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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이열치열 부엌 정리!

| 조회수 : 18,585 | 추천수 : 244
작성일 : 2009-08-18 07:51:00
어제 오후에 비가 오려고 그랬는지..날씨가 너무나 후텁지근했습니다.
양용은 선수 우승하는 경기, 녹화중계하는 걸 다 보고나서,
(박세리 선수 양말벗고, 연못에 들어가는 것 못지않게 장한 일입니다, 양용은선수...타이거우즈와 맞대결에서 역전우승 하다니.., 타이거 우즈와...^^)
더워 더워 노래를 부르며 냉커피만 찾을 일이 아니라, 이열치열로 땀이나 빼는 것이 낫겠다 싶어서,
부엌 정리를 조금 했습니다.
부엌 수납장 하나하나 모두 정리를 해야 마땅하나, 그건 엄두가 나지 않아서, 일단 눈에 보이는 것만 치웠어요.


그런데..'치운 부엌이 고작 이거?!', '그럼 안치운 부엌은?!' 싶으시죠?
우리 부엌이 이렇다니까요..ㅠㅠ...답이 안나옵니다..




벽 쪽 봉에 주렁주렁 매달린 것들,
한때 서랍이며 수납장안에 넣어도 봤습니다.
그런데...제가, 일할 때 자주 쓰는 것들은 바로 손 닿을 곳에 있어야 하는 스타일이라서,
넣어뒀던 것들 하나둘 꺼내 쓰다보니, 다시 이렇게 지저분해졌습니다.
게다가, 넣어두면 절대 정리가 안되고, 꼭 주렁주렁 걸어둬야 정리가 되는 것들이 있잖아요, 손잡이달린 망같은 거...
그래서 이렇게 지저분해보이지만...걸어둡니다.

양념병도 그래요.
수납장의 상부장이나 하부장에 넣고 쓰면 깔끔할텐데..그렇게 하면 너무 불편한거에요.
요리를 못하겠어요.
그래서 이렇게 모두 늘어놓고 씁니다.
게다가, 가스렌지 옆 코너는 다른 용도로 쓰기도 불편하고, 그래서 양념병을 늘어놓고 씁니다.




그리고 요즘 제가 양념쓰는 스타일을 바꿨습니다.
전에는 g당, 혹은 ℓ당 단가가 싼, 큼직한 덕용포장을 사다가, 작은 양념병에 덜어놓고 썼어요.
그런데 요즘은, 아예 마트에서 가장 용량이 작은 걸 사다가 그냥 놓고 씁니다.
양념 만드는 회사들, 따라쓰기 좋게 포장을 잘 만들 뿐아니라,
용량이 큰 식용유며 간장이며 하는 것들, 다용도실에 보관하려면 수납공간이 이중으로 필요해서요.
그래서 요즘은  g당, 혹은 ℓ당 단가가 비싸더라도 작은 용량 제품을 사다 쓰고,
용기를 바로 버립니다.
이렇게 하니까 다용도실의 수납공간에 다소 숨통이 트일뿐아니라,
양념병 헹궈쓰느라 사용해야 하는 물의 소비도 줄일 수 있어요.

정리하면서...아껴두었던 제이미 올리버 팬이며 웍도 꺼냈습니다.
우리집 구석구석을 뒤져보면, 제가 아끼느라 꺼내쓰지 못한 물건이 이것저것 나옵니다.
이제 아끼지 말고 쓸까봐요.
쓰지않고 쌓아만 두니까..점점 더 집이 비좁아지는 것 같아요.




