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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전, 전을 부치자~

| 조회수 : 3,318 | 추천수 : 6
작성일 : 2004-05-12 18:19:49
오늘은 시할머님의 제사..
저는 동그랑땡, 호박전, 두부전, 생선전을 부치기로 했고
고추전, 굴전, 버섯전 등은 생략, 시어머니께서 녹두전을 해주시기로 했답니다.

결혼 전, 친정에선 전 부치는 일이 참 즐거운 시간들이었어요.
온 집안 식구들이 함께 모여 제사준비를 하는데다가, 여자들이 워낙에 많았기에..
계급별로 한 두가지씩 일거리를 맡아앉고 동그랗게 둘러앉아 온갖 음담패설을 나누며..

하지만 저희 시댁은 각개전투 방식!! 저희 시댁은 둘째집인데, 전을 담당해요..
결혼 전, 여자들 중 레벨이 낮았던 제 담당분야는 동그랑땡 빚고 부치는 것 정도였는데,
혼자서 모든 전의 칼질에 양념에, 부치기까지 하려니.. 정말 쉽지가 않았어요.
"조상님 드실 음식이니, 정성스럽고 기쁜 마음으로.."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혼자서 열 몇시간씩 쪼그리고 앉아 전을 부치다보면 으...불쌍한 우리 신랑이 그 짜증 다 받아줍니다.

그래도 이번엔 종류와 양이 대폭 줄어 약 4식간 만에 전을 다 부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어제 저녁의 기본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말이에요..
시간을 잡아먹는 것은 악몽의 동그랑땡, 부르르...시어머님께서는 대충대충 크게 부치라 말씀하시지만,
"동그랑땡 사이즈는 500원 짜리 동전크기를 넘지 않는다"는 제 동그랑땡 역사 20여년의 자부심이 있어서요..^.^;

하지만 같은 레시피, 같은 재료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매번 다른 모양, 다른 맛이 나옴은..흠...
아직도 양념은 제가 넘보기 힘든 분야인 것 같습니다...
더구나 포장 (딸기상자 이용~^^) 후엔 양이 파격적으로 줄어 보이고, 너무나 손쉬운 음식처럼 보여..
생색이 하나도 나지 않아, 속상한 음식이 바로 전이지요..

추석을 제외한 주요 제사는 상반기에 몰려 있으며..
7월 말이 출산예정일이니, 추석엔 그냥 확~ 드러누워 버리고..
그러니 올해의 마지막 전이 되겠구나..저 혼자 다짐하며 허리 두드리고 있는데..
ㅋㅋ 저 나쁜 며느리지요?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겨란
    '04.5.12 6:42 PM

    보기만 해도 흐뭇합니다 하하하 저도 제사때 전 담당이예요! 우리집은 녹두 빈대떡, 두부, 조개전, 동태전, 버섯전을 하는데, 접때 언젠가 한번 '설날 부쳐야 할 전의 총 수는?' 이거 다같이 계산해 봤더니 9백 몇십개가 되더라고요 -.-

  • 2. 설련화
    '04.5.12 6:42 PM

    호박전 어찌 저리 이쁘게 하셨나요??
    비법 전수 부탁드립니다....

  • 3. jiyunnuna
    '04.5.12 6:50 PM

    *겨란님, 재밌네요..저도 언제 한번 세어봐야겠어요..음..하지만 지난 추석 때 제가 부친 동그랑땡의 개수만 해도 천 개는 족히 될 것 같은 슬픈 전설이..-.ㅜ...조개전은 굴전과 비숫하게 만드는 건가요? 맛있을 것 같아요..

