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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생일날아침 신랑이 차려준 밥상..

| 조회수 : 4,135 | 추천수 : 8
작성일 : 2004-09-30 14:13:13
이주전 제 생일이었답니다.

아침에 신랑이 부시럭 부시럭 일어나길래

잠에서 덜깬 동태눈으로 "왜??밥차려주까??"했더니

"아냐,아냐 더자.오늘은 아침 안먹을래"그러잖아요.

그래서 흔히(?)있는일이라..부끄..ㅋㅋ..저는 망설임도 없이

다시 잠의 나락으로 빠졌지 않겠어요.

얼마나 잤을까요..

울신랑이 애교섞인 소리로 나를 흔들며..

"자기야~~밥먹자~~"해요.

그래서 저는 "밥안먹는다며~~그냥 회사식당가서 먹으면 안될까?"그랬지요.

하지만 신랑은 "오늘 자기 생일이잖아~~얼릉 일어나서 밥먹자~~"하지 않겠어요.

그래서 속으로 '내가 내생일날 내손으로 밥차려 먹으리~~엄마~~보고시퍼~~'서럽더니다..

근데..

허걱..

여러분들이 보시는 저 궁상맞은 밥상이 떡 하니 차려져 있지 않겠어요??

보이시죠??

일주일전에 볶아놓은 멸치와 일주일전에 무쳐놓은 오징어채가

한접시에 사이좋게 몸담고  김치는 접시에 덜지도 않은채

고춧가루 덕지덕지 붙은 김치통에 그대로...

게다가 즉석미역국...

아하..어젯밤에 시커먼 봉다리에 사들고 온게 즉석 미역국이었구나...

어느것 하나 딱 떨어지지 않은 밥상이었지만 저는 그순간 눈물이 핑~~돌았어요.

아이낳고 2년동안 제대로 챙겨 주지도 못했는데..

짜증한번,싫은소리 한번 안하고 묵묵히 참아주고 아껴주는 신랑의 사랑이

새삼 고마웠지요.

그날 아침밥은 세상의 어느 진미보다 휼륭한 식사였답니다.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미스테리
    '04.9.30 2:26 PM

    그 어느 생일상 보다도 훌륭하고 사랑이 느껴지는 따뜻한 상입니다!!!

    늘, 행복하세요^^*

    늦었지만 생일 추카 드려요...^^

  • 2. 비니드림
    '04.9.30 2:51 PM

    생일 축하드리구요. 남편분 너무 맘씨 따뜻한 좋은분 같아요. 아내를 사랑하고 아낄줄 아시는 분! 사랑받아 마땅하옵니다 ^^
    아내가 왕비면 남편은 당연히 왕이 되는것이겠지요?? ^--^

  • 3. junomi
    '04.9.30 2:56 PM

    왜 갑자기 제 콧등이 시큰하죠.
    그 어느 밥상보다 더 아름다운 밥상이네요.
    남편분 정말 사랑받을 자격 있으십니다.
    생일 축하드려요.

  • 4. 깜찌기 펭
    '04.9.30 2:57 PM

    닭입니다..
    울신랑은 즉석미역국은 커녕, 장가가고 라면끓이는법도 생각안난다는데!! ^^;;

    생일축하드려요.

  • 5. candy
    '04.9.30 3:10 PM

    다음주에 제 생일인데...남편이 어찌 나올지???...^^

  • 6. 아이리스
    '04.9.30 3:10 PM

    너무 이쁜 맘을 가진 신랑이네요~~~
    나두 곧 생일인데, 울신랑은 어떻게 해줄지......
    ㅋㅋㅋ
    작은 것에 행복을 아는 신랑 멋있네요~~~~~~

  • 7. 지성조아
    '04.9.30 3:33 PM

    너무너무 부러워요~~~
    아내를 생각하는 마음이 고스라니 들어나네요..
    힝~~나두 큰거 안바라는데..ㅜ.ㅜ 어케하면 이런 밥상 받아보나요?...닭살강의좀 해주셔요~~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려요...^^

  • 8. 유진맘
    '04.9.30 4:04 PM

    허걱~~어느새 리플들이..감솨..감솨..
    미스테리님,비니드림님,junomi님,깜찌기님..감사드려요.
    상도댁님 저보다 2년 늦게 결혼하셨네요..^^
    캔디님,아이리스님 님들의 남편분들은 더 멋지게 축하해 주실거예요~~
    지성조아님~~강의할게 없는데..저보다 훨 잘하시면서..^^

