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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고구마순 볶음과 요리책들..

| 조회수 : 12,077 | 추천수 : 2
작성일 : 2012-10-05 23:06:26

먼저 저의 소울푸트인 고구마순 볶음입니다.

삶은 고구마순에 ( 두 줌 정도 분량 )

다진 마늘 1t, 액젓 1t, 들기름 1T  를 넣고 조물조물 무쳐준 후

양념이 배이도록 최소 5분 정도 그대로 조금 둡니다.

(액젓 양은 가감하세요.. 다만 처음부터 많이 넣으면 엄청 짤수도 있어요.. )


그리고 불에 올려 센불에 2~3분 정도 볶아 준후

뚜껑을 덮고 약불에서 최소 5분 이상 고구마 순이 더 연해지면서 양념이 푹 배이도록

가끔씩 뒤적거리면서 기다립니다. 이때 물을 조금 넣으셔서 자작하게 하시거나 혹은 싱거우면 굵은 소금을 조금 넣어도 좋아요


그러면 이렇게 맛있는 여름 반찬  고구마순 볶음이 됩니다. (참 쉽죠잉~~^^)

이 날은 제가 깜빡하고 딴짓을 하느라 조금 탔습니다. ㅠㅠ

(솔직히 고백하면 어젯밤 시청광장 싸이 공연 녹화영상 보느라..ㅠㅠ)


삶는 과정만 생략한다면 (삶아져 있는 것을 사신 다면)

노력 및 시간투자 대비 효과 200%의 반찬 입니다.


이 고구마순 볶음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반찬  No. 5 안에 드는 음식일 거에요..

어렸을때 매 여름이면 엄마가 꼭 이 고구마순 볶음을 해주셨던것 같아요..

저는 고구마순 김치보다 이 볶음을 더 좋아했답니다.. 밥에 곁들여 먹으면 다른 반찬 없이도 밥 한그릇 뚝딱!

또 손톱에 물든 다고.. 생 고구마순 벗기실때.. 어른들이 너는 그냥 놀아라.. 라고 하시던 생각도 나요..


결혼하고 나니.. 한동안 잊고 살았던.. 그때 엄마의 그 음식들이 많이 생각납니다.

하지만 생각난다 해도 다시는 맛볼수 없는 그 맛들이지요


따끈한 밥에.. 고구마순 한 젓가락을 먹으면 갑자기 울컥하며 돌아가신 엄마 생각이 나니..

소울푸드 맞지요?


고구마순 볶음, 미역줄기 볶음등등.. 우리집 단골 반찬들이었어요..

그런데 제 살림을 하면서 알게 되었어요... 왜 그것들이 단골 반찬들이었는지..

값이 아주 싸더군요.. ㅠㅠ

그러면서.. 자연히 넉넉치 못한 형편에 3남매 먹이시느라 등골이 휘셨을 부모님에게로 생각이 이르더라구요..


명절 지내고 와서 제가 갑자기 효녀가 되었나 봅니다. ^^( 왠 효녀 코스프레??^^)


각설하고

이번엔 제가 가지고 있는 요리책들을 한번 꺼내볼까 합니다.


무려 8권이 뙇!!!!!!!

이중에서 제가 구입한 것이 6권, 선물 받은 것이 2권입니다.


선물받은 그 두권은

몇 해전 제 생일에 사무실 동료들이 사준 '최경숙의 서양요리'와 'SCOTTISH cOOKERY'입니다.


최경숙님 책은 요리좋아하는 동료를 위해 동료가 서점에서 그냥 하나 아무거나 집어온 느낌^^ 이에요..

요리과정이 비교적 상세히 나와 있고..메뉴도 다양한것 같기는 한데..

일단 사진이 좀 촌스럽고..(80년대 요리백과 같은 느낌), 전체적으로 아주 정성스레 만들어진 책같다는 생각은 안들었어요..

그런데 요리과정이 사진으로 상세히 나와서 초보자들에게는 도움이 될것 같아요..


'Scottish Cookery'책은 저희 시어머니가 선물로 사주신 책. (시아버님이 그쪽이세요..) 

그런데 영어라서....가끔 사진만.. 봅니다ㅋㅋ..  

책을 사주신 시어머니의 성의를 무시하고 남편에게는 10끼중에 10끼를 다 한식만 해줍니다..

(토마토 파스타, 카레.. 이런것도 이제 더이상 외국 냄새가 나지 않잔아요..ㅠㅠ)


'리혜의 메이저 밥상'도 비교적 최근에 구입한 책인데.. 

가끔씩 등장하는 박찬호 선수 이야기도 재미있고.. 

