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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프리의 탐구생활 1- 밥순이편

| 조회수 : 12,697 | 추천수 : 98
작성일 : 2009-12-19 12:18:50
프리 바빠요.
아침부터 바빠요.
사소한 것 하나부터 챙기고 또 챙기고 그러다가 가끔...정신줄은 어디 안드로메다즘에 보낸 프리에요.

2009년 밥순이편
우선 프리의 2009년 밥순이편이에요.

주부 경력 29년차.. 한 해만 더 채우면 강산도 세번 변한다는 삼십년동안 밥을 해 먹은 프리에요.
아침에도 밥하고
점심에는 아침 밥으로 때울 때가 많지만
가끔 집밥 좋아하는 남편덕에 집밥을 만나기 30분전임을 알리는 전화벨이 울리고 후다다닥 점심밥도 하고
저녁엔 다시 저녁밥을 하고...

주말에는 돌아서면 밥하면
또 돌아서면 밥하고 밥과 하루 종일 술레잡기하면서 보낸 적도 많아요.

이렇게 밥을 하고 또 밥을 하고 밥밥하다 보니 그러는지...
아이들도 제 얼굴만 보면 엄마 배고파 밥주세요..
남편도 집에 오자마자 밥줘... 아마도 제 얼굴이 밥처럼 생겼나봐요.



그렇게 밥을 하고 또 하면서도 질리는지도 않는지..

어떤 날은 전기압력밥솥밥, 또 어떤 날은 무쇠솥밥, 그러다 지겨우면 냄비밥..

참 돌아가면서 이 그릇 저 그릇.. 이런 밥, 저런 밥 ..밥에는 아주 도가 튼 것 같아요.




하지만 늘상 밥을 잘하는 건 아니에요.
잘한다 잘하단 하니까 지가 진짜 잘하는 줄 알고 아주 뻑이 가서....
반찬 만들기에 온통 신경을 빼앗긴데다가....
밥은 금방 한 밥이 맛있다고... 최상의 밥상태를 맞추려다가 보면 어떤 날은 반찬 다 만들고 밥을 먹으려고 보면...
오 마이 갓~
밥솥에....그냥 물에 잠긴 생쌀이..... 나 죽었소 하고 잠자고 있을 때도 있어요.

그래서 바쁜 아침 시간...황당하게 반찬으로 배를 채우고 후다닥 나가야 할 때도 있음을 경험한 프리네 가족들...
마트에 가면 가장 먼저 햇반 몇개를 꼭 챙겨요.

이런 실상을 방송에 고발해야겠다고 협박하는 가족도 개중에는 가끔 생겨나요.

아마도..... 반찬마저 없는 밥상을 받아봐야... 아~~~내가 반찬이라도 얻어먹을 걸~~하고 땅을 치고 후회를 해야 할 것 같아요.



프리는 곧 죽어도 폼생폼사로 밥상을 차려요....
하나부터 열까지... 가지런하거나 깔끔하게 차려지지 않으면 몸살이 날 지경이에요.
아마도 줄세우는 것에 한이 맺힌 듯 싶어요...
동그라미는 동그라미대로... 줄 세우고....




네모는 네모대로 각을 잡아 줄을 세워 일렬 종대로 헤쳐 모여 밥상이에요.




이렇게도 세워보고..저렇게도 세워보지만..
늘상 정신없이 가지수가 많은 건 어쩔 수없나 봐요.
2010년에는 정신없는 줄세우기는 하지 말아야지 하고 지금 반성중이지만 또 언제 정신줄을 놓을지 알 수가 없어요.



하도 줄을 세우고 또 세워서... 이런 줄세우기 밥상만 나와도 전 줄 안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을 정도에요.




2009년 밥상을 모아 모아 줄세워 보니 참 많이도 등장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날은 초절정.... 쓰나미간지... 폭풍 간지 좔좔~~
일렬..
이렬...
삼렬...
이렇게 줄을 세우고 또 세우고...
이렇게 줄 지워서... 있는 반찬 없는 반찬 다 꺼내느라 정신줄은 아마도  이리 저리 엉켜서 난리부르스가 났을 거에요.



