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라는 게 시도 때도 없이 아무 곳에서나 구할 수 있는 부위가 아닌지라,
동네 정육점에 진작에 부탁해두었는데, 약속을 지키질 않아서 어젠 걸어서 홍은동 인왕시장엘 갔습니다.
인왕시장내 정육점 다섯군데를 순회한 결과 간신히 구해왔습죠....토끼의 간만큼이나 구하기 어려웠던 소의 간!!
한 정육점 주인이 그러네요, "경기가 나쁘니까 비싼 고기는 안팔리고 싼 내장종류가 많이 팔린다"고.
값싼 선지같은게 많이 팔린대요. 그 얘길 듣고 저도 선지 1천원어치를 사다가 해장국 끓였어요.
마침 곱창과 양을 곤 국물이 있었거든요. 이 국물에 된장 풀고, 우거지 콩나물 파 마늘 그리고 선지를 넣어 끓였죠.
어제 쇼핑내역, 간 3천원, 선지 1천원, 우거지 2천원, 콩나물 5백원...그리고 무뼈닭발 2천원....
닭고기를 파는 상점에 무뼈닭발이라고 써있는 걸 보니까 그냥 지나쳐 올 수 없더이다,
분당 그 어디매 사는 닭살부부가 생각나서...

냉동상태 한팩에 2천원, 해동후 달아보니 딱 200g 이더이다.
오늘 무뼈닭발을 아주 맵게 양념해서 입 안을 얼얼하게 해버렸습니다.
요새 매운음식이 트렌드라면서요? 트렌드 한번 따라봤습니다. 입에서 불이야 나든 말든...
아니, 고추의 캡사이신 성분이 제 체지방을 활활 태워줄 걸 기대하며...
재료: 무뼈닭발 200g, 양파 반개, 풋고추 1개, 홍고추 1개, 파 1대, 다진 마늘 1큰술(듬뿍) 생강술 2큰술(청주에 생강 넣고 간 것)
양념재료: 고추씨기름 1큰술, 고춧가루 2큰술, 핫소스 반큰술, 간장 1큰술, 맛간장 2큰술, 국간장 반큰술,후추 참기름 통깨 조금.
만드는 법
1. 깨끗히 씻은 닭발을 체에 받쳐 물기를 조금 뺀 다음 생강술에 잠시 재워둬요.
2. 양념재료를 모두 섞어요.
3. 1과2를 합쳐서 조물조물한 후 10~20분 정도 간이 배도록 놔둬요.
4. 3에 양파 풋고추 홍고추 다진마늘 파를 넣어 잘 섞어요.
5. 달궈진 프라이팬이나 오븐에 익혀요.
Tip
야채가 많아지면 당연히 간 더해야합니다. 반드시 조리도중에 간을 보고 소금이나 간장 더 넣으세요.
아...맛이요...
오돌오돌한 식감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아주 좋아할 만한 음식이죠.
사실, 전 맛보다도 닭발에 콜라겐 성분이 많다면서요? 피부에 좋으리라하는 믿음을 가지고 먹었답니다.
아, 아, 울 엄니...맵다고 다른 건 잘 못드시면서, 이 무뼈닭발.."맵다""맵다"하시면서 어쩌면 그리 잘 드시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