중간 중간 요리를 전문적으로 공부한 사람만이 해줄수 있는 팁 같은 것도 인상적입니다.. 일본 요리도 많이 나와 있구요..


리혜씨가 요리를 전공해서 레시피도 왠지 어려울것 같지만... 

조리과정이 비교적 간단하게 스텝별로 정리가 잘 되어 있어요..

다만 주 재료가 'g'으로 표기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좀 아쉬웠어요..  

따라해보고 싶은 레시피가 한식-일식-서양식 골고루 많답니다..  

특히 얼마전에 키톡에 등장했던 달걀절임도 이 책에 나와있는 레시피더라구요..


리혜씨 책을 다 읽고 난 후의 한줄 서평은 '박찬호 선수 장가 하나는 잘 갔다!' 입니다.


가장 최근에 구입한 책은 '선재스님의 사찰음식'이에요... 

언젠가는 나도 채식을 해보리라 하는 소망을 가지고 구입한 책인데.. 

근데 저에게는 생소한 재료가 넘 많이 나와서 좌절했어요.. 

참죽, 홋잎, 망초나물, 방아잎, 차조기  기타등등...  일단 우엉잡채부터 한번 도전해보려구요..


와인에 어울리는 요리 라는 책은 언젠가 여기 키톡에서 미모로 애국님의 리뷰를 보고 산 책이에요.. 

이 책도 요리 과정이 비교적 잘 나와 있어요..  

제목과도 맞게.. 근사하게 두어개 차려서 친구들과 분위기 낼때 좋은 책인것 같아요..


김혜경님 책은 뭐 너무들 잘 아시죠.. 일하면서 밥해먹기와 한상차림이요.. 

 김혜경님 책들은 아마도 에세이형 요리책의 유행을 일으킨 선두주자가 아닐까 해요.. 

요리도 요리지만.. 곁에서 하나하나 차근차근 설명해 주시는 느낌이 좋아요..  

그래서.. 최경숙님 책이 더 투박하게 느껴지는 지도 모르겠어요..  

한상차림에서 볶음우동, 유린기, 냉우동샐러드, 어묵샐러드 등등 많이도 따라했습니다. 

앞으로도 평생 큰일을 치룰때마다 왠지 보게 될것 같은 책이에요..


그런데 이중에서도 전천후로 활용되는 요리책은 뭐니뭐니 해도 자스민의 요리백과입니다.

갑자기 어떤 반찬, 찌게가 생각난다, 그런데 어떻게 만들지? 할때.. 혹시나 하고 이 책을 열어보면 

십중팔구 필요한 레시피가 딱!!! 

다른책보다 활용도가 월등히 높은 이유는 그만큼 우리가 매일의 밥상에서 많이 먹는 음식들을 두루두루 다루고 있다는 뜻이겠죠..  생활요리책의 '갑'입니다.

지난 집중호우때.. 이 책에 나와 있는 데로 어묵에 만능양념장 넣고 육수 자작하게 넣고 끌였더니 정말정말 맛있어서 감동하면서 먹었던 기억이 나요.


요리책이 많다고 해서 요리를 잘 하는 것도 아니고..

요리책에서 다 따라하는 것도 아닌데.. 왜 요리책을 보면 사고 싶고.. 

결국은 오늘도 된장찌게를 끌여먹을 거면서.. 요리책은 항상 왜 들여다보는 걸까요?


지금까지 100% 주관적이고 편파적인 요리책 리뷰였습니다..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엘레나
    '12.10.5 11:19 PM - 삭제된댓글

    와- 저도 고구마줄기볶음 좋아하는데... 아직 솜씨가 모자라 친정엄마가 만들어주시는게 젤 맛있어요.
    오늘도 고구마줄기볶음이랑 추석때 먹고 남은 나물들 모아 비빔밥 한가득 먹었답니다 ㅎㅎ

    그리고 자스민님 요리책.. 진짜 전천후 맞아요.
    열번도 넘게 실패한 오이냉국과 스무번도 넘게 실패한 계란찜을 성공시켜준 책이에요.
    어묵+만능양념장 말씀하신게 길거리어묵.. 맞나요? 저도 해먹어봐야겠어요^^

  • 2. 국제백수
    '12.10.6 12:01 AM

    ㅋㅋㅋ
    결론은 누구네 집처럼 된장찌개였군요!!!