  • 9. 랄랄라
    '04.9.30 4:45 PM

    헉.. 저 낼 모레 생일인데.. 이 페이지 컴터에 띄워놓고 모른척 자야겠네요.. -_-;

  • 10. 이희경
    '04.9.30 5:31 PM

    전 결혼 8년차인데요
    처음으로 남편이 이번 생일에 생일상 차려 주었습니다.
    물론 즉석미역국 사다가요...
    아이들 세수시켜 식탁에 앉히고 김치와 김 두가지 놓고
    즉석 미역국에 밥 말아 먹었습니다. 그래도 참 맛있게 먹었습니다.
    갑자기 고등학교 시간에 배웠던 피천득님의 수필이 생각나네요
    왕후의 밥상 걸인의 찬이던가 가물가물하네요...
    행복한 날들 되세요 ^-^

  • 11. 달개비
    '04.9.30 5:56 PM

    우선 유진맘님 지나간 생일이지만 축하 드리구요.
    닭살남편 두신것도 축하 드려요.ㅎㅎㅎ
    제 남편도 닭살과라 예전 시부모님 오시기전엔
    즉석 미역국 사다가 이리 밥상을 차려 주었답니다.
    이젠 시어머님께서 챙겨 주시니 완전 나몰라라입니다.

  • 12. 따로
    '04.9.30 6:20 PM

    10가지 반찬 안 부러울꺼 같아요. ^^

  • 13. 봄나물
    '04.9.30 7:05 PM

    너무 좋으셨겠어요.
    전 언제나 저런 밥상 받아볼까나..
    생일이 같은 우리 부부 2년 내리 저 혼자만 미역국 끓였답니다.

  • 14. 넙덕양
    '04.9.30 7:32 PM

    우째야쓰까.....내 눈에 눈물이.....살짝 비칩니다....
    에구..7년을 살면서도 이런 대접을 못 받으니 에~~효~~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려요...^___^
    행복하시겠습니다...

  • 15. 한혜경
    '04.9.30 7:59 PM

    으햐햐햐햐햫
    우리집 컴퓨터가 구려서(? 이거 울 아들이 쓰는 말이라서 잘 이해는 안 가는데 딱 이야요)
    사진이 좀 더디 뜨거든요.
    그래 글을 절반쯤 읽어내려가면 다시 후리릭~하고 다 없어졌다가 사진과 함께 다시 뜨는데 그순간,,참지 못하고 웃어버렸어요.
    다 학교 가고 회사 가고 아무도 없는 텅 빈 집에서요..눈물을 훔쳐가면서요.

  • 16. 알로에
    '04.9.30 9:18 PM

    ㅎㅎ그래도 부럽습니다 남편분의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긴 생일상아닙니까 아내 생일날 미역국챙겨주는 남편 부러울따름입니다 .....저 낼 생일인데 울서방님 딸의 케잌사오라는 재촉에 나 오늘 늦어 한마디하고 마네요 아흐~서러워질려구합니다

  • 17. 똥그리
    '04.10.1 7:05 AM

    유진맘님~ 너무 이뻐요~~~
    남편분 마음이 너무 이쁘고,,, 서운하다가도 금새 생일상 차려 깨워준 남편에게 고마워하는 유진맘 마음이 너무 이뻐요. ^^
    이래서 사람 사는 맛이 나는 거 같아요.
    유진맘님 행복이 여기까지 솔솔 전해져오네요~
    생일 진심으로 진심만땅으로!!!! 축하드려요~~~ ^^

  • 18. 미소
    '04.10.1 10:34 AM

    ㅎㅎㅎㅎ~~~정말 기쁘셨겠어요~*^^*
    어떤 진수성찬보다..남편께서 차려준 생일 미역국에...정말 부러워요~
    행복하세요~~~~*^^*

  • 19. 와니비니
    '04.10.1 11:05 AM

    행복이 가득한 밥상이군요
    부러워라

  • 20. 행복이가득한집
    '04.10.1 12:56 PM

    정말 멋진 신랑입니다
    부럽습니다 ......

  • 21. 토토로
    '04.10.1 2:42 PM

    생일 축하드려요...
    왜 내 눈에 눈물이 고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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