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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무쇠, 흰빵, 하이디

| 조회수 : 9,012 | 추천수 : 90
작성일 : 2009-09-30 01:14:23
나 저녁을 좀 적게 먹은 것 같아.
아닌데, 너 밥 한 그릇 다 먹었는데.

좀 배가 고픈 것 같은데...
과일 먹었잖아.




...토스트에 땅콩잼 바른 거 먹을래?
(낮게) 예이..



어떡하냐. 흰빵밖에 없다.
괜찮은데.


다 됐다. 준비 좀 해라.
어.

누텔라도 같이 먹지 왜.
알았어.

우유 남았니?
응. 아직 있어.



(나와 보면서) 벌써 다 먹었어?
응.

(피식) 니가 이제 때가 됐나 보다.
무쇠도 씹어 먹는다는 나이가 말야.
난 몰라.


근데 열시 반인데 어떡하냐. 좀 참을 걸 그랬다..
아 괜찮아. 벌써 먹었는데.




야 이것 참...싶게,
게눈 감추듯 한다는 말이 이런 말이구나 싶게,
먹는 소리 하나가 없이 이렇게...싶게,

어제 다르고 오늘 또 다른 아이 얼굴을 흘끗,
벽에 달린 시계 쳐다보듯 바라보다가
아무 이유도 없이 알프스 소녀 하이디를 떠올렸다.  

그건 내가 끄집어 낸 '흰빵'이란 말 때문이다.
식빵, 했다면 절대로 떠오르지 않았을 텐데,
하얀 빵, 이었어도 아마 안 그랬지 싶은데,
솜살빵 닭살빵 다 같았을 텐데,

석 장씩 넉 장씩 갈라 둔 빵쪼가리 몇 장을 보고  
나도 모르게 흰빵, 했더니 떠오른 것이다.
산양유와 흰빵, 그것은 하이디가 진리,
....이니까.



갑작스레 하이디의 흰빵이 궁금하다.
"한덩이" 란 말과 꼭맞던 그 흰빵이.


어이쿠, 열자마자 노래가....esc.


생각보다 제법이다.
꽤 많이, 아니 거의 다 기억난다.


5~9세...
하이디가 그 나이였구나..
그 또래였구나......





녀석은 어릴 때부터 손등이 도톰했다.
이만큼 자라서, 이제는 손이 다 크다.


자는 녀석 손을 악수하듯이 내 손에 꼈다.


무쇠도 씹어 삼킬 때가 된 J 야,
늘 몸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아니 그런데,
너는 좋은 사람 되어라.










* 그림은 모두 구글 이미지 검색으로 찾았습니다.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레이마샤
    '09.9.30 1:43 AM

    저도 늘 식빵의 하얀부분 먹을때...하이디를 떠올려요. 흰빵, 검은빵...ㅎㅎ 그리고 클라라가 치즈를 두조각이나(-.- 두조각이나..라니) 먹었다고 놀라워하던 클라라네집 사람들..

    그 댁의 j 좋은 사람 될거에요..^^

  • 2. 러브미
    '09.9.30 1:47 AM

    아...글 맛나게 잘 읽었습니다.
    저는 그 나이때 통닭 한마리를 늦은밤 다 먹고도 잘 잤답니다^^

  • 3. 쥴라이
    '09.9.30 4:25 AM

    저 제목만 보고 반가워서 클릭했네요.

    하이디에 나오는 흰빵이랑 치즈랑 우유랑.. 어릴때 책읽으면서 얼마나 먹고파했는지....ㅎㅎㅎ

    글고 초원에 집인가에 나오는 생강과자....!! 어떤맛일지 정말궁금했었는데요...^^

  • 4. 랄랄라
    '09.9.30 9:52 AM

    저도 어릴때 항상 궁금했어요.
    둥근 흰빵 맛은 어떤것일까.. 검은빵보다 그렇게 맛있나? 그럼 검은빵 맛은 어떤걸까?
    염소젖도 나왔던 것 같은데. 산양유였나? ㅎㅎ
    다른 사람들도 그랬구나...^^

  • 5. 옥당지
    '09.9.30 10:29 AM

    뉴텔라...나를 살찌우던 것들!! 중의 하나. ^^

  • 6. 김명진
    '09.9.30 11:40 AM

    치즈를 불에 말랑하게 녹여서 얹어 먹는 그 장면에....새록새록 하네요.

    작은 아씨들에서 나오는 크림 딸기....어릴떄 한번 먹어 보는게 소원이었어여.

    앤에 나오는 포도주와 앤이 구웠다던 약든 쿠기

    제레미가 먹고 싶어 했던 돼지감자나 사과 팬케잌 ....

    소공녀의 따끈한 건포도빵.....소공녀가 거지에게 양보하고 겨우 하나 먹었죠..

    등등등...

    뭔가 설레고 궁금 하면서...아련한 느낌이 드네요.

