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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그랬으면 좋겠네

| 조회수 : 7,801 | 추천수 : 22
작성일 : 2011-07-22 16:44:34
우연히 ‘나가수’를 인터넷으로 듣다가,
박정현이 불렀다는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라는 노래를 반복해서 듣고 있다.

“많은 것을 찾아서 멀리만 떠났지, 나는 어디 있었는지?”
“하늘 높이 날아서 별을 안고 싶어, 소중한 건 모두 잊고 산건 아니었나!”
“이제 그랬으면 좋겠네, 소중한 건 옆에 있다고. 먼 길 떠나려는 사람에게 말했으면…….”







긴 장마에
텃밭 작물이 무르고 많이 떨어졌지만 깻잎과 고구마 줄기는 오히려 먹을 만하다.
버섯도 가격이 착한 편이다.




고구마줄기된장무침, 말린 블루베리 몇 개 얹었다.
고구마줄기 색이 진하다. 제대로 밤고구마인가보다.




올리브기름 두른 팬에 새송이, 느타리 버섯, 목이버섯과 다진 마늘 반 술 넣고 볶았다.
중간에 풋고추도 듬성듬성 잘라 넣었다.
버섯에서 자작하게 물이 나올 쯤, 소금과 맛 간장 약간으로 심심하게 간하고
부추 넣고 한소끔 더 볶아 후추 뿌려 내었다.



매실장아찌


-------------------------------------------------------------------------------------------


나는 아프고 어렵고 힘든 감정을 받아들이는데 서툴렀다.
‘징징대지 말라!’ 스스로에게 다그쳤다.
고통을 사치라 여겼는지도 모르겠다.

‘뭔가 잘못되지 않을까’ 걱정과 염려가 많았다.
그런 내게 현재는 늘 견뎌야 하는 현실일 뿐이었다.

.
.
.
.
.


이젠 이랬으면 좋겠다.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었으면.
고통스러우면 ‘아프구나!’ 받아들이고
실패하면 부족했던 게 뭔지 돌아볼 줄 알돼,
주저앉지 않으며 그래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현실의 작은 성취라도 감사해 하며 스스로 토닥일 줄 알았으면…….

현재를 있는 그대로 보고
고통도 실패도 성공도 그냥 받아들일 줄 알았으면
그랬으면 좋겠다.
오늘을 행복해 할 줄 알았으면 좋겠다.

.
.
.

오늘 행복할 책임이 내겐 있다
이제야 알았지만.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공부하자
    '11.7.22 4:55 PM

    공감가는 글이네요
    저의 문제점을 한 줄로 정리하면 ..."고통을 사치라 여겼는지도 모르겠다"....
    공감할 줄도 모르고 냉정하고, 스스로에게 칭찬은 가당치도 않은.....
    매일 오후에님 글 보며 끄덕끄덕하는데 특히 이 글은 뭔가 연결고리를 찾은 것 같기도 하고 그러네요

    고구마줄기...이맘때 정말 맛있죠
    음식할 때 틀이 없으셔서 많이 배웁니다
    블루베리와 고구마줄기^^

  • 2. soogug
    '11.7.22 9:57 PM

    아~ 고구마 줄기..
    어릴때 할머니께 반강제로 잡혀서(ㅎㅎ) 껍질 까던 기억...

    그때는 그 맛을 몰랐고
    그 맛의 소중함도 몰랐고

    이제는 그 맛을 알지만
    나를 위한 반찬이 잘 만들어지지는 않는 그런 나이가 되었어요

    오후님 말씀대로
    지금 있는 이 자리에서 이 상황을 이제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소중한건 옆에 있다고
    또 지금 있다고...

    지금 이렇게 오후님 사진과 글을 보는 순간도 소중하다고 생각하면서....

  • 3. 제비
    '11.7.22 10:14 PM

    고구마 줄기 색이 너무 예뻐요...^^ 연해보여요..전 매번 실패하는 메뉴중의 하나인데...^^;;

  • 4. skyy
    '11.7.23 12:17 AM

    지금 고구마줄기 나오나요?
    블루베리를 넣은 고구마줄기는 어떤맛일까 궁금하네요.^^

  • 5.
    '11.7.23 12:49 AM

    고구마 줄기.
    껍질 벗기는거 귀찮아서 안하는 음식인데
    반성합니다.

