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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춥고 햇살좋은 오후, 감기 때문에

| 조회수 : 10,385 | 추천수 : 4
작성일 : 2013-03-05 16:28:43

H씨, “K 감기가 심하데요?”

 

나, “왜요? 어젠 멀쩡했잖아, 옷 좀 두껍게 입고 다니라고 하지…….”

 

심상하게 대답하고 돌아서는데, H씨 “이리 와 봐요.”하고 부른다.

“기숙사가 그렇게 따뜻하지는 않나 봐, 첫날부터 침대매트가 차갑다고 했어, 2층이잖아. 그래서 두꺼운 매트커버라도 가져다주려고. 서울 갈 일 없어요?” 라고 묻는다.

 

“가는 거야, 내일 약속이 있긴 한데. 저 이불을 들고 시내 들어갈 수가 있나 버스탈건데. 게다가 K가 이불 가져왔다고 반길지도 알 수 없고…….”

어미와 아비의 차이쯤 될까? 아이 잠자리가 추울까 어떻게든 이불부터 챙겨주려는 어미와 가져가는 방법과 아이가 반길지 여부 따위를 빠르게 계산해서 번거로움을 피해보려는 애비의 속셈이 부딪친 경우일까.

 

“차 가져가면 안 돼요?”

“퇴근시간에 서울을 차 가지고 들어가라고?”

“하긴 그러네, 그렇다고 버스타고 저걸 들고 가긴 힘들지.”

“꼭 가야 한다면, 못 가져 갈 거야 없지만 지가 알아서 하라고 해. 감기 걸렸으면 알아서 병원가든가 옷이든 이불이든 가지러 집에 오든가 하겠지. 이제 다 컸잖아!!!”

“아~ 쫌! 그러지 말고! 아픈 애한테 꼭! 내가 알아서 할 게. 내일 안 되면 수요일에라도 갔다 와야지.”

 

이런 얘기가 오갔던 어제 저녁이었다.

오늘 오후 “감기는 어때? 점심은 먹었어?” 문자 보냈지만, 수업중인지 아직 답이 없다. 어쩌나……. ‘좀 일찍 퇴근해서 갔다 와야 하나? 그냥 놔둘까?’ 생각만 많아진다. 동전이라도 던져야겠다.

 



 

바람 불고 괜히 움츠려들던 어느 날, 냉장고 뒤져 떡, 시판만두, 버섯 있기에 끓인 떡만두국과 김치 그리고 절임깻잎무침.

 

작년 여름 처치곤란으로 자라던 깻잎을 소금에 절였었다. 겨울 들어 간간히 절인 깻잎 꺼내 물에 잠시 담갔다가 무쳐도 먹고 볶아도 먹고 물기만 꼭 짜내 쌈으로도 먹는다. 사진은 고추장 약간과 유자청으로 무쳤다.

 



 

뜨끈한 들깨감자수제비에 연근초절임, 콩햄

대충 띄운 수제비 모양이 손가락보다 두껍게 보인다. 해도 좋은데 왜 이리 춥게 느껴지는지. 모두 감기 조심하시라.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맑은숲
    '13.3.5 4:52 PM - 삭제된댓글

    핑크빛 고운 연근보고 얼른 검색해 보니 비트로 색을 내는 건가봐요.
    덕분에 한가지 배워갑니다. 저도 손님상에 한번 내보고싶네요.^^.
    떡국, 깻잎절임 다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네요. 맛있것...

  • 오후에
    '13.3.6 9:12 AM

    연근은 보기보는 좋은데 식감 때문에 최대한 얇게 썰어야 합니다.
    아예 슬라이스채로 써는 것도 방법일듯합니다.
    저는 대충 칼로 썰었던거라 어떤건 먹을 만했고 어떤건 식감이 별로... ㅎㅎ 좋은 하루보내시길

  • 2. 치로
    '13.3.5 5:25 PM

    아 정말 그집밥 너무 맛있겠네요. 댓글을 안 달수가 없네요..기냥...ㅠㅠ
    그리고 님도 감기 조심하세요.
    전 감기엔 잘 안걸리는 편이에요. 하지만 조심할께요.

  • 오후에
    '13.3.6 9:15 AM

    저도 감기 잘 안걸리는 편입니다. ㅋ ---> 이 말 쓰는데 갑자기 코가 훌쩍거려지네요.. ㅠ.ㅠ

    모두 감기 조심합시다~~~~

  • 3. 향기로운
    '13.3.5 8:42 PM

    안녕하시죠~^^
    저 아시지요?
    늘 바쁘게 사시네요
    좀전에 저녁먹고 배를 안고 앉았는데도
    들깨수제비 먹고 싶어요...

  • 오후에
    '13.3.6 9:26 AM

    뉘시온지??? 힌트라도 주셔야..... 죄송!

    여기서 절 아시는 듯한 분을 뵈니 세상 참 좁네 싶고 반갑긴한데...

    제가 더 궁금해지네요. 혹시 들깨수제비와 관계가 있나요?

    아 궁금한 마음에 인사도 못드렸네요. 전 요즘 한가해진편입니다.
    뉘신지 뙇하고 못 알아봐서 다시한번 죄송합니다.^^* 잘지내시지요???

  • 4. 18층여자
    '13.3.5 10:20 PM

    기숙사.
    대학때 2년동안 기숙사에 있었는데요
    제가 이래뵈도 입학성적이 아주 좋았더랬어요
    그래서 배정받은 3층방.
    보일러가 3~2~1층 순으로 돌았거든요
    2학년에는 1층방 배정받았어요
    ^^열심히 논 결과로.
    말년병장 깔깔이 안벗듯 파카를 몸에 붙이고 살았답니다.

    3학년때는 자취...앗! 여기까지.

  • 오후에
    '13.3.6 9:29 AM

    아니 성적순으로 방을 배정하다니.... 따뜻함은 성적순이었군요!! ㅎㅎ

    K는 층수가 문제가 아니라 침대가 이층이라 요즘처럼 난방 많이 안하는 때는 온기가 천장까지 안올라오는게 문제인거 같아요.

  • 5. 게으른농부
    '13.3.5 10:21 PM

    요즘 뭔가 부족하다 싶었더니 그게 수제비였나봐요.
    잠자리에 들 시간인데 사진을 보니 허기가 드네요. ^ ^

  • 오후에
    '13.3.6 9:32 AM

    수제비가 본래 좀 부족한 음식이죠.. 부족할 때 먹는.. ㅋ

    잠자리에 들 시간은 그래도 허기를 참으소서... 허벅지 찔러서라도.. ^^*

  • 6. 밥퍼
    '13.3.6 10:05 AM

    음식들이 땟깔이 완전 다르네요... 맛있어보여요 특히 깻잎은 먹어보고 싶은 색깔이네요

  • 오후에
    '13.3.6 4:46 PM

    깻잎 색깔이 참하죠? ㅎㅎ

  • 7. J-mom
    '13.3.7 11:31 AM

    안녕하세요? 오후에님..
    오랜만에 인사남겨요...

    수필키친토크....완전 좋습니다~~ ㅎㅎ

  • 오후에
    '13.3.7 4:29 PM

    네... 안녕하세요.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 8. lately33
    '13.3.16 2:10 PM

    역시 뜨끈한 떡국이죠 ^^

  • 오후에
    '13.3.18 11:44 AM

    ㅎㅎ 네 역시 뜨끈한 떡국이 최곱니다..

  • 9. 간장게장왕자
    '13.4.1 4:04 PM

    우와 정말맛있어보이네요 침이 꼴까닥 넘어가내여 대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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