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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만두 이야기

| 조회수 : 6,514 | 추천수 : 2
작성일 : 2025-05-15 23:45:41

ㅇㅇ남도 ㅇㅇ시 ㅇㅇ읍 ㅇㅇ리 지방 사택에서 25년 정도 살면서 아이 친구 엄마가

제 친구가 되어 이웃 사촌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던 친구가 있었어요.

부지런하고 뭐든 잘하려는 욕심이 있으면서도 친구들에게 베풀기도 좋아하는 매력 있는 친구였는데 

어느 날 만두 만들자고 친구들을 집으로 호출 해서 모두 모였었죠.

만두피 반죽은 미리 해두고 만두 속을 만드는데 두부 위에 무거운 것을 올려 두고 물기 빼고

속재료 이것저것 쓱쓱 만들어 친구들에게 만두피 반죽을 가래떡 처럼 만들어 칼로 뚝뚝 썰어 밀어서

만두 속을 넣으라고 해서  일꾼이 많으니 뚝딱 만들어 모두들 맛있게 만두를 쪄 먹었습니다.

그날 친구가 만두는 모습을 보고 만두 어려운 거 아니구나 하고 저도 집에서 아이들과 만두를

만들어 먹기 시작했습니다.  만두피도 만들어서.


비가 그치고 옆집 지붕에 까치가 날아 와 콩콩 뛰어 다녀서 사진 찍었어요. 까치 보이시나요?

먼저 두부 전자렌지에 돌려 무거운 것 올려 두어 물기를 뺍니다.숙주나물 전자렌지에 익히고 알배추는 찜기에 쪄서 식힌 후 두부 으깨고 배추, 숙주,버섯, 당근   칼로 다집니다. 앙파, 대파는 잘게 썰어 볶고

오늘은 다진 소고기를 볶았어요. 때로는 닭고기도 넣고 참치캔도 넣고 요리사 마음대로입니다.

달걀, 후추, 들기름 듬뿍 소금 조금, 진간장도 조금 넣습니다.

야채는 뭐든 더 넣기도 하는데 오늘은 여기까지.

배추를 너무 꼭 짜지 않습니다.

만두 속 촉촉한 게 좋아서.

당면을 넣을 때는 익히지 않고 찬물에 불려 잘라서 넣으면 좋습니다.

 


아들이 휴가라 모처럼 혼자 왔어요.

어버이날 왔었는데 저녁에 친구랑 약속이 있다고

빈 손으로 갔거든요.

휴가 때 오마 했는데 그게 오늘.

아들이 집에서 만든 만두를 좋아 하거든요.

시판 만두 조미료 맛 싫다고.


만두 찌는 동안 화분에서 키운 초벌 부추로 부친 부주전. 딱 한 장 나오네요.





만두 만들면 항상 찐만두 군만두, 다시 국물에 끓인 만두국 세 가지 다 합니다. 

만두국의 만두는 다 터졌으나 맛은 좋다고 웃으면서 먹었어요. 

남편은 서북면옥 만두 먹어 보더니 우리집 만두가 훨씬 맛있다고.ㅎ 



전복죽에 반찬 몇 가지.

며느리 먹을 만두피랑 만두 속도  챙겨 줬어요.

지난 해 추석 연휴.

명절에는시부모님과 삼대가 외식하는데

아들이  뜬금 없이 만두 만들어 먹자고 해서 배추도 금추 였고  만두 찌려면 날도 덥고 아무튼 만들어서

먹기는 했는데 며느리가 만두 만들어 보고 싶다고 했대요.  그래서 추석에 만두를...

오늘도 만두 만들면서 " **이가 부러워 하겠다." 하길래 저녁에 만들어 주라고  챙겨 줬어요.

이제 만두피는 만들 생각도 안 합니다.

속재료만 만들면 만두 그까이 거.ㅎ

봄이 다 지나가는데 엄나무순 개두릅 먹이고 싶어서 오라고 한 거 였는데 만두 만드느라 깜박 하고 

냉장고에 그대로 있네요. ㅠ

아들 부부가 방문하면 이것저것 챙겨 주는데 가고 나면 항상 빠진 게 있어요.

