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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산딸오잼을 아시나요?

| 조회수 : 2,305 | 추천수 : 61
작성일 : 2003-06-11 15:31:03
저는 시골에 살고있어요.
요즘 산딸기철이거든요.
며칠전에 남편과 산딸기와 오디를 따다가 잼을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제 홈피에 올린 글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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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산딸오잼을 만들었습니다.
산딸오잼이 뭐냐고요?
산딸기와 밭딸기와 오디를 넣어 만든 잼입니다.

어려서 산딸기 맛을 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지요.
저처럼 중년일 경우말입니다.
그 때 산딸기의 시큼한 맛과 앙증맞게 생긴 모양을
살면서 내내 잊고있었습니다.
어려서는 도시에도 산딸기가 집 주변에 꽤 있었다는 기억입니다.
차츰 어른이 되어가면서
그 산딸기를 만날 기회도 별로 없고,
문명생활을 쫓아 살다보니 어쩌다 만나는 산딸기도
별로 신통해 보이지 않았지요.

작년에 우리집 주변 땅들을 돌보기 시작하면서
산딸기가 지천에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걸 알았을 때, '역시 여기는 시골이구나'란 생각과
유년시절의 그 시큼한 맛과 빨간 동그란 모양이 생각나
가슴이 약간 벅차기도 하더군요. 마치 유년의 기억을 먹으면
그 시절로 돌아갈 것만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 기분도 잠깐이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따온 산딸기가 풍요롭고 호사한 입맛을 가진 요즘
아이들에게 별 인기가 없고,
나 또한 그 시큼한 맛이 땡길 나이가 아니지요.
한 바가지 따온 산딸기를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버렸습니다.



우리 마을엔 뽕나무도 지천입니다.
도시내기인 난 그 흔히 회자되는 뽕나무가
시골에 내려오기 전에는  어찌 생겼는지도 사실 몰랐습니다.

시골 내려온 지 얼마 안됐을 때,
먼저 우리 땅 주인 아주머니가 하루는 우리 텃밭으로 오시더니
"예 밑으로 있는 나무들이 거진 뽕나무여. 요즘 몸이 부어서.
뽕나무순이 나오기전에 내무가지(나무가지) 잘라다가 푹 고아먹으면 좋아.
다이어트에도 아주 좋아. 내 좀 잘라갈게."하더라구요.
그 때 처음 뽕나무와 첫 대면을 한 셈입니다.
'시골 살면 뽕나무 정도는 알아야지.'란 생각에 순이 나오기를 기다려
열심히 이파리들을 보아두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유명(?)한 뽕나무를 어딜가도 찾아낼 수 있지요.

뽕나무의 열매가 오디입니다. 이것도 이곳에서 알았지만...
작년에 남편은 이 오디를 잔득 주어왔습니다.
까만 색에 가까운 진보랏빛 오돌토돌한 오디를
먹어보니 말리면 건포도처럼 비슷하게 되지 않을까하여
말리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지만,
일요일이니 역시 아이들 게임에 몰두하고
우리 부부만 오디 사냥을 하러 나섰습니다.
익은 오디가 땅에 떨어져 아깝게 버려져 있었습니다.
나무에 매달린 오디는 너무 높이 있고..
따다가 도저히 안되겠다싶어 후일을 기약했습니다.
후일이 무슨 얘기냐고요?
'다 익어서 땅에 떨어지는 오디가 많으면 그 때 거두러(?) 오자'는 얘기.



못내 아쉬어 하면서  돌아서는데
뽕나무 밑 넝쿨에 빨간색의 산딸기가 보였습니다.
'어마 산딸기가 벌써 익었네'하며 살짝 넝쿨 속을 들여다보니
동글동글 잘 익어 빨간 산딸기가 주렁주렁입니다.
물론 잘 먹지는 않겠지만,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있나요.
저희 부부는 열심히 따 모았습니다.

오디 조금과 산딸기 한 바가지정도를 사냥해서
집으로 돌아오며 남편과 약간의 토론(?)을 했습니다..
"'이걸로 무얼할까? 엑기스 내기에는 턱없이 모자라고,
아! 잼을 만들자."
"딸기는 잼을 흔히 만들어 먹는데,
산딸기라고 못 만들어 먹을 이유가 없잖아."
"마침 밭에서 따온 딸기(우리가 흔히 먹는 서양딸기-
작년에 10주정도 모종을 심었는데 그게 퍼져 제법 딸기가 나오네요.)가
조금 있어서 다 섞어서 만들면 환상적인 맛이 나오지 않을까?"

이렇게 아이디어를 짜내서 만든 것이 산딸오잼입니다.
산딸기의 씨앗이 입안에서 조금 굴러다녀도
꿀을 넣어 만든 이 잼을 아이들은 좋아하네요.
사람이 키우지 않고 자연에서 절로 생겨난 먹거리에는
고유의 향이 진하게 베어있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혹, 산과 들로 소풍나갔다가 산딸기나 오디를 만나면
옛 추억에만 젓지 마시고, 실리를 챙겨서 조금 따오셔요.
그래서 저처럼 특이한 산딸오잼을 만들어보세요.
만들다보면, 자연에 조금 더 가까이 손을 내미는 모습을 느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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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orange
    '03.6.11 5:18 PM

    산딸기쨈 사서도 먹는데 만들어 드신다니 부럽네요.....
    안그래도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한 번씩 사먹어요...
    백화점에 포장 번듯한 거보다는 재래시장에서 종이컵에 담아파는 거요....
    지난번 속초 갔을 때 세 식구가 산딸기 보고는 반가워서 한 컵 사서 길에서 먹었네요...

  • 2. yeolle
    '03.6.11 6:07 PM

    저도 산딸기 왕팬이예요.
    근데 산딸기를 사람들이 찾질 않는지,
    과일가게에 따로 주문해서 한상자 샀답니다.
    33개월 된 우리 애기도 무지 잘 먹던데...
    아뭏든 전 해마다 이맘때를 기다렸다 산딸기 꼭! 먹습니다...
    얼마나 맛나는데...^^;

  • 3. 털털이
    '03.6.11 8:39 PM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 제발 부탁해요...
    정말 산딸기 좋아하거든요..요즘 통 볼 수가 없네요..

  • 4. orange
    '03.6.12 12:20 AM

    신세계에 있던데..... 다른 데에도 있을 거예요... 요새 제철이니까요....
    재래 시장에도 있을 것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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