칼과 더불어
칼질을 도와줄 수 있는 것 들, 채칼, 초퍼, 핸드 블렌더, 미니 믹서, 믹서 등을 한군데 모아뒀습니다.
이렇게 하니까 필요할 때 바로바로 쓸 수 있어서 꽤 편해요.
사실 칼 한 자루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경지가 되어야 하는데...
어설픈 대장장이, 연장 탓만 한다고, 제가 그짝 입니다. 용도에 맞는 칼날 달린 도구들이 있어야..^^;;
이런 작은 믹서류들을 수납장에 넣어두고 썼을때는, 꺼내는 것이 귀찮아서 대충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꺼내놓고 쓰니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지난번에..
냉장고 들여놓을 자리가 없어서, 새 냉장고 사는 걸 포기하고, 슬픔(?)에 잠겨있으니까,
kimys가, "그러지 말고 아예 부엌수리를 해보지 그래, 벽도 하나 헐어내고, 냉장고 냉동고 다 바꾸고.."하고 위로하는데..
제가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우리 라인의 집 중에 부엌쪽 비내력벽 헐어내지 않은 집이 거의 없는데,
저희 집에는 아직 남아있어요. 이걸 헐면, 부엌의 구조를 완전히 바꿀 수 있지만 대신 대대적으로 공사를 해야해요.

대대적으로 부엌을 고치면 근사해지기는 하겠지만, 그 많은 그릇들을 어떻게든 옮겨놓고 해야하는데..자신이 없어요.
하나하나 애착가지 않는 것이 없어 그릇 싸서 옮기는 일, 남의 손에 맡기지도 못하고 제가 직접 다 해야할 것 같은데...
혼자 하기에는 너무 버거운 일이거든요. 감히 해볼 엄두조차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예 포기하고 나니까 마음이 아주 편하면서도, 또다른 한쪽에선 여전히 아쉬움이 남습니다.

나도 번듯한 부엌을 갖고 싶다고!!!
촬영나온 잡지사 사진기자들이 실망하면서 가볍게 내쉬는 한숨...안듣고 싶다고!!!

허지만,
이사를 하지 않는 한...끝을 볼 수도 없는 일...
해서, 찬바람 불면...부엌의 수납장을 한칸한칸 조금씩 차근차근 정리하면서, 마음을 달래기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이고지고 살아봐야 더 쓰지 않을 것 같은 것은 버리고,
아깝다고 쓰지 못하고 모셔뒀던 것들, 꺼내 쓰고...
딸 시집갈 때 싸줄 것은 따로 잘 싸서 모아두고..
이러면서 좀 가볍게 하고 살까해요.
그럴려면..어서 가을이 와야하는데...
2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bridget jones
    '09.8.18 8:02 AM

    어머나 일등!
    살다보니 이런일도 있네요, 일등이라니^^
    흠 저도 가을맞이 정리정돈 모드로 돌입할까 생,각,중,^^;;;
    음식을 많이 안하고 식구도 적은 저희 집 부억도 연장은 다 눈에 보이는 곳에 두는지라
    모델하우스 주방은 제 영원한 로망입니다. ㅠ.ㅠ

  • 2. 아이비
    '09.8.18 8:04 AM

    *^^* 힘내세요.
    막바지 더위에 건강 잘 챙기셔서 늘 좋은 글 올려주시길...♡

    **님의 콘도 같은 집..글, 댓글들 읽고~ 가슴에 손을 얹고 자책모드...^^
    드디어 묵은 냉동실 처리, 완전 깨끗하게 싹 비우고 나니 속이 다 후련합니다.
    이제 급할때..만 잠시 이용하기로 했구요.
    찬 바람 불기를 기대하며 차근 차근 작업하려고 합니다.

  • 3. 샤리뚱
    '09.8.18 8:23 AM

    저 로그인하면서..왜이리 손이 떨리던지...^^
    선생님글에 처음으로 댓글을 달아보네요...매번 읽기만 하고..ㅋㅋ
    선생님 주방이 잡지에서 보는 그런 주방이 아니라..진짜 사람냄새 나는 요리 열심히 하는 주방
    멋집니다...

    요리달인으로 임명합니다..ㅋㅋ

  • 4. 올리브
    '09.8.18 9:17 AM

    보통주부들에게 용기를 주는 양념병 수납입니다.
    솔직히 생활이 그럴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요?
    무슨 취미로 요리를 하는 것이 아닌 이상은요.
    고맙게 보고 갑니다.

