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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삼순이님 따라하기 - 반전 있는 복숭아 테린

| 조회수 : 9,652 | 추천수 : 2
작성일 : 2012-07-27 10:12:12


삼순이님의 베리 테린을 보고 급 향수에 잠겼더랬습니다.

저도 tazo님의 소리 없는 팬이었거든요..

레시피며 사진이며, 귀찮아 따라해본 것은 몇 개 없었어도

보는 것만으로도 상큼, 따뜻해 지는 것들이었거든요..

 

 

상기시켜주신 삼순이님께 감사드리며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초절정 귀차니스트인 제가 따라해 보기로 했습니다.

일단 저는 딸기보다도 복숭아, 귤, 자두 팬이라...

복숭아귤자두테린으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대형 할인마트에서 과일들과 판젤라틴(RUF 사의 것인데, 아마도 독일인가 봅니다.)을 샀습니다.

 

 

조금 넙적한 락앤락에

귤은 속껍질을 제대로 까서 흰 부분을 전부 정리하고 넣으면 좋으련만,

그냥 대충 까서 넣고,

복숭아와 자두도 껍질을 까서 잘게 잘라 넣었습니다.

 

 

그런 다음 젤라틴을 넣으려고 보니

헐. 이거 찬 물에 십분을 불리라는 군요..

과일 자르기 전에 불릴껄 ㅠㅠ;;;

 

 

네. 저는 무지무지 성질 급한 여자..

이 판 젤라틴의 한글설명상 총 20g인데, 12장이라고 되어 있길래

1/4cup의 복숭아 쥬스에 14g 대충 계산해서 9장을 털어넣고, 깔끔하게 끓여서 잽싸게 녹여버렸습니다..

아주 깔끔하게 녹더군요 음화화...

그리고 1/4c up의 복숭아 쥬스에 설탕 3숟갈을 넣고 (전 뭐 위를 젓가락으로 깎고 그런 거 없는 겁니다. )

1.5 컵의 복숭아쥬스를 더해서 전부 2컵이 되는 복숭아 쥬스를 과일이 담긴 락앤락에 부었습니다...

냉장고에 넣고 뿌듯해 하면서 뒷정리를 했습니다..

 

 

그런데 젤라틴 녹였던 스테인레스 냄비에 젤라틴 찌끄러기들이 이미 다 굳어서 붙어 있는 게 아닙니까...

호오.. 이 젤라틴 정말 강력한걸 하고 바로 냉장고에 달려가 봤더니, 여기서 반전.

락앤락 안의 것은 흐르는 물 상태...

한 시간을 기다려도

두 시간을 기다려도

찰랑찰랑~ - 아 이거 음성지원 되어야 하는뎅 ㅠㅠ;;

 

 

젤라틴 봉지를 들고 이번에는 영어 설명을 읽어 봤더니

절대 끓이지 말랍니다 ㅠㅠ;;;

끓이면 파괴된다네요 ㅠㅠ;

아니, 이 중요한 것을 왜 한글로는 안 써놓는 것이냐!!!! 흑흑...

인터넷에 보니 중탕하거나 전자렌지를 2-3초씩 살짝 살짝 돌려주라는 군요..

쥬스 1컵당 젤라틴 7g이 필요하답니다..

 

 

하는 수 없이 남은 판젤라틴 봉지를 보니 으잉? 12장 들었다고 했는데 9장 썼으니 3장 남아 있어야 하는데 5장 남아 있습니다..

호오..

그래서 이제 다시 합니다..

일단 락앤락의 복숭아쥬스를 두눈 질끈 감고 전부 따라내 버립니다.

과일은 이미 모양은 없고 다 흐트러진 상태..

뭐 맛만 좋으면 된다! - 만 맛이 있기라도 하면 다행ㅠㅠ;;

5장이 남았으니 이게 20g이 12장인데 보너스로 2장 더 준 건지,

20g이 14장인지 아리송 합니다만..

 

뭐 어쨋든 토탈 복숭아 쥬스 1컵으로 하기로 하고 (젤라틴 부족으로 인해 ㅠㅠ)

1. 1/4컵에 판 젤라틴을 길게 썰어 넣고 불리고,

2. 1/4 컵에 설탕 3 숟가락을 넣고 끓입니다. (이미 쥬스 양이 줄었으니 설탕 양을 줄인다는 생각 따위는 머릿속에 없었습니다..ㅠㅠ;)

3. 불린 젤라틴 5장 + 쥬스(1)를 전자렌지에 5초 돌립니다..

아직 판 덩어리가 있네요..

4. 다시 5초 더 돌립니다.

이번에는 달걀의 흰자에 알끈 있는 것 같은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파괴될까봐 무서워서 전자렌지 그만 하기로 합니다..