  • 7. 흰빵
    '09.9.30 11:43 AM

    제 닉을 부르셔서 깜짝~! ㅋㅋ

  • 8. 만년초보1
    '09.9.30 2:04 PM

    ㅎㅎ 맞다 맞다. 하이디의 흰빵과 치즈. 아, 갑자기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이에요.
    소녀의 추억을 함께 공유하는 곳, 그래서 82cook이 더 정겨운 듯. ^^

  • 9. blogless
    '09.9.30 2:17 PM

    아, 흰빵 님이 계시군요. 이렇게 누르는 손가락^^;; 많은 데서 제 이름이 제목에 달린 걸 봤다면 저도 깜짝 놀랐을 겁니다. 이것도 연이니 인사나마 드립니다. J 어멈입니다. 점심은 맛있게 드셨는지요. 저는 열무 비빔밥을 먹었습니다. 입가심 하라고 조그맣게 썰어 파인애플 두 조각을 내 주던데 달고 맛있었습니다.

    러브미 님 말씀 듣고 보니까 떠오르는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 한국 오니까 좋은 거 많지. 뭐가 제일 좋더냐." 이건 이번 여름에 돌아왔다는 인사를 드리기만 하면 아이가 받았던 질문입니다. 그런데 녀석의 답변도 어른들 말씀 못지 않게 한결같았습니다. "밤 11시에 치킨 배달되는 거요. 진짜 맛있었어요."

    그런 아이의 말을 흐뭇함의 종지에 푸욱 담갔다 음미하시듯 듣고 계시던 어른들 표정, 그 '아암, 아무렴' 의 표정이란 보는 이를 웃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그런 것이었지요. ^^

    랄랄라 님, 염소젖이 말하자면 산양유입니다. 저는 흰빵에서 겨우 하이디를 떠올렸는데, 김명진 님, 쥴리아님도 그러시고 랄랄라 님도 기억력 참 좋으시네요. 저는 검은빵도 흐릿합니다(초원의 집 생강 과자는 발견 수준입니다. 작은 아씨들에 나온 크림 딸기는 어렴풋합니다만...^^).

    옥당지 님, 아마 누텔라 측근들은 왜 우리한테 트집이냐고 할지도 모릅니다. 저지방이나 무지방 우유에 누텔라 바른 호밀빵 한 두 쪽, 거기에 당도 낮은 과일 몇 쪽이면 우수한 아침 식사인데 왜 그러냐고요. 맞는 말은 맞는 말입니다만, 저게 어디 그렇게만 먹고 둘만 해야 말이죠. ^^

    이것도 갑자기 생각이 나는데, 저는 언제더라...누텔라의 재료인 헤이즐넛이 도깨비와 혹부리 할아버지에 나오는 개암나무의 그 개암열매란 걸 알고 정말 상당히 '깨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또르르 구르던 개암하고 누텔라나 커피향의 그 헤이즐넛하고 같다니, 왜 그게 묘하게 황당하고 어이없던 것인지 웃긴다 싶으면서도 이상했지요.

  • 10. blogless
    '09.9.30 2:29 PM

    그레이마샤 님, 저희 집 J 는 요즘 들어 불쑥불쑥 '나 섹시하지' '나 섹시하다' 소릴 합니다. 말하는 쪽이 어설프다 보니, 듣는 저희도 웃기지도 않는 분위깁니다. '웃기고 있네. 얌마, 너 섹시한 게 뭔데' 쯤이야 예상질문이었겠건만, 녀석은 아버지 말씀을 어려워하거나 삼가는 기색 없이 자신은 그저 섹시할 따름이니 어찌하리오 식으로 뻔뻔할 따름입니다.

    처음에는 아무런 이유 없이 흰빵이란 말에서 하이디가 생각났고, 시간이 남아 찾아 보기까지 했습니다만, 그 때의 그 요를레이가 흘러나오고, 그 때 그 시절의 하이디를 보게 되니까, 그때야 아무 것도 모르고 봤습니다만, 지금이 되어 어제 그 순간에 5세에서 9세쯤으로 적힌 하이디의 나이를 보고 있자니까, 마음이 아팠습니다.

    몸으로만 보자면 다 큰 어른 같은 녀석의 잠든 모습을 보다가, 깔린 이불을 끄집어 올려 덮어주려다가 저도 모르게 손을 잡고 싶어졌지 뭡니까. 아직 어리니 아들딸 구분이 어디 있으려고요. 이런 세상에 모두 조심해얄 밖에요.

