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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육식인간들을 위한 [차돌박이 된장찌개]

| 조회수 : 12,957 | 추천수 : 190
작성일 : 2009-09-03 21:20:27


며칠전에...식구들이 차돌박이 넣은 된장찌개가 먹고 싶어서,
구워먹던 차돌박이를 좀 남겼다는 거에요.
제가 두타산 가면서, 햄버거 패티와 더불어 차돌박이를 좀 사놓고 갔다왔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차돌박이 넣고 된장찌개를 끓였는데..
여기서 잠깐 차돌박이에 대해 잔소리 좀 해볼까봐요.

차돌박이는 양지머리 부근에 붙어있대요.
아시다시피, 양지머리를 푹 고아서 국끓여 먹는 질긴 부위잖아요?
차돌박이 역시 질긴 부위이기는 하나, 기름기가 아주 많아서,
아주 얇게 저며서 구워먹으면, 돼지고기의 삼겹살처럼 고소한 맛이 일품이죠.
그런데..자칫 잘못사면 (특히 수입육...) 냄새가 나서 먹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좀 좋은 고기로 사서 구워먹는데요, 굽는 것도 그런 것 같아요.
보통 쇠고기는 살짝 구워서 먹어야 맛있다고 하는데, 차돌박이는 좀 다른 것 같아요.
거죽이 노릇노릇, 아니 마치 기름뺀 베이컨 처럼 바삭바삭하게 구워야 더 맛있는 것 같아요.
너무 살짝 구우면 질겨서, 씹기가 힘들어요.

저는 이 차돌박이를 구워먹는 것도 좋아하지만,
우거지찌개 같은데 넣으면, 쇠고기 사태나 양지부위를 넣은 것보다 훨씬 더 맛있게 먹을 수 있구요,
기름 뺀 베이컨 마냥 바싹 구운 차돌박이를 참나물 같은데 얹어 먹으면 맛있는 것 같아요.


차돌박이 얘기가 너무 길어졌구요,
이제 이 차돌박이 넣어서 된장찌개 끓여볼께요.
우리나라 사람치고 된장찌개 끓이지 못할 분은 단 한분도 안계시지만,
전, 차돌박이 등 고기를 넣은 된장찌개는 이렇게 끓인다...보여드리고 싶어서요.




우선 이렇게 재료들을 비슷한 모양으로 썰어놓아요.
감자, 호박, 양파, 두부, 홍고추, 청양고추...




차돌박이도 적당한 크기로 썰어둡니다.
된장찌개 끓여먹으려고 남겨뒀다고 해서 보니까...양이 너무 적은 거 있죠?? ㅠㅠ
에궁..차돌박이 된장찌개가 아니라, 차돌박이 수영한 물에 끓이는 된장찌개라 해야 옳을 듯!




썰어둔 차돌박이에 된장을 넣어 버무려 잠시 놔둡니다.
차돌박이에 된장 맛이 배이면 조금더 깊은 맛을 내거든요.




된장에 버무린 차돌박이를 냄비에 담고,
달달 볶아줍니다.
이때 식용유는 넣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렇게 된장에 버무린 차돌박이를 볶으면 된장찌개맛이 더 좋아지고,
된장 특유의 떫은 맛 같은데 좀 사라지는 것 같아요. 제 입에는 요...




어지간히 볶아지면 물을 붓는데요,
저는 오늘 멸치 육수 썼습니다.
저의 멸치육수 사랑은 유별나잖아요..^^




국물이 끓으면, 재료중 감자를 먼저 넣어서 끓입니다.
잘 무르지 않는 단단한 채소인 감자 먼저 익혀야하니까요.

감자가 어지간히 익으면 나머지 재료 투하!
그리고 파 마늘을 넣어 마무리 하면 끝입니다.

저는 보통 2~3번 먹을 정도의 된장찌개를 냄비에 끓인다음,
한끼에 먹을 만큼 뚝배기에 옮겨 담아 다시 한번 더 끓여요.


오늘 된장찌개는...차돌박이가 겨우 수영한 정도였는데도...고기맛이 나는 거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돌박이 건더기가 너무 없다고 쏟아지는 식구들의 무수한 불평들!
며칠 내로 차돌박이 많이 넣고 우리 집 육식인간들을 위한 차돌박이 된장찌개를 다시 끓여 먹기로 했습니다.
식구들이 아무리 그래도...제 입에는 멸치육수에 바지락 넣고 끓인 된장찌개가 젤 입니당...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B
    '09.9.3 9:23 PM

    어머 1등이네요^^

  • 2. 레드썬
    '09.9.3 9:24 PM

    드디어 일뜽 일뜽~!!!