    오늘 하루 잘 지내볼게요.^^

  • 6. 후라이주부
    '11.7.23 3:57 AM

    몇년만에 딸네집 오신 부모님 식사 준비하며 좀 힘들때
    오후에님의 어머님 생각하며 힘 냅니다..

    오늘 버섯도 있고 방금 부추,깻잎부침개 해먹고 혹시나 해서 남겼던 부추가 있는데 오후에님 버젼의 버섯볶음으로 저녁 준비해야겠어요. ^ ^

  • 7. 인왕산
    '11.7.23 2:21 PM

    고구마줄기 어쩜 이리 깨끗하게 껍질 벗기셨는지요? 정성만큼이나 맛나보여요.

  • 8. 만년초보1
    '11.7.23 2:29 PM

    오, 고구마줄기 당장 사러 갑니다!

  • 9. 무명씨는밴여사
    '11.7.23 2:37 PM

    진짜 고기는 안 드시나봐요.

  • 10. 프리
    '11.7.24 6:27 AM

    저도.. 그 노래 정말 듣고 또 듣고 그러다 따라부르다..... 그랬어요..
    노래 멜로디도 좋고 노랫말도 어쩜 그렇게 와닿는지... 눈물이 다 핑돌더군요..
    미아란 노래도 정말 좋지 않나요? 전 그 노래도... 감동이었어요^^

  • 11. 오후에
    '11.7.26 9:25 AM

    공부하자님//가끔은 깨달음이 좀 아플때가 있죠~ 하지만 계속 모르고 지나가는 것보다는 나으니까요.... 저는 아이에게 배우는게 많습니다. 무심히 아이를 보다 깨닫게 되는 것도 많고요. 고구마 줄기 한여름 최고의 식재료이죠.

    soogug님//저도 억수로 비오는 여름 날 마루에 앉아 어머니와 껍질까던 기억이 있습니다. 손톱밑이 까매지면서... 또 그게 힘들어 온몸을 비비 틀었던 기억도... ㅋㅋ

    제비님//밤고구마라 색이 저렇습니다.

    skyy님//그냥 블루베리 먹을땐 좀 달달한 맛입니다. 된장무침에 달달한 블루베리 씹히는 맛이 좀 상큼하게도 느껴지고요.

    화님//오늘 하루도 잘 지내시고 행복하시길.... 고구마줄기 껍질 같이 앉아서 벗기면 귀찮아도 그럭저럭 할만하더군요.

    후라이주부님//요즘 이곳은 채소값이 만만치 않아요.... 그나마 버섯이 착한 편이라... 버섯들어간 음식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부모님 오셨다니 반가웠겠습니다. 신경많이 가시겠지만 그래도 힘내시고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인왕산님//사실 전 대충 벗기는 편이고요. H씨기 깔끔하게 벗기죠. 보기완 다르게 뒤적여보면 대충 벗긴 껍질도 많습니다. ㅎㅎ

    만년초보1님//고구마 줄기 드셨어요?

    무명씨는밴여사님//아주 가끔 K때문에 하긴 하는데 1년에 다섯번도 안될겁니다. K는 고기요리는 사먹는 음식인줄 아는지라... 집에서 해달라는 소리를 잘 안해요.

    프리님//프리님도 듣고 또 듣고 하셨군요. 전 사실 저 노래 끝까지 들어본것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미아란 노래도 나가수에서 부른노랜가보죠? 제가 노래를 아는게 별로 없어서... 한번 찾아 들어봐야겠네요.

  • 12. 산체
    '11.7.27 1:24 AM

    오늘도 행복하게, 오늘도 즐겁게, 그게 정답인 것 같습니다 :)

  • 13. 오후에
    '11.7.29 2:50 PM

    산체님//오늘도 행복하게 오늘도 즐겁게.... 모든걸 그리 받아들일수있다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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