  • 5. 1004
    '09.8.18 9:45 AM

    이고지고 살아봐야 더 쓰지 않을 것 같은 것은 버리고,

    버리지 마시고 장터에 뿌려주세요.....
    가져갈 팬들이 많을거 같아요~~

  • 6. 플로라
    '09.8.18 10:04 AM

    "우리집 구석구석을 뒤져보면, 제가 아끼느라 꺼내쓰지 못한 물건이 이것저것 나옵니다.
    이제 아끼지 말고 쓸까봐요.
    쓰지않고 쌓아만 두니까..점점 더 집이 비좁아지는 것 같아요."
    정말 공감합니다. 아까워서 모셔두고 있는 것들 꺼내 쓰렵니다.

  • 7. 행복찾기
    '09.8.18 10:26 AM

    사용자 편리 위주로 잘 정리하셨네요.

    한가지 궁금합니다.

    가스렌지에서 요리를 하다보면 기름이 이리저리 튀잖아요.

    저는 그래서 가스렌지 주위에 공간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놓을 수가 없던데요..

    선생님은 가스렌지 주변에 있는 물건들을 어떻게 관리하시는지요?

  • 8. 레드썬
    '09.8.18 10:27 AM

    오늘 쓰신 내용은 공감 백프로네요. 선생님.
    늘 깔끔한 주방을 꿈꾸지만, 그때그때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면 '주렁주렁'은 어쩔 수 없더라구요.^^
    또 저도 요즘 작은 용량들의 양념을 사서 쓴답니다. 괜히 큰 것 사놓으면 수납이 두배라서.
    그리고 아끼고 안쓰던것 꺼내쓰구요. 열심히 써줘야 가치가 빛나쟎아요.
    휑하고 시원스런 부엌도 좋지만, 일상이 묻어나는 정감있고 알콩달콩한 선생님 부엌답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선생님 냉장고 안도 무지 보고싶은걸요...ㅎㅎㅎ

  • 9. 진선미애
    '09.8.18 11:10 AM

    너무 깔끔한 주방보다 이렇게 정겨운(?) 주방이 더 좋아요
    정말 가족을 위해서 열심히 요리하는 주부이구나 라는 느낌이 들어서라고나 할까요^^

    선생님은 물론 불편하시다 하지만 보는 저희들은 ㅎㅎ

  • 10. mustbe-happy
    '09.8.18 11:30 AM

    오늘 글은 읽는 내내 '맞아! 맞아!' 그러면서 읽었네요..^^
    깔끔하게 안 해놓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은, 막상 요리 하나 할 때마다,
    구석구석 서랍 다 뒤지면서 뒤집개 하나, 양념 하나... 이런 식으로는 못하죠.
    그때 그때 손이 닿게 할려면 위로 나와있을 수 밖에요..
    그래도 쌤은 깔끔하게 정리하셨네요.
    날씨도 더운데 고생 많으셨겠어요~~

  • 11. 롤리팝
    '09.8.18 12:01 PM

    이제 그분야의 어느정도 반열에 오르셨다고도 볼 수 있는데...
    집을 좀 옮기셔도 좋으실듯 합니다...

    다음에 다음에 할 나이는 아닌듯 싶어요.........과감하게 결단 내리심이....

  • 12. 달팽이
    '09.8.18 1:04 PM

    이참에 70평대로 옮기세요.넓고 멋진 부엌에서 맛있는 요리 맘껏 만드세요.

  • 13. 포인세티아
    '09.8.18 3:18 PM

    선생님~~ 믹서기 스텐으로 튼튼해 보이는데 어디 것인지 가르쳐 주세요. 하나 사야 하는데 선생님을 뭘 쓰시는지 알려주셔요.

