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에 싱싱한 굴이 많이 나오는 요즘이예요.
어제 굴국 레시피에서 보셨듯이 굴을 씻어 채반에서 물을 빼주면서 굴물을 받아두었다 고춧가루를 이 굴물에 비벼주지요.
고춧가루는 일반 고춧가루 쓰셔도 좋고 저처럼 고운 고춧가루쓰셔도 좋습니다.
늘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어른수저로 계량하시면 되구요.
먼저 고춧가루를 잘 개어주신후에 나머지 양념도 넣어서 섞어주시면 되겠지요
한데 섞어줄 부추를 한줌 잡아서 물에 깨끗이 씻고 물기 빼준후에 도마에 올려주시고
1.5센티 정도로 송송 썰어줍니다
양파도 준비하셔서 반으로 뚝 자른후 각각 다시 반으로 갈라주고는
모양 그대로 두껍지않게 채썰어주시구요
모두 함께 버무려줄 넉넉한 볼 하나 준비하셔서 넣어주세요
사과도 껍질 벗겨서
나박썰기 하듯 얇팍얇팍하게 썰어주신후에
양파넣어둔 볼에 한데 넣어주신 후
아까 버무려놓은 양념을 다 쏟아부어줍니다
먼저 이 양념들을 골고루 버무려 주고
물기뺀 굴을 한데 부어주고는
위생장갑 낀 손으로 살살 애기다루듯 조심스럽게 굴과 함께 무쳐줍니다
송송 썬 부추도 섞어주고
오래두지않고 금방먹을꺼라 냉장고안에 선물로 들어온 잣이 많아서 잣과 통깨도 넣었습니다.
이렇게 모두 한데 고루 살살 버무려내면 굴무침 완성이지요
짜지 않아서 그냥 먹어도 맛있답니다.
저는 집에 과육이 단단하고 새콤하게 단맛이 도는 사과가 냉장고에 있어서 사과로 무친거랍니다.
냉장고 김치통위에 얹져두니 한 이틀동안 든든합니다.
글이 자세하다고 편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신 반면, 불편을 드릴수도 있을꺼예요.
과정샷을 나름대로 자세하게 하나하나 올리는 이유입니다...
저도 블로그 한군데에 그저 이런저런 이야기를 비공개로 썼지요.
먹거리 앞에서 이리저리 각도 바꿔가며 사진찍고 하는것..
제 성격과는 사실 참 안맞는 일이랍니다.
그리고 가족들에게도 미안하구요.
저 역시 그냥 편하게 요리하고는 바로 상에 올리는게 자연스러운 순서로 이미 몸에 익혀진바라...
블로그에 일부러 차근차근 요리이야기를 자세히 쓰는이유는...
훗날 저희 딸이 제가 없어도 제가 남긴글로나마 도움받을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기 위함이었어요.
저희 어머니가 제곁에 오래 계셔주실 줄 알았는데..
어느날 갑자기 떠나버리신 이후로 터지는 가슴으로 이미 무기력하고 의미없는 울음으로 울기도 많이 울고...
무엇보다도 어머니의 부재에 대해 심적으로 전혀 그 공백을 예측하고 준비하지 못했던 제 자신을 너무나 원망했었지요.
그리고 작년부터 지병이 심해지셔서 홀로 쓸쓸히 힘든삶을 지탱해오시던 아버지 또한 몇달전 어머니 곁으로 떠나시고..
더더욱 내면의 외로움과 자신에 대한 책망의 나락이 깊어져 감을 느꼈습니다.
서서히 저도 제 앞길과 저희딸과의 관계에 대해 조금씩 준비하고 있답니다.
먼 미래같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내가 그렇게 지나왔듯이 시간을 금새 흐를것이고...
선머슴같이 천방지축 밝기만 한 저희 딸이 한 여인으로 우뚝서서 엄마의 도움을 필요로할때 과연 내가 그 곁에서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보면서...
사람은 한치앞을 모르는 삶을 살기에...
엄마로서... 한 여인으로서 지금은 너무 어린 이 아이가 나의 삶에대한 태도를 이해할 수 있을때쯤이 되면...
혹 제가 그 옆에서 거들어주고 지켜주지 못할 상황이 된다해도...
친정엄마로서의 작은기록이나마 이녀석에게 든든하게 남겨주고 싶은 마음이었지요.
그래서 늘 비공개로 이런저런 두서없는 글들을 씁니다.
그 글중에 일부는 열어두어 숨통이 트이게도 하지요.
요리이야기도 늘 뒤죽박죽이지요.
제가 부정기적으로 하는 일이 좀 있습니다.
그래서 매번 밥먹을때 제외하고는 일부러 요리할 시간이 잘 없기때문에...
늘 식탁에서 아침상을 기다리는 가족들을 보면서 한가지씩 서둘러서 기록하기도 하고... 지우기도 하고...
그래서 저의 이야기는... 늘 사진도 엉망이지요.
살아가면서 저 역시 엄마가 만들어주셨던 그 음식들이 참 그립습니다.
생전 늘 굴을 다루실때 굴과 꿀은 쉽게 삭을수있으니 되도록이면 나무숟가락이나 플라스틱으로 살살 만져라 하셨지요.
이제 요구르트를 만들때에도 플라스틱이나 나무수저로 조심스레 다루면서...
예전 하신 말씀을 떠올리며 혼자 끄덕끄덕하는 제 모습을 생각하며 어제도 글을 썼습니다.
어렵게 기억을 더듬어가며 엄마의 맛을 그려보지만 비슷한 느낌일뿐...
예전 정이 듬뿍담긴 엄마의 맛과 비교하면 늘 부족한것 투성이지요.
정확하게 계량화된 한치오차없는 책속의 유명레시피들도 물론 소중한 자료로 남겨두겠지만..
엄마를 그리며 늘 제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것은..
어릴적 엄마께서 그때그때 집에 있는 재료만 가지고도 수저로 뚝뚝 떠놓고 슥슥 비비거나 끓이거나 해서 만들어주신 그 손맛어린 음식들이네요.
그래서 지금 저는 늘 그리움을 가득안고 딸에게 남기고싶고 해주고싶은 이야기들을 쓰지요.
먼훗날 엄마가 옆에 없어도.. 고개 끄덕끄덕하며 읽어내려갈 수 있는 글을 아이에게 남기고 싶은...
그저 그런 저의 바램만 잔뜩 담은 글들입니다.
어제에 이어... 굴무침 레시피 알려달라는 몇분이 계셔서 다시 글을 올리며...
저의 마음처럼... 그 몇분께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오늘 아침상에 올린 굴무침이예요..
굴살이 오동통하고 육즙이 어찌나 맛있는지...
싱싱한 굴 향이 입안에 퍼지는 그 느낌은 언제나 참 좋습니다.
좋은 계획 가득하고 행복하게 11월의 첫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