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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어머니 우리 목욕가요가실래요?

| 조회수 : 3,543 | 추천수 : 70
작성일 : 2007-12-11 08:38:28



                                            어머님이 방문 앞에 벗어 놓으신  고무털신


올 김장때나 동네 미장원 다니실때 너무 잘 신고 다니시네요.
뭐가 묻어있으면 물걸레로 쉬이~ 잘 닦이고 물도 잘 안젖으니
편하게 신으시는것 같아요.

미처 제가 여기까지는 생각도 못했으니
며느리인 저보다 훨 낫습니다.
내복도 사주셔서 올 겨울 잘 입으실 거예요~

오늘 어머님과 동네 목욕탕을 다녀왔어요.

예전에는 차를 타고 시내로 나가야만 목욕탕이 있었는데
목욕탕이 가까운 곳에 있으니 차 안타고 갈 수 있어 참 좋습니다.


김장 전에
막내 시누님이 어머님께 목욕가자고 하니
김장 끝나고 차분하니 가자~ 그러시며 사양 하시더군요.

그러더니 결국 때를 놓쳐 오늘에서야 저랑 다녀왔습니다.

"어머님 목욕 가실래요?."

"목욕? 현숙이가 가자던데 전화가 올라나 모르겠다~."

"아마 진즉 혼자 다녀 왔을 거예요~그냥 오늘 저랑 가셔요~."

라고  말씀드렸더니 서둘러 준비하시고 앞장 서십니다.

마음 편하게 따라 나서 주시는 것만 해도 저는 감사하지요.

집에서 대충 씻는다 해도 옛날 집이라 온몸이 오그라 들 정도로 춥습니다.

돈을 주고 때를 밀어 드릴까~ 망설이다
그냥 둘이 앉아 목욕을 했어요.

탕 속에 한 번 들어가자하니 답답해서 싫으시답니다.

저 역시 답답함을 싫어하여 오래도록 탕안에 있지 못하지만
그래도 잠시 혼자 들어갔다 나왔답니다.

어머님과 저와 공통점이 있다라면 답답함을 싫어한다는 것! 입니다.

느긋하니 목욕탕에 앉아 냉욕에 온탕에 습탕에 건조탕을 들랑 달랑 하면
좋으련만 이 마저도 못 누리는 촌닭 시어머니에 촌닭 며느리 랍니다.



40분 정도 지나 목도 마르고 숨도 차고 답답하여
목욕탕 안에서 발가 벗은채
어머님과 나란히 앉아 귤 하나씩을 벗겨 먹었어요.

한번 이 장면 상상해 보세요.
먹긴 먹지만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더만요.

어머님과  둘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감귤을 먹었거든요. ㅋㅋㅋ

목도 시원하니 그리 맛있더라구요.^^
나 참 철이 없지요?

몸무게 1키로 그람은 빠진 듯 가볍습니다.

"어머니 시원하죠?"
"시원하지~ 따땃하니 원없이 따순물에 목욕했다~." 그러십니다.

우리 둘 목욕비가 4,500원씩 9,000원 입니다.

탕 안에서 전신 목욕비는 15,000원.

"목욕비는 따로냐?."
"네에~ 4,500원은 별도예요~."
"그럼 20,000원 돈이네~."
"그렇죠? 그래도 다음엔 돈주고 한 번 밀어봐요~."

어머님 웃고 마십니다.

며느리가 밀어 준다고 몸 맡기실 분은 더더구나 아니지요.

"그렇지 않아도 현철엄마가 힘드니 돈주고 밀어라 하더라~."

"그러게요~ 이번엔 우리가 많이 밀었으니 다음엔 한 번 밀어봐요~."

다음 목욕때 이 약속 지키려 합니다.

편안하게 목욕 한 번 해보셔야지요.

목욕탕 1층
농협에서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우유등
이런 저런 먹거리를 사들고  돌아오는데
어머님이 숨을 헐헐 거리십니다.

이런 어머님을 뵈면
날 풀리면 정말 걷기 운동이라도
해야 할까부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 건강관리도 하면서 말이죠.

이래 저래 함부로 놀린 몸도 이제는 풀어 주며 살아야 겠구나~ 라는 생각.

아주 작은 것
할 수 있는 것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었음 좋겠어요.

