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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오징어떡뽁기랑..콩비지부침개~*

| 조회수 : 4,563 | 추천수 : 12
작성일 : 2005-03-10 12:24:06
헤헤..

벌써..이번주도 다 지나가고 즐거운 목요일이 돌아왔네요...ㅎㅎ

아침에 성당가서 판공성사보구..  꽃도 한다발 사가지고 돌아왔는데...마치..우아한 부인이 된거 같아서..

기분이 엄청 좋았답니다..

엄마한테 그 이야기를 했더니..날씨도 칙칙한데..넌 참 이상하구나. 하시더군요..-_-;;

그래서 보니..날씨가 꾸물꾸물.. 불편한 뱃속같아 보이는.. 별로 안 좋은 색깔...-_-

엥간해선 주변에 관심이 없다보니..  내 바이오리듬만 높으면 언제나 기쁜...-_-;;

여튼 며칠전 이마트 나들이 갔다가..(울 애들은 나들이 가자. 하면 마트가는줄 알아요..ㅎㅎㅎ

두탕뛰자. 하면..이마트 갔다가 롯데마트 가는거구..-_-;;)

오징어가 세마리에 이천원정도밖에 안하는걸 사가지고 왔었지요..

아아..너무 싸서 좋아..하고 기쁨은 잠시..-_-;;

오징어가.. 제가 보던 그 모양이 아니더군요..

제가 늘 쓰는 오징어는 넙적하게 펴져있는..  마른 오징어 모양이었는데..

이 오징어는 둥근 몸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었어요....>.<

아아.. 이것은..  말로만 듣던 다듬지 않은 오징어?

괴롭더군요..  애들은 오징어야. 오징어. 오늘은 오징어 볶음이야. 하고 뒤에 앉아서 좋아하고 있는데....ㅠ.ㅠ

여튼.. 오징어 내장은.. 여간해선 좋아질거 같지 않은 부위라는걸 깨달았어요..

게다가..영원히 익숙해지지 않을것 처럼 생겼더군요..

아아..게다가 그 눈...ㅠ.ㅠ

저를 보고 있었던 그 눈..  어떻게..눈을 달아서 요리를 해볼까.. 하고 갈등하게 했던 그 눈...과 주둥이..

모성이 대단하더군요...

손질해놓으니.. 늘 제가 사먹던 그 모양새.

막내놈의 주문대로.. 오징어에 떡볶기를 넣어 만들었어요...

그리고..  밑에놈은..울 넝감이 기증한 콩비지로 만든것이지요..

주말에 등산갔다가 글쎄..꺼멍봉다리를 한보따리를 가져온 것이었어요..

이게 모야 넝감? 하고 물으니..

글쎄 순두부를 먹으니 식당입구에 이걸 쌓아놓고 공짜니까 가져가래서.. 내가 이따만큼 가져온거야.

하고 즐거워하는 넝감.

모든 음식엔 유통기한이 있는 법인데다.. 순두부집이라면 이런건 그냥 공짜로 많이 준다는걸 전혀

모르고 있던 순진한 넝감은..  하나 집었다가..다시 돌아와 몰래 하나 더 집고..이런식으로 세번이나 왕복했다는 거지요..-_-;;;

그러면서 우리 이웃집에 선물로 주자면서 들떠 합디다....에혀..

여튼 하두 박박 우겨...창피함을 무릅쓰고 이웃에도 나눠주고..-_-;;  

(이순간..기뻐하는 넝감.. 얼굴이 환하게 밝아지고... 내가 가져온거야. 하고 막 잘난척.)

끓여먹고..또 끓여먹다 못해..  부침가루랑 섞어서 부침개를 만들어봤죠..

부침가루랑..물이랑 호박이랑 양파랑..김치다진걸 쬐금만 넣어서..(울 김치가 겁나게 맵걸랑요.)

부쳐봤어요.

그랬더니..마치.. 녹두부침개처럼 되더군요..

울 탠니군이 너무너무 맛있어서 맨날맨날 먹고 싶대요. (하지만 이놈말은 믿을게 못되요.. 맨날맨날..

아무거나..너무너무 다 맛있어 하는 녀석이고..맨날맨날 먹고 싶다고 하거든요.. 입이 단 모양이에요.)

남은 비지를 몽땅 때려넣었더니...

커다란 양재기로 하나가득 나온 부침개..재료라고나 할까..반죽이라고나 할까..

그걸로 오늘은 날씨도 꾸리꾸리한데..또 부쳐먹어야 겠어요...

우리 반디도 지금 업되어 있네요.

녀석..묶어놓고 나갔더니만 개줄 풀러버리고..

제 가방을 몽땅 뒤져서.. 인스턴트 커피 한봉다리..랑 사탕 여러개를 까드셨지 모에요..

그래놓고 돌아온 저를 보고 기뻐 날뛰며.. 오셨어요? 하고 꼬랑지를 흔들다가..

꿀밤을 맞았지요..

그래도 사춘기가 지나서 다행이에요..

