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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땡 땡 이

| 조회수 : 5,844 | 추천수 : 62
작성일 : 2009-08-31 17:07:37
사실 저에게는..불치의 병이 있어요..
비공식적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진단(?)받았는데요..

성인 ADHD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랄까요..-.-;
현실도피성 꼬물딱 증후근이랄까요..

학교다닐때부터..시험공부 시작하려면..책상정리부터 해야하는..
안쓰던 연필까지 다 깍고, 서랍의 묵은 때까지 다 닦고나면..
너무 피곤해져서 공부못하고 자야하는..그런 학생을 아시는지..

다음주에 중요한 시험이 있는데요,,
도무지 집중을 못하고 5분마다 냉장고 문을 열었다 닫았다가..
매직블럭으로 싱크대 묵은 때를 문지르고 있다가..
면봉과 이쑤시개로 압력밥솥 구석구석을 문지르고 있으려니..
책상에 앉아있을 틈이 없어요.ㅠ.ㅠ

남편이 공부하자고 어르고 달래도..
시험이 코앞에 닥치면.. 밥 해먹을 시간이 없을것같다는 핑계로
부엌으로 도망쳐서 나올 생각을 안하고 있다는..

편수라는 여름만두가 있잖아요.
버섯과 호박을 넣어서 만든 차갑고 담백한 만두요
여름에 올때부터..올 여름엔 한번 만들어봐야지 별렀는데..
왜!왜!왜! 여름도 지나가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이 시점에서 (담주가 시험인 이 시점에서 )
기필코! 반드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걸까요..ㅠ.ㅠ


그래서 만들었었잖아요..
표고버섯을 가늘게 채썰어 간장참기름마늘 양념해서 물기없이 볶고
애호박도 채썰어 소금뿌려 물기 쪼옥 짜서 센불에 볶고
돼지고기 조금, 두부으깨서 소금, 간장, 후추 넣고 속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속을 다 만들고 나니..만두피도 없고..
만두피를 사러나가거나,, 부엌에서 벌려놓고 만두빚고 있으면
또 딴짓하는거 남편이 눈치 챌 것 같아서..^^;;

어디선가 본 것같은..굴림만두(누드만두?)를 만들기로 결심하구
얼렁얼렁 완자를 둥글려서 녹말가루+밀가루 섞은 것에 두세번 두텁게 굴려줬어요
아무래도 물기가 좀 있어서 금방 가루를 흡수해서..
한 세번은 굴려준 것 같아요.

후다닥 정리하고 시치미 떼느라 사진은 과정 사진은 없어요 흐흐..
만두가 익으면 어떻게 될까 너무 궁금해서
먹다남은 아욱된장국에 넣어봤는데..쨘.



진짜 이렇게 만두처럼 되네요 ^^
투명하게 얇실한 피가 딤섬같기도 하고요..
얇은 만두피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너무 만족스러웠답니다..

담엔 떡도 넣고 고깃 국물 우려서 제대로 만두국 끓여 먹어보려구요
향긋한 표고버섯과 달달한 애호박맛이 제대로 나서 참 맛났어요.

다음엔.. 더욱 담백하게 새우살을 다져서 만들까해요.
(그 다음이 이번주가 아니어야 할텐데말여욧. -.-;)

이거먹구..열심히 공부하려고 했는데..
이번엔 남편이 빙수먹으러 가자고..

아냐아냐..공부해야지 어딜 나가.. 그 시간에 공부해야지..단호하게 말했는데..했는데..

잠시후 부엌에서 얼음가는 소리가 요란했다는...



봄엔 살랑살랑 봄나들이해야해서 놀면서 지나가고
여름엔 너무 더워서 책도 못펴보고..
더위 좀 꺽이고 시원한 바람이 부니..이제 또 엉덩이가 들썩여서 못 앉아있네요

그래서 제목이 그래요.
쥔장이 땡땡이치고 만든 땡땡이쟁반위의 땡땡이 만두들..
(이번에도 남편께서 하사해주신 제목이라우..-.-)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순덕이엄마
    '09.8.31 5:37 PM

    그냥 공부 하지 마세요.........................
    .................................. ㅡㅡ;;;;;;;;;;;후다락 =3=3=3

  • 2. minthe
    '09.8.31 5:43 PM

    저 만두는 한입 꼬 옥!! 먹어보고 싶게 생긴 정말 먹음직스러운 아이들이네요

  • 3. 노티
    '09.8.31 5:44 PM

    저요저요..
    손 번쩍 들게 되네요..