2009년..두부도 만들어 먹자... 어묵도 믿을 게 못된다..집에서 만들어 먹자.....
만두도 집에서 해 먹는 것이 좋다..해서 간편주의자들의 심기는... 완전 엉망으로 해 놓고~~~









하다 못해 맛소금까지 며칠씩 걸려서 만들어 먹자고 목청껏 소리치느라... 목이 다 쉴 지경이었어요.







그래놓고선... 가끔은..아주 가끔은 치킨을 시켜다 먹고선 알뜰한 척하면서...
남은 치킨으로 샐러드도 만들어서 상에 올리고~




마트 냉동식품코너에서 김말이도 얼렁뚱땅 사다  척하니 밥상에 올리고..식구들이 좋아하네 뭐하네 부풀리기도 하고~



피자집에 가서 피자도 야곰야곰 먹어요.
아마도 남들은 제가 파는 음식이나 인스턴트는 절대로~~네버 안 먹는 줄 알지만...
저도 알고 보면 좋아해요.. 다만.... 자제할 뿐이에요... 몸에 좋은 건 아니니까요.





오늘도 프리는 바빠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바빠요....
이렇게 말하면 하루 종일 밥하고 집안 일만 해서 바쁜 것 같지만
실상을 고발하면 실소를 금치 못할 일도 많아서 바빠요...
그럼 프리의 탐구생활 다음편을 기대해보면서 이만 마쳐요.

2009년... 이 곳 저 곳..요기 조기에서... 참 뻔뻔스럽게 얼굴 들이대고 살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2009년을 정리하면서 프리의 탐구생활 몇 편을 실어볼까 기획중입니다... ㅎㅎ  
그동안 사랑해주신 분들께 대한 서비스라고 생각해서 쓰기는 하는데 이거 엄청 어렵네요...
역시 제가 놀 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ㅠ.ㅠ
애쉴리님...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프리 (free0)

음식 만들기를 참 좋아해요.. 좋은 요리 친구들이 많이 생겼으면 합니다.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Deliny
    '09.12.19 12:33 PM

    잘 보고 갑니다.~ 늘상 부럽고 대단하다고 생각할뿐 ㅋ
    아 가까운데 살았으면 한다니까요 ㅜㅜ

  • 2. 아짐놀이중~
    '09.12.19 12:50 PM

    프리님 음식 솜씨에 저 20대 아닌줄 알았어요.. 어느정도 연륜이 있으신분인줄 혼자 착각했어요~~ 오늘 글보구 알았네요~~ 근데 밥상차림.. 평소에 저렇게 차려 드시나요?? 반찬이 정말 많아요~ 아주 그냥 입이 쩍 벌이지네요~~^^ 한자리 끼고싶습니당..

  • 3. 김명진
    '09.12.19 1:24 PM

    헉 윗님..20 대 아니세요. 주부 경력만 29세 인데...결혼 을 설마...
    ㅋㅋ

  • 4. 하백
    '09.12.19 1:46 PM

    주부경력이 29년차래시자나요......

  • 5. 아짐놀이중~
    '09.12.19 2:09 PM

    아네~~~ 어쩐지... ㅋㅋ 지송해요^^

  • 6. 로이스
    '09.12.19 3:11 PM

    분홍색 체크 식탁보..넘 예쁘네요 ^^
    저도 담에 식탁보 저렇게 해봐야겠어요 ~
    내가 젤 사랑하는 만두 !! 늘..부족한 솜씨로 사먹긴하지만..ㅋ

  • 7. 열무김치
    '09.12.19 11:39 PM

    으하하하 웃겨요, 프리님 ! 저도 밥 좀 주세요~~
    프리님네 집에 초대 받아서 배불리 먹어 보는 것이 소원이랍니당~~

  • 8. HaruHaru
    '09.12.19 11:49 PM

    나이들어가면서 일상의 일들이 지루하고 짜증이 나는 경우가 많은데
    프리님은 좋은 취미(?)로 일상을 대하고 계시는군요.
    가족도 많으신가봐요.
    음식을 준비하시다보면 식탁에 앉아 즐거워 할 가족들이 많이 떠오르시나요?
    가족들이 이런 프리님을 지켜주겠기에 하루하루가 그날 같을수가 있겠구나 생각되는군요.

