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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아들을 위해 만든 대합죽

| 조회수 : 3,114 | 추천수 : 6
작성일 : 2005-07-09 18:06:57
전날 같이 놀때는 아무렇지도 않던 아들녀석이 밤중에 기침을 많이 하더니 자다 일어나서 목마르다며 물을 외치는 겁니다.
급하게 냉장고를 열어보니 예전에 제가 먹으려고 사둔 한약으로 만든 감기약 한봉지가 있는겁니다. 
어른의 약이니 아이라 1/2봉지만 데워서 마시게 하고 그렇게 잠이 들었습니다.
새벽쯤 아들 녀석이 징징거리는 소리에 잠이 깼는데 온몸이 불덩이였답니다.
그때부터 우리 부부는 안절부절이였습니다.
재민아빠는 해열제를 찾아와서 먹이더니 밤중에 제가 먹인 오래된 어른용 감기약 때문이라고 원망도 하고...저도 엄마의 무지 때문인가 싶어 속이 많이 상했었어요.
출근시간이 다가오고 하필이면 이런날 재민이 봐주던 친정 엄마도 시골에 가시고 그렇다고 아침에 재민이 유치원에 데려다 주기로 한 친정 앞집 아주머니께 아픈 아이를 데려다 줄수도 없고 막막했습니다.
보통때 같음 제가 하루 결근을 했을텐데...하필 오늘 연구학교 협의회가 있는 날이고 주무 선생님에게 오늘 협의회때 제가 발표를 좀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었고 사실 부담되어 피하다가 승낙을 했었는데 이렇게 결근을 해버리면 너무 무책임한 사람이 되어 버리겠다는 생각에 재민아빠가 결근하길 바라고 있었는데 재민아빠도 회사에 중요한 일이 있어서 빠질수 있는 형편이 아니였답니다.
이럴때 아파트 이웃들이랑 좀 친해둘걸...오만가지 생각이 다 났습니다.
그리고 참 처절했답니다.
결론은 제가 1,2 교시 수업을 아래로 미루고 재민이 병원 데리고 갔다가 유치원에 데려다 주고 출근하는 것이였답니다.
아프고 열이 나는 아이를 어디 맡길때가 없어서 유치원에 데려다 주고 오는데 맘이 진짜 아팠습니다. 내가 이러고 직장을 가야 하는지....
학교에 오니 다른 선생님들도 다들 아이 키울때 이런 경험이 있었다고 하시면서 어떤 분은 눈가에 눈물도 보였습니다. 직장 다니는 엄마의 비애라면서....
수업다 하고 조퇴해서 유치원으로 갔더니 열은 내렸는데 예상대로 우리 재민이는 하루종일 아무것도 못 먹고 누워만 있었다고 하더군요.
아픈 아이 맡겨서 유치원 선생님께도 미안했답니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 먹었다는 우리 재민이를 위해서 슈퍼에 가서 대합조게 사서 죽을 끓여보았습니다. 조금이라도 먹여야 약을 먹이겠다 싶어서요...

세상에서 젤 이쁜 내 새끼 이재민!
이 아이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던 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제가 사는 이유이기도 하구요....
지금은 다 나아서 여전이 장난꾸러기로 엄마를 힘들게 하고 있지만
저는 우리 재민이가 이 세상에서 젤 좋습니다.

클릭~! ☞ 과정샷 보러가기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보라빛향기
    '05.7.9 7:59 PM

    너무 맛있게 보이네요.. ^^
    엄마랑 떨어져서 살고 있어서 엄마가 해주는 죽 한그릇 먹고싶어요!!^^

  • 2. 코알라
    '05.7.9 9:25 PM

    행복하구 넘 이쁜 흰나리님은 평생 행복할것 같아요
    친정엄마님 아름다운국수와 평생 첨보는 부산표 산적 저 죽다 살았습니다
    멋진 엄마를 두시고 엄청 사랑 받으시는 같아요
    단호박밥 3통해서 줄사람이 있어요 제가 잴 사랑하는 사람들입당
    근데 대나무통은 어디서 사요