    저도 그래요..
    책상 깨끗이 치워놓고..
    책 가지런히 펴놓고..

    책상에 내려가서 이불깔고 잔다는...ㅋㅋㅋ

  • 4. 순덕이엄마
    '09.8.31 5:54 PM

    ㅎㅎ 사실 저도 ............. 비슷한 증후군..ㅠㅠ
    그래도 깨끗하게 치우고 닦고는 좀 낫지요.
    몰 하려다가 딴짓을 하긴 하는데 더 어질러지고...

    위에 리플은 짖궂게 달았지만 시험... 아마..잘 치른다에 지금 제 전재산 680원 겁니다!^^

  • 5. 저요저요
    '09.8.31 6:00 PM

    ㅋㅋ 순덕어머니..
    회사사람들도 그래요.. 문제지 복사할 시간에 공부나 하라고..
    제가 늘 회사에서 점심시간에 문제지 복사만 하거든요 ㅎㅎㅎ
    집게로 가지런히 꽂아서 쌓아놓기만..
    그래도 학교다닐때처럼 강압적으로 시키면 하겠는데..
    저에겐 자유가 발전에 더 장애물이 되는듯 ㅠ.ㅠ

    minthe님..
    맛났어요. 속이 꽉 찬 만두랄까요.
    그나저나 이제 그만 삐뚤어지고.. 벼락치기에 돌입해야할텐데 걱정여용

    노티님..
    ㅎㅎ 어제도 책상 싸악 치우고.. 스팀 한판 돌리고 남편에게
    '그럼 내일부터 하면 되겠다' 하고 자러 갔다는..쿨럭..

  • 6. 메이루오
    '09.8.31 6:02 PM - 삭제된댓글

    그래봤자 6.2%

  • 7. 프리
    '09.8.31 6:05 PM

    저요저요님..글 너무 재미있어요^^
    남편분도... 그러시구요..

    두분 생활이 웃음 만땅일 것 같아서 제 마음도 흐뭇합니다.
    좋은 시간 많이 보내세요.

  • 8. 생명수
    '09.8.31 6:54 PM

    그니까요. 최후의 일각까지 나댈 겁니다. 어제도 여기저기서 아닌 척하면서 들쑤시는 꼬라지 보노라니, 그러려니 하면서도 은근 열받대요. 돈 몇만원에 양심을 팔아먹은 개종자들... 무시합니다만, 뒷맛이 쓴 건 어쩔 수 없네요. 후니 정치생명도 종쳐주고 알바들 코도 납작하게 해주는 결과로 끝날 것을 믿어야지요.
    알바들 정산, 투표함 열면 해주고 아니면 안해줬음 좋겠어요. 이른바 성과급! ㅋㅋㅋㅋ

  • 9. 여인2
    '09.8.31 7:26 PM

    만두 정말 이뻐요~ 동글동글~ 저도 만들어봐야겠어요~^^

  • 10. 저요저요
    '09.8.31 7:56 PM

    메이루오님
    근데..만두피를 이용안한다구해서..아주 많이..
    손이 덜 가는 건 아닌것 같아요 ㅎㅎㅎ
    만두피에 속 넣고 빚는건 사실, 쉽지않나요,,준비하는 과정이 번거로운거지..^^
    저것들도 나름 빚어줘야해서 말이죠.

    프리님.
    어머나,, 원조 닭살부부는 프리님 이시잖아요 ㅎㅎㅎ
    저는 점점 남편에게 쥐어살게 된다는...-.-;
    왜케 나이가 들수록 사람이 헐렝해지고 실수 투성이가 되는지..
    항상 저만 지적당해요. 흑흑

    생명수님..
    주방이라는 도피처가 직업이 되셨네요. ^^
    땡땡이 치세요!! 그래야 부주방장 실력도 높아지고 그러는거 아닐까요?
    (혼자 비뚤어지기 억울한 1인..)

