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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매일 밥상 1

| 조회수 : 16,030 | 추천수 : 0
작성일 : 2011-11-09 11:02:47



어제 오후엔, 오랜만에 대중목욕탕을 갔었습니다.
뜨거운 물에 몸을 푹 담가 때도 불리고, 기분좋게 목욕하고 나왔는데요,
나오고보니, 어째 으슬으슬 추운 것 같은거에요.

큰일났다 싶더라구요, 전 감기 걸리면 약도 못먹고 꼼짝없이 앓아야해요.
감기약을 먹으면 거의 인사불성이거든요.

집에 돌아오자마자,
일단 쌍화탕부터 한 봉지 데워먹고, 뭘 먹어야 좋을까 생각하다가, 김치국을 생각해냈습니다.

쇠고기 듬뿍 넣고, 콩나물도 넣은~~





마침 재료들이 있어서,
묵은 김치 송송 썰고, 쇠고기도 썰어서 푹 끓이다가 파 마늘 콩나물 넣어서,
김치국을 끓였습니다.
밥 말아서 한그릇 훌훌 먹고 나니, 몸이 개운해졌습니다.

냉동고를 뒤져보니,
꽤 오래전에 생새우 껍질까서 얼려둔 것이 있었어요.
냉동고에 있는 것들, 얼른얼른 먹어야하는데...하는 조바심이 생겨서,
새우 한덩어리와 오징어 한덩어리를 꺼냈습니다.
처음 생각엔 새우와 오징어 다리, 오징어귀를 넣고 반죽해서 어묵을 만들려고 했는데,

몸도 그렇고, 귀찮기도 하고...새우전을 부쳤습니다.






새우살, 대충 굵게 다져서, 이건 귀찮아서가 아니라, 대충 다져야 씹는 맛이 좋아요.
감자 강판에 하나 갈고, 양파도 굵게 다지고, 파 마늘도 넣고, 맛술과 소금, 후추도 조금 넣고,
집에 있는, 얼른얼른 써버리고 싶은 튀김가루도 넣어서,
반죽한 다음 팬에 부쳤어요.

부치면서 비린맛이 강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부드러운 것이 꽤 먹을 만했습니다.






해동한 오징어는 볶았어요.
전, 오징어볶음 낙지볶음에 여러가지 채소 넣지않아요.
달랑, 양파, 파, 마늘...끝!!

대신 양파를 넉넉하게 넣어 볶은 다음,
다시 생양파를 얹어줬어요.


이렇게 김치국, 새우전, 오징어볶음을 해줬더니,
kimys랑 우리 아들, 음식 너무 여러가지 하지 말래요, 3가지도 많다네요.
앞으로는 달랑 하나, 많아야 두가지 정도만 해서 먹쟤요.
아, 저야 좋죠..^^...반찬의 가짓수를 줄이면...


그리고, 며칠부터 놓던 수, 마쳤습니다.
기획의도는 수를 두줄로 놓아서 식탁의 러너로 쓰려고 했는데...
이제 그만 놓으려구요.
kimys   말이 과유불급이랍니다. 더 많이 수를 놓으면 더 이쁘지않을 것 같대요.





그래서,
러너로는 쓰지못하고, 어디 덮개로 써야할 것 같아요.

이제 수 연습을 했으니, 뭔가 좀 근사한 것, 예를 들면 수를 빽빽하게 놓은 쿠션커버 같은 것에 도전해볼까 하는데요,
우리식구들, "솜씨는 늘었는데 도화지(?)가 좋지않으니 도화지를 바꾸라"네요.
허긴 무명의 올이 어딘 좀 더 굵고, 어딘 좀 가늘고 해서, 바늘 찌를때 고르게 되지 않는 경향은 좀 있어요.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솜씨 없는 사람의 변명일뿐, 솜씨 좋은 사람들은 헝겊을 가리지 않잖아요.


해서,
조간만 다시 시장에 나가서 린넨천을 좀 끊어와야할 것 같아요.
린넨천에 허브가 만발한 근사한 정원을 수놓는 것이 제 계획이긴 한데..., 솜씨가 따라줄지....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최살쾡
    '11.11.9 11:11 AM

    악 저 일등?

  • 최살쾡
    '11.11.9 11:12 AM

    수 놓으신것 볼때마다 정말 놀라워요.
    저렇게 모아놓고 보니 꽃밭 같네요:)

  • 김혜경
    '11.11.9 1:29 PM

    자세히 보면 매우 허접하나, 멀리서 사진 찍으니까 제법 그럴싸하네요..^^

  • 2. 상큼마미
    '11.11.9 11:23 AM

    저두 어제 저녁에 친정어머니 모시고 목욕탕에 다녀왔는데 몸살기가 있네요^0^
    김치콩나물국도 먹고싶고 오징어볶음도 색감이 예술입니다^^
    우리집도 제가 반찬을 몰아서 하는 습관이라 세가지만 넘으면 한가지로 줄이라고 성화랍니다
    특히 큰아이가 독일유학 다녀와서는 더더욱 음식물 쓰레기 문제로 잔소리가 심합니다^^
    환경에 대해 너무나 소중한 걸 배워온거죠~~~
    조금씩 먹을만큼만 하라고~~~
    에구 자식이 상전이라니까요~~~

  • 김혜경
    '11.11.9 1:30 PM

    반찬 하나만 하면 왠지 성의가 없는 것 같아서,
    세가지했더니, 식구들 반응이 이러네요. 저야 가짓수 줄이면 좋죠. ^^

    몸살기는 괜찮으신지??

