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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여름 손님은 범도 안물어간다는데...

| 조회수 : 2,810 | 추천수 : 8
작성일 : 2004-08-01 01:21:51
저는 산동네에 산답니다.
그래서 그다지 덥다는 느낌 안받고 잘 지냅니다.
올해는 10년만에 찾아오는 더위라지요?
문득 생각하니 10년전 이맘때쯤에 시댁살이할 떄였는데요.
6월 말경에 손아레 시누 문제로 남편과 시엄마가 언성을 높이시더니 마침내는
다른 시누네 집으로 가버리시더군요.
저는 그때 우이동에서 안양까지 1시간 30분여 거리를 통근하였더랍니다.
집에는 시아빠 2살배기 딸 남편 아래시누가 있었답니다.
그리곤 방학이 되었는데 얼마나 덥던지요.
워낙에 더위를 타니 친정에 있을때 그 옛날에도 작은 에어컨을 친정아빠가 달아주실 정도였거든요.
그런데 시집을 오니 이집 사람들은 더위를 안타요.
삼복더위에도 좀 덥군 정도여요.
그래서 결혼할 떄 해온 에어컨을 틀어보지 못한거여요.
방학이 되니 시조카들이 외가댁이라고 놀러 왔어요.
약 10일 정도를 5명의 아이가 놀다갔답니다.
침고로 오리 시누들 모두 서울에 삽니다.

시누가 몇명이냐고요? 6명입니다.
더구나  시아빠는 늘 83이신 오늘날도 너무 정정하신데
하루에 한끼는 꼭 분식을 잡수십니다.
그여름 흘린 땀때문인지 저는 만성피로 증후군이라는 닟선 놈과 늘 함께하는 사람이 되었답니다.
무슨 이야기를 할려고 이리 서두가 기나고요?
오늘 남편 고교 동창 모임이 있었답니다.
그것도 집에서요.
메뉴를 보실래요?

1. 오늘의 주요리 : 장어구이, 상추 깻잎쌈

2. 국 :  표고와 마른 새우와 다시마을 넣어 국물을 낸 후 김장김치를 넣어 끓이다가
         마늘 새우젓넣고 간맞추고나서 콩나물 넣어 다 익으면 청양고추넣어 다시한번 끓인다

3. 밥반찬 :  꽈리고추 밀가루 묻혀 찐 후 양념한 놈. 시래기 사다가 된장과 멸치, 청양고추약간을 넣어
        조물거린 후   식용유넣고 볶다가 물을 다소 많이 부어 팔팔 긇이다가 약불로 조린 놈
       (저는 약2시간쯤 조림) , 가지 삶아 국간장에 마늘넣고 무친놈, 고구마 줄기 사다가 된장 고추장으    로  마늘넣고 소금간 약간하여 무친 놈,
중국식 오이피클, 된장에 박아둔 깻잎 무친 놈, 열무김치 배추김치. 마능 고추 생강 된장

3, 앞저트 : 양상추 로메인 무순, 치커리, 방울토마토 + 파인애플소스

4. 뒤저트 : 냉커피, 포도, 자두, 복숭아, 골드키위

저의 가스레인지는 7년전 분가하면서 산 자연대류형 오븐렌지인데요.
그래서 오븐 요리는 못해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거든요.
그런데 생선구이는 직화로 기가 막히죠.
그릴 밑에 물붇이 그위에 석쇠 그리고 그 위에 손잡이 달린 옛날 석쇠를 두고 살아요.
구울 때 앞뒤로 뒤집어가면서 구워내면 어떤 생선이든지 끝내줍니다.
물받이에 물받아 예산 석쇠 사이에 장어 구워 8분 뒤집어 5분 해서 커네 초벌 양념발라 두었다가
앞저트 먹고 있을 때 다시 양념발라 7분  뒤집어 5분 해서 냈답니다.
물론 저의 장어구이는 거의 전문가 수준이지요.
장어 살은 물을 만나면 구웠을 때 흙냄새가 난답니다.
그래서 저는 장어를 초벌 양념을 하는데요.
1kg 약 5마리정도되면 생강술 11/2. 진간장 1/2  마늘 넉넉히. 설탕 약간. 미향 약간 해서 재워요. 그러면
먹을 때 기름기도 덜하고 좋더라구요. 장어구이 양념장은 장어를 파시는 곳에서 사장님이 손수 만드시는
걸 가져다 먹어요.
오늘 메뉴를 본 사람들 엄마 생각난다고 좋아들 하더라구요.
그런데 약속 시간되니 우리 에어컨이 에스티오피 했답니다.
상상해보세요. 12명의 사람들의 체온과 장어를 굽는 불기운과 남자들의 술기운과 아이들의 혈기를
........
그래도 너무 즐거웠습니다. 정말 땀으로 목욕을 한 저나 손님들이나  오랜만에 만나
한담을 나누고 보신도 했습니다.

저의 시댁요?
지금은 모두 제 손 안에 있구요. 지금은 분가했는데 얄미운 시누들은요 애들이 커서 외가를 잘 찾아오지 않아요. 요즘 애들 바쁘잖아요. 그리고 시댁에서 만나기보다 밖에서 더 많이 만나게되여.
어제 금요일도 강남 신세계에서 만나 점심 먹고 수다 떨었는데
주방대전하길래 올라갔더니 로얄 워스터하고 쯔비벨 행사하더군요.
눈구경했습니다.
또 우리 시아빠 "아버님 파가 너무 비싸요" 하면 파사다가 다 껍질 까서 가져다 주십니다.
우리 시엄머 뭐든지 저부터 주십니다. 그래서 딸들이 엄마흉봅니다. 저에게  말이지요.
이렇게 되기까지 저 어떻게 살았을까요?
그래도 부자는 아니지만 저 재미나게 삽니다.
여러분은 어떠세요?

너무 길었지요?
혜경샌님 이렇게 길어서 문제가 되면 지워주세요.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mama
    '04.8.1 3:22 AM

    그래요...여름 손님 정말 무서워요.
    저는 거제도에 사는지라 안면 트인 사람들은 죄다 휴가를 이쪽으로 잡더군요.
    근데 저는 님처럼 그런 넉넉한 맘 씀씀이가 못되 왜 이렇게 짜증나고 갑갑한지.
    손님 앞에서는 본성을 숨기고 웃어주어야 하니까요^^;;
    저도 도를 딱아 볼랍니다.
    즐거울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맘을 다스릴랍니다...

  • 2. 홍차새댁
    '04.8.1 10:13 AM

    byulnim 님의 장어구이를 먹어보고 싶어요~

  • 3. kim hyunjoo
    '04.8.1 9:11 PM

    와..맏며느리신가봐요....힘든 일도 많았을텐데 저리 잘 척척 가정일을 잘 하시니...
    복 받으실거예요.
    제가 못해서...늘 하는 생각.
    부모에게 잘하고 남에게 정 많은 사람들은 본인 뿐아니라 자식까지도 복 받을 거라는 생각.

    생활을 지혜롭게, 그리고 스스로 행복한 삶을 만들어 나가는 자세....
    저도 본 받구 싶네요.
    게으름만 탓하고...난 뭐하고 사는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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