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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청국장 저녁

| 조회수 : 6,377 | 추천수 : 33
작성일 : 2006-03-11 13:01:25
오늘은 처음으로 정말 봄날씨 같았습니다.
다른사람들은 어쩐지 모르지만 저는 봄이 되면 마음의 몸살을 앓는듯합니다.
오늘은 아이를 낮잠 재워 놓고 혼자서 잠깐 동네산책을 했는데
온타리오호수에서 불어오는바람이 확연히 포근하고 긴머리를
광녀마냥 휘날리게 하더군요. (포근한 날씨가 고마워서리 '광녀' 되주었습니당^^;;)
걸으면서 내내 경복궁 향원정 주위를 남편하고 분위기 잡으면서 걷다가 자판기 커피 빼먹으면 쥑이겠다.
라든가 ...교보문고는 아직도 있나?
종각으로 인사동으로 싸돌아댕기다가 멋진 찻칩에서 고즈넉히 차를 한잔 마셔주어도 환상이겠고..
뭐 주로 먹는생각만 하는군요.^^;;
암튼간에 돌아와서 청국장 찌개하고 가지나물 조물 조물 무쳐서 맛나게 저녁 먹었습니다.
컴퓨터스크린 에 코박고 열심히 일하던 남편 .
갑자기 부엌으로 물마시러오는척!하면서 은근히 묻습니다.
" 오늘은 된장찌개 냄새가 유난히 강한걸? 거의 '스틸턴치즈냄새'같애"
그래서 저는 "흠,이 찌개는 청국장이라는거야.전에도 내가 몇번 해주었잖어.
블루치즈보다는 냄새가 양반이잖아 ? ^___^"
드디어 저녁식사시간.
저희 딸래미는 김치~ 김치~하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밥을먹고 ..
오랜만에 먹는 청국장 찌개라 (있는재료만 넣었지만 냉동된시금치 조금 김치 조금 두부..기타등등)
반갑게 밥에 비벼서 맛나게 저녁먹었습니다.
한국음식을 아주좋아하는 저희남편 눈색깔이 다르고 외형이 다르지만 이렇게
찌개에 김치, 가지나물 이있는 밥상을 같이하고 김치 한점을 집어먹으면서
"Right now Kimchi is prime !(김치 잘익었다~뭐 이런느낌이지요)"
뭐이런 평을 듣고 있노라면 내가 한국사람이랑 사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점심때 된장찌개나 시래기국 같은것을 끓여먹을때면 아래층의 가족병원사무실에서
음식냄새난다고 뭐랄까봐 은근히 신경이 쓰였는데
엇그제는 병원의 리셉션을 보는 Anna 아줌마가 "요즘에 된장찌개 자주 끓여먹지?"
저는 놀래서 "냄새 많이 나여@_@?"
하니 아줌마말씀이 "Dr. Bill이 점심때만 되면 윗층에서 내려오는 맛있는냄새때문에 죽겠다고"
저는 그저 이런반응이 반갑게 고맙습니다.  
김치냄새나 된장찌개 냄새덕에 경찰이 집을 방문하고 뭐 이런 호러스토리를 많이 들은터라.
..........

이아주머니의 딸래미는 영어선생인데 한국에 3년간 영어를 가르쳤었답니다.
그래서 이아줌마는 김치 너무 좋아하고 된장찌개 너무좋아하시지요 .
그래서 얼마전 김치 담근것 한병 드리고..
(저는 이래저래 일만 늡니당-_-;;)

요즘은 남편의 사촌들에게도 한국음식 바람이 불어..
얼마전에는 시댁족의 사촌하고 같이 김치를 담그었지요.
김치배추를 쪼개는것부터 절이고 찹쌀풀을쑤고 하는것을 보여주는데 ..저는 아주 신바람이 나더군요.
남의나라서 외국인 남편이랑 살면서 우리음식을 좋아하는 이나라사람을 만나면 왜그리 좋은지.
제가 뭐 나라를 유별나게 사랑하는 애국자라서가 아니라 영양이 풍부하고
몸에 좋은 음식을 같이 나누어먹을수있다는것에
그리고 음식을 통해서 내가 나고 자란 고마운 어머니나라를 알리는것에 깊은행복을 느낍니다.
그나저나 봄바람이 불면 연분홍 치마를휘날리며 천변에서서 육자배기라도
한바탕 불러제껴야 할것같은 저의 봄향수병이 드디어 시작된듯합니다.
맛난 코리코리한 우리찌개 많이 많이 만들어먹으면서 올해도 씩씩하게 버티겠습니다.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꽁쥬
    '06.3.11 1:30 PM

    ㅎㅎ 괜히 애국자 한분을 잘 아는것같고~ 제 기분이 덩달아 좋아지네요^^ 너무 멋지세요~~

  • 2. marc
    '06.3.11 2:35 PM

    아직도 있습니다. 교보문고. 언제 한국 오시면 광화문 인사동 교보문고 같이 돌아다니면서 차라도 한 잔 대접하고 싶습니다.