사진에 없는 과일, 참기름, 들기름, 달래 등 많이 챙겨 주었어요.

고향사랑 기부로 돌김 산 것 챙겨 놓고 깜방 잊어 오늘도 다시 불렀거든요.

다시 들어 온 아들이 웃으면서  같이 나간 아빠가  이 집을 나설 때는

항상 천천히 가야 한다고 말했대요.

맞아요, 챙긴다고 챙기는데 가고 나면 한 가지라도 빼 먹었더라고요.

 




지난 추석 만두 만들기 체험을 제안한 며느리가 사진 찍고 만두 만들기를 하는 모습.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챌시
    '25.5.16 8:56 AM

    진현님 글, 그 안에 사시는 모습 보면서, 저도 10년뒤쯤,,사위도 생기고, 며느리도 생기겠지? 이런마음으로 빙그레 웃으면서 읽어요. 음식도, 식탁 풍경도, 이쁘고, 따스한, 친정같은 느낌이라 좋아요.

  • 진현
    '25.5.17 3:02 PM

    어머나 챌시님은 딸도 있군요.
    전 아들만 둘이예요.
    저 시모되기 싫었어요.ㅋ
    사택에 살 때 친구들이 "네가 왜 딸을 못 낳았니?" 했었어요.ㅠ
    며느리라는 새 식구가 처음엔 어색하고 부담?스럽고 불편? 하기도 했었어요.
    며느리들만 시어머니라는 존재가 어색하고 부담, 불편 한 것은 아니고
    사람 관계 다 똑같다.
    그런데 아들 부부가 예상 했던 것 보다 너무 자주 오다 보니 자주 보고,
    자주 보니 익숙하고...아무튼 밝고 명랑하고 밥 잘 먹어서 예쁩니다.

  • 2. 칠천사
    '25.5.16 11:09 AM

    정갈하면서도 맛이 있는 음식이네요~~

  • 진현
    '25.5.17 3:04 PM

    칠천사님 맛은 보장 못해요.
    친정 딸들 중 제가 제일 게으르고 집안 일 하기 싫어하고 그랬었어요.
    언니들은 살림도 야무지게 하고 손맛도 장금이랍니다.

  • 3. 쥬얼리
    '25.5.16 11:15 AM

    사랑과 정이 넘쳐 흐르는 찐 집밥이네요~

  • 진현
    '25.5.17 3:07 PM

    마침 비 소식이 있어서 메뉴를 만두로 선택했어요.
    사실 결혼한 아들이 부모님 집에 오는 이유는 뭐겠어요.
    엄마가 해주는 밥 먹고 싶어서 오는 거죠.
    남편은 자기 아내 힘들다고 나가서 먹자고 하지만 왔다 갔다 하는 것도 귀찮고
    집에서 먹으면 내 자식 챙겨 줄 반찬도 만들고 가고 나면 우리도 먹고.ㅎ

  • 4. 피오나
    '25.5.16 4:22 PM

    대단하세요
    저도 아들이 옆에 살지만 재료는 주지만 만들어 주지는 않아요
    며느리 식성도 잘 모르겠고 제가 하기도 싫어서요
    만두 몇십년전에 만들어 먹었어요
    깔끔하고 담백했는데...
    지금은 만들 자신이 없어요

  • 진현
    '25.5.17 3:13 PM

    저도 자식이 결혼하면 절대 반찬 안 만들어 주려고 했었는데
    요즘 다들 맞벌이 하니까 일품요리 위주로 먹거나
    밀키트, 배달 음식, 외식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는 거
    아니까 오면 챙겨 주게 됩니다.
    물론 손질한 재료도 물어 보고 나눠 주고 해요.
    내가 하면 앞으로 얼마나 더 하겠냐 이러면서.^^
    저도 예전에 시가에 다녀 오면 어머니께서 아들 좋아하는 반찬
    챙겨 주시면 감사하고 반찬 한 가지라도 덜 해도 되니 편했어요.
    언제 한 번 오손도손 만두 만들어 보세요.