  • 3. 허연주
    '05.7.10 12:50 AM

    아! 한 수 배웠습니다~ 정말 아이가 유치원엘 가니 도시락에 참 관심이 많이 가지네요.그래서
    도시락이라면 눈에 불을키고 달려든답니다.금방 흰나리님 요리방 휘리릭~ 그중 딱 걸렸어
    `밥 샌드위치` 내일 찹쌀 사와서 꼭 해보리라 다짐하는 밤입니다.
    참 인생을 정성스럽게 사시는 분 같아요.(그에 비하면 전 장난으로 사는 것같은)아! 이밤 내 인생에
    조금만이라도 정성을 첨가해야 되지 않겠냐고 괜히` 내인생`에 미안해지는 밤이기도 합니다.정식으로
    방문하러 가겠습니다.환영해 주세요.

  • 4. 비타민
    '05.7.10 5:53 AM

    넘 찡하네요... 역시 엄마는 정말 위대한 존재인듯해요.. 죽도 넘 꼬소하고 맛있을것 같아요...
    엄마의 이런 정성과 사랑으로 훌훌 털고 일어나... 언제 그랬냐는듯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 자랄거에요...

  • 5. 쑤~
    '05.7.10 2:43 PM

    우리 옆집이면 ,
    내가 봐 줄텐데.......안 쓰럽다.
    힘 내세요.^.^
    집장 맘네 애들이 그래도 잘 크더라구요.
    자립심도 강하고, 고등학교 쯤 가면 엄마랑 대화도 되고,
    그 때 까지 버티시면 애들도 좋아하더라구요.

  • 6. 비오는날
    '05.7.10 5:04 PM

    저도..제 아이가 말할 수 없이 좋습니다..그래서 다른 아이들까지 너무 소중하게 여겨집니다..제 아이가 저를 철들게 하죠...
    힘내세요..엄마의 마음이 그런데..분명히 건강하고 멋지게 자랄거예요~

  • 7. 진주
    '05.7.10 5:38 PM

    과정샷보고 예전 잔치국수 멋지게 올리신 분이시구나.했어요. 저도 도전해 봐야겠네요. 울 아들도 아프거든요.

  • 8. 흰나리
    '05.7.10 7:50 PM

    코알라님
    대나무통은 이곳에 가보세요.
    대나무통은 하나에 500원인데 갯수와는 상관없이 택배비가 4000원이더군요.
    http://dydaenamoo.com

    보라빛 향기님, 예조님,연주님,비타민님,쑤님,비오는날님 그리고 진주님
    저를 기억해 주시고 격려해 주셔서 감사해요.
    지금은 아들녀석 다 나았습니다.

  • 9. 김혜경
    '05.7.10 11:13 PM

    흰나리님 고맙습니다..그러지 않아도 대통밥용 대나무 찾던 중인데...가서 주문해야겠네요..

  • 10. 흰나리
    '05.7.10 11:57 PM

    와우!
    혜경님께서 이렇게 리플을 달아주시고...
    이번주엔 뭔가 좋은일이 생길것 같습니다.
    이렇게 좋은 사이트를 만들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혜경님은 복 많이 받으실겁니다.
    아니...벌써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고 계시니...
    복 많이 받으신것 맞죠?

  • 11. 파마
    '05.7.11 12:56 AM

    흰나리님..홈피가..너무 따뜻하네요...재민아빠도 너무 자상하시구..^^;; 과정샷..잘 보구 갑니다...
    예쁜 홈피...부럽네요.. ^^;;

  • 12. yesulmom
    '05.7.11 1:42 PM

    저도 오늘 우리딸 열나는데 아침에 유치원차 태워보내구 출근했습니다..너무너무 공감이 가는 내용이라 그냥 지나칠수가 없네요 ...전 오후에 조퇴해서 우리딸 병원에 데려가려 한답니다...아무튼 흰나리님의 정성이 대단하시네요..저도 한수 배워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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