 섞어 다진 마늘 넣고 볶다가 실고추로 색을 약간 냈다. 간은 소금과 간장으로 했다.

퇴근길이 ‘춥다’ 싶을 만큼 바람도 많고 쌀쌀했다.

웬지 뜨거운 국물이 있어야 할 것 같아.

다시마 물에 김치 썰어 넣고 두부 넣고 김칫국도 앉혔다.


 

냉이는 데쳐 소금과 간장, 다진 마늘, 참기름 넣고 조물조물.

그런데 좀 짜다.

곤드레나물밥 양념장으로 쓰려고 내놓은 달래 부랴부랴 다듬어 냉이와 함께 다시 조물조물.

이제 좀 먹을 만하다.



 

“세대차량이 도착했습니다.” 안내가 나오고 H씨 도착했다.

‘3월 들어, 주중에 밥을 안 하게 된다.’고 광고질?한 포스팅 후 벌어진 수요일 저녁 얘기다.



 

어찌되었든 한 시간쯤 동동거리며 준비해 싹싹 비울만큼 잘 먹은 저녁이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H씨 “오늘은 몇 시에 와요?” 묻기에 “별일 없는데…….” 대답했더니

“나 보다 일찍 오겠네, 퇴근했을 때 집이 일주일 전 모습으로 치워져 있었으면 좋겠어!”라는 말 남기고 표표히 사라지더라.

‘꼼짝하기 싫은데…….’

‘저녁에 가볍게 한 잔?’ 하며 이곳저곳 비루하게 문자라도 보내 볼까?

아니면 곱게 집에 기어들어갈까, 조신하게 청소하고 빨래 돌리고 저녁이나 준비해놓을까?

손뼉을 쳐본다. 정신이 번쩍 들어 세세한 일상에 충실해지려나?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끼코
    '13.3.22 7:57 PM

    너무해~너무해 8시넘어 집밥시키고 청소도 에둘러 시키시고....
    그래도 행복하시죠? ^^

  • 오후에
    '13.3.25 9:39 AM

    밥하고 청소하는데... 어디 행복하고 말게 있남유~~~
    그냥 하는 겁니다. 누가 해도 할일이니까요. ^^

    요즘 밥먹고 치우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잠자고.... 하는 일상에 자꾸 눈이 가네요.

  • 2. 고독은 나의 힘
    '13.3.22 9:34 PM

    앗.. K에게 쓰는 편지가 없으니 무효요~~

  • 오후에
    '13.3.25 9:39 AM

    ㅎㅎ 그런가요.

  • 3. 내일
    '13.3.27 11:41 AM

    오후에님 밥상만큼이나...글을 읽으면 맘이 엄청 편해져요
    밥상이 사람을 비추는 거울 같다고 할까요?
    특히 K에게 쓰는 편지는
    어서 책 하나 내셔도 좋을것같애요

  • 오후에
    '13.3.28 8:46 AM

    ㅎㅎ 좋게 봐주시니 고맙습니다.

  • 4. 내일
    '13.3.27 11:42 AM

    모바일로 댓글을 쓰다보니 엮어서 가 어서가 됐네요 ㅎㅎ
    근데 엮어서도 어서도 둘다 좋은거같애요~
    일단 다섯권은 예약입니다 ^^

  • 오후에
    '13.3.28 8:49 AM

    책으로 나갈 내용은 아닌줄 압니다. ㅎㅎ
    그저 온라인상에서 생각을 나누는 정도이죠...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1160 애기는 Anne가 되고,.. 7 챌시 2026.02.13 3,585 2
41159 절에서 먹은 밥 시리즈 올려봅니다 8 써니 2026.02.09 5,848 2
41158 베트남 다녀오고 쌀국수에 미친자가 되어버린 20 솔이엄마 2026.02.04 7,230 5
41157 192차 봉사후기) 2026년 1월 석화찜과 한우스테이크, 우렁.. 7 행복나눔미소 2026.01.28 5,488 5
41156 강제 디지털 디톡스... 를 준비중입니다 ㅠ.ㅠ 27 소년공원 2026.01.25 10,342 4
41155 돼지껍질 묵 만들어 봤습니다 20 주니엄마 2026.01.21 5,291 3
41154 안녕하세요, 자스민 딸입니다. (결혼식 감사인사) 43 jasminson 2026.01.17 9,115 11
41153 혼자먹는 저녁 소개 17 챌시 2026.01.15 9,273 3
41152 191차 봉사후기 ) 2025년 12월 소불고기전골과 달걀말이 7 행복나눔미소 2026.01.09 5,755 6
41151 굴 꽈리고추 알아히오 19 챌시 2026.01.07 7,260 3
41150 30 그리고 60 19 주니엄마 2026.01.06 7,644 2
41149 콩장만들어보기 7 박다윤 2026.01.06 4,518 4
41148 82님들 26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6 진현 2026.01.01 8,797 4
41147 딸과 사위를 위한 한식 생일상 42 에스더 2025.12.30 11,813 6
41146 챌시네소식 27 챌시 2025.12.28 6,280 2
41145 우리는 그렇게 사랑을 한다 -82쿡 이모들의 결혼식 출동 후기 .. 36 발상의 전환 2025.12.21 15,503 24
41144 은하수 ㅡ 내인생의 화양연화 19 은하수 2025.12.20 7,030 4
41143 미리 크리스마스~ 그리고 다이어트 기록 23 소년공원 2025.12.18 7,306 4
41142 올해김장은~ 16 복남이네 2025.12.17 6,513 5
41141 토마토스프 5 남쪽나라 2025.12.16 5,076 2
41140 솥밥 3 남쪽나라 2025.12.14 6,862 3
41139 김장때 8 박다윤 2025.12.11 7,772 3
41138 밀린 빵 사진 등 10 고독은 나의 힘 2025.12.10 7,343 3
41137 리버티 백화점에서.. 14 살구버찌 2025.12.09 7,208 5
41136 190차 봉사후기 ) 2025년 11월 갈비3종과 새우토마토달걀.. 6 행복나눔미소 2025.12.08 3,827 5
41135 케데헌과 함께 했던 명왕중학교 인터내셔널 나잇 행사 24 소년공원 2025.12.06 8,478 6
41134 멸치톳솥밥 그리고,… 여러분 메리 크리스마스 -^^ 24 챌시 2025.12.04 7,229 5
41133 남해서 얻어온거 11 박다윤 2025.12.03 7,578 5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