  • 5. 숲길따라
    '25.5.16 5:53 PM - 삭제된댓글

    만두가 너무 깨끗하고 맛있어 보여요.
    만두피도 직접 만드신건가요?
    정말 먹어보고 싶네요.

  • 6. 숲길따라
    '25.5.16 5:56 PM

    만두가 너무 빛깔도 좋고 맛있어 보여요.
    만두피도 직접 만드신건가요?
    직접 만드셨다면 어떻게 만드신건지?
    아님 샀다면 어떤 브랜드일까요?
    정말 먹어보고 싶네요.

  • 진현
    '25.5.17 3:21 PM

    이제 만두피 따위는 안 만듭니다.ㅎㅎ
    예전에 지방 살때는 택배로 색깔 만두피까지 한 상자씩 주문해서
    냉동고에 저장해서 먹고 싶을 때 만들었는데 지금은 삽니다.
    저는 마트표 만두피 오뚜기, 칠갑농산, 고향만두피 다 사봤는데 만족스럽지 못해
    경동시장 지나가는 길 있으면 들러서 사요.
    검색해 보니 인터넷에서도 파는군요.
    미림 왕만두피, 미림 중소만두피 두 가지 삽니다.
    추석 때는 사러 갔더니 계절 음식재료라 그런지
    가게마다 만두피 없다고 해서 고생했어요.

  • 7. Vivresavie
    '25.5.17 4:19 AM

    아 정말 맛있겠네요 정갈하신분일듯요
    혹시 만두피는 직접 만드셨나요??
    시판 만두피 같지 않고 뭔가 좀 다른데
    만드셨담 레시피 ? 공유좀 부탁드려요 ㅎㅎ 감사합니다

  • 진현
    '25.5.17 3:22 PM

    만두피는 샀습니당~~ㅎ
    생만두피 사면 만족도가 높습니다.

  • 8.
    '25.5.17 8:15 AM

    음식에 추억이 생기는 이유!
    엄마 생각 잠시 했어요

  • 진현
    '25.5.17 3:28 PM

    저도 엄마가 바쁘셨는데도 집에서 음식을 많이 만들어 주셨었어요.
    지금은 우리가 만들어 드리지만.
    콩가루 넣은 직접 반죽하고 밀어서 끓여 주셨던 칼국수,
    도토리도 직접 방앗간에 가서 갈아서 떫은 맛 우려 내고 커다란 솥에
    기다란 나무 주걱으로 묵도 쒀 주셨고
    제일 아쉬운 건 이제는 맛 볼 수 없는 엄마가 담근 된장, 간장 정말 맛있었어요.

  • 9. 쵸코코
    '25.5.17 10:25 AM

    저는 아들, 딸 모두에게 엄마표 음식을 보내준적이 없어 이 분위기가 많이 부럽네요.
    만두를 함께 빚으면서 오고갔을 화기애애한 대화들도 상상이 가구요......

  • 진현
    '25.5.17 3:29 PM

    요즘 젊은이들은 엄마 카드로 사 주는 음식도 좋아합니다.^^

  • 10. 디케
    '25.5.18 1:16 PM

    만두 빚는 솜씨가 훌륭하십니다. 정말 맛있어 보여요!
    무쇠솥에 전을 부친건가요?

  • 11. 진현
    '25.5.19 10:46 AM

    냉동 보관 했던 만두피 끝이 좀 말랐는지 두 남자가
    만두가 안 붙는다고 불평을 해서 제가 손을 좀 봤습니다.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
    헝그리 정신이 없다.
    안 되는 게 어디있어?" 일장 연설을 한 뒤에요.
    오래전 82쿡에 무쇠 붐이 불 때 구입한 무쇠나라 무쇠 팬입니다.
    확실히 무쇠 팬에 하면 더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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