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거의 상어 수준의 대구에 이어....또 한번의 충격이었습니다.
뭘 어떻게 해먹겠다는 생각없이 받아든 연어를 보고, 무작정 회를 떠보자 했습니다.

배를 갈라보니,
엄청 쏟아지는 연어알~. 몇알 집어먹어보니, 평소에 초밥이나 횟집에 먹어보던 연어알보다 훨씬 고소하더이다. 알과 간인듯한 내장을 잘 씻어서 건져뒀습니다.
마침 어젠가, 그젠가 TV에서 회를 뜨는 모습을 본 기억이 나는 지라, 배를 가른 연어를 물에 잘 씻은 후 키친타올로 잘 닦아 마른 도마 위에 올려놓았죠.
머리 바로 아래에 칼을 집어 넣고 꼬리를 향해 살점을 커다랗게 떼어놓았습니다. 꼬리부분은 남겼습니다. 뒤집어서 한장더.
꼬리쪽은 구이를 해야할 것 같아서 세토막 잘라서 물받이가 있는 밀폐용기에 담았습니다.
포를 뜨고 남은 등뼈부분과 머리는 토막냈죠. 부활한 절단의 여왕!!
이제 오늘의 본론. 솜씨 좋은 요리사처럼 칼을 쓱쓱 갈아서 한장 한장 회를 떴는데...난생 처음 떠보는 회도 뜰 만하더이다.
회를 접시에 담고, 마침 집에 있던 케이퍼랑 홀스래디시 양파를 곁들어놨습니다.
그리고 또하나..보통 서더리라 부르는 등뼈와 머리...조림을 했습니다.
조림장은 이것저것 생각하고 맛을 내기에는 너무나 정신적인 여유가 없던터라, 요시다 데리야키소스(별 쓸모가 없다고 엄청 구박받다가 요새 붕장어구이 이후 아주 사랑받고 있습니다)를 냄비에 붓고 물 좀 타고 생강편 마늘편을 넣고 바글바글 끓이다가 연어를 넣었죠.
한번 팔팔 끓었을 때 넣어야 한다는 걸 까먹고 있던 청주를 넣어줬구요. 양파채도 넣어 약한불에 조려줬습니다.
아...입이 너무 고급화 하여 큰일 났습니다. 훈제연어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신선하고 고소한 회였습니다.
울 어머니, "회도 안떠봤으면 아주 잘 떴다"고 한말씀. 역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합니다.
연어조림도 너무 맛이 있었습니다.
몇년전 추석선물로 들어온 냉동연어스테이크, 너무 맛이 없어서 연어에 대한 안좋은 추억이 있었는데...
역시 신선한 재료가 최고의 요리비결이라는 진리를 다시한번 실감했습니다.
아직 남은 연어알과 꼬리부분 3토막~ 연어요리는 내일도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