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오랫만에 노크합니다.
기억 하시는 분도 계실테고 아마 모르시는 분이 더 많으실텐데...
몇개월전... 툭 하고 튀어나와 도시락 사진 몇 장 투척하더니 임신과 입덧을 핑계로 키톡에서 자취를 감췄던
도시락 지원맘 이라고 합니다. 꾸벅^^
제가 한참 키톡에 사진 올리는데 재미를 붙였었지요...
맘씨고운 키톡 온니들께서 댓글도 많이 달아주시고 쪽지도 많이 주셔서 신나서는 한참 달리던 그때.
계획에 없던 갑작스러운 임신...곧바로 시작된 입덧으로 키톡과 멀어질 수밖에 없었어요.ㅠㅠ
5개월여를 요리는 커녕 주방에만 가도 구역질 작렬에 물도 물비린내나서 못 마시던 끔찍한 세월을 보냈네요.
초등2학년 딸래미도 거의 사 먹이고...(이게 젤 짠한 부분.흑흑)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딱5개월이 넘어가니 이제 좀 살만해 집니다.
그래서 임시 휴업중이던 지원이네 주방 다시 오픈했지요..^^
오랫만에 밥 해먹은 기념으로다가 사진 들고 키톡 문 두드립니다.
마침 오늘 해먹은 메뉴가 8월 이벤트와 어울리는 듯 하여 첨으로 이벤트에도 도전해 봅니다.
제가 젤 좋아하고 자주 만들던 음식이 뭔지 아세요? 그거슨 김밥.
일주일이 멀다하고 둘둘 말아먹고 했는데 임신과 동시에 젤 싫어진 음식도 김밥.
생각만해도 속이 안좋아서 쳐다보지도 않았던 김밥.
다시 먹고싶어지는걸 보니 확실히 입덧은 끝났네요.ㅎㅎ
지원이는 방학중에도 매일 학교 도서관에 가요.
제가 9시30분쯤 차 태워서 교문까지 데려다주고 점심 전에 다시 데리고 오지요.
지원이 도서관 가 있는 사이에 점심 준비 한다는게..오랫만에 요리하니 또 이것저것 만들고 싶어 졌어요.
일단 지원이 점심으로 오랫만에 유부초밥.
양파,당근,감자,햄 넣고 볶아서 든든한 밥 채워 만든 유부초밥.
유부초밥은 늘 세모모양이나 네노모양 그대로 밥을 채웠었는데...
리틀스타님 만드시는걸 보니 유부를 모양과 반대로 밥을 채워 넣고 하시더라구요.
그렇게 하니 더 동글동글하니 예뻐보이는 것 같길래 저도 그렇게 해봤어요.
확실히 모양이 더 깔끔하면서 뭐랄까 맛있어 보인달까?ㅋㅋ
이래서 요리는 여러가지로 응용을 해봐야 한다니까요.
이번엔 제 점심 준비.
넘 맛있어서 애껴 먹고 있는 울 할머니표 묵은지.
두포기 꺼내서 속 털어내고 물에 헹궈서 쫑쫑썰어 물기 꼭 짜고 매실청,들기름,깨소금으로 조물조물.
원래 오이지 무치듯 고춧가루도 조금 넣는데... 지원이도 먹으라고 그냥 무쳤어요.
요거 아주 별미. 그냥 먹어도 맛있고 김밥에 넣고 싸 먹어도 엄청 맛있어요.
오늘은 묵은지 김밥 만들꺼예요.
오늘의 컨셉은 이름하야 "여름 김밥"
걍 제맘대로 붙인 이름이예요.
여름에 자주 먹는 반찬 한가지씩 넣고 만들꺼라서 여름김밥.^^
1번선수. 묵은지 무침
2번선수 매실장아찌 무침
3번선수 오이지 무침
이 세가지 재료를 각각 따로따로 넣고 만들기로...
깔끔하고 개운한 김밥이 먹고싶어 만들기로 했지만...가만 생각해보니 그래도 임산부인데.ㅋㅋㅋ
너무 영양적으로 부조할 것 같은 생각에...