    그래, 섹시해서 나쁠 거야 있겠니, 엄마도 내 아들이 섹시하면 진짜 좋겠다, 그런데 말이다...너한테 말도 못하고 이 마음을 어떡해야 하겠니. 하이디에 겹쳐오던 어떤 아이 생각을 하니 마음이 괴롭고 아프다..했습니다. 저희 집 녀석 좋은 사람 되리라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거 적고 있는데 나타나신 만년초보 님..만년초보와 알프스 소녀 하이디는 어쩐지 그럴듯합니다. 핑계 삼아 하이디 그림 몇 장을 추가하는데, 이거 뭐시기 법에 저촉됩니까. ^^;;;)

  • 11. 열무김치
    '09.9.30 5:27 PM

    알프스 소녀 하이디 ^^
    저도 염소 우유인가 ? 산양 우유인가가 너무 먹어 보고 싶어서 엄마를 막 졸랐던 ㅋㅋㅋ

    우리 엄니, 전지분유를 물에 따뜻하게 개어서 주셨어요.
    그것 마시고 " 진짜~ 맛있다" 했던 기억이 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저는 "흰빵" 하면 나폴레옹 생각이 ㅋㅋㅋ
    흰빵을 검은빵 가지고 온 가난한 학생과 바꿔 먹었다는 위인전 얘기...
    그 위인전 그림도 생각나요. 흰빵 한 덩이 옆 검은 빵 한 덩이 ㅋㅋㅋ

  • 12. 소박한 밥상
    '09.9.30 6:06 PM

    blogless 님의 문장체에서
    설명이 차분하고 긴 듯한 산문체여서 제 글 스타일과 비슷 ?? 하며 갸웃거렸다면
    실례겠지요 ???? ^ ^

  • 13. onion
    '09.9.30 6:18 PM

    저는 어린시절 그 책을 읽으면서
    막연하게 치즈란 달콤한걸거야~~하고 생각했습니다.
    막상 처음으로 치즈를 먹었을때...이런. 이 맛이 아닌데. 이걸 삼켜, 말아? 고민했었지요.
    흰 빵을 그토록 갈망하던 시대를 거쳐
    오히려 거무튀튀한 곡물빵이 우대받는 시절을 살고있는 지금의 저는
    과연 하이디보다.... 행복한 걸까요?

  • 14. 다아시부인
    '09.9.30 6:26 PM

    국민학교 시절 우리집 세계전집은 하이디와 빨간머리 앤, 작은 아씨들 등등의 옆 면이 까맸어요. 오빠가 보던 서유기와 함께..
    제가 상상하던 흰빵은 자그맣고 둥근 빵이었는데. 호빵을 봐서인지 웬지 둥글동글 포송포송한 빵일 것 같았어요. 마흔 넘은 지금도 흰 빵을 보면 하이디가 떠오르는데, 같은 감성을 가진 분들이 많네요.

  • 15. 피어나
    '09.10.1 6:06 AM

    히히...
    전 장터에 글 올리셨을 때부터 눈팅하고 있었습니다. 동작이 늦어서 암껏도 못 건졌지만요.
    키톡에서도 뵙게 되니 반갑습니다.^^

  • 16. blogless
    '09.10.1 10:02 AM

    어린 열무랑 열무 엄마, 그리고 산양 우유 얘기는 열무네 추억으로 끝내기 아깝네요. 짧은 동화같아요. 참 귀여운 우리 열무, 열무 어딨니...불러 보고 싶은 마음이고 말이죠. 나폴레옹 위인전 이야기 재밌습니다.^^

    소박한 밥상 님, 지금 저랑 엮자시는 거지요. 전 조오습니다!

    onion 님, 그러게 말입니다. 왜 똑바로들 그려내지 못해가지고서는 어린 저희가 달콤할 줄 알았던 치즈의 시큼함에 목이 다 메이게 했단 말입니까. 저는 저대로 치즈 처음 봤을 때 현란하고 촌스러운 색깔에 무척 실망했습니다. 보고 상상했던 치즈는 한없이 부드럽고 폭사근한, 자연에 가까운 그런 것이었는데, 제가 실제로 본 치즈는 벽돌 무더기에 갖다 쌓아 놔도 괜찮을 것만 같이 딱딱하고 건조하고, 인공적인 그런 것이었지 뭡니까. .....하이디보다 나는 더 행복한가...는 저도 답이 궁한데, 흰빵 한덩이씩 놓고 각자 한 번 뜯어 먹어볼까요.

    다아시부인 님, 그거슨 다아시 부인이란 닉에서 이미 설명 끝난 것, 아니겠슴까. ^^

    피어나 님. 키친 쪽은 허름하지만 토크 쪽으로다가 어떻게 근근이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누가 알겠습니까. 반가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피오나, 피요나는 봤어도 피어나는 처음이라 정말 유쾌했습니다. 아침은 드셨는지요? 저는 찐감자에 우유, 과일과 삶은 계란 그리고 토스트 한 장을 먹고 나왔습니다. 오늘도 "피어나"는 하루 꽉 채워 보내십시오. ^^

  • 17. Gyuna
    '09.10.6 9:12 PM

    저는 소공녀의 흰빵. 검은빵 생각했었는데...ㅋ
    진짜 함 먹어 보고 싶었죠... 옆집 인도 아저씨가 가끔 주지 않으셨나.. ? 울 가엾은 소공녀 새라한테요... 너무 어린맘에도 안됐어서...흑빵...시로...;;

  • 18. blogless
    '09.10.16 2:33 PM

    Gyuna 님께서 한 차원을 더 넓혀 주셨군요! 소공녀 새라라니, 생각도 못 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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