    선생님! 저두 차돌박이 먹을때면 조금 남긴답니다. 차돌박이 된장찌개가 얼마나 맛있는지 너무 잘 알거든요. 너무너무 맛있어요... 저두 육식인간이라서 ㅠㅠ

  • 3. B
    '09.9.3 9:25 PM

    (다들 등수놀이 하시기에 저도 해보고 싶었어요^^)

    아직 초보주부라 된장찌개에 한 번도 고기 넣고 안 해봤거든요.
    처음에 봤던 요리책 그대로 멸치육수 내다가 바로 끓이는 것만 했었는데, 비법 감사합니다.
    어쩐지... 제가 한 건, 뚝배기가 너무 지저분해졌었어요. 저도 이제 저렇게 할래요~

  • 4. 커피향기
    '09.9.3 9:32 PM

    선생님의 차돌박이 된장찌개로 우리 남편의 입맛을 한번 공략해볼까봐요.
    전 차돌발이 된장찌개가 정말 맛나는데 남편은 시원한 멸치육수의 된장찌개를 선호합니다.
    자연 숟가락 한번 더 가길 바라며 멸치육수 된장찌개가 주가 되었는데...
    한번 시도해 봐야 겠네요.
    감사합니다. *^^*

  • 5. 오금동 그녀
    '09.9.3 9:53 PM

    우리 가족도 육식가족이라 된장찌개며 각종 국엔 꼭 한우 양지가 들어가야 먹어요.
    아직 차돌박이로 된장찌개를 끓여본 적이 없어요.
    선생님의 가르침에 따라 된장에 박아두었다가 끓여볼께요.
    된장찌개하나에 잘익은 김치면 정말 행복한 식사가 되거든요~!

  • 6. 바다랑셋이서
    '09.9.3 10:20 PM

    저희가족도 육식가족이라 차돌박이 들어간 된장찌개 좋아해요....ㅎㅎ
    먹고싶네요~

  • 7. 귀여운엘비스
    '09.9.3 11:26 PM

    허억 @.@

    전 차돌박이 들어간 된장찌개
    먹어본적이 없는것같아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차돌박이 생기는날
    저도 실습-

    차돌박이를 된장에 버무린다-메모

  • 8. 호리
    '09.9.3 11:33 PM

    차암,, 이밤중에 차돌박이 된장찌개가 먹고싶어져요 ㅠㅠ

  • 9. 지니야
    '09.9.4 1:18 AM

    ^^
    정말 맛있겠어요~~..
    저는 우리나라 사람인데..된장찌개만 끓이면..맛이 음써요..ㅡㅡ
    좋은 된장이라고 사서 해도.. 마찬가지..
    전 무늬만 우리나라 사람인가봐요..ㅡㅡ;;
    글도 내일 함 끓여봐야겠어요~
    처음 댓글 달아보네요..
    항상 좋은 글과 레시피 감사히 잘 보고 있습니다..(__)(^^)

  • 10. 옥당지
    '09.9.4 1:52 AM

    쇠고기 넣고 끓이는 된장찌개...진짜 마약이죠. ㅋㅋㅋ
    의약품쪽으로 분류해야 해요~~~~

  • 11. 동경미
    '09.9.4 3:55 AM

    선생님, 책 나온 것 뒤늦게 축하드려요. 부지런하신 것 익히 알고 있었지만 정말 대단하세요.
    올해는 축하드릴 일만 계속이시네요^^ 저도 저희 동네 서점에 좀 나가봐야겠습니다. 이 곳까지 와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아, 일하면서 밥해먹기 정말 어렵죠?

  • 12. Jen
    '09.9.4 4:12 AM

    차돌박이를 넣고 된장찌개를 끓일수가 있군요..^^
    첨 알았어요. 저희집은 늘 해산물을 넣거나 아니면 야채만 들어간걸 끓여서..

    저는 미국에 사는 회원인데요.
    특별한 한상차림 책을 어떻게 구할까 하다가
    마침 언니가 한국에 애들 여름 방학기간동안 잠깐 갔다와서
    언니한테 부탁해서 지난주에 받았어요.
    한장한장 소설책읽듯이 하고 있습니다! 언니가 보면서 막 웃어요..ㅎㅎ
    정성이 가득 담긴 책, 한장한장 소중히 읽고있어요.
    고맙습니다!

