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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아보카도의 배신

| 조회수 : 8,990 | 추천수 : 253
작성일 : 2003-03-05 21:53:32
오늘 아보카도가 절 배신했어요,ㅠㅠ
아니 솔직히 얘기하면 아보카도가 절 배신한게 아니라 제 성급함이 아보카도를 망쳤다고나 할까요?

지난주 장보러 가서 아보카도를 하나 샀어요, 거금 3천5백원이나 주고...
아보카도는 거죽이 까맣게 되고 말랑말랑하게 만져질 때 먹어야 하는 거 아시죠?일.밥.에도 쓴 것 같은데...
전 사다놓은지 1주일정도 되서 당연히 익었을 줄 알았어요.

오늘 7시쯤 귀가하면서 손말이김밥을 메뉴로 생각했어요. 풀무원에서 나온거, 더운물만 부으면 일본식 된장국이 되는 인스턴트국도 한봉지 있겠다...
쌀 불려서 밥하면서 단무지랑 햄이랑 날치알이랑 오이채랑 달걀지단이랑 준비하면서 아보카도를 냉장고에서 꺼냈는데 아뿔싸 아직도 거죽이 초록색이고 만져보니 단단하지 않겠어요? 이미 다른 메뉴로 바꾸기는 너무 늦은 시간이고, 그래서 그냥 껍질을 벗기고 씨를 빼내고 먹기좋은 크기로 잘랐는데...

아보카도를 넣어 한번씩 싸먹은 가족들 모두 "이게 뭐냐?"고 묻는게 아니겠어요?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아보카도!"라고 하니까 가족들 모두 이 맛이 왜 이러냐고 하네요. 하는 수 없이 제 성급함을 자인하고...

이 바람에 단무지랑 오이채랑 햄이랑 달걀지단이랑 날치알이랑 모두모두 싹싹 비워졌는데 아보카도만 ⅔이상 남았어요. 소비된 것도 거의 저 혼자 먹은 거구요.
어찌나 속이 상한지...3천5백원씩이나 준건데...

이 아보카도는 어쩌면 좋죠? 껍질 벗겨놓은 거라 익지는 않을 듯 하고...
지금 옆에서 kimys가 뭐라고 하는 줄 아세요? "아보카도 뭐 전자렌지에 1분간만 돌리지, 뭐"하네요. 기가 막혀서.



조선일보에 연재하게 된 걸 두고 여러분들이 의견을 많이 올려주셨네요. 아닌게 아니라 처음 청탁을 받고 kimys와 이 비슷한 얘기를 했었어요. 써야하는 건지 쓰지 말아야하는 건지...
제가 일.밥.을 내놓자마자 제일 먼저 관심을 가져준 곳이 조선일보이고, 또 조선일보에서 82cook을 소개해줬었어요. 그때 진 신세를 갚는 기분으로 청탁을 받아들였는데 못마땅한 분들도 많은 것 같네요.
청탁을 수락하기 전에 여러분들의 의견을 들어야하는 건데...일의 순서는 좀 잘못된 것 같지만 어찌됐는 후배여기자와 이미 약속을 한 것이고, 제가 번복함으로써 후배여기자 입장을 난처하게 하고픈 마음은 없어요. 이해해주시면 좋구요, 이해못하시면...글쎄, 제게 무슨 대책은 없네요.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jasmine
    '03.3.5 10:10 PM

    아보카도를 냉장고에 넣지 않았어야 했던거 같네요. 흐~미, 어쩌나.......

    넘 걱정 마세요. 살면서 느끼는 거지만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는 없더라구요.
    여러 사람과의 약속을 함부로 깰 수도 없는거고.........
    어쨌든 저는 화이팅입니다!!!!

  • 2. 여진맘
    '03.3.5 11:02 PM

    비슷한 얘기를 나누셨다는 것 만으로도 더 이곳에 공감할 수 있을것 같구요.

    사실 직장이나 친구들만봐도 조선을 보는 사람이 대부분이어서 당연히 여기서는 나 혼자만 조선거부증 이리라 지레짐작 하고 감히 꺼낼수 없는 민감한 부분이라고 여겼거든요.

    다만 앞의 어떤 님 말대로 조선일보에 실리면 당연히 여기는 더 유명해 질테고 그러면 여기저기 맞춤법틀리고(오타는 분명아님_맨날 틀리는 사람만 틀리는거 보니) 혀짧은 소리섞인 다른 그렇고그런 동호회와 거의 같아질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이 조금....
    오랫만에 쉼터를 찾은 기분이었는데.
    저도 먼옛날에 동호회 시삽 한번 한적있는데 내 인간성 회복을 위해 가차없이 때려 치운적이 있어서리~~~

  • 3. 김혜경
    '03.3.5 11:24 PM

    여진어머니, 전에 왜 KBS 출연 후 기억나세요? 그날 얼마나 많은 분들이 82cook을 방문하고 회원이 되셨던지...그런데 물론 그후 여기 식구가 되주신분들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단발성이었잖아요. 조선일보에 글이 실리면 방문객이 좀 늘어나기야 하겠지만 곧 평상으로 돌아올거예요. 우리 82cook이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인 공감을 주는 곳은 아니잖아요?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많고...

