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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이벤트응모]외갓집의 추억

| 조회수 : 2,349 | 추천수 : 3
작성일 : 2006-10-15 22:14:03
항상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내시는 회원님들을 보면서
나는 그냥 눈팅(?)만 해야지 했는데
음식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 하라는 주제가 제 맘을 뭉클하게 하더군여
이번에도 어김 없이 추석이 찾아 왔었는데요
추석과 설날은 저의 유년시절 추억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답니다
그 추억의 대부분은 외갓집과 외할머니가 차지하고 있지요
저희 외할머니는 올해 일흔여섯이시지만 아직도 정정하세요
지금도 외갓집은 집안곳곳이 광이 날정도로 깨끗하구여
음식솜씨까지 좋으셔서 직접 담근 장과 젓갈들이 집 뒤뜰의 장독들을 채우고 있지요
외할머니의 어머니는 동네 잔치가 있으면 제일 먼저 모셔가는 분이 셨데요
어릴적에는 몰랐어요 외할머니의 음식이 맛있다는 걸......
결혼을 하고 제가 음식을 하게 되면서 외할머니의 음식에 뒤늦게야 감탄을 했어요
그래서 김장을 할때나 할머니가 만드신 음식에 대해 어떻게 만드시는 거냐고 물으면
할머니는 흐뭇한 웃음으로 “니는 몬한다” 하시면서도 조근조근 말씀을 해주시죠

어릴적 설날이 되면 친할머니댁에서 제사를 지내고 당일 날 저녁에 식구들이 외갓집으로
향했지요 지금은 개발이 많이 되어 가는 길이 편해졌고 자가용으로 가는데요
그때는 버스를 타고 한참을 갔어요 부모님은 피곤하신지 졸고 계셨지만
저는 외갓집에 간다는 설레임으로 길가의 가로수와 산들을 보며 빨리 외갓집이 보이길 바랬어요
깜깜한 밤 외갓집에 도착하고 대문을 들어서면 “우리 영혜 왔나”하시면서 반갑게 저를
맞아 주시던 할머니는 손수 만드신 식혜와 떡 음식들을 내 오셨어요
그 중 제가 계속 손이 가는 음식은 바로 감김치 였어요
외갓집은 마당이 넓은 집인데요 집을 둘러싸고 감나무가 돌아가면서 심어져 있어서
가을에는 감을 따던 기억들이 아직도 생생하답니다
감김치의 맛은 아주 복합적인데여 달콤함과 새콤함 찌릿함 약간의 떫음이 섞인 맛이예요
외할머니께 어떻게 만드는 건지 여쭤봤더니
감중에서 땡감이 있데요 아주 떫은 감인데여 이 땡감이 요즘에는 잘 나오지는 않는데
이 땡감에다가 돼지풀이라고 외갓집 근처에서 나는 풀이 있는데 그 풀을 따다가 우린물을
붙고 삭힌다고 하는데 만드는 사람의 노하우가 많이 있어야 해서
저는 만들 엄두도 못 낸답니다 오래두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라서
설날이 아니면 먹기가 힘든 귀한 음식이고 외할머니의 사랑이 담긴 음식이지요
외할머니가 이 세상에 안계시게 된다면 평생을 잊을 수가 없는 음식이 되겠지요
외손녀이지만 큰 손녀라 그런지 다른 사촌동생들 보다 저를 많이 생각해주시는
외할머니가 계서서 행복한 한 사람이 었습니다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CoolHot
    '06.10.16 12:51 PM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나네요.
    뒤꼍 야트막한 산에 호두나무며 앵두나무 밤나무들이 늘어서서 그것들 따먹는 재미가 있었는데..
    이제는 아련한 추억이 되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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