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국은 이제 새 학년이 시작되어서 분주한 시절이겠죠?
미국의 학제는 여름에 새 학년이 시작해서 짧은 겨울 방학이 지나면 2학기가 됩니다. 5월 말에 학년이 끝나는데 그 전에 중간쯤 해서 일주일간 봄방학이 있어요. 보통 다른 학군의 초중고 봄방학은 4월 부활절 을 전후로 해서 쉬는데 저희 명왕성에서는 대학교 봄방학에 맞추어 조금 이른 봄방학을 합니다. 이번 주 내내 저희 온가족이 집에 있어요. 그러다보니 음식 준비도 많이 하게 되고 덕분에 음식 사진도 좀 건졌네요 ㅎㅎㅎ
어머나 월마트에 수박이 나왔네? 제철에 비하면 높은 가격이지만 그래도 큰 한 덩이가 9달러면 못사먹을 정도로 비싸지는 않으니 두드려보고 소리가 맑은 놈으로 골라왔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익기는 잘 익었지만 단맛이 전혀 없더라구요.
맛없는 수박을 먹어치우기 위해 수박 샐러드 레서피를 검색했습니다.
원래 여름에 먹는 음식이라는데 제가 성질머리가 급해서 아직 추운 날씨에 이런 걸 해먹었어요.
재료는 피타 치즈와 민트잎이 들어가야 하는데 하필 마트에 민트만 없더군요.
그래서 지중해 느낌 물씬 나도록 베이즐 잎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올리브 오일도 많이 넣구요.
제가 찾은 레서피에는 샬럿을 발사믹 식초에 30분간 절였다가 넣으면 풍미가 좋다고 해서 따라 해보았습니다.
지난 번 다른 요리에 쓰고 남은 샬롯과 발사믹 식초가 있는 것이 더 큰 이유였지만요 ㅎㅎㅎ
피스타치오도 잘게 부숴 넣으라는데 그건 집에 없고... 냉동실에 주주 엄마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었던 종합 견과류가 있길래 그걸 대신 넣기로 했어요.
이쯤 되면 이건 뭐 원래 레서피가 소용없을 지경... ㅠ.ㅠ
맛없는 수박을 한입 크기로 썰다보니...
제 스텐레스 도마를 자랑하고 싶어졌어요 :-)
싱크대 상판을 보호하기 위해서 붙인 건데 수박이나 파인애플 처럼 큰 것을 썰 때 아주 편리해요. 스텐레스라서 관리도 편하고요. 작은 재료를 썰 때도 칼이 닿는 부분만 작은 도마를 쓰고 썰어진 부분이나 아직 썰리지 않은 부분은 이 스텐레스 판에 놓이게 되어서 좋아요. 저기 오른쪽 위에 녹색 도마가 제가 주로 쓰는 귀여운(?) 도마입니다.
수박이 물이 많은 과일이니 미리 버무렸다가는 다 녹아버릴 것 같아서 재료 준비만 해두고 먹을 시간까지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점심 시간이 다가오니 샐러드를 버무려서 가족들이 먹을 것을 담아놓고, 또 작은 통에 따로 담고...
전 날 만들어둔 식혜도 한 병 담아서 집을 나섰습니다.
봄방학이라 친구집에 놀러 가는 날이거든요. 아이 신나라~
뷰맛집 아트 선생님댁에서 아줌마 세 명이 점심을 먹었어요.
식탁 아래에는 코난군을 안데리고 왔다며 서운해하는 아지가...
식탁 위에는 맛있는 음식이...
후식을 먹으면서 느긋하게 수다를 즐기고 집에 돌아와도 아이들이 엄마를 찾으며 울지 않는 청소년이 되었고, 또 다음날이 되어도 더 놀 수 있는 봄방학이 참 좋아요.
봄방학이라 여유있게 요리를 하니 사진을 찍을 틈도 나네요.
이건 비프웰링턴
잡채
크림치즈를 채운 할라피뇨
베이컨으로 둘둘 만 매운 닭고기
젤로와 브라우니는 둘리양이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만든 디저트입니다.
모두들 좋은 봄날 맞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