    여인2님
    왠지 닉네임 앞에 '지나가는' 이라고 붙여야할것같은데..ㅎㅎ
    저는 만두 껍데기(?)를 별로 안좋아하구요..껍질하고 속이 분리되는것도 싫은데
    이렇게 만드니까 혼연일체되어 좋더라구요.
    아이들도 좋아할 것 같구요.
    주말엔 조랭이 떡국 넣어서 완전 동굴동굴 떙땡이로 만들어보려고욧.

  • 11. 수원댁
    '09.9.1 10:23 AM

    그렇게 하기 싫은 집안일이 과제할일이 있으면 백만년 묵은 배란다 청소가 하고싶은 1인 여기서 또 숙제하기 싫어 빵만들고 있지요 ㅎㅎ

  • 12. 나무
    '09.9.1 12:41 PM

    저도 요즘 만두가 먹고싶어서,, 몸서리가 쳐져요..ㅋㅋ
    그래서 굴림만두 머리속으로,, 생각만하고,,
    어제 동네 만두집가서 아쉬운대로 만두 먹고왔는데
    저요님 글보니,,
    정말 만두 빚고 싶네요..

    [여름엔 너무 더워서 책도 못펴보고..
    더위 좀 꺽이고 시원한 바람이 부니..이제 또 엉덩이가 들썩여서 못 앉아있네요]
    요 대목 완전 동감입니다..ㅋㅋ

    한달에 한권씩 책 읽고 토론하는 모임을 하는데
    이번달은 [책 안 읽고 오면 술사기임다]라고 문자가 왔네요..
    조만간 술샀다는 댓글이 달릴듯 해요..ㅋㅋ
    근데 제가 만들면 저렇게 이뿌지 않을거 같아요..^^

  • 13. 쪼매난이쁘니
    '09.9.2 8:09 AM

    꺄악~ 저 만두 넘 맛있겠어요! 저희집에 만두귀신도 완전 사랑할 것 같은 느낌이 팍팍와요.

    저도 공부한지 하도 오래되어서 이젠 책 좀 읽으려고 해도 딴생각이 백번 들어서 죽겠어요.ㅠㅠ

  • 14. 저요저요
    '09.9.2 11:00 AM

    수원댁님..
    저는 명절때도 만두안빚는 집안의 녀자여요 ㅎㅎ
    왜 꼭 만두를 빚어야하는지..흑

    나무님..
    저도 평소엔 가지런하고 이쁘게 만드는거랑 거리가 먼 사람인데요..
    정성을 다해 시간을 들여 동그랗게 빚었잖아요 -.-;

    쪼매난이쁘니님..
    글쎄요. 만두좋아하시면 이건 안좋아하실수도 있지않을까요? ㅎㅎ
    만두라기 보다는 완자에 가까운 느낌이라서요,,
    공부한지 오래되어서 집중을 못하겠는건지.. 나이가 들어서 -.-; 집중을 못하는건지..
    아직 결론을 내리진 못했어요 흑

  • 15. 열무김치
    '09.9.2 7:46 PM

    어마마...그것이 질병이었군요....
    새벽까지 책상 앞 창문 틈에 낀 먼지까지 치우고 나면 공부를 시작할 수 있으리라..
    (저도 넋나간 늙은 학생)

    호박 버섯 편수 전환 만두가 정말 맛있어 보여요.
    제 입도 만두피 얇은 것을 최고로 쳐요!
    조용 조용 별로 부스럭 거리지 않고 만들 수 있을까요 ?
    -- 들키면 잔소리 대마왕에게 취조 당하므로
    (밀가루 바닥에 쏟지만 않으면 ㅋㅋㅋ 잘 될 것 같아요 ! ) -- 벌써 호박 꺼냈어요 히히히

  • 16. 저요저요
    '09.9.2 11:56 PM

    열무김치님..
    그 질병이 혹시 성인병의 일종일까요..-.-;;
    저도 왕년엔 연필에 침 좀 묻혀본 학생이었는데
    지금은 헛헛헛....

    호박꺼내셨군요! 시작이 반이여욧
    얼렁얼렁 굴리셔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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