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초라한 아침 - 나물밥

| 조회수 : 7,375 | 추천수 : 171
작성일 : 2010-06-10 12:16:35
1. 밥이 모자랄 땐 나물밥을



새로 밥을 하자니 찬밥도 있고 귀찮기도 하고, 그냥 먹자니 양이 좀 적고, 그럴 땐 나물밥을 한다.
어떤 재료든 나물밥을 해 놓고 보면 한 그릇 반 나오던 게 두 그릇,
두 그릇 남짓 되던 밥이 딱 세 그릇으로 늘어나는 마술을 보곤 한다.

“본래 나물밥이 밥 양을 늘리기 위한 것 아녔던가.”

아침밥이 있긴 한데 도시락까지 싸긴 조금 모자랄 듯하다. 마침 ‘미역취’와 ‘부지갱이’ 있다.
간장과 소금으로 간해 심심하게 볶았으니 안성맞춤이다.
압력솥에 담긴 찬 밥 위에 미역취와 부지갱이 적당히 잘라 넣었다. 뚜껑 닫고 낮은 불에 올렸다.

우리 집은 찬밥을 데울 때 낮은 불에 솥 올려놓고 뜸들이듯이 둔다.
좀 오래돼 너무 말랐으면 밥에 물 조금 뿌리고 뜸 들여 잘 저어만 주면 금방 한 밥처럼 먹을 수 있다.

나물밥도 마찬가지로 새로 짓는 밥이 아니라면 재료가 무엇이든 찬밥에 재료 올리고 낮은 불로 그냥 두면 된다.
다만 재료에 따라 시간 조절을 할뿐.
솥은 얇은 냄비보다는 압력솥 같이 바닥이 두꺼운 솥이 타지 않고 덜 누러 붙는다. 
콩나물, 무, 호박, 김치 같은 전통적인 나물밥이 아니라도
먹다 남았거나 자투리 재료로 새로운 맛을 낼 수 있는 게 나물밥이다.




냄비에 김치 깔고 물 좀 넣고 냉동고에 들어있던 찬밥 올리고 마늘 구운 거랑 치즈 한장 얹은 김치밥.
김치밥의 특징은 따로 양념장을 안만들어도 된다는 거고 이것저것 뭐든 넣어도 어울린다는 거다.

2. 굳이 이름 불러야 한다면 ‘김치비빔장’쯤 되겠다.



배추김치 먹다 보면 김치 속만 밑에 가라 앉아 있곤 한다.
달리 쓰일 데 별로 없는 김치 속으로 ‘김치비빔장’을 만들었다.
김치 속과 김치를 한번 먹을 만큼 후라이팬에 썰어 넣는다.  
자작하게 물을 붓고 취향에 따라 기름을 추가해도 되고 나중에 해도 된다.
김치 익는 냄새가 나고 물이 졸아들면 계란을 넣고 스크램블 하듯 바로 섞어 불에서 내려놓는다.
계란은 재료가 좀 질척하게 붙어 있는 효과와 부드러운 맛을 보탠다.
후추, 강황(카레)등 좋아하는 향신료를 좀 보태도 좋다.
만일 고기를 좋아한다면 다진 고기를 처음부터 넣으면 될 거다.




오늘 아침 밥상이다.
보리쌀에 수수만 넣고 지은 밥에 한 숟가락씩 푹 떠 넣고 ‘비빌 비빌~’ 당근과 먹었다.
청양고추가 좀 아쉬웠다. 혼자 먹는 아침, 여기다 치즈나 샐러드 정도 보탠다면
독신자에겐 10분이면 만들 수 있는 훌륭한 고단백 식단일거다.

* '버릴게 없다는 건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 좋다.
비록 장 볼때마다, 맛있는 걸 볼때마다. 욕심껏 사들이는 미련을 떨기는 하지만...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예쁜아기곰
    '10.6.10 12:58 PM

    초라한 아침밥상이아니라.. 건강밥상같은데요~!!^^*

  • 2. 영이
    '10.6.10 1:28 PM

    우와~~ 제가 오후님 팬인데^^ 요즘 왜 뜸하신가 했어요.. 하핫~
    탁자 취향이나, 먹거리 취향까지..어쩜 이리 저랑 같으신가요
    나물밥 보니 곤드레밥 생각나네요..
    특히 김치밥 너무 맛있을거 같아요~~

  • 3. T
    '10.6.10 1:39 PM - 삭제된댓글

    나물밥.ㅠㅠ 진짜 맛있어 보여요.
    아..침고여요. 츄릅츄릅..

  • 4. 나비언니
    '10.6.10 1:49 PM

    저 이렇게 남김없이 먹는거 완전 신봉합니다. 집에 나물남은것도 잇는게 해먹어봐야겠어요!!!