얼마전까진 야단치면...눈 내리깔고..'그래 이X아.. 다 알아.. 빨리 끝내..'하는 표정을 짓더니만..

요즘은 제법.. 야단치면..."아..제가 그랬나요? 오..그랬군요..미안해서..원.."하는 표정을 지으니..

얼마나 어른개다워진건지 몰라요...

여튼 분위기 있는 오늘...

아쥬아쥬 즐거운 날 되세요~~~~~

아..행복해.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하늘공원
    '05.3.10 12:37 PM

    ㅋㅋㅋ 글 내용이 너무 재미있어요.

  • 2. 마플
    '05.3.10 12:42 PM

    전... 마당님글땜에 행복해졌어요~~~~

  • 3. 두들러
    '05.3.10 12:57 PM

    ㅎㅎㅎ 마당님넝담님 넘 귀여우시다~ ㅎㅎㅎ

  • 4. 소박한 밥상
    '05.3.10 1:02 PM

    아...콩비지도 부침게가 가능하겠네요. 자알 배웠어요

  • 5. 내일은 ...
    '05.3.10 1:03 PM

    늘 재치있는 글솜씨로 입가에 미소짓게 하는 마당님때문에
    꿀꿀한 날도 웃을수 있습니다..ㅎㅎㅎ

  • 6. 짱가
    '05.3.10 1:25 PM

    ㅎㅎㅎ...콩비지부침 정말고소하죠..? 저도 애들이잘먹는다는핑계로
    이박삼일 내리충충 저거만 만들어줬더니..이젠 거들떠도 안보네요....
    그리고 떡볶기에 오징어를 넣어도 맛있겠어요.. 새로운거 하나 알았네요..
    (전 오뎅만 넣는답니다..)
    마당님 드디어 유진이가 일학년이 되었어요..
    "엄마 학교가 너무너무 좋아...재미있어.."라네요..
    하긴 아홉시에 갔다가 열한시 십분에 오고 숙제따위도 없으니.. 얼마나 신나겠어요..
    날이 꾸물꾸물...한낮인데도 저녁같아요..
    저도 부치개나 하나 만들어먹어야겠어요..

  • 7. 안개꽃
    '05.3.10 2:28 PM

    금방 점심 먹었는데도.. 이 사진들 보니 또 먹고 싶네요.

  • 8. *카타리나
    '05.3.10 2:54 PM

    판공성사보셨군요.....
    전 3/3일날.... 구역이 젤처음이라 늘~~~일찍 성사를 보는데요....
    성탄도 그렇고 이번 부활판공도 그렇고.....그때까지 죄(???) 않지을려고 무지 노력해야 돼요...
    그래서 늦게 판공성사 보시는분들이 부러울때도 가끔 있네요...ㅎㅎㅎㅎ

    마당님~~~~ 은혜로운 사순시기에 이렇게 맛난거 드셔도 되나요????

  • 9. 핑크
    '05.3.10 4:24 PM

    반갑네여~~
    전 판공성사볼땐 어릴때나 지금이나 항상 떨리던데요. ㅋㅋ
    죄가 많아서인지...
    넘 맛난 오징어떡볶이 먹고파여~~~

  • 10. 그라시아
    '05.3.10 5:50 PM

    저두 결혼후 냉담 5년만에 판공성사...어제 했답니다
    하기 전엔 어찌나 괴롭고 심란하던지...(그리고 성사볼땐 눈물이 자꾸 나지 않나요?)
    큰 애는 어린이집 보냈지만 작은애는 안고 들어갈뻔 하다가 직전에 잠이 들어줘서 결국
    5년만에 ....ㅎㅎㅎ
    어제 다녀와서 이글을 읽었더라면 더 확실하게 기분이 좋아졌을텐데...
    마당님 이야기 솜씨로 봐선 남편분이 미남(?)이신게 확실한 거 같아여
    (남자들도 유머감각있는 여잘 좋아하는 거 맞을걸요ㅋㅋㅋ)

  • 11. 김혜경
    '05.3.10 8:27 PM

    그 비지..냉동했다가 드셔도 되요...

  • 12. champlain
    '05.3.11 7:17 AM

    언제 읽어도 재미난 마당님의 글..
    둘 다 너무 맛나 보이네요..여긴 싱싱한 오징어가 별로 없어요..흑흑..

  • 13. 밴댕이
    '05.3.11 7:41 AM

    ㅎㅎㅎㅎ
    저희집 주말나들이가 늘 장보기죠.
    날 좋은날 고작 갈곳이 수퍼밖에 없냐고 투덜거리면,
    그나마 수퍼라도 갈수 있는걸 감사하라고합디다 울 머슴이...-_-

  • 14. 미네르바
    '05.3.11 9:55 AM

    ^0^

    에잇 에잇!!
    마당님이 왜 우리옆집이 아닌거지?
    저 마당님 집 옆로 이사가고 싶어라!
    절대 맛난 것때문에 아니고<요점 기필코 강조, 강조>^^
    재치있는 분 옆에 살면 하루가 행복할 것 같아서...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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