5. 설탕 + 쥬스(2)와 젤라틴 + 쥬스(1)를 섞고 전체 양을 1컵이 되게 쥬스를 조금 더 첨가한 후 락앤락에 부어줍니다....

6. 뚜껑을 닫아 냉장고에 둡니다...

7. 꺼낼 때는 따뜻한 물그릇에 락앤락 채로 넣어서 조금 답궈 둡니다.

칼로 쑤시면 안 됩니다..ㅠㅠ;;

눼눼..

또 급한 성질 머리를 못 참고 칼루 쑤셔서 옆면 망했습니다 ㅠㅠ;;;

맛은 좋앗어요^^..

딸래미가 엄청 좋아하네요^^~~~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진냥
    '12.7.27 10:59 AM

    글이 참 재미있네요
    실수하신 부분도 솔직히 적어주시고,레시피도 꼼꼼히 챙겨주시고,,많은 참고가 되었어요

    지금 살구가 굴러다니는데 써먹어봐야겠어요~

  • 낮잠
    '12.7.27 11:31 AM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꼭 올려야할 것 같은 경험이었습니다^^;;;
    제 실수를 거름삼아 진냥님은 맛나고 예쁜 테린 만드세요오^^~~

  • 2. 삼순이
    '12.7.27 11:28 AM

    에고, 고생하셨어요 ^^;;
    그래도 성공한 거 하나 건지셨으니 축하!
    판젤라틴은 안 써봐서 끓이면 안 되는 것인줄 몰랐네요. 꼭 참고하겠습니다.

  • 낮잠
    '12.7.27 11:46 AM

    어머낫~
    오리지날 삼순이님이 오셨네요^^;;
    이 비루한 젤리 사진을 선보이게 되어 몸둘바를^^;;;;;
    앗? 근데 가루 젤라틴은 끓여도 되나요?? @@?
    잘못 산 것이었어 흑흑..
    설명서에는 판젤라틴이 취급하기 훨씬 용이하다고 되어 있었는데!!!
    미슷훼리한 젤라틴의 세계 ㅠㅠ;;;

  • 3. oOOo00o
    '12.7.27 2:56 PM

    이런 후기 정말 좋아요! 저는 낼 동료 송별회 팟럭이라 이쁘게 만들어야 하는데 갑자기 걱정이 ㅠㅠ
    젤라틴 봉지 하나가 o-jello(85g) 이라고 나오는데 혹시 슈거프리 (8.5g)용으로 3봉지 하는 건가요?
    아아 누가 저 좀 도와주세요~ 실패할까봐 걱정이 큽니다.

  • 삼순이
    '12.7.27 10:29 PM

    음. 이 글을 지금 봐서 답글 달긴 하는데 벌써 만드셨을까요?
    85그램이면 큰 봉지를 사신 것 같은데, 제가 사용한 것은 젤라틴 가루이고(무향, 무맛, 무색소)
    안전하게는 지금 가지고 계신 젤라틴 케이스나 봉투 뒷면에 나와 있는 용량과 방법을 참고하세요.
    대신 물 말고 적당한 주스에 설탕 약간 섞어서 하시면 되구요.
    쉽고 모양도 예뻐서 만들어 가면 사람들이 다들 좋아할텐데. 꼭 성공해서 여기 사진도 올려주세요.

  • oOOo00o
    '12.7.27 11:10 PM

    아~ 그렇군요. 아직 시작 안했어요. 삼순이님 답변 감사드려요.
    젤리를 만들려다 실패한 적이 있어서 걱정이 커서요. 물처럼 내내 그냥 굳지 않더라구요 ㅜㅜ
    아무튼 이번엔 조심조심 시도해 볼게요. 달걀같은 점성이 뽀인트 같은데 노력해야죠 하핫;;;;;
    성공하면 사진이라도 올릴게요. 혹 실패하면 댓글로 알려드릴게요.

  • 낮잠
    '12.7.28 8:20 AM

    오... 삼순이님이 벌써 답변해 주셨네요..
    이제 다 만드셨으려나요^^?
    사실 저는 이번이 처음이라, 뭔가를 알려드릴 만큼 내공이 충분하진 못하구요^^;;
    제가 인터넷 검색한 바로는 판 젤라틴은 절대 직접 끓이지 말고 10분 정도 불렸다가 중탕하거나 전자렌지에 살짝 돌려서 점성 봐가면서 더 돌리라고 하더라구요...
    그럼 성공하시길 빌꼐요^^...