단백질 보충할겸. 달걀 지단을 추가하기로 해요.
달걀 지단... 저는 이렇게 부쳐요.
뒤집개 없이 나무 젓가락 하나로 뒤집어요.
일단 작은 후라이팬에 달걀물 붓고 가스불을 최대한 약하게 놓고 겉면이 거의 다 익을때쯤 나무젓가락으로 가운데 부분을 걸쳐서...
반대로 뒤집으면 저렇게 반 접히거든요.
그리고 나머지 반을 펼쳐주면...
뒤집개 없이도 요렇게 깔끔한 달걀 지단을 만들 수 있지요.^^
다들 하시는 방법인가?
저 또 키톡에와서..고수님들 앞에서 주름 잡았나요?ㅎㅎ
자 그럼 재료 세팅 완료.
오늘은 김을 반으로 잘라서 말아봤어요. 길게 하면 아무래도 말기가 더 힘들거든요.
그리고 한장씩 하면 일단 제 점심 양이 너무 많아지는 관계로...반씩만 말기로.
김위에 밥 펼치고 지단 반장 올리고 깻잎 한장 올리고 묵은지.. 그리고 돌돌 말아주기.
오이지도 마참가지로...
매실 장아찌두요.^^
김밥 싸고 남은 밥은... 지단도 남고 해서 달걀말이 밥으로.
달걀만 말면 좀 심심한 맛일 것 같아서 제가 좋아하는 목*촌 햄 한 조각 올려서 김띠로 말아주기.
여렇게 묵은지 김밥, 오이지 김밥, 매실장아찌 김밥과 자투리로 만든 달걀말이밥까지... 완성했어요.
완성하고 보니 또 양이 많아졌네요.ㅋㅋ
늘 요리하다보면 가짓수가 늘어나고 양도 늘어나고... 참 고쳐지지 않는 습관.흐흐...
그냥 접시에 담아 먹으려다가... 혼자 방에서 심심하게 놀고 있는 지원양이 살짝 안쓰러운 거예요.
그래서 엄마의 서프라이즈 제안.
소풍놀이...ㅋㅋㅋ(울 딸은 이런거 엄청 원해요. 서프라이즈 되게 좋아함.ㅋㅋ)
더워서 밖으로는 못 나가겠고... 집에서 돗자리 깔고 소풍놀이 하자 했더니 박수치며 어찌나 좋아하는지...
엄마최고..엄지 척척.ㅋㅋㅋ
날씨 더워서 시원해 보이는 유리 그릇에 담아봤어요.
아 진짜... 날씨만 선선하면 저렇게 싸들고 공원이라도 가는건데...
제가 요새 더위를 엄청 타요. 그래서 엄두가 안 나더라구요.
원래는 동남아 날씨 딱 좋다고 느끼던 체질이었는데 임신하니 안 흘리던 땀도 흘리고...
대신 소풍 기분 제대로 내보려고 지원양 스카프로 도시락 가방도 쌌어요.ㅎㅎ
이제 펼쳐놓고 먹기만 하면 되는데...
오늘 우리 모녀의 소풍놀이 장소는???
울 집 자작나무 아래.ㅋㅋㅋㅋ
그래도 저 나무라도 있는게 어디냐며...
이제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됩니다.
입안 한 가득 넣고 오물오물.
맛있다며 이어지는 칭찬 릴레이...
다음엔 진짜 밖으로 소풍 가기로 약속했어요.
그동안 입덧때문에 밥도 잘 못 해주고 대충 사먹이고 했는데... 지금부터라도 신경써서 맛있는거 많이 많이 해주려구요.^^
도시락 먹고는 숙제 좀 하다가 거품 목욕 하고싶으시대서 지금 한시간째 거품 목욕 중이신 지원양...
이제 담주면 방학도 끝이네요.
그때까지 맘껏 즐기렴. 그 뒤엔 내가 즐기겠어.ㅋㅋㅋ
키톡의 모든 학부모님들 화이팅. 이제 거의 다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