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인가
점심시간이 지났음에도 밥먹으란 말도 없고......
"밥 안주냐?"
"나 살빼야 돼"
...... 이게 말이 되는 소리여?
그려 넌 뱃살 좀 빼야 되긴 하는데
난 뱃살 좀 나와야 돼.
내 뱃가죽을 봐~
한때 허리 38에서 시방은 30에서 고정이여~
한여름엔 28이여~
뱃가죽이 등짝에 껄어 붙었어~ 이 망할노무 여편네야~
(에휴~ 항상 목구멍 안에서만 맴도는......)
결국 내놓은 점심은
삶은 고구마에 삶은 계란에......
아주 크게 인심 쓰신 마님의 하사품? 미숫가루는
원샷~ 하고 나니 남는것도 없고......
그래 삶이란 것은 개떡같은 것이여~
그래서 삶은 개떡이고 삶은 쑥떡이며 비지떡이여~
.........................
치사스럽게 한끼 얻어 먹는둥 마는둥 하고 밭으로 향하는데
"여보~ 닭장에 물이 않나와~"
궁시렁거리며 호스를 연결한 개울가로 향해보니
이런 호재가......
호스를 연결한 집수통에
가재들이 잔뜩 들어와 있습니다.
그중에 멍청한 한녀석이 호스연결구에 몸이 끼어
물길을 가로막은 상태......
아마도 녀석들이 날이 추워지면서
깊은 물로 향하다가 일부가 집수통으로 들어온 모양입니다.
에헤라디여~
"여보~ 지금도 안나오냐?"
"응~ 물 아직도 안나와"
그럴수밖에...... ㅋㅋㅋㅋ
호스연결구 슬쩍 뽑아놓고 나는 가재잡이 삼매경에 빠졌으니......
그렇게 물이 나오네 안나오네 악을 써대는 사이에
저는 그저 룰루랄라 개울가 여기저기 돌들을 들춰가며
가재들이 얼마나 많이 살고 있는지
가재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며
가재와 인간과의 관계
가재의 사회적인 행동과
가재의 자연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등등등에 관하여
아주 넓은 영역의 탐사를 진행중에 있었으니...... ㅍㅎㅎㅎ
"야~ 도저히 않되겠다~
자기 먼저 올라가서 마늘 마저 심고 있어~
난 호스 막힌거 첨부터 다시 뚫어봐야 돼~"
그렇게 올해 마늘농사는 마님이 해결하는 사이에
느긋하게 담배 피워물고 개울가에서
가재의 생태?연구?에 몰입했다나 어쨌다나......
누군가는 그랬다지?
一日不作 一日不食이라고.......
난 아니여~ 나는 오로지
一日不食 一日不作이여~
우리집 가훈의 부제가
먹고죽은 귀신 때깔도 좋다 인거 네가 알랑가? 모를랑가?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