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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저도 슈크림을

| 조회수 : 2,601 | 추천수 : 10
작성일 : 2004-03-09 09:28:38
구웠습니다. `내가 뭔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지'하는 느낌을 안고.
하지만 재간이 있나요? 애들은 슈크림 사달라고 하는데
퇴근하고 빵집 가보면 슈크림빵은 맨낼 동나있는 것을.
몇주동안 주말마다 제빵했더니 애들이 아예 "이번주엔 슈크림, 다음주엔
식빵" 구우랍니다. 이러니 제가 뭔가 잘못하고 있는듯한....^^

어릴때 엄마는 이 슈크림만 만들어 리츠크래커에 발라 주셨어요.
약식으로 하려면 이렇게 드셔도 굉장히 맛있답니다.  
그렇게 `옛날' 슈크림빵 같은 슈크림을 만들려면 녹말이 들어가는게 낫습니다.
제가 가진 장선용 선생님 레시피는 녹말이 들어가는데 지난번 한번 해봤던 관계로
이번에 김영모 선생님의 無녹말 버전에 도전했는데 제 입에는 좀 진한듯 합니다.
순전히 계란.버터.우유.밀가루.설탕 이렇게만 들어가는데 맛이
흔히 알고있는 슈크림에 비해 좀 귀족적이고 고급스럽다고 해야하나?  

슈의 거죽 만들어보시면 정말 재미있답니다.
사실 케이크 구우면 초콜릿을 첨가하냐 마냐 등등 기본 베이스가 같고
재료로 맛의 변화를 주는거지요.
그런데 슈는 완전히 다릅디다. 물에 버터를 넣어 바글바글 끓이다가
밀가루를 획 부어 약간 투명한 기운이 도는 밀가루 익반죽을 만든뒤
이것을 냄비에 막이 생길만큼 약불에 조금 볶아줍니다.(뭐 이런 반죽도 있나~~ 싶지요)
여기에 달걀 4개를 깨뜨려넣는데 반죽이 얼마나 질척해질지 미리 걱정할 필요 전혀 없습니다.
달걀이 그렇게 들어가도 반죽이 그다지 질어지지 않는 것도 놀랍지요.
진짜 희열이 몰려오는 순간은 숟가락으로 뚝뚝 떠넣어 미니오븐에 들어앉은
슈들이 동그랗고 예쁜 모양으로 막 부풀어오를 때입니다.
저는 요리책대로 반죽때 포크로 구멍을 뚫는게 잘 안돼서 약간 익었을때
오븐을 열고 젓가락으로 구멍 한 두개씩을 내줬는데 혹시, 몇몇놈의 부푼게 주저앉은게
이 이유 때문인지도 모르겠네요. 이것은 앞으로의 연구대상!
여기에 신기해서 입을 쩍 벌리게 되는건 다 익은 슈에 크림 넣기 위해
칼로 자르면 중간이 뻥 뚫려있죠. 크림이 들어갈 공간이 생긴 겁니다.
하여튼 전 이런 빵 처음 봅니다.
밥 숟가락으로 반술 정도 반죽을 오븐에 올리면 제과점 `왕 슈크림'만큼 부풉니다.
데롱기 미니오븐에는 한번에 10개 남짓밖에 굽지 못합니다.
과자판에 버터 바르지 않고 반죽을 올려도 잘 떨어집니다.  
장선용 선생님 레시피대로 물 1컵, 버터 120그램, 계란 4개, 소금 약간, 밀가루(잘 기억안남)
썼는데 왕 슈크림 20개 조금 넘게 나옵니다.
역시 버터가 많이 들어가지요.

티라미수는 대충 맛있게 만들고, 아직도 정복하고픈 케이크류가 몇개 있지요.
슈크림.애플파이.치즈케이크와 몇몇 과자류랍니다. 이것만은 정말 맛있게 만들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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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june
    '04.3.9 9:36 AM

    온도가 궁굼해요~~~

  • 2. 글로리아
    '04.3.9 9:40 AM

    400도(화씨)에서 15분, 이어 325도로 불을 낮춰 20-25분 구웠던거 같습니다.
    하여튼 불 조절 2단계로 하는 것도 신기합니다.
    정확한 레시피와 온도는 책을 다시 봐야 합니다.
    책에는 안 쓰여져 있는 내용만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슈는 장선용, 크림은 김영모 선생님껄로 하니까 달걀이 무려 8개 들어가네요.
    앞으로는 그냥 장선용 선생님 것으로만 할까봐요.

  • 3. yuni
    '04.3.9 9:57 AM

    저는 슈반죽에 구멍 안내고 해도 잘 되던데요.
    대신 버터에 물을 넣고 바글바글 끓일때 최소한 1분은 끓여요.
    그리고 슈반죽을 오븐에 넣기직전에 물 스프레이를 한번 촤악 합니다.
    다음엔 그래보세요.
    아직까지 한번도 실패한적 없어요.

  • 4. 솜사탕
    '04.3.9 10:01 AM

    전 글로리아님 글 읽을때마다.. 정말 넘 존경스러워요.

  • 5. 케잌&커피
    '04.3.9 10:22 AM

    정확한 레시피 부탁드릴께요...
    냉장고에 넣어뒀다 먹는 슈크림 맛이란.. 아흑~

  • 6. 혀니
    '04.3.9 11:26 AM

    슈를 구울 때 스프레이로 물을 조금 뿌리라고 하던데요...
    제과배우러 다닐때는 참 많이도 했었는데...이젠 그냥 사먹고 만다...라고 ...
    근데 슈크림은 정말 입에 딱 맞는 집이 없는 거 같아요...
    요즘은 슈안에 커스터드대신에 생크림 넣는 집도 많구...

  • 7. flour
    '04.3.9 11:27 AM

    저도 정말루 존경스러워요...
    어..흑...반성중입니다.

  • 8. june
    '04.3.9 12:28 PM

    역시 온도와 시간이 문제였네요...
    대충 때려잡아 375도에서 10분 구웠는데....
    그러니 속이 찐빵일수 밖에...

  • 9. 이론의 여왕
    '04.3.10 1:06 AM

    슈는 만들기가 참 재미있죠?
    구울 때 보면, 표면에 땀방울이 송송 맺히고요
    다 구운 걸 살짝 열어보면 속은 텅 비어있잖아요.
    마치, 어여 크림 넣어줘요.. 하는 것처럼요.
    슈크림도 집에서 만들기 시작하면, 파는 거 못 사먹습니다.
    잘못된 길에 이미 들어서신 글로리아 님께 심심한 존경을...

  • 10. 슈크림
    '04.4.7 1:11 AM

    이름있는 슈크림 전문브랜드(크리스피 슈,비어드 파파...)
    저도 슈크림 엄청 좋아해서 위의 슈크림 다 먹어 봤는데 집에서는 카스타드크림이
    그렇게 부드럽지가 않아요....생크림을 섞어준걸까요?
    하여튼 크림이 달지도 않으면서 너무 맛잇었어요
    비결이 뭘까요? 아시는 분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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