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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제 목 : 내가...선물이지...

작성자 : | 조회수 : 13,530 | 추천수 : 2
작성일 : 2013-06-28 20:35:34

낮에 문자가 옵니다.
무슨 스팸이야? 하고 열어보니, 김혜경님의 결혼기념일을 축하드립니다, 이런 문자인거에요.
김혜경님의 결혼기념일? 뭐야 내가? 오늘이? 잘못온거 아냐?
하고 달력을 보니, 헉, 정말 오늘이 결혼기념일인데 저는 까맣게 잊고 있던 거에요.
생각이 났다가 깜빡 잊은 정도가 아니고, 아예 꿈에도 생각조차 못했어요.

깜짝 놀라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 오늘 무슨 날인지 알아?" 하니 1초도 안걸려서,
"결혼기념일. 난 알고 있었어, 그래서 저녁 외식이나 할까했지" 합니다.
늘 이래요. 저는 잊고 있는 결혼기념일, 남편은 꼬박꼬박 기억합니다.

저녁때 뭘 먹을까 하는 남편에게 제가 말합니다.
"아무거나 먹읍시다. 연희동에 가서 초밥이나 한그릇 먹든가"
그리곤 입던채로 나섭니다. 검은 반바지에 흰티셔츠,
그것도 아기들이 밥풀같은 걸 묻혀서 오늘 아침 새로 입었지만 오후만 되면 꼬질꼬질해지는...
가다가 후회했다는 거 아닙니까? 적어도 옷이나 갈아입고 올껄하고..

저녁엔 이걸 먹었습니다.




새우튀김 반접시.
반접시만 팔아요, 새우 다섯마리. 진짜 맛있었어요.
다른 거 시키지말고 그냥 한접시 주문할 껄 하는 가벼운 후회..






제가 주문한 초밥.
와규초밥이 2개 있었는데...맛이 괜찮았어요.






남편이 주문한 볶음우동.
후추맛이 다소 강하긴 했지만, 제 입에 잘 맞아서, 주방으로 뛰어들어가,
"뭘로 간하셨어요? "하고 물어보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누른 그런 맛이었어요.

이렇게 먹고나니 서비스로 온메밀국수를 한젓가락정도 줬는데,딱 좋았어요.





작년 결혼기념일에 제가 작고 반짝이는 무언가를 선물로 요구했더랬습니다.
그랬더니 남편은 현금으로 1백만원을 줬고 그 돈 들고나가서 막 낄 수 있는 반지를 하나 했었어요.
작고 반짝이는 것은 박지 못하고  아주 평범한 막반지를 해서 끼고 다녔죠.

오늘도 "결혼기념일 선물은 없어요?" 하니까, 헉...이 사람..
"내가 선물이야" 합니다.ㅠㅠ
이게 바로 교육의 효과입니다,
제가 늘 그랬거든요, 남편에게는 선물을 받으면서, "여보 나는 내가 선물이니까 당신에게 선물 안해줘도 되지?" 이렇게요.
그래서 올해는 그냥 넘어가 줄랍니다.


맞아요, 여보, 당신이 선물입니다, 건강한 당신이 내게 제일 큰 선물이지요.
앞으로도 건강하고 지금처럼 오래오래 삽시다.


 

김혜경 (kimyswife)

안녕하세요?82cook의 운영자 김혜경 입니다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또하나의풍경
    '13.6.28 8:48 PM

    선생님 결혼기념일 축하드려요
    항상 지금처럼 행복하셔요 ^^

  • 2. onion
    '13.6.28 8:55 PM

    서로에게 선물일수있는 부부가 얼마나 될까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 3. 텔리
    '13.6.28 9:03 PM

    축하드립니다..저의 30대를 함께한 그리고 40대를 함꼐할 82cook만들어주신 고마우신 분...
    부부가 이렇게 다정하게 사시는 모습 보여주시는거 정말 고맙습니다..
    둘째아이 낳을때 시작해서 지금 그 아이가 5학년이니...정말 세월 빠르네요.늘 감사드려요.