  • 14. 모야
    '09.8.18 3:30 PM

    오마나~~~
    어쩜 저하고 생각이 똑같으신지요~

    넘 놀래서 로긴했어요

    저도 지금 정리중이거든요

    필요없지는 않지만, 잘 쓰지않는 것들...^^

  • 15. 안나돌리
    '09.8.18 4:27 PM

    저도...그저께 괜히 주방에 손 댔다가
    땀 뻘뻘 흘리고 웬종일 치웠는 데~
    눈에 딱히 띠는 것은 없더라는~~~~ㅠㅠ

  • 16. 포도야
    '09.8.18 5:48 PM

    깨끗하네여~
    전 혼자살아도 찬장에 안쓰는게 가득하답니다~
    이번주말에 저두 정리나 해봐야겠어여~~ ^^

  • 17. 해피마임
    '09.8.18 6:06 PM

    해도해도 끝이 없고 치워도 티도 안나는게 집안일이죠...
    그래서 깔끔하게 정리되고 깔끔해보이는 부엌을 갖는것이 저도 소망인데.
    뭐 방법없을까요....ㅋㅋ
    저도 요리하는걸 좋아하는데..조리도구 사는거도 좋아하구요.....
    저기......가스렌지 옆에있는거 뭔예요?? 후라이팬 올려있는거요~~~~
    저런거있으면 자리차지도 안하고 좋겠는데요? 어디서 구입가능한가요.....??
    이동이 가능한거죠?

  • 18. 마포종점
    '09.8.18 9:59 PM

    전 한 번요리하면 난리가 나는편이라..
    그냥 그려려니 하고 삽니다..
    전 이리저리 요란스럽게 요리를하는 편이라
    주변이 더러운편인데.. 청소 깔끔이하셨네요~

  • 19. 예찬맘
    '09.8.19 10:01 AM

    저도 정감 어린 부엌 풍경 보고
    이 아침 기분 좋아집니다
    깔끔도 좋지만 사람 냄새나는 이런 분위기 정말 좋아해요^^;

  • 20. 초록강
    '09.8.19 11:18 AM

    전문가의 냄새가 물씬...
    저도 불끈 의지를 불태웁니다.
    정말 멋진 주방이예요

  • 21. 오금동 그녀
    '09.8.19 11:50 AM

    살아있는 주방이란 느낌이 들어요.
    뭔가 맛있는 요리가 나올것만 같은 주방이요.
    그중에서도
    선생님의 칼들이 제 눈을 잡아 당기네요.
    선생님의 꿈에 그리는 주방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요~!!

  • 22. 끼안띠
    '09.8.19 8:55 PM

    그림같은주방이 어디 주방이던가요?

    주부들 그저 한가지씩 뚝딱 뚝딱 맹글어 낼려면 을매나 바쁜디

    샘처럼 사람사는냄새나는 보통의주방이 주방이지요

    제게 위로를 주시네요 샘집은 그림같은주방인줄 알았거던요^^

  • 23. 소풍
    '09.8.19 10:29 PM

    칼이 엄청 많으시네요...
    저도 양념 병들 저만 렌즈옆에 내놓고 쓰는 줄 알고 있었는데
    좀 위안이 되는데요 ㅋㅋ

  • 24. 토마토샤벳
    '09.8.19 10:46 PM

    저희 주방과,,참 닮은듯,,하면서도,,
    180도 다른 주방이네요..ㅠㅠ
    (그러고보니,,울 주방은,,그냥 구겨 넣은거였고나,,,ㅠㅠ)

  • 25. 리인
    '09.8.20 9:36 AM

    저도요~

    혜경샘집에서 쓰시는 양념통, 칼들 같은 제품 쓰고 있는데도...

    왜 저는 '그 맛'이 안나는쥐,,,

    손끝맛!

    언제 그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런지///

  • 26. 요리열공
    '09.8.20 12:22 PM

    슬퍼하지마세요..혜경샘^^!!
    너무 정겹고..사랑하는 저의 행복레서피 책들이 나온곳이라서..
    전 참 좋아요..

  • 27. 날씬이
    '09.8.21 2:27 PM

    저도 부엌이 넓었으면 하는게 소원입니다.
    이렇게 좁은 부엌을 쓰면서도 마트가면 옵션으로 붙은 프라스틱 그릇에 손이가는건
    왜 일까요?
    찬바람 살살 불면 저도 그릇장에 먼지제거 부터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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