2008년에는 말이죠!    
                        
경빈마마 (ykm38)

82 오래된 묵은지 회원. 소박한 제철 밥상이야기 나누려 합니다. "마마님청국장" 먹거리 홈페이지 운영하고 있어요.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경빈마마
    '07.12.11 8:39 AM

    이 해가 다 가기전에 어머님과 목욕 한 번 가세요~

  • 2. 강혜경
    '07.12.11 11:36 AM

    아직은 어머님이랑 목욕은 쫌...그런데요.
    언젠간...경빈마마님처럼 자연스럽게 다닐때가 오겠지요.
    참...따뜻해지는 글..
    항상 감사드립니다

  • 3. 돼지와우물
    '07.12.12 9:15 AM

    ㅋ 저는 신행다녀오구 나서..시엄마랑 찜질방가서 놀고 왔어요.
    친구들이 불편하지 않냐고들 하는데..그냥..옷 벗을때 살짝 민망했지만.. 이젠..
    그냥 같이 다녀요.ㅋㅋ 결혼한지 10개월

  • 4. 미실란
    '07.12.12 9:49 AM

    오랫만에 보는 털신입니다. 내 어머니가 신었던 그 털신인네요. 이동현

  • 5. 써니
    '07.12.12 2:40 PM

    사진이랑 글이 따뜻합니다. 부럽기두 하구요..
    전 1년전 어머니의 반대에도 불구하구 제 스스로 아이둘과 시댁2층으로 왔죠..
    남편은 홀로 버려둔채로요.
    사정상 제가 이 곳에서 해결해 드려야 될일이 많았기에..
    전 어머니와 잘 지내려고(사이는 좋지만)목욕탕엘 가자고 말씀 드렸죠..
    남자만 목욕하면 친해진다는 법 있나요..
    결혼14년이 되도록 목욕같이 간적없어서 등 밀어 드리고 싶은 맘에 같이 가시자 했는데..
    싫다는 말씀도 없어시고(성격상)가잔 말씀도 없으세요..
    참고로 전 2,3년에 한 번 목욕탕 갑니다.목욕가면 어지럽고 토해요..(어머닌 제가 이런거 모르세요.)전 그래도 가시자고 보채는데...(혼자는 가시면서)1년이 넘도록 OK안하시네요..
    이젠 제가 가기 싫어요.
    남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성격이십니다..
    1층시댁엔 아버님,시숙,시동새 모두 목욕탕가시는데..울 아들한테는 가자는 말씀도 없이
    1층식구만 가시더라구요..남편이랑 떨어져 있던터라 더 서럽더군요..ㅠ.ㅠ
    시댁식구들 선하고 좋은 분들인데..나눔이란걸 잘 모르시고 잘 못하세요..
    어머니 흉 할려고 시작한건 아닌데 부러움에 길어졌네요.
    마음을 주고자해도 받아주지않으면 소용없잖아요.
    서로서로 주고받으시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늘~! 행복하세요..

  • 6. 현승맘
    '07.12.12 4:24 PM

    아무리 그래도 아직까지는 같이 목욕탕 못가겠어요.........
    흐미 !!!!!!!!!생각만해도 부끄러워요...ㅋㅋㅋ

  • 7. 푸른두이파리
    '07.12.13 9:03 PM

    ................^^
    푸근하고 따뜻한 글 잘 읽었습니다..
    경빈마마님과 어머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새해에도 건강하세요^^

  • 8. 어진시원
    '07.12.13 9:26 PM

    고부간에 따뜻한 정이 느껴집니다. 정말 따뜻하고 행뵥해보이네요

  • 9. 미조
    '07.12.14 2:30 PM

    저두 결혼전에 두번인가 따라갔는데 동서 들오고선 슬쩍 동서에게 떠넘겼어요 ㅎㅎ
    근데 동서도 두어번 따라가더니 안가네요 ㅎㅎ
    동서랑 둘이는 한번도 안가봤는데..저두 생각만 해두 웬지 부끄럽네요 ㅎㅎ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는 홀딱벗고 봐두 안부끄러운데..참 이상하지요?

  • 10. 커피향
    '07.12.15 3:05 PM

    ....털신을 보니, 오래전에 돌아가신 어머님 생각에
    가슴이 멍해 오네요.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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