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락가락하는 덕분에
제대로 일을 할 수 없어 일찌감치 하산한 점심상에
마님께서 망둥이찜을 해서 밥상에 올렸습니다.
참으로 엉성하게 생겨먹었습니다.
망둥이......
정말이지 낚시바늘만 넣어도 물고 올라온다는 식탐많은 녀석......
그래도 그 구수한 맛이 일품입니다.
찌개로도 찜으로도 구이로도 손색이 없는......
예전에는 이녀석을 아주 천대했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지금쯤부터 시작해서 12월초까지 한달정도 낚시를 하면
못잡아도 낚시하며 실컷 술안주로 쓰고도
천마리쯤은 거뜬히 말려서 겨우내 술안주로 반찬거리로 썼으니 말입니다.
그것도 근무시간에 출장 달아놓고 ......
요녀석들은 물때를 맞춰 물이 들어올 시간에
미리 갯골 (바다에도 물이 들어오늘 개울이 있습니다)에서 기다리다가
갯골에 물이 차오르기 시작하면
딸랑이를 매단 릴대 세대정도를 갯골로 휙휙 던져 둡니다.
그 다음부터는 정신이 오락가락 합니다.
이 낚시대에서 딸랑딸랑 저 낚싯대에서 딸랑딸랑......
사진의 망둥이는 아마 8월쯤 잡은 녀석들이라 작은데
이쯤에 잡는 녀석들은 대개 동태만 합니다.
그런것들이 낚시대마다 와서 물고 땡기고 난리 부르스를 칩니다.
언젠가는 한참 정신없이 바늘에서 고기빼내기가 바쁜데
뒷전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지더니
느닷없는 박수소리......
관광버스 세대가 늘어서있고
거기에서 내린 외국인관광객들인지가
사정도 모르고 드립다 박수를 쳐댑니다.
하긴 뭐 점잖게 양복 빼입은 놈이
이리뛰고 저리뛰며 정신없이 물고기를 낚아 올리는 모습이
그이들 눈에는 놀랍기도 했겠지요.
사실은 그냥 갯지렁이만 끼워 던지면
대략 한시간정도의 들물에 드립다 올라오는 것을
그네들이 알 턱이 있을라구요?
그게 아마 99년도가 마지막이었던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전무님. 저 그때 농땡이 좀 쳤습니다.
히긴 뭐 전무님도 저랑 근무시간에 음침한? 술집 많이 가셨잖아여~ )
우쨌거나 지금은 해수온도가 올라가면서
저 망둥이보다 우럭이 더 잘잡힌다고 하네요. ㅠㅠ
요건 순무우를 뽑아서 한컷 찍어 보았습니다.
고향에서 키우던 보랏빛이 감도는 순무우에 비해
웬지 부실해 보입니다.
마님의 분부로 한상자만 일단 뽑아다가
시험삼아 김치를 담가 보기로......
요건 가오리찜입니다.
꾸둑꾸둑 말린 가오리를 찜솥에 쪄내서
양념장에 찍어 먹는데
요것도 맛이 참 괜찮습니다.
양념을 해서 찜을 하기도 하는데
저는 그냥 양념장에 찍어 먹는 것이 더 ......
요건 어떻게 잡느냐 하며는.......
수산시장가서 돈주고 잡아오면 된다는...... ㅠㅠ
(한번도 잡아 본 적이 없어여~ ㅠㅠ)
농사일을 하면서 먹거리에 관심을 갖게되고
그래서 아내와 함께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구경을 하곤 하는데
촌스러운 우리의 입맛에 땡기는 것들은
레시피라고 할 필요도 없이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는 것들......
그냥 천연의 좋은 재료를 골라서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조리과정을 최소화 하는 그런 것들이 맘에 와 닿습니다.
당쇠나 마님이나 그밥에 그나물인
단순무식이라서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