  • 9. 프리
    '09.12.20 10:26 AM

    모두 모두 댓글달아주셔서 감사해요...
    아짐놀이중님..젊게 봐주셔서 얼마나 고맙던지... ㅎㅎㅎ
    로이스님~ 분홍색..좀 따뜻해보이긴 하죠? 근데 빨랑 싫증이 나더군요...
    열무김치님~ 어디 사시는지요. 가까이 살면 뭐 어려운 일도 아닌 듯 싶은데 너무 큰 기대를 하시면... 절망도 크실 것 같아 그것이 걱정스럽긴 합니다...ㅎㅎ
    HaruHaru님~ 가족은...6명이니 작은 가족은 아니죠? 늘 정성을 다할려고 하지만 매번 그럴 수 없더군요..가끔 꾀가 나기도 하거든요..ㅎㅎ

  • 10. 꽃게
    '09.12.20 10:42 AM

    저도 밥밥밥밥밥 하는 남편과 아들과 어머니 이렇게 살아요.
    이젠 질려서..안하고 싶습니다.
    대놓고 나도 하기싫다하고 남편 시켜먹습니다.
    다행히 남편이 여성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는지 뭐...동참합니다. ㅋㅋㅋㅋㅋ

    줄세우기를 정말 잘못하는 저는 프리님의 줄세우기실력이 부럽기도 하고
    29년차주부가 밥밥밥이 지겨워지지 않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ㅋㅋㅋㅋ
    저는 22년차인데 ~~~~

  • 11. 꿀짱구
    '09.12.20 2:35 PM

    어휴... 저런 식탁이 일상이라면... 정말 저는 우리 식구들한테 감사해야겠어요... ㅠ.ㅠ
    김치, 짠지 두 가지 밑반찬에 국 하나, 그리고 그날의 메인 -_-; 으로 두부부침, 콩나물무침 요정도만 올려줘도 한그릇 뚝딱 먹고 "잘먹었슴다" 하니 말이예요. ㅎㅎ
    저 사진들 보면 잡지 한 권 본 것 같아요. 정말 대단하셔요. ^O^

  • 12. 이층집아짐
    '09.12.20 11:30 PM

    25.7로...어차피 안될거 인심이나 쓰죠 뭐..

  • 13. 간장종지
    '09.12.21 8:36 AM

    여전하신 프리님이십니다.
    근데요.. 제가 좋아하는 반찬이 참 많아요.
    숟가락 들고 앉고 싶어요.

  • 14. 라온제나
    '09.12.21 9:20 AM

    이런 글 재미나요
    울애들도 엄마만 보면 밥 소리쳐요
    근데 반대네요
    밥을 제대로 잘 안해줘서 말입니다 ㅎㅎ

    전 20년차인데 밥이 하기 싫어요
    어떡하죠?...
    그래도 가끔씩 별식 해 주면
    무지 잘 먹습니다...ㅋㅋ..

  • 15. naamoo
    '09.12.21 11:44 AM

    줄서있는 반찬들이랑 치킨 샐러드 접시만 보면 프리님.. 인줄 알아챕니다. ^^..
    실생활에 꼭 와닿는 좋은 레시피와 글들로 많은 도움 받아 , 항상 감사한
    82 쿡. 사부님들중 한분이시랍니다.
    육수맛소금.. 어제 만들었어요. 저는 욕심내서 소금 4컵. 육수 2배로 잡아
    끓여 졸이다가.. 팔 떨어지는 줄 알았다는. ㅠ.ㅠ..
    결국 물기조금 남은 상태로 불에서 내렸구요, 후라이팬 채로 지금 베란다 한켠에서 말리고
    있는 중입니다. .
    천일염을 쓰기는 하지만. 쓸때마다 그 굵은 알갱이와 거친 모습에 . 뭐 다른 방법은
    없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 정말 안성맞춤인 레시피였지요.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 16. 내일의 죠!
    '09.12.21 5:21 PM

    프리님~~~(^ㅁ^)b...쵝오~~~

  • 17. 상록수
    '09.12.24 8:44 AM

    탐구생활, 잼있게 읽었습니다..^^"그리고 "반찬 다 만들고 밥 풀려고 보면 물에 담긴 생쌀이..."에서 제 얘기하는 줄 알았습니다...그래서 제 남편도 마트가면 슬그머니 비상용 햇반을 챙긴답니닷...동지를 만나서 반갑습니당!!

  • 18. 독도사랑
    '11.11.18 6:40 AM

    정말 맛있겠네여 ㅎㅎ 한번 먹어 보고 싶어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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