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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거친 봄의 기운 달래무침

| 조회수 : 5,941 | 추천수 : 24
작성일 : 2011-05-05 00:29:36
안녕하세요.
산자락...
집 뒤에 심어놓은 빼곡한 두릅나무 아래로 달래가 많이도 나왔습니다.


여느 곳의 달래라면 손으로 슬슬 뽑고 털고 하면 잘도 나오는 것 같았는데.
추운동네에 사는 달래는 호미로 땅을 한참 파야합니다.

낭군 왈, 삽으로 떠서 떨어야 한다는 표현을 하더군요.
추운 겨우내 뿌리가 얼어 죽지 않으려면 땅 깊이 들어가 있어야하겠지요.
딱 요즈음만 캐어 맛볼 수 있는.
마늘처럼 매콤하면서도 양파처럼 싸~ 한 맛.
달래...
오늘 우리집 저녁반찬으로 올랐습니다.
집 주변 휘~ 둘러보고 마련하는 봄기운 제대로 받는 초간단? 달래무침.
슬로우푸드라는건 이런 거 아님?
장갑준비, 호미준비, 뒷마당에 가시두릅 요리 조리 피해가며 호미질 시작 곰취도 보이고 나물취도 보이고..삼겹살 굽는날을 꼽아보며 달래만, 오늘은 달래만...


땅을 깊이 파다보니..후덜덜...뱀사촌쯤 될것 같은 두께 0.8센티의 지렁이도 인사해주고..ㅋㅋ
침 한번 삼키고 다시 땅을 팔 생각을 접고 오늘은 이만, 그래 이만큼이면 한 접시는 족히 될꺼야.
시집 온지 9년,난 아직...시골녀가 덜 되었나보다..벌레..지렁이..아직도 적응 안 됨...
달래나 어떤 나물이나..캐고, 꺽고, 뜯는건 재미로 한다지만..실로 그 뒷손질은 배로 시간이 걸린다. 손 느린 나, 하염없이 앉아서 짚 풀 걷고 흙 털고.


점점 예뻐지는 녀석들 시원하게 목욕도 시켜주고,


너무 길 것 같아서 좀 썰어도주고,


들기름, 고춧가루, 설탕, 집간장, 간장, 지난 가을 대려놓은 멸치액젓 쬐금, 통깨.. 슬슬 무쳤어요.


맛은요...  산의 맛이 난다고 하면...강한 맛, 순화되지 않은 맛, 마늘처럼 맵고, 양파처럼..달달 쌉싸래한 맛, 보리밥과 비벼먹음 잘 어울릴듯한 거친 맛.



산이...제게 봄이 왔다 속삭입니다.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순덕이엄마
    '11.5.5 12:56 AM

    3번째 사진에서 지렁이 어딨나 혼자 숨은그림찾기 하다 갑니당~^^

    달개 간장해서 생김 싸 먹으면 듁음인데..ㅠㅠ

  • 2. 깽깽이풀
    '11.5.5 1:04 AM

    앗! 순덕이...어무이~ 온냐^^
    그 지렁이요? 언능 흙 덮어 줬거등요.
    맨 몸이 넘 추울것 같아..아니..순간 오그라드는 모습이...아~~~~~~~~~ 너무 무셔서...ㅎㅎ
    인증샷 찍을 엄두도 안나요^^;;

    달래무침 쬐금 남았는데 낼 아침에 생김 싸 먹어야겠습니다. ^^

  • 3. HighHope
    '11.5.5 1:10 AM

    ㅎㅎ ㅎ 저도 지렁이가 얼마나 크지!! 하며 찿았다는...
    마지막 들기름 들어간 달래무침 정말 맛있겠어요.

  • 4. 깽깽이풀
    '11.5.5 6:16 AM

    HighHope님 그 녀석 다시 보게 되면 (아마도 비오는 날이 될듯...^^;) 꼭 올려드릴께요,
    시골음식이 맛있는건 아마도 들기름 같이 모든 재료에 추억과 수고로움이 베어들어 있어 그런것 같아요.

  • 5. 싱그러움
    '11.5.5 7:28 AM

    저 양푼에 밥 비벼먹음 듁음이겠슴당.....

  • 6. J-mom
    '11.5.5 8:13 AM

    헉~
    달래....된장찌개에 넣어서 먹기만 했는데
    외국살이 몇년되니
    키톡에 올라오는 달래만 봐도 완전 침이 꼴딱이네요.
    한국갔을때 꼭 먹고와야지 했는데 까먹고 먹지도 못했어요.

    과연 달래장은 어떤 맛일까?
    달래무침....저거면 밥두그릇은 뚝딱 하겠네요....
    흐~~~~

  • 7. 무명씨는밴여사
    '11.5.5 8:31 AM

    달래.... 참 맛있는데....

  • 8. 가브리엘라
    '11.5.5 10:06 AM

    글치요? ....달래 참 맛있는데..
    씻기가 좀 구찮아서 그렇지 달래장하나면 콩나물밥도 업그레이드, 뜨신밥에 달래장넣고 맨김에 싸먹으면ㅋㅋ..
    아니다 참 나 다이어트해야되는데..

  • 9. 그린
    '11.5.5 12:12 PM

    산의 맛이 왕창 묻어난는
    매콤 알싸한 달래무침이 너무 맛나보여요.
    콩나물밥이나, 맨김에 싸서 꿀떡~ 하고 싶어요.^^

  • 10. 깽깽이풀
    '11.5.5 9:17 PM

    싱그러움님 양푼째밥은 과식을 불러오기 마련이죠^^

    J-mom님 달래는 봄날 밥맛없는 식성 제대로 돌아오게 해요.
    그 싸~ 한 맛은 중독성이 있는듯..^^

    무명씨는밴여사님 달래 맛있는데.. 좀 있음 달래도 쇠어버린답니다.
    저도 언능 언능 캐서 먹어볼라구요.

    가브리엘라님 아시는군요^^;; 그 다듬기와 씻기의 수고로움이란..저도 10번 넘게 헹군듯해요.

    그린님 그렇치 않아도 오늘 맨김 싸먹으니 매운맛도 순화되고 바다와 산의조화가 훌륭하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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