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일밥에도 썼는 줄 알았는데...찾으니까 없네요, 그 문제의 레시피 박스 사진만 덜렁 있고...
원고를 썼던 것 같은데 책 편집과정에서 잘려나갔나봐요. 푸드채널에 나가서 보여줄 때 우리 82cook식구 모두 알려니 했더니 그게 아니었나봐요.
하여튼...
제가 레시피를 정리하는 방법은 대체로 4가지 정도.
그중 가장 아끼는 레시피들은 여성잡지에서 뜯어낸 것들이에요. 전 여성잡지 자주 사는 편이에요.
1만원 안짝으로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 잡지가 사는 거잖아요.
사실 1만원, 크면 큰 돈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거 들고나가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요. 그저 찜질방에 혼자가서 식혜나 한그릇 사먹으면 딱 맞을 정도...
물론 여성잡지들 베고 자면 딱 좋을 만큼 두껍고 광고도 너무 많고, 내용도 너무 뻔하고, 이렇게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자면 끝이 없지만 그래도 한두가지라도 생활의 지혜를 얻을 수 있으면 본전이 빠지는 거고, 광고도 정보고, 또 다른 사람들은 뭘 해먹고 사는 지 어떻게 해놓고 사는 지 구경하는 재미에 자주 사는 편이에요. 요새는 바빠서 자꾸 사는 걸 잊거나 나오는 날을 놓치곤 하지만.

잡지를 보고나서 한 1년정도 모은 후 요리 꼭지만 쬐 뜯어요. 그런 다음 클리어 파일에 끼우죠. 그럼 나만의 요리 책에 되요. 전 이거 주제별로 분류해요, 고기류, 채소 및 김치, 별미 밥 국수, 소스류 등등 한 8~9권 있나봐요.
꼼꼼하게 인덱스를 하면 좋겠지만 전 인덱스를 안했어요. 그냥 아무 생각없이 들춰보다보면 전에는 눈에 띄지않던 요리가 눈에 띄기도 하고, 새롭게 관심이 가기도 하고..., 요즘 처럼 바쁘지 않을 때는 저녁에 드라마 보면서 같이 스크랩을 뒤지곤 했는데...
이 잡지 스크랩, 제가 제일 좋아하는 요리책이에요. 사실 이거 몇권 있으면 요리책 사지 않아도 되거든요. 앗, 이러면 안되는데 내가 내놓은 책 많이많이 사시라고 해야하는데...
그담은 인터넷에서 다운 받는 레시피죠. 특히 ebs의 '최고의 요리비결'. 전엔 그냥 폴더를 하나 만들어서 정리해뒀는데 그러니까 영 보기 나쁘더라구요, 제가 아마도 아날로그 세대라서 그런가봐요.

그래서 몽땅 프린트한 후 아코디언식 파일박스에 주제 별로 정리해뒀어요. 볼 때는 한장짜리 클리어파일에 끼워서 봉에 걸어놓고 보죠.
그런데 아무래도 사진이 없는 걸 놓고 하자면 헷갈릴 때가 있어요. 이게 바로 제가 두번째 책을 내야겠다 맘먹은 이유중 하나구요. 일.밥.보시면서 완성사진이 없어서 감이 안잡히는 분들 많죠?두번째 책에선 적어도 완성된 모습을 몰라서 요리에 어려움이 있는, 그런 일은 없도록 하려구요.
세번째는 바로 그 일.밥.에 나온 2천원짜리 상자에 정리하는 것들.

마트에 가면 자그마한 요리카드 같은 거 주잖아요? 그거랑 신문에 나오는 요리들,제가 지난번 조선일보에 연재했던 위크엔드 쿠킹이 딱 좋죠,을 암기카드에 붙여서 정리하면 딱이에요.
마지막으로 유리깨진 액자의 재활용.

자주자주 쓰는, 그러나 나쁜 제 머리로는 절대로 외워지지않는 공식들을 메모해서 봉에 걸어두는 방법이죠.
전 이렇게 정리해요.
푸드채널에 나가서도 이런 얘길 했는데, 전쟁에 나가는 장수, 무기가 좋아야하잖아요, 좋은 레시피를 많이 가지고 있으면 당장 도움이 안되도 언젠가는 잘 써먹게 되죠. 가지고 있는 레시피들,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고 잘 정리하시구요, 혹시 해봐서 맛이 없으면 과감하게 버리세요. 괜히 가지고 있으면 짐만 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