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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비오는 꾸물꾸물한 날 - 누룽지탕과 짜사이 (레시피 추가~)

| 조회수 : 5,583 | 추천수 : 2
작성일 : 2005-02-15 20:02:03
아침엔 포근하니 정말 봄인가 싶더만,
오후부터는 일기예보대로 비가 철철 옵니다. 심지어 우박도 내리고...
얼마전까지는 기상청에 새로 들여놓은 컴퓨터가 낯설어 날씨가 안맞는다 하더니만,
이제 손에 익으셨나봐요. 걍 딱딱 맞고...^^

오늘 같이 꾸물꾸물하면서 비도 내려주고 을씨년스러운 날엔 뜨끈한 요리가 최곱니다.
한식스타일의 해물탕이나 일본식의 깔끔한 두부나베 같은 것도 좋지만, 중식에선 누룽지탕이 최고죠.
걸죽하면서도 진한 국물에 담백한 해물들~
급히 먹다가는 입 천장이 홀라당 까질 것 같은 뜨거움이, 때론 공포로 때론 희열로 다가오는...
게다가 소스를 부을 때 치익~~~ 하는 소리는 또 어떻습니까!

누룽지탕의 그 치익하는 소리는, 뜨건 누룽지에 소스가 닿으면 얼추 큰 소리가 나는데
뭣보다도 뜨거운 뚝배기에 튀긴 누룽지를 넣고 뜨거운 소스를 부어주어야만 제대로 소리가 납니다.
그래서 저는 큼직막한 뚝배기를 누룽지탕에 애용하는데 다른 요리 하나랑 해서 딱 4인분 정도 먹기 좋은 양입니다.

간혹, 중국식 누룽지가 없을 때는 집에서 누룽지를 눌려서도 쓰기도 하시던데 전 안해봤구요.
다만 중국식 찹쌀누룽지는 간간하게 간이 되어 있고 집에서 눌리는 누룽지는 간이 안되어 있으니
소스를 만들 때 국물을 슴슴하게 하느냐, 약간 간간하게 하느냐 그 차이를 두고 요리하심 좋을 것 같습니다. 뭐, 누룽지를 집에서 눌리시더라도 간을 좀 해서 눌리면 되려나요?

중국식 누룽지로 만들 때 소스는 물 6컵에 굴소스 1큰술, 간장 1큰술, 큐브형 스톡 2개 정도 넣어주면 괜찮습니다. 요거이 4인분 분량의 소스로 약간 슴슴 한데, 입맛에 따라 좀씩 다르니까요~

그리고 중국 요리 먹을 때 빼 놓을 수 없는게 짜사이~
집에서 무치기 어렵지 않으니 그냥 밥반찬으로 먹어도 좋지요.
제가 무친건 고춧가루, 설탕, 참기름, 파채, 조미료 약간 넣어서 무쳤는데...
고추기름을 안내고 구찮아서 고춧가루로 했더만 모냥이 저리도 안나네요.
미리 설탕, 참기름, 파채, 조미료만 넣고 무쳤다가, 먹기 직전에 참기름 섞은 고추기름 샥 뿌려서 내는게 역시 제일 나은 것 같습니다.


이제 퇴근할 참인데, 밖엔 아무래도 춥겠죠?
집에 가려면 또 한나절이니 가다가 매콤한 떡볶이나 한 접시 먹구 갈랍니다.
즐거운 저녁 되시어요~


- 을지로 노처녀, 라자냐


레시피 추가로 알려드립니다.
저는 노영희 선생님의 레시피에 제 맘대로 조리법은 좀 바꿨습니다. 약식으로...^^;

<누룽지탕>

4인분 (다른 요리 1가지 곁들였을 때)

재료>
찹쌀누룽지 8개
오징어 몸통 1개 (다리는 된장찌개나 부침개 해먹어요)
칵테일새우 1컵
죽순 1/2개
영콘 5개
청경채 2포기
대파 10센티짜리 채 썬 것
마늘 2개 채 썬 것
생강채 약간