  • 4. 사랑합니다~
    '13.6.28 9:12 PM

    축하드려요~~

  • 5. 예쁜솔
    '13.6.28 9:14 PM

    축하드립니다.
    선생님 부부...서로에게 인생의 큰 선물이신 것 맞아요^^

  • 6. 커피한잔
    '13.6.28 9:25 PM

    어머, 축하드립니다.
    결혼기념일 잊을 정도로 바삐 사시는 일상도 행복해보이시고, 기념일 잘 기억해주는 자상한 남편 두신 것도 행복한 일이네요. 제 남편도 나중에 기억해줄까요?
    저희는 결혼기념일이 아닌 우리가 처음 만난 날짜를 기억하자고 했었는데 잊어버리기 시작한지 3년쯤 되었나봐요. 저희는 결혼 14년차예요.^^

  • 7. 흐음
    '13.6.28 10:17 PM

    축하드립니다

    혹시 저 스시집 어딘지 알수있을까요?
    초밥도 새우튀김도 맛있겠어요 스읍~

  • 8. 은하수
    '13.6.29 12:13 AM

    감동입니다 .
    서로에게 선물이 되는 존재
    원수라고 입에 달고 살지만 실은 선물이자 공기같은 ...

  • 9. 두현맘
    '13.6.29 12:15 AM

    축하합니다^^ 오래오래 건강 하시고 행복하세요~~~~~

  • 10. 저푸른초원위에
    '13.6.29 10:25 AM

    얼굴이 빙그레 되었어요.
    잔잔한 수필한편을 읽은 느낌입니다.
    내내 행복하세요^^

  • 11. jayjoy
    '13.6.29 12:17 PM

    연희동 가신 식당이름 알수있을까요? ~
    정갈하고 맛나보여 저도 다음에 특별한 날 가고 싶네요^^

  • jayjoy
    '13.6.29 3:18 PM

    제가 초밥에 눈이 멀어 축하를 잊었네요. 결혼기념일 축하드려요. 더불어 이런 좋은 공간인 82cook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공간에서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고 배우고 때로 위로받고 용기얻어요. 한분한분 다 일상을 열심히 정성껏 사는 모습에서.. 힘겨움도 함께 안아가며 살아가는 모습들에서...

  • 12. 겨울
    '13.6.29 2:00 PM

    디게 더운날에 갤혼햇네요,,

  • 13. 덴버
    '13.6.29 2:39 PM

    선생님 축하드려요 결기! 연희동초밥집 매우 궁금합니다 오늘저녁에 가보고싶은데 알려주시몃 안될까요,안될까요?

  • 14. chris
    '13.6.29 3:02 PM

    축하드려요^^ 연희동 초밥집 어디인지요?넘 가보구 싶네요..

  • 15. 김지현
    '13.6.29 6:26 PM

    축하드려요 선생님~
    전 주로 눈팅족이지만 매일매일매일매일 들어온답니다. 작가님과 선생님같은 사이좋은 부부가 되는게 목표랍니다.

  • 16. 김혜경
    '13.6.29 9:02 PM

    축하해주신 분들 모두 고맙습니다.
    여기 한꺼번에 감사하단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연희동 초밥집은 김뿌라라는 곳입니다. 인터넷 검색해보시면 나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17. moreluv
    '13.6.30 1:11 AM

    저도 6월 3일이 결혼기념일이었는데 특별한 먼가가 없어서 서운한 티를 좀 냈었는데요...
    선생님 말씀을 보고 다시 맘 고쳤습니다.. ^^

    맞아요... 건강하게 제 옆에 있어주는게 선물인것을....

  • 18. 열쩡
    '13.7.1 9:05 AM

    뒤늦게 축하드려요.
    부부가 서로에게 선물이라니, 감동적입니다.
    저도 그렇게 살도록 노력해야겠네요.

  • 19. 초록하늘
    '13.7.2 8:44 AM

    아잉...
    선생님 늦게까지
    이렇게 깨소금맛으로
    사시는 비결 좀 풀어주세요.

    엊그제결혼한 신혼부부들보다
    더 재밌게 사시는 선생님
    늦었지만 저도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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