  • oOOo00o
    '12.7.29 11:58 AM

    결과보고 해요. 비주얼은 완전 거의 비슷했는데, 굳어 보이는데 뒤집질 못했어요. ㅜㅜ
    아주 약하게 굳어서 큰 스푼으로 나눠서 담아야 했는데, 맛은 좋아요. ㅋㅋㅋ
    팟럭 메뉴는 파스타셀러드와 닭강정으로 대체 했구요, 아쉽지만 재밌었어요. 아아...요리(?)의 세계란 갈길이 머네요 제게

  • 낮잠
    '12.7.30 9:52 AM

    약하게 굳어서 살짜쿵 찰랑찰랑한 비쥬얼이면 더 예뻤을 것 같아요^^!
    좀 많이 뜨거운 물에 젤리 그릇을 넣어뒀으면 빠졌으려나요??
    저도 뭐 반은 칼로 쑤신 사람이라 해결책은 모르겠어요 ^^*
    팟럭 준비하느라 힘드셨겠어요..

  • 4. ModuRock
    '12.7.29 3:53 AM

    낮잠님~ 어쩜 설명을 이리 잼나게 하세용!! ㅋㅋㅋ
    밉게 나왔다는 옆면 없는걸요ㅋㅋ 아주 매끈덕지게 맛나게코롬! 추르릅...!
    전 발효빵, 잼, 젤리, 푸딩 이런 아이들 만들어서 성공한 적이 없어와요.
    그리하여 낮잠님이 능력자로 보인다죠~
    불량 주부인 저는 차마 "레시피 따라해 볼래요~" 이거이 못하고
    곧 비슷한거 사먹을테야요~ 로 마무리를..=333333

  • 낮잠
    '12.7.30 9:50 AM

    아휴 모두락님 82에서 뵌 음식내공이 있는데 무슨 말씀이세요..
    무슨 레스토랑에나 나올 법한 비쥬얼의 파스타니 이름도 모르겠는 음식들 많이 보여주셨잖아요^^:;;
    전 아직도 생초보나 다름없어요 >

  • 5. 코로
    '12.7.30 1:22 PM

    와.. 후기 정말 잼나요.. 특히나, 똑같은 판젤라틴을 가지고 어찌해야하나.. 고민중인 저에겐 완전 여신강림!!
    (이러다 낮잠님은 남자면/? ㅎㅎ 멘붕..)

    저도 자랑하려고 테린을 만들어 볼까 하거든요..
    (근데 전 만들어서 아이스박스에 담아서 그 담날 먹어야 되어서..ㅠㅠ)
    계속 머릿속으로 고민중..
    들어갈 재료는, 복숭아 통조림, 귤통조림, 냉동산딸기, 자두? 등을 생각하고 있어요..
    포도 쥬스는 보이던데.. 복숭아 쥬스는 어디서 파나요? 홈+에도 파는지..(마트 가본지가 언제인지..)
    아.. 포도 넣으면 더 색상이 예쁘겠네요..(그 작은거 송송이 있는거요..-건포도처럼 작은포도요)

    이번주 한번 해 봐야겠어요.. , 11일날 D데이인데..

  • 낮잠
    '12.7.31 8:35 PM

    헤헤 저 여자 맞습니다^^;;;
    저는요, 대형할인마트에서 산 복숭아 쿨피스로 했어요..
    어렸을 적 목욕탕 가서 엄마를 졸라 사먹던 추억이 그득한 쿨피스~ 가 급 땡겨서요..
    젤리 만든답시고 1L 짜리를 사서 만드는 사이사이 홀짝홀짝 다 마셨네요^^*
    그런데 모양새로 보면 내용물이 잘 보이려면 좀더 투명한 쥬스가 좋을런지도 모르겠어요...
    예를 들어 '2% 부족할 때'의 복숭아맛이라든가... 그런거요..
    복숭아 아이스티로 하면 어떨까도 고민해 봤는데..
    그러면 좀 어두운 갈색이 되려나요^^?

    저는 쿨피스가 달콤한 편이라 설탕을 줄여야지 하다가 나중에는 오히려 두 배로 들어간 셈인데,
    그렇게 많이 달지는 않았어요...
    젤리상태가 되면 단 맛이 좀 덜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쥬스라서 이미 어느 정도 달콤한 상태라도 설탕을 더 넣는 원래의 레시피가 맞는 것 같더라구요...

    아, 그리고 저는 냉동 블루베리를 몇 개 넣으려다가 잊어버리고 안 넣었어요 ㅠㅠ;;;
    넣었으면 모양새가 좀더 나았으려나요??
    그런데 모양새로만 보면 딸기, 야생베리류 블루베리가 최강인 것 같아요..
    색이 일단 빨갛고 보라색이라서 강렬하게 예쁘잖아요..

  • 6. 꿀꿀이맘
    '12.8.1 10:43 AM

    만드시는데 우여곡절이 있엇지만 모양 넘 잘 나왓네요 맛도 맛을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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