소스재료>
물 6컵
굴소스 1큰술
간장 1큰술
맛술 2큰술
치킨스톡 1개
야채스톡 1개
녹말물


1. 오징어는 껍질 벗겨 칼집 넣고 준비하고 새우는 물에 살짝 씻어 두기
2. 죽순은 빗살무늬 살려서 썰고 영콘은 반 어슷썰어 준비
(뜨거운 물에 데쳐도 좋아요. 둘 다 캔 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약간 특유의 냄새가 있죠.)
3. 청경채는 잎 하나씩 떼어 놓고 대파, 마늘, 생강은 채썰어 준비
(대파, 마늘, 생강은 왠만하면 채써는 것이 좋습니다. 다지면 타기도하고 지저분하죠)
4. 웍에 기름을 두르고 대파, 마늘, 생강 넣고 향을 낸 뒤에 오징어, 새우, 죽순, 영콘을 넣고
센불에 휙휙 볶다가 마지막에 청경채 넣어서 살짝 다시 볶기
5. 누룽지 튀길 기름 올리기
6. 해물 볶은 팬에 물과 스톡 2개 넣고 잘 푼 뒤 굴소스, 간장, 맛술 넣어 양념한 뒤 끓이기
7. 뚝배기 뜨겁게 가열해 놓기
8. 누룽지 튀겨서 따로 담아 놓기 (눅지지 않게)
9. 끓는 육수에 볶아 놓은 해물과 채소 넣고 끓이기
10. 9번에 물녹말 풀어서 걸죽하게 만들고 참기름 휙 두르기
11. 뜨거운 뚝배기에 누룽지 담고 걸죽한 소스 치익~~~ 부어 내기


사족>
제가 만든 누룽지탕은 약식입니다. 원래는 해물 따로 기름에 데쳐내고 뭐시기 순서가 많죠. 저는 그냥 이렇게 약식으로 만들어 먹는데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여기에 불린 해삼이나 표고버섯 같은 것을 더 넣어도 좋습니다.

그리고 레시피 순서가 좀 와리가리 하는데, 요리할 때는 저 순서로 하니까 저는 괜찮던데...^^
참고하시구여, 부족한건 저도 좀 알려주세요~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려니
    '05.2.15 9:54 PM

    며칠전 중국집에서 해물 누룽지탕과 치킨아몬드소스 어쩌구하는 요리 먹었는데여..
    예전같음 맛있다고 쩝쩝댈 뿐이었을 것을...
    이젠 먹으면서 그림을 그리게 되더라구여..

    집에 가서 고대로 함 해봐야지 했는데.. 라자냐님 글 보니 정말 용기 나네여..
    요번주에 누룽지탕에 함 도전해 봐야 겠어여.. ^^

    근데 짜샤이는 어서 사나여?? 찹쌀누룽지하고여..

  • 2. 아카시아
    '05.2.15 10:02 PM

    블로그가서 구경하구 왔어요,...
    와~~~ 정말 존경존경...
    저두 누룽지탕 해먹으려구..누룽지랑 치킨스톡 사다놓았는데...저걸 언제나 해먹으려는지 ㅡ.ㅡ
    욕심만 많아서 재료만 왕창 사다놓고 있습죠...ㅋㅋㅋ
    푸드스타일리스트신가봐용?...너무 멋져요...
    누룽지탕 레시피를 좀 더 자세히 알려주시면 더 감사할것 같은데...^^

  • 3. 소머즈
    '05.2.15 10:28 PM

    오잉? 라자냐님? 반가워요.
    누룽지탕 정말 맛나 보이네요.
    저도 조 두가지 무지 좋아하는데...쩝!

  • 4. 라자냐
    '05.2.16 12:27 AM

    려니님> 용기가 나시지요? 중국요리 아주 제대루 할라면 까다롭지만 약식으로 하면 할만해요~
    그리구 짜사이랑 찹쌀누룽지는요, 얌이나 델리마트 같은데 가면 인터넷으로 사실 수 있어요...^^

    아카시아님> ㅋㅋ..저도 재료 사다 놓고 이거 얼마만에 해 먹는건지 몰라요. 누룽지가 마른 재료길래 망정이죠...ㅎㅎ 레시피는 올려 놓았으니 참고하세요~
    아, 그리고 저는 현직 푸드스타일리스트는 아니고 전직 푸드스타일리스트입니다. 스타일리스트 아무나 하는게 아니더라구요...

