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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연휴도 끝나고... 으다다다~~~~~~

| 조회수 : 11,335 | 추천수 : 44
작성일 : 2011-02-07 14:48:02
“딸! 엄마는 내일 6시 40분에 출근한다는데 어찌 하시려나?”

“난 엄마 출근하고 한 시간 후에 일어날게”

“이제 좀 일찍 일어나 버릇하지?”

“그럴 거야!”

“알았어, 7시 40분에 깨우면 되지?”

“아니 내가 일어날 거야.”

“그래 잘 생각 했어.”

말도 많고 탈도 많다는 명절연휴가 끝나는 어젯밤 K와의 대화다.
어떤 이에겐 길고 피하고 싶은 연휴고 어떤 이에겐 짧고 아쉬운 명절이고
또 다른 이에겐 즐겁기도 짜증나기도 했을 설 연휴가 갔다.

H씨는 회의가 있어 일찍 출근한다 한다.  
H씨 ‘아침은 바나나랑 두유 먹겠다.’ 하기에,
바나나랑 구은 단호박으로 아침상차려주고 도시락 준비만 했다.
찬밥 데워 보온밥통에 담고 꽈리고추 간간하게 조리고 샐러드로 도시락 쌌다.

H씨 출근하고 거실바닥에 쫙 펼쳐놓고 느긋하게 신문보다 K를 깨웠다.
“일어나라 시간됐다.” 하니 “알아”라는 대답이 바로 돌아온다.





부엌으로 나와 K의 아침을 준비했다.
샐러드다.
양송이와 느타리 버섯을 다진 마늘과 올리브유에 살짝 볶고
두부, 상추, 단호박, 바나나와 키위도 썰어냈다.

드레싱은 키위 반 개, 바나나 한 조각, 바질 이파리 두 개,
올리브유 약간, 소금, 후추 넣고 블렌더로 드르륵 갈아 준비했다.





샐러드 준비하는 동안 머리감고 씻고 나온 K, ‘맛있다’며 좀 먹는 것 같더니,
반쯤 먹고 배부르다며 손을 놓았다. “좀 더 먹지?” 하는 내말엔 대꾸도 않는다.

우리 집에선 “많이 먹어” “좀 더 먹지” 이런 말은 나만하고 주로 나만 듣는다. ㅠ.ㅠ
나 어릴 적 하곤 딴판이다.

3남매 오글오글 모인 식사 시간이면 어머니는 “더 먹어?” 하셨고
나는 “한 숟가락만” 하며 빈 그릇을 내밀곤 했었다.
어머니는 반 공기쯤의 밥에 꼭 밥 한 술을 더 얹으셨다.
“됐어, 그만” 이라고 하면 “한 숟가락만 주면 정 없데.” “아들하고 정 없으면 안 되잖아!”
말씀하시곤 했다.

내말엔 대꾸도 않고 무릎 나온 추리닝에 ‘야상’ 점퍼로 고 3패션을 완성하고 독서실 가더니
채 12시가 안되어 집에 왔다. 배고프다며.

파마산치즈가루와 브로컬리 넣고 김치볶음밥 해줬다.





K는 독서실가고 늘어지게 낮잠 자고 일어나
이틀이나 휴가가 더 긴 나는 이러고 있다.
나른한 오후, 늘어지는 오후를 이렇게 보내고 있다.
.
.
.
.
.

청소기나 돌려야겠다. 설거지도 하고.
그런데 대체 언제까지 날이 이렇게 꾸물거리려나.
햇빛이 그립다. 어머니의 ‘밥 한 술의 정’이 생각나는 것처럼.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새봄
    '11.2.7 3:03 PM

    ^^....내일이 개학인 아이와 아침에 나눈말이 생각나네요.
    엄마아~ 낼이 개학이야
    응..그러게 방학에 좀 일찍일어나랬지?
    뭐 그러구 이틀만 나가면 졸업식인데 머..
    교복은 있냐? 챙겨놓지?
    있어..밥줘..(눈뜨자마자 밥이라니..)
    밥먹고 학원으로 휙~ 나갑니다.
    (공부학원 아닙니다. 실용음악과 가겠다고 실용음악학원에 등록시켜줬더니..
    그것만! 합니다.)
    멍~ 하고 이번주 할일을 점검만하고 저도 이러고 있습니다.
    앞으로 고등학교3년을 어떻게 보내나가...아이가 아닌 엄마만 심난합니다.
    밥상이 늘 부럽습니다. 나도 이렇게 누가 차려줬음...딱 하루만!!!

  • 2. 서초댁
    '11.2.7 3:07 PM

    따님이 겨울방학 ET 신청을 안했나부죠?
    아니..이번엔 신입생 때문에 아예 ET 개설이 안되었다든가?...
    낼 모레 졸업할 선배가 저희집에 있습니다.
    한번 더 고4를 해얄 것 같아 마음이 착잡하군요.
    알찬 고3 보내길 바란다고 전해주세요...^^

  • 3. 옥당지
    '11.2.7 3:49 PM

    오후님 게시글은 사진만 봐도..건강해지는 기분이...^^

  • 4. J-mom
    '11.2.8 12:54 AM

    저 김치볶음밥....너무 맛있겠어요.
    부엌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일들은 제게도 엄마와의 추억을 항상 상기시켜줘요.
    가끔은 혼자서 미소짓고 가끔은 가슴한켠이 시리고.....
    그래서 부엌이 좋은가봐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5. 트리니티
    '11.2.8 11:36 PM

    샐러드와 김치볶음밥...에 숟가락들고 앉고싶어요^^
    연휴끝인데 따님과 오후에님은 평소와 다름없이 보이네요
    (아직도 여파가 남아있는 저..) ㅎㅎ
    엄마에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불끈:;

  • 6. 오후에
    '11.2.9 2:35 PM

    김새봄님//"아이는 아닌 엄마만 심난합니다." ---> 이말씀 공감갑니다. 하지만 다 부모 욕심이라더군요.
    서초댁님//ET끝나고 집에 있는 겁니다. 그나저나 또 한해 고생하시겠네요. 힘내세요.
    옥당지님//ㅋㅋ 제 경험으론 건강과 밥상은 꼭 맞아떨어지는 건 아닌듯...
    J-mom님//혼자 미소짓고 가끔은 가슴한켠이 시리고... 그래서 저도 부엌이 좋습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나눠주세요.
    트리니티님//숟가락들고 얼른 앉으셔요~~~ ㅎㅎ 저희집은 연휴라는것 빼곤 별다른게 없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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