    저는 봄이 올 때마다 학교에 있던 벚나무들이 너무너무 그리워요. 벚꽃 떨어지던 길을 따라 미대 음대 지나서 수업 가던 생각만 하면 지금도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 3. 그린
    '06.3.11 2:54 PM

    ㅎㅎ 저도 향원정이랑 교보문고 잘 있다는 보고드리려했더니
    이미 marc님이 답글 달아주셨네요.
    한국 오시게되면 정말 꼭 뵙고싶네요.^^

  • 4. 정미라
    '06.3.11 4:39 PM - 삭제된댓글

    청국장 사진을 보니 갑자기 허기가.. ^^;;
    글솜씨도 예사롭지 않으세요.. ㅎ

  • 5. 오렌지피코
    '06.3.11 5:27 PM

    분명히 교보문고는 그대로 있는것이 확실한데, 얼마전에 서울 갔다가 그 여행사 많던 광교 길이 없어진것을 보고 충격 먹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청계천 복원으로 서울 지도가 아예 바뀐것이 낯설어 서울서 딱 두시간 거리에 살고있는 사람도 정신을 못차리게 합니다.
    ...저두 서울이 그리워요~~ ㅜ.ㅜ

  • 6. heislee
    '06.3.11 5:34 PM

    ㅋㅋ 코리코리한 냄새.... 그래서 코리아...지요^^

  • 7. onion
    '06.3.11 6:33 PM

    오랫만에 뵙습니다. 잘 지내고 계시는듯...
    여기서도 피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청국장을 거기서 드시다니 정말 뿌듯합니다.

  • 8. 홍차
    '06.3.11 9:43 PM

    어쩜 그리도 글을 잘 쓰세요! 늘 한국말을 쓰구계신것 같아요. 막상 서울에선 그리 낭만적으로 보내질 못합니다만, 글을 읽으니 저도 교보문고쪽으로 산책하고 싶어집니다. 아 참 청계천 복원 되서 (교보문고옆에서 시작됩니다)시청쪽 넘 멋집니다. 잔디밭이랑 야외스케이트장도 밤에는 멋지다죠! 한 번 서울 오세요! 미루랑 캐나다아자씨두요^^*

  • 9. 그린
    '06.3.11 10:26 PM

    홍차님~~
    언제 한 번 시간 내어보시죠.
    tazo님 오시기 전에 저랑 미리 답사 좀 해 두게요.^^

  • 10. 에드
    '06.3.11 10:35 PM

    tazo님 글을 읽으면 뭐랄까, 살짝 고즈넉한 기분이 들어요.
    맘 속에 작은 연못이 있는 tazo님만의 정원을 가꾸고 사시는 분 같은 느낌... 그리운 생각도 들고요.
    예쁜 아가, 미루는 어찌 크고 있는지도 궁금하네요... ^^

  • 11. tazo
    '06.3.12 1:36 AM

    남편의 컴퓨터에 잠간씩 낑겨서 글을 올리는지라 답글 한번 제대로 달지못해 언제나 민망합니다만.언제나 고맙게 읽고있습니다.
    꼭 변명을 한번은 하고 싶었어유~~^^;;
    꽁쥬님 저 애국자 절대아니라니깐요^^;;
    marc님,그린님.말씀만이라도 얼마나 가슴이 따뜻해지는모릅니다.
    고맙습니다.
    코리코리한냄새 그래서 코리아 하하 재미있네요.
    홍차님 항상 한국말은 맘속으로 하지요.근데 말은 영어로하구요.
    근데 생각이 지나치다보면 한국말을해놓고 남편에게 대답을 기다리고 있기도해요.그럼 저희남편은 "에이~ 지금한국말 하고있어 난 무슨소리인지 하나도 못알아먹어요~~"이러는경우도 많답니다.ㅎㅎㅎ
    얼마전에는 전도연이 나오는 인어공주라는영화를혼자보고서는 그걸 설명해주는데 분면히 '머메이드' 라고 그랬던것같은데 제가 "이너~고옹~쥬~"
    뭐 이러면서 한국말은 아주 느끼하게 굴려 이야기해놓고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아아 제가 답글을 한번 쓰니 주야장창 길어지는군요.-__-;;;

    오렌지피코님 아니 광교길이 없어졌어요? 참 서운하네요 갑자기 콧등이 시큰하려고....
    에드님 저희 미루는 김치광이 되어 열심히 김치냄새 폴폴 피우면서 뛰어당기고 있습니다^^;;
    답글주신 모든분들 고맙습니다. 좋은 주말 보네세요~~

  • 12. 시골아낙
    '06.3.12 4:31 PM

    그렇군요.....청국장이나 된장을 여기서 먹으면 당연한가 싶은데 또 거기서 드시는 걸 뵈니
    왠지 마음이 찡한 그 무엇이 느껴집니다.
    저희 시누님께서도 외국에 계시는데 종종 여기의 김치가 그립다고...그리고 엄마의 된장이
    그립다고 하네요.
    그리운 고향소식..지금은 장 담그는 계절입니다.
    옆에 같이 사시는 분께 지금은 한국의 장 담그는 계절이라고 청국장과는 다를지만 우리의 전통음식이라고....시골아낙이 글 올려드립니다.

  • 13. 경빈마마
    '06.3.13 1:10 AM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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