    소머즈님> 안녕하세요~ 82쿡에 나들이 나왔어요...^^ 저는 제 누룽지탕 백그릇보다 소머즈님 요리 한 그릇이 더 먹구싶어요!!! ㅎㅎ

  • 5. 오렌지피코
    '05.2.16 10:12 AM

    야, 너무 멋지네요. 누룽지탕에 필이 확~ 꽂혀버리네요. ^^

  • 6. 건이현이
    '05.2.16 10:34 AM

    짜사이를 무지 조아라 합니다.
    중국 레스토랑에가면 메인 나오기전에 저걸 두세접시 먹어치우죠...ㅎ
    저게 생야채로 만들어 먹는게 아니고 짜사이라는 재료가 있어야 하는군요.
    그건 어디서 팔까요?....힝~
    당분간 중국 레스토랑에서 왕창 먹는걸로 만족해야겠군요......ㅋㅋ

  • 7. Terry
    '05.2.16 11:47 AM

    정말 맛있어보이네요... 사진도 너무 좋고...

  • 8. 선화공주
    '05.2.16 11:57 AM

    빠삭하게 튀겨진 찹쌀누룽지에 저 궁물...오늘도 비오는데...정말 땡기네용..^^*

  • 9. 라자냐
    '05.2.16 12:34 PM

    오렌지피코님> 네, 오늘 날씨에 딱이죠? 꼭 해드세요~

    건이현이님> 짜사이요, 얌이나 델리마트 같은 쇼핑몰에서 팔아요. 가격도 싸요~

    Terry님> 감사~ 테리님두 오늘 누룽지탕 워떠세요? ^^

    선화공주님> 그쵸? 아 정말...점심 잔뜩 먹고도 또 먹구싶네요~ ㅎㅎ

  • 10. flour
    '05.2.16 12:56 PM

    우하하..을지로 노처녀에 넘어갑니다~~~~~
    저리 요리를 잘하는데...짝지는 어디가있는지..원...

  • 11. 또리
    '05.2.16 2:51 PM

    여기서 뵈니 더 방가워요 라자냐님~
    쟈샤이 넘 좋아요.....흐흐

  • 12. 라자냐
    '05.2.16 4:20 PM

    flour님> ㅋㅋ...저 사실 요리 못해요~ 사진만 잘하는척 찍는거에유...ㅎㅎㅎ

    또리님> 앗, 또리님...ㅎㅎ 잘 지내셨어요? 짜사이 반절 남았는데 춘권 만들라고 꽁꽁 숨겨놨어요~
    쫌 드릴까요? ㅋㅋ

  • 13. 수미
    '05.2.16 5:16 PM

    우와~ 먹고싶어요

  • 14. 텔레토비
    '05.2.16 5:32 PM

    세상에나...정말 요리다운 요리네요~
    사진이 예사롭지 않아요.잘 찍으려면 어찌해야 하는지 배우고 싶습니다~

  • 15. 라자냐
    '05.2.16 7:50 PM

    수미님> 흐..저도요...퇴근시간 되어가니 배가 고파서...ㅠㅠ

    텔레토비님> 생각보다 쉬운 요리랍니다. 누룽지튀기느라 번잡스러운거 빼면요~ ^^ 사진은...걍 파인더 들여다 보고 이쁠거같음 그냥 확 찍습니다. 카메라두 무쟈게 크고 꾸졌어요. ^^;;;

  • 16. 미스마플
    '05.2.17 2:36 AM

    진짜 결혼 안한 미혼녀의 솜씨입니까?

    와... 와.....
    정말 부럽습니다...

  • 17. 깜찍이
    '05.2.17 7:09 AM

    우와~~ 정말 이말뿐이 할말이 없네요~
    정말정말 부럽습니다..

  • 18. 허연주
    '05.2.17 7:39 AM

    근데요 저 맛이 참 궁금해요.집에서의 일반 누룽지맛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나요.돈주고 먹기에는 누룽지너무 아까워서..

  • 19. 라자냐
    '05.2.17 4:10 PM

    미스마플님> 아유 감사합니당~ 노처녀 뭐라도 하나 잘해야 시집가지유...ㅋㅋ

    깜찍이님> 흐흐...감사합니당~ 깜찍이님두 함 해보시와요~

    허연주님> 글쎄, 실은 저도 보통 누룽지로는 안해봤는데 아주 큰 차이는 없을거같아요. 약간 간이 되어 있는 것과 조금 잘 부푸는 정도니까요. 음...갑자기 그냥 누룽지로 해 보고 싶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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