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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E]용기내어_ 비트샐러드

| 조회수 : 4,663 | 추천수 : 39
작성일 : 2007-11-05 03:04:48

거의 2년 동안 유령이었습니다.
공구하면 살짝 엉덩이를 디밀었다가, 도로 쏘옥~
그런데, 이번 이벤트를 계기로 크게 용기를 내어 봅니다.
나이도 먹을만큼 먹었건만, 되게 떨리네요.

제가 오늘 들고 온 건 비트샐러드입니다.
비트는 참 요리하기 어려운 식재료인거 같아요.
워낙 색이 강하고, 또 색물이 줄줄 흘러서, 어디에 넣어도 다 '오염'을 시키니 말이예요.
항상 호기심이 넘쳐서 처음 보는 걸 사서 맛을 보거나 써봐야 직성이 풀리는데,
비트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비트로 뭔가를 시도할 때마다 영 꽝이었습니다.
볶아도, 생으로 샐러드에 넣어도, 주변은 다 벌겋게 물들여서, 정말 곤란했어요.
그 색이라는게, 즙을 내서 아예 염료로 쓰면 모를까, 여기저기 지저분하게 물들이면,
솔직히 식욕을 떨어뜨리는 강력 효과를 내니...
그렇게 실패만 했는데,

프랑스에 사는 동생이 팁을 날려주었습니다.
팁이란,
"푹 삶아라" 였습니다.

그래서 탄생한 비트 샐러드, 정말 간단합니다.

1. 비트를 깎아서 물 붓고 '푹 삶습니다'. 얼마나 삶냐구요? 비트가 몰캉해질 때까지요.
  (해보지는 않았지만) 비트 삶은 물만도 워낙 진한 색이므로 반죽같은데 식염료로 사용가능할꺼 같습니다.
  그렇게 물이 빠지고도, 비트의 색은 끄덕도 없습니다.
2. 비트를 꺼내서 쬐그만 깍두기로 썹니다.
3. 올리브유 적당량, 샐러드식초 아무거나 적당량 넣고, 소금 후추 간하면 끝!
4. 혹시 생 파슬리가 있으면 다져서 같이 섞어주세요. 맛이 훨씬 좋아집니다.

삶은 비트에서 달달한 맛이 나기 때문에, 뭐 다른게 별로 필요치 않습니다. 삶은 비트 그 자체 맛이 참 괜찮아요.
혹시나, 다른 채소나 과일을 샐러드에 곁들이고 싶으시면, 절.대.로. 비트랑 한꺼번에 섞지마시고,
비트를 맨 아래에 깔아주세요. 그럼 얼룩덜룩 샐러드를 안 만들 수 있어요.
먹을 때는 같이 콕 찍어서. 뭐, 뱃속에서야 얼룩이든, 덜룩이든 상관있겠어요~ ㅎㅎ.

데뷰를 이런 초간단 메뉴로 해서 면목이 없지만서도... 내년엔 열심히 활약해볼께요!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강혜경
    '07.11.5 12:38 PM

    우와~~냉장고에 있는 비트...정말 어찌할까...하다가 장아찌에 넣어서 색을 이뿌게 물들였답니다...무쌈을 먹을때 비트를 한조각...살짝 넣으면 이뻐지구요~~^=^
    수푸리님~~비트밥은 해봤는데, 삶아서 샐러드는 생각해보지 못했답니다~
    덕분에 좋은 먹거리 만드는법~~감사드리면서~
    자주 뵈어요~~^=^

  • 2. 수푸리
    '07.11.5 3:53 PM

    강혜경님, 댓글 감사드려요.
    아무도 거들떠 안보면 어쩌나 조마조마 했어요.. 소심소심
    혜경님이 냉장고의 비트를 이렇게 요리했다가 혹시라도 맛없으면 어떡하나,
    또 걱정되기 시작했어요.. 삶아서 달콤해져야하는데 말이예요..
    참, 이 비트샐러드는 밥반찬으로는 간이 좀 약한데, 스테이크 곁다리나 그냥 이것만 다이어트용으로 먹기 좋은 거 같아요.
    한 꼬마, 두 꼬마, 세 꼬마도 모두 잘 있지요?

  • 3. 수푸리
    '07.11.5 5:06 PM

    아, 맞아요. 프랑스에서는 이미 푹 삶아진 비트를 수퍼에서 판다고 했어요.
    풍경님의 노하우 대로, 소스에 섞어서 하루정도 냉장고에서 숙성시키면 맛이 더 좋아질꺼 같아요. 그리고 파슬리 대신 양파를 작게 다져 넣어도 좋겠네요!
    갑자기, 용기내서 글을 올리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덕분에 또 새로운 걸 배우네요.

  • 4. Goosle
    '07.11.8 11:20 AM

    너무 늦은 답글이 아닐지 모르겠네요.
    이번 여름에 러시아 여행을 갔는데, 슾과 샐러드에 두루두루 비트가 쓰이는 것 같았어요.
    슾은 그냥 야채슾인데 색은 비트색. 혹시 비트 삶은 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퍼뜩 드네요.

    그리고 전채로 나온 푹삶은 비트와 감자를 버무린 샐러드가 너무너무 맛있었어요.
    올리브오일+발사믹 베이스 드레싱이었던 것 같은데, 정말 깔끔했답니다.
    잘 생각해보니 완두콩도 들어있었던 것 같구요. 감자와 비트는 완두콩만한 크기로 깍둑썰기 되어 있어 숟가락으로 푹푹 퍼먹었지요.

    결론은.. 감자랑 섞어도 맛난다는거.. ^^
    그 후로 저도 해보고는 싶은데 비트를 구하기가 쉽지 않네요. 쩝.

  • 5. 수푸리
    '07.11.9 12:28 PM

    Goosle님, 혹시하고 들어왔는데, 새 댓글이 있어서 기쁘네요.
    감자랑 같이 해도 맛나군요...
    맛은 좋을 꺼 같은데, 감자에 비트물이 들어서 지저분해보이지는 않던가요?
    모양이 어땠을지 궁금해요.^^
    담에 비트를 사면 꼭 해볼께요!

    비트, 대형마트에 자주 있다고 듣긴했는데, 제가 마트를 안가서 확실하지는 않아요.
    저는 한살림에서 구입했어요.
    꼭 구하셔서 여행을 추억을 되살려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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