    *설련화님, 호박전 별 것 아니에요..그냥 풋고추와 홍고추를 썰어 얹은 것이랍니다~^^

  • 4. 폼나게 담는법은..
    '04.5.12 6:59 PM

    등바구니에 담아서 가져가보세요
    수고로움이 비추어 보인답니다

  • 5. 꾸득꾸득
    '04.5.12 7:20 PM

    우왓,,,동그랑땡 제겐 악몽 같아서,,,,
    저희시댁은 거의 달걀만큼 크게....^^

  • 6. 겨란
    '04.5.12 8:07 PM

    자 우리 다가오는 추석에는 다같이 만보계를 하나씩 사서 전 한개 부칠 때마다 흔들흔들~ 우선 참가비 1천원씩 걷고 젤 많이 부친 사람에게 다 몰아주기 히히히

  • 7. 전담당
    '04.5.12 9:02 PM

    저의 시댁은 설날에 거의100명정도 모이십니다. 제가 전 담당인데 거의 죽음입니다. 하지만 남편과 마주 앉아 같이 만드는 재미도 있어 결혼 하고 15년 동안 하고있어요. 제가 절 못말린다니깐요.

  • 8. jiyunnuna
    '04.5.12 9:18 PM

    등바구니에 담아가 보았지요..^^ 하지만, 모양이 예뻐서인지 아니 돌려주시더군요..
    그리하여 점점 얍삽해지는 새댁..

  • 9. 키세스
    '04.5.12 9:20 PM

    @.@ 동그랑땡 엄청나네요.
    다 합쳐서 제사상에 한 접시 올라가죠? --;
    엄청난 수고에도 별 생색이 안나는 음식으로는 각색나물도 있지요.-.-
    다음부턴 신랑도 좀 시켜요. ^^;

  • 10. 미씨
    '04.5.12 9:26 PM

    임신중이라고 봤는데,,,
    어찌 이 많은 전을 다 하셨나요,,
    정말,,고생하셨습니다...

  • 11. 꾀돌이네
    '04.5.12 9:41 PM

    흐미..엄청난 전을 보자마자 전....
    저도 전 담당입니다.
    지짐질 하고나면 기름냄새에 쩔어 먹고 싶은 생각도 없고...
    암튼...열몇시간의 대장정이 다시 떠오르네요...

  • 12. 김혜경
    '04.5.12 10:03 PM

    잘 부치셨네요, 포장도 잘하셨고...짝짝짝...

  • 13. 짜잔
    '04.5.12 10:21 PM

    정말 수고하셨네요. 대단하시다.

  • 14. jiyunnuna
    '04.5.13 1:57 AM

    고수님들의 격려와 칭찬, 감사합니다..^.^;
    이 땅의 모든 며느리들이 기쁜 마음으로 전을 부칠 수 있는 그 날이 오길,
    또한 제게는 부디 올해의 마지막 전이 되길 바람써.. 모두모두 화이팅 해요!!
    근데, 남자들은 부려먹기 힘들어요.
    바쁜 와중에 일일이 가르쳐야 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 잔소리...아유~~^^

  • 15. 경연맘
    '04.5.13 8:48 AM

    많이 힘드셨젰어요...저도 제사때는 전을
    몸이 뒤틀릴때까지 부치는데...
    제사 끝나고 푹 쉬세요

  • 16. 빅젬
    '04.5.13 9:31 AM

    맞아요... 제사때나 명절때 전은 천덕꾸러기이긴 하지만 없으면 섭섭해요...

    지난 설날 시댁 큰아버님이 설 전날에 돌아가시는 바람에 명절 음식을 걸렀더니..
    그것도 또 아쉽더라고요... 무슨 병인지 원..

  • 17. 용서
    '04.5.13 12:02 PM

    어휴 ! 이뻐 죽갔네 남이라도 . 사진보이 더 기분이 좋아지네 . 요즘 전 우울증.갱년기증상 그렁거로 심란한데 82에서 조금 위안받고 이런 이쁜 마누라들 야그에 전환되고 있어 좀 나아지네요. 경제사정상 일일이 시장구경도 안하고 방콕하고있는데 눈 요기시키는 새댁들땜시 위로 엄청되여..다들 고맙고 살맛나는거 것네....

  • 18. 티라미수
    '04.5.13 8:39 PM

    하하하
    ㅋㅋㅋㅋ
    잼있어효
    웃자웃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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