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장을 봐왔어요.
3월 28일부터 4월 2일이 해외 부재자 투표기간이었거든요.
제가 사는 곳 총영사관은 규모가 협소한관계로 시 외곽에 따로 투표소가 만들어졌어요.
그러나 도심을 제외하고는 운전이 제일 편한 교통 시스템인 미국.
덕분에 차를 렌트해서! 투표를 하기로 했습니다.
또 떡본김에 제사지낸다고 차도 있고, 외곽으로 나가니까 그 근처의 한인마켓을 가자!
이렇게 된 것이지요....
이고 지고 버스 안타도 된다고 이것저것담았더니...ㅠ
남들이 들으면 헉소리 날 만큼 장을 봐왔습니다.
결국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되었다는...ㅎㅎㅎㅎ
오늘의 노획물!

바로 멍게였어요.
냉이/달래와 함께 혀끝에서 내내 맴돌았었는데 한국에서 바로 잡아왔다며 팩에 들은 멍게가 저를 쳐다보지 않겠어요?
그래서 두번도 생각안하고 냉큼 집어왔습니다.
그런데 집에와서 보니 멍게를 손질할 줄을 몰라요...ㅠ
그래서 폭풍 검색!
역시 친절하신 82님들이 자세히 알려주셨더라구요.
그러나 사진까지 있는 손질법은 없기에...

네, 저기 보이는 것 처럼 수염 있는 부분 말고 돌기 두개 있는 쪽을 칼로 잘라서 (이때 멍게가 물을 발사할 수도 있습니다!)
안에 있는 물을 살살 빼고,
껍데기와 살 사이를 손가락으로 살살 돌려준 후
손가락으로 살을 쏘~옥 빼주면 (양말 뒤집는 것 처럼요)
주머니 모양 멍게가 나옵니다.
그럼 걔를 반으로 갈라서
안에 검붉은 애들을 떼어주고,
멍게가 들어있던 물에 살짝 헹궈줍니다. (수돗물로 헹구면 멍게 특유의 향이 사라진대요)
그리고 한입크기로 자르면 멍게 완성!

그 이후에는 초장/소주와 함께 대한민국 국민으로 한표 권리를 행사함을 축하하며 술판을 벌이면 되겠습니다...^-^
너무 신났어요. 해외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 발만 동동굴렀었는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탰다는 것이..
저 소주와 맥주를 섞어 먹다가 (술도 잘 못하는주제에) 뻗어버렸어요..
예전에는 투표하고 하루도 안기다렸는데 일주일을 넘게 기다리자니 심장이 쫄깃쫄깃 해져서, 일단 이것부터 올리고, 내일모레쯤 잔칫상을 들고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