  • 5. 미주
    '10.6.10 2:07 PM

    엄마는 나물이 그렇게 맛있어요??
    너도 내나이 먹음 알게될꺼다 ~~ ㅎㅎㅎ (이상 간간히 밥상머리에서 주고받는 모녀지가의 얘기)
    아~~ 진짜 오후에님 이건 고문이에요 고문!!

  • 6. 소박한 밥상
    '10.6.10 3:32 PM

    테이블과 그릇과 반찬이 3박자로 어울려주네요 !!
    나물 반찬이 더 어렵고 손이 많이 가지요 ??
    저는 다 어렵지만요 ^ ^
    오후에님 건강해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답니다 !!!!!!!!

  • 7. 어중간한와이푸
    '10.6.10 6:50 PM

    우린 흔히들 이럴때 "갈수록 태산이다"라고 표현해야지 않을까요?ㅋㅋ
    직접 쑨 도토리묵에, 사모님 도시락 챙기기, 요리 고수들도 힘들다는 묵나물을 두가지씩이나!!!
    글은 물론이지만, 만든 반찬이나 식기에서조차 님의 담백함이 우러나 편안한 맘이 듭니다.*^^*

  • 8. 링고
    '10.6.10 11:35 PM

    나물밥 격하게 좋아하는데...
    저 나물 밥상을 낼 저희 집에 고대로 가져오고 싶어요.
    항상 느끼는 거지만 정말 놀라워요. ^^

  • 9. 보라돌이맘
    '10.6.11 11:02 AM

    이렇게 푸짐해 보이는 건강밥상을 왜 초라하다고 표현을 하세요...^^
    저보고 선택하라면...
    오늘 점심은 오후에님댁의 이 나물밥상에 꼭 함께 하고 싶은걸요.

  • 10. 쎄뇨라팍
    '10.6.11 11:17 AM

    ^^

    초라하긴요 ㅜㅜ

    다들 뭐라하잖아요 ㅎㅎ

    겸손자제해주시길 부탁^^

    찬밥활용에 도움되겠는데요

    주말엔 무슨 별식하실건가요????ㅎ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1189 간장 된장은 익어가고 2 인왕산 2026.07.03 966 1
41188 6월 밥상 6 백야행 2026.07.01 2,889 2
41187 복숭아 오픈 샌드위치 만들어보아요. 15 챌시 2026.06.27 4,017 2
41186 사먹은 음식들이예요 - ♡ 14 beantown 2026.06.24 4,955 3
41185 대전 두부두루치기 소개 드려요 ! 30 챌시 2026.06.11 7,225 3
41184 미국의 졸업 시즌 21 소년공원 2026.06.08 7,601 4
41183 올봄 대전 탐방기+양상추 볶음밥 10 hoshidsh 2026.06.06 5,760 3
41182 약속했던 파이 사진들 6 고독은 나의 힘 2026.06.03 6,187 5
41181 196차 봉사후기) 2026년 5월 불낙전골, 낙지미나리전,그리.. 7 행복나눔미소 2026.06.01 3,616 5
41180 오랜만에 왔어요 8 juju 2026.05.31 4,434 2
41179 아침은먹었나요? 10 하얀쌀밥 2026.05.25 7,133 3
41178 마늘쫑파스타 5 점점 2026.05.16 7,959 4
41177 떡복이 맛있게 먹는 법 2_사진 15 챌시 2026.05.15 7,734 6
41176 제가 떡볶이 맛있게 먹는법 14 챌시 2026.05.12 8,804 3
41175 195차 봉사후기) 2026년 4월 비빔밥과 벌집삼겹살구이, 문.. 5 행복나눔미소 2026.05.06 5,692 8
41174 오월, 참 좋은 계절. 7 진현 2026.05.05 6,535 3
41173 가죽과 마늘쫑 6 이호례 2026.05.01 6,297 4
41172 보릿고개 밥상...^^ 16 은하수5195 2026.04.20 10,414 3
41171 4월의 제주와 쿠킹클래스 15 르플로스 2026.04.20 7,586 2
41170 봄나물 밥상 14 싱아 2026.04.17 7,491 3
41169 우리도 먹세 5 이호례 2026.04.17 6,074 3
41168 솔이생일 & 아들래미도시락 11 솔이엄마 2026.04.12 9,940 6
41167 저도 있는 사진 억지로 탈탈 !! 22 주니엄마 2026.04.11 6,554 4
41166 탈탈 털어온 음식 사진 및 근황 :-) 63 소년공원 2026.04.08 11,246 2
41165 뉴욕에서 발견한 미스터션샤인 글로리호텔 26 쑥과마눌 2026.04.03 10,163 8
41164 친구들과 운남여행 44 차이윈 2026.03.28 10,442 6
41163 194차 봉사후기) 2026년 3월 감자탕과 쑥전, 감자오징어샐.. 9 행복나눔미소 2026.03.25 8,439 9
41162 몬트리올 여행 17 Alison 2026.03.21 8,758 5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