  • 13. 또하나의풍경
    '09.9.4 6:15 AM

    저희집은 [차돌박이된장찌개]가 아니라 [된장차돌박이찌개]를 끓여야 할듯...ㅠㅠ
    애아빠랑 제딸은 이제 고기좀 그만 먹고 채소좀 많이 먹었음 좋겠어요 ㅠㅠ

  • 14. 산에 들에
    '09.9.4 9:02 AM

    울 남편은 육식인간도 아니면서.. 된장찌개에는 꼭 고기가 들어가야 한답니다. 전 기름기 없는 돼지고기 앞다리살을 주로 써요. 소고기는 경제사정이 윤택할 때만 가끔 넣어요..^^
    고기를 된장이랑 함께 볶는 방법~ 저도 한번 해봐야겠어요. 저도 미더덕이나 조갯살 넣은 해물 된장찌개가 좋은디~~

  • 15. 물레방아
    '09.9.4 9:24 AM

    야채 담은 사각스텐팬 구입처좀
    저도 알고 싶답니다

  • 16. 초록하늘
    '09.9.4 10:00 AM

    저도 사각스텐팬 보고
    예쁘고 정갈해보인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하는건 거의 다 비슷하신가봐요... ㅎㅎ
    저도 궁금해요...

  • 17. Merlot
    '09.9.4 12:16 PM

    며칠있음 신랑생일이라서 차돌박이를 구워줄까? 양고기스테이크를
    해줄까 고민중인데... 차돌박이로 된장찌개를 해줘야겠네요
    찌개 넘 맛깔스러워보여요

  • 18. 이호례
    '09.9.4 1:13 PM

    된장국이 넘 시원하게 맛깔 스러워 보입니다
    된장국은 뜨거울때도 맛나지만 점심때 쯤 데피지 않고 차게
    먹어도 차거운데로 맛나요
    된장국은 먹어도 먹어도 맛나니 우째요

  • 19. 야채된장국
    '09.9.4 5:52 PM

    우짜나..
    닉넴을 바꿔야 하는 순간이 온건가??
    야채가 일본식 표현이라 채소로 바꿀까 했는데...
    차돌박이된장국...으로 할까??ㅋㅋㅋㅋ
    그 고소함이 마구마구 느껴져요.
    가격의 압박이 있지만... 가격보단 입맛이 먼저일까요??ㅎㅎ

  • 20. 착한악마
    '09.9.4 7:48 PM

    저두 갠적으로 고기넣은 된장찌게 좋아하는데....
    차돌박이 사랑하면 울아들을 빼놓을수 없죠...
    6살난 아들녀석 소고기는 잘안먹어요..그런데 차돌이라면 어찌나 잘먹는지
    우선 차돌박이에 냉면을 시켜요 그리고 빈접시에 차돌을 놓고 냉면사리를 넣어서 말아 먹는
    센스~ 어찌나 잘먹는지 냉면 사리 추가해서 먹을정도로...저두 함 먹봤는데 차돌의 느끼함을
    냉면이 잡아주더라구요..아들녀석땜시 한가지 배웠답니다...에공 낼 토욜을 쇠고기 먹으로 가야
    겠어요..ㅋㅋㅋ

  • 21. 냉장고를썰렁하게
    '09.9.4 8:04 PM

    차돌박이 된장찌개, 저도 끓여 볼까 합니다.
    방금 저녁 먹었는데도 사진 보니 입맛이 당기네요^^

    인터파크에 가서 칭쉬2탄 2권 구매 했습니다.
    한 권은 제가 보고, 한 권은 선물 했어요.
    칭쉬 1탄도 집에 있는데 2탄도 궁금 합니다.
    저도 주인장님 책 한권도 빼지 않고 다 구매한 사람 입니다~~
    kimys님의 책도 구매 했구요^^
    그냥 괜히 알려 봅니다^^ ;;
    그리고 사실 구매가 중요한게 아니라 늘 활용, 참고하면서 밥 하고 있습니다^^

  • 22. 쭈니유니
    '09.9.4 8:30 PM

    앗! 저도 어제 친정엄마가 차돌박이 된장찌개 끓여주셔서 맛있게 먹었어요.
    식구들이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몰라요. ^^
    반가움에 얼른 한자 적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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