    내일 장보러 가서 고구마순 꼭 사야겠어요. ㅎㅎ

  • 3. 니만트
    '12.10.6 12:28 AM

    요리책없인 못사는 레시피중독자입니다~ 최경숙선생님요리책이 제대로 평가받지못하는것같아 아쉽네요~이책에 나온 요리들 레시피대로하면 정말 훌륭해요 빠른시간에 간단히 할수있는 요리는 솔직히 아닙니다 ~ 하지만 남들다하는 요리와는 완전 차별화되는 깊은맛이 느껴져요~ 그래서 제가 개인적으로 신뢰하는요리책이지요~^^

  • 고독은 나의 힘
    '12.10.6 9:50 AM

    앗 그렇군요.. 니만트님의 댓글에 귀가 솔깃해서 이제 다시 열심히 따라해볼께요..최경숙 선생님께서 요리계의 대부이신 이유가 분명히 있겠지요..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니만트 님이 가지고 계시는 요리책도 궁금합니다..

  • 4. 여름바다
    '12.10.6 3:23 AM

    사진으로만 봐도 고구마순의 향기가 느껴져요! 저도 가장 좋아하는 반찬 중 하나가 바로 고구마순 볶음이거든요. 어렸을 때 엄마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고구마순을 벗기던 추억이 생각납니다 ^^

  • 5. 면~
    '12.10.6 9:44 AM

    저도 혜경샘책이랑 자스민님책이랑~ 뭔일있을때마다 두루두루 잘보고 있지요. +히트레시피.
    나름 엄선한 나의 책들의 후기도 올려보고 싶은 마음이 불끈. 들었으나. 생각만 하겠지요.
    절간요리로는 "정위스님의 가벼운 밥상" 추천합니다.
    사진도 소품도 인테리어-_-;도 끼깔나고.
    두어개 만들어 봤는데 맛납니다.

  • 6. 게으른농부
    '12.10.6 12:26 PM

    아~ 고구마순이 땡깁니다.
    내일은 고구마순 따다가 마님더러 해달라고 졸라야 겠습니다.
    저는 고구마보다 고구마순이 더 좋아여~ ^ ^*

  • 7. 신비야
    '12.10.6 3:57 PM

    고독은 나의힘님. 찌찌뽕~^^입니다.
    저도 고구마순 볶음이 엄마와의 추억이 담긴 소울푸드이어요.
    고구마순 볶을때 저희 엄마는 물대신 멸치 육수를 넣으셨어요.
    그럼 더 깊은 맛이 난답니다.^^

  • 8. 블랙페퍼
    '12.10.6 4:30 PM

    아..저도 엄마가 해주시던 고구마순 볶음 생각나네요.ㅜㅜ
    저도 요리책 보는걸 좋아해서 반가운맘에 댓글 남겨봐요.
    한권두권 사다보니 어느새 책장에 80권 가까운 요리책이...
    우울할 때마다 맛있는 음식사진을 보며 맘을 달래곤 해요.

  • 9. 콩새사랑
    '12.10.6 7:28 PM - 삭제된댓글

    고구마줄기볶음~~
    언제봐도 맛있고 소중한먹거리에요
    올여름 저도 고구마줄기 엄청 볶아먹었네요

    글구~~
    요리책만보면 괜히 기분좋아지는사람 여기한명추가요 ㅋㅋ ^^*

  • 10. 도깨비짱
    '12.10.7 7:40 AM

    혹시...자스민의 요리백과가 여기 82쿡에서 인기 있는 사랑이 어머님이쓰신건가요?

  • 고독은 나의 힘
    '12.10.8 12:10 PM

    아마도 그럴걸요^^

  • 11. annabell
    '12.10.7 7:45 AM

    시어머님의 선물인 스코티쉬 요리책 궁금해요?
    그쪽에서 유명한 음식은 하기스 빼면 딱히 유명한 요리가 없는편이라서요.

    고구마순,,,한국 있을땐 절대로 먹지 않았는데 한국것들이 그립다보니
    먹었는데 넘 맛있더라구요.
    이 맛난걸 왜 안먹고 살았는지,,,그런게 넘 많아요.

    알려주신 책후기를 읽고 몇권은 사게되지 않을까요?
    물론 그게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요.
    선재스님책은 선물로 받았는데 절대로 외국에선 못 만들어 먹겠더라구요.
    생소한 식재료에 완전 공감이예요.^^

  • 12. TldTld
    '12.10.9 1:11 AM

    저장합니다

  • 13. 푸른~
    '12.10.9 11:01 PM

    고구마순 남들이 해준거는 맛나던데
    제가하면 맛없어서 아예 쳐다보지도않았어요
    액젓으로한번 해봐야겠네요
    글고 저는 최경숙님 요리책을 가장 좋아하고 신뢰해요
    얕은맛 요리책 일색중에 깊은맛을 내는 것이랄까?
    한식요리책도 하나 구입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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