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전화기 위에 동전을 탑처럼 쌓아 놓고 전화를 해본 적이 있는가?
아득한 옛날 그리 전화통을 붙잡고 수다를 떨던 첫 사랑과의 연애시절이 있었다.
‘띠띠~’ 던가, ‘삐삑~’이던가 하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동전을 투입해 가며.
지금 생각하면 무슨 말을 했었는지, 어떤 주제로 수다를 떨었는지 기억조차 없는 데.
선명하게 기억되는 건, 골목길 모퉁이에 자리 잡은
동네수퍼집의 다이얼 돌리던 빨간 공중전화기와
뒷사람의 따가운 눈총에 빈 공중전화를 찾아 이리저리 헤매던 일 뿐이다.
데이트 끝나고 헤어질 때면 “집에 들어가기 전에 전화해요.”라며
서로 쥐어주던 동전은 어느 순간 버튼식 전화기가 나오더니 가끔 전화카드를 선물 하는 걸로 바뀌었던 것 같다.
삐삐가 생기고 나서 전화카드는 더 요긴해졌었지. 아마!
인터넷을 떠돌다 오랜만에 우연히 듣게 된 노래다.
한때 참 좋아해서 즐겨듣던 노래였다.
옛날 삐삐에도 지금 휴대폰의 컬러링 같은 기능이 있었다.
짧은 음악이나 멘트 후에 ‘호출번호나 음성메세지를 남기라’는 안내가 나오는.
그때 난 삐삐에다 ‘오늘 난 편지를 써야겠어. 전화카드도 사야겠어.’하는 이 노래의 한 소절을 녹음했었다.
분명 그 때는 애잔한 사랑노래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나는 그저 나의 아픔만을 생각하며 살았는데~’ 하는 노랫말이 오늘은 아픔으로 다가온다.
가족이라, 친구라, 동료라, 이웃이라, 우리라 말하며 정작 나의 아픔만을 생각하며 살고 있는 건 아닌지…….
그러면서도 ‘힘들고 지쳤을 때 언제라도 전화하라고’
내게 전화카드 한 장을 누군가 쥐어주기만을 바라며 살고 있는 건 아닌지…….
참 많은 생각을 하며 듣고 또 듣고 있다.
밥상을 차려야겠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힘들고 지쳤을 때 언제든 전화하라고,
이런 밥이라도 한 끼 하자고 말해야겠다.
깻잎볶음과 두부부침
으깬두부와쑥갓버무리
근대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