  • 3. 또하나의풍경
    '11.11.9 11:27 AM

    와우~ 선생님 수놓는 솜씨가 너무 대단하셔요~~
    입벌리다 갑니다~~~

  • 김혜경
    '11.11.9 1:30 PM

    부끄럽습니다.
    멀리서 봐서 그래요.
    새틴 스티치, 군데군데 비었고, 아우트라인 스티치 삐뚤빼뚤하고..ㅠㅠ..

  • 4. 안젤라
    '11.11.9 11:46 AM

    곱게 곱게 놓은 수
    멋지고 이쁜 아이가 될거 같아요
    저도 수 연구좀 해서 놓아야겠어요

    하고픈게 너무 많아서 큰일입니다 ^^*~

  • 김혜경
    '11.11.9 1:31 PM

    그러게요...수 놓고 싶고, 레이스도 뜨고 싶고, 재봉도 하고 싶고.
    하고 싶은 건 많고, 몸과 머리가 안따라주고..ㅠㅠ

  • 5. 진선미애
    '11.11.9 12:02 PM

    두줄로 해서 러너해도 예쁠것 같은데요^^

    반찬 가지수 줄이신걸로 천값으로 슝~ ㅎㅎ

  • 김혜경
    '11.11.9 1:32 PM

    아,,,두줄이요...그런 좋은 생각이...
    고맙습니다..^^

  • 6. 날개
    '11.11.9 12:37 PM - 삭제된댓글

    수가 너무 예뻐요!!! 전 저렇게 아마추어처럼 소박하지만 솜씨가 정갈해보이는 것들이 좋더라구요..왜 노래도 좀 못부르는듯해도 분위기있게 부르는 사람이 있잖아요.그런 노래가 은근히 끌리더라구요.. 근데 수놓는것 따로 배우셨나요?

  • 김혜경
    '11.11.9 1:33 PM

    실제로 보면..지나치게 소박합니당..ㅋㅋ...이름하여 발로 놓은 수, 발 수..^^
    따로 배운 적은 없구요, 중학교때 놓아본 거 기억되살려서, 책 봐가면서 놓고 있는데요,
    어디가서 좀 배우고 싶어요..

  • 7. 크레센도
    '11.11.9 3:57 PM

    자꾸 수..말씀 하시면...
    저도 거기에서 허우적 허우적...거릴것 같아서...

    수..배우세요...
    수...가르쳐 주는곳 알려드릴까요??????

  • 8. 새벽바다
    '11.11.9 5:35 PM

    수가 급.. 배우고 싶네요.집에서 책을보고 혼자 하는건가요?자수 이름이 무엇인지요..^^

  • 9. 그린
    '11.11.9 9:52 PM

    선생님~~요즘 감기 무지 독하고 안 떨어진대요.
    올가을 유난히 할 일이 많아 예방차원에서
    미리미리 독감예방주사까지 맞고 했는데
    컨디션 안 좋으면 저절로 조심하고 몸 챙기게 되네요.
    정말 늙나봐요...ㅠㅠ

    오늘은 새우전 담긴 레이스 접시가 눈에 확~ 들어오는 걸 보니
    아직 완전히 눈이 망가지진 않았나봐요....
    너무너무 이뻐요~~^^

  • 10. 쟈넷
    '11.11.10 7:17 AM

    안녕하세요... 저도 냉동실에 생새우 있는데 아이들 부침으로 해주면 되겠군요.. 감자를 넣는거 처음 알았어요.. 감사합니다.
    저도 손으로 하는 건 뭐든 좋아해서 요새는 컨츄리 인형을 만들고 있는데 선생님 올리신 글 보면서 조만간 수 놓는것도 한번 생각해봐야겠다 싶어요.
    올해 40인데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앞으로 더 많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어요...
    선생님의 글 항상 따뜻하게 읽고 있어요^^

  • 11. 지현맘
    '11.11.10 10:11 AM

    어머~^^
    선생님은 못하시는게 뭐예요?^^
    저렇게 쪼르미 수놓아보니 정말 예쁘네요

  • 12. 문주세상
    '11.11.10 5:43 PM

    목욕 후에 감기가 잘 들잖아요~ 예방하는 법 알려드릴게요.

    머리는 몸을 다 씻은 후에 감구요
    -> 헹궈낸 머리는 얼른 마른 타월로 감고
    ->드라이어로 목뒷덜미 머리카락 시작되는 부위부터 꼼꼼하게 말린 후
    -> 머리꼭대기 정중앙 (백회) 을 말리고
    -> 면양말부터 챙겨신는 습관을 들이시면 목욕 후의 훈훈한 몸을 즐길 수 있을 겁니다~~
    모두 건강하세요~~~^^

  • 13. soll
    '11.11.10 9:30 PM

    어머 역시 요리를 잘하시는 분들은 다른 손재주도 좋다니까요. 선생님 행주 너무 곱게 수놓으셨네요
    새우살 다진 새우전 하나 집어먹고 갑니다 ^^ 실제로 먹고 싶어요 ㅠㅠ

  • 14. 현명한선택
    '11.11.15 4:14 PM

    저도 숙제하는 초등 아들 옆에서 한땀한땀 수를 놓아야겠습니다.근데 시작을 어떻게 해야하나 막막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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