  • 4. 리디아
    '03.3.6 9:24 AM

    안녕하세요.

    작년 9월에 결혼하고 음식에 대한 걱정때문에 이책 저책을 보다가 제목이 마음에 들어 구입하고는
    순식간에 읽고 팬이 되었답니다.
    회원으로 가입하진 않았지만(저의 게으름에...^^;) 매일 아침마다 신문 보듯이 이곳에 들러
    아..이런 음식도 있구나...하며 감탄합니다. 음식에 대해 아는게 없어 글은 못올리구요..^^
    언젠가 올릴날이 있겠죠?^^

    조선일보라.....이미 결정하신거라면요...열심히 해야죠?^^ 결정하시기 전이라면 여러가지
    고민을 더 많이 해보겠지만요...결정이 끝났으면..앞으로 어떤 메뉴로..어떻게 쉽게 전달할지 고민하시는거 더 나을듯합니다.

    힘내시구요!!!
    지면에서 멋진 활약을 기대합니다~~~

  • 5. ssssss
    '03.3.6 10:25 AM

    열심히 하세요 저두 도울게 있으면 도와드릴께요 근데 손말이 김밥 맛있겠다 어떡세 하세요

  • 6. happyday~
    '03.3.6 11:17 AM

    드뎌 오늘 회원으루 가입했어요...
    요즘 뭐 별루 신나는 일두 없구....기냥 쫌 우울했는데여... 여기 한번씩 둘러보구나면 ....씨익~~
    앞으루 자주 놀러 와야겠어요.......
    글구 지금 눈 와요~~~~~
    저도 오늘 저녁엔 손말이김밥 해먹을려구여..

  • 7. 때찌때찌
    '03.3.6 1:15 PM

    전... 신문에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읽는편이라 82cook식구들의 반응에 조금 "띠용"했어요.
    기사를 꼼꼼히 읽으시고 느끼시는것도 많구나..
    전 정치면..사회면 요런거 큰 대목만 보고는 거의 않읽거든요..(스포츠 신문은 거의 낱낱히 읽지만..쩝)
    그래서 다들 글도 요목조목 잘적으시고.. 의사표현도 잘하시는것 같고..(그래서 늘 부럽지만...)
    다시한번 "팔망미인"이시구나... 생각하고.. 전..반성도 하고 그러고 있어요.
    더 큰눈 뜨고 찾아읽을게요..^^

    몇일전에 "노란손수건"일일드라마에서 손말이 김밥 나오던데... 그거 보면서 해먹으면 맛있겠다 싶었지만.. 신랑이랑 제 정서(?)에는 안맞는거 같고..(부페가면 저희 신랑 그 손말이 김밥에 손도 안됐거든요...) 해먹어 보고는 싶고..........준비해서 올려놓으면 찌개랑 밥달라고 할것 같고...ㅡ,.ㅡ

  • 8. 헵번♥쑥
    '03.3.6 4:21 PM

    맞어요.. 저도 거기서 봤어요.. 참 맛나게들 먹든데...
    안녕하세요. 아무리 지면이지만 처음이니 82Cook식구들에게 인사해야 겠죠.
    전 여기 우연히 들어와서 봤지만 참 편안해요.
    다른 요리 사이트들이랑은 다르게 삶이 있어 편하고 정이 참 많이 가요. 그래서 친구들 한테
    소개도 많이 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쥔장. 아님 언니. 아님... 여하튼 감사드려요.
    글 올리는 건 처음이지만 여기저기 처음부터 쭈욱 읽고 있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그리구 조선일보 연재 기대됩니다.
    그럼... 수고.... 안녕... *^&*

  • 9. 쿠킹노트팬
    '03.3.11 3:29 AM

    에고 어쩌나...
    아보카도는 익을때까지 냉장보관 안하시는 것이 좋은데.
    아보카도도 그렇고, 망고, 파인애플 등등... 요놈들이 열대과일들이라
    너무 덥지 않은 곳에서 익을때까지 보관했다가 냉장고에 넣어야 먹을때 맛있어요.
    냉장고 들어가면 잘 안익거든요.
    요리도 요리지만 너무 친근감있게 글을 쓰셔서 요기 쿠킹노트 보러 종종 들어오는 팬이였습니당.

  • 10. 아보카도아기
    '04.4.22 2:31 AM

    아보카도 덜 익은것...빨리 먹고 싶을때 진짜로 전자렌지에 살짝(30초-1분정도?) 돌려 익혀 먹으면 더 맛있던데...요? 전 토스터 오븐에다 아보카도 반 자른것 살짝 구워서 속을 파서 게맛살이랑 파채랑 혼쯔유+간장+미림으로 버무려서 무간것 토핑해서 먹는데 느무 맛나다는^^...

  • 11. 잠비
    '06.6.6 10:50 PM

    구별하지 말고 모든 지면을 사랑하세요.
    다양함을 수용해야 됩니다.
    모든 사람이 밥을 먹으며 살고 있습니다.

    잘 익은 아보카도는 맛이 있습니다. 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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