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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피자와 스튜와 티비 보며 먹는 야식 이야기

| 조회수 : 8,107 | 추천수 : 6
작성일 : 2025-06-05 11:02:29

키친토크 게시판을 열심히 달궈 주시는 여러 님들에게 응원을 보내며 저도 마침내 음식 사진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지난 번에 말씀드렸던 중고 가게에서 산 요리책으로 날마다 새로운 요리를 만들고 있어요.

어떤 날은 대성공, 어떤 날은 대실패...

그러나 저는 실패를 부끄러워 하지 않아요. 실패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을 배우는 좋은 기회니까요.

예를 들면 이런 거...

ㅠ.ㅠ

 

 

생강이 들어가서 오리엔탈 느낌 나는 쇠고기 스튜였어요.

모든 재료를 이렇게 꺼내놓고 사진 한 판 거하게 찍은 다음 요리를 시작했어요.

동서양을 막론하고 국물 요리는 그저 다 때려넣고 푹푹 끓이는 것이 조리법이죠.

 

 

당근, 벨페퍼, 브로콜리는 넣지 말고 다른 재료만 먼저 약한 불에 한 시간 정도 고기가 부드럽게 익을 때까지 끓입니다. 저 국물에는 특별히 화이트 와인도 들어갔습니다. 원래 레서피는 드라이 셰리를 넣으라고 하는데, 마트 술코너에서 어떤 게 셰리주 인지도 모르겠고, 그런 걸 파는지 아닌지도 모르겠고, 해서 챗지피티한테 물어보고 화이트 와인을 대신 사서 넣었습니다.

 

 

고기가 잘 익었으면 나머지 채소를 넣고 한소끔 더 끓이고 전분 물을 넣고 불을 끄면 완성입니다.

 

 

제 눈에는 색깔도 좋고 제 코에는 냄새도 좋고 심지어 제 입에는 맛도 좋았어요.

하지만...

 

서양식 고기국물 요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남편은 아예 먹지도 않았고, 둘리양은 맛보라고 한 숟갈 떠서 입에 넣어주니 오만상을 찌푸리며 달아났어요.

코난군에게는 별점을 매겨 보라고 했어요.

별 한 개는 "두번 다시 이 요리는 하지 말아주세요"

별 세 개는 "수고하셨습니다. 그럭저럭 먹을만하군요"

별 다섯 개는 "다음에 또 만들어 주세요. 오늘도 두 그릇 먹을께요"

별 두 개와 네 개는 각기 중간쯤 된다고, 별 반 개는 없다고, 설명했더니 참으로 너그럽게 별 세 개를 줍디다.

아마도 큼직한 고기 덩어리 덕분이었을 겁니다.

 

이번 실패에서 배운 교훈:

쇠고기국은 무조건 얼큰하게 한국식으로!

 

 

 

 

 

그래도 다음 날 만들었던 바베큐 치킨 피자는 대성공이었어요 :-)

 

 

이번에도 모든 재료를 늘어놓고 사진부터 찍기!

피자 도우는 간편하게 시판 가루를 사다가 반죽했어요.

밀가루와 이스트와 물의 비율을 잘 맞추기 까다로워서 말이죠.

 

아니, 그런데 요리책의 글씨는 왜이리 작게 써놓았단 말입니까?

이래서 저는 부엌 서랍에 돋보기 안경을 항상 넣어 두고 있어요.

돋보기를 쓰는 순간 환~ 하게 시야가 열리는 느낌이 참 좋아요.

역시 사람은 문명의 이기를 누려야 하나봐요.

 

 

피자 도우나 기타 발효가 필요한 반죽은 저는 전자렌지를 활용해요.

물 한 컵 넣고 1분 돌려서 전자렌지 실내를 따뜻하게 만든 다음 발효할 반죽을 넣고 문을 닫아놓으면 온도가 기가 막히게 보존이 잘 되어서 발효가 잘 되더군요.

 

 

반죽이 발효되기를 기다리면서 닭고기를 후라이팬에 구웠어요.

올리브유나 식용유에 살짝만 익히라고 요리책에 써있었습니다.

이 닭고기 안심은 아트 선생님이 나눠주신 건데 정말 신선하고 좋은 제품이어서 결과가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다 구운 닭고기는 냉장고에 넣어서 식히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또 잠시 기다리면서 양파와 실란트로를 잘게 썰어주었습니다.

저희집 마당에 작년에 심었던 실란트로가 스스로 씨를 뿌려서 올봄에는 저혼자 자라났어요. 그 잎을 조금 따다가 쓰니 싱싱한 것을 필요한 만큼만 쓸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식힌 닭고기는 바베큐 소스에 잘 버무려두고 이제 반죽을 밀 차례입니다.

 

 

제가 예전 글에서 자랑했던 스텐레스 빅 도마 (또는 싱크대 상판 보호판) 가 이런 작업에 아주 좋아요.

 

 

미리 한 번 구운 도우 위에 바베큐 소스 바르고 모짜렐라 찌즈 얹고, 그 위에 닭고기, 그 위에 양파와 실란트로, 그리고 치즈를 좀 더 뿌려서 오븐에 10분 구우면 완성입니다.

 

 

오랜만에 돌판을 꺼내서 피자를 구우니 막 이태리 아줌마가 된 듯한 느낌... ㅎㅎㅎ

 

 

이건 모든 가족이 별 다섯 개를 줄 정도로 맛있게 잘 먹었어요.

치킨이 신선했고, 살짝 뿌린 실란트로의 향이 풍미를 더 깊게 만들어 주었어요.

 

 

 

또 다음 날은 나쵸 치즈 차우더를 만들었는데 색이 너무 예뻤어요.

이건 코난군한테서 별 다섯 개를 받았고, 남편과 둘리양은 먹지 않았어요.

저희 가족은 많지도 않은 숫자이지만 식성은 다 제각각인데다, 내키지 않는 음식은 아예 먹지를 않는다는 고약한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도 한 사람이라도 맛있게 먹는 요리를 개발했으니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이렇게 서양 요리를 내리 며칠 먹었더니 속이 느끼해서 오랜만에 김장김치 꺼내서 김치찌개 한 번 푹푹 끓였습니다.

 

 

 

 

 

 

그리고 어젯밤에는 정말 정말 재미있고 신나는 티비 프로그램을 보면서 야식을 먹었어요!

마트에서 할인해서 한 덩이에 3달러 하는 수박을 사왔는데 냉장고에 차게 식혀서 썰었더니 완전 꿀처럼 달았어요.

 

 

작년 크리스마스에 친구한테 선물받은 와인을 무려 여섯달 만에 까기도 했어요.

저는 술을 전혀 못마셔서 수박 좋아하고 와인 마실 줄 아는 친구 한 명을 불러 같이 이 멋진 장면을 감상했어요.

 

 

 

 

 

 

너무 가난해서 학교도 못가고 공장에서 일을 해야 했고, 그러다 몸을 다치기도 하고, 하지만 그런 형편에 굴하지 않고 노력해서 사법고시를 합격하고 변호사가 되고 오만 못된 사람들로부터 억울한 비판을 받아도 마침내 대통령이 되었다는, 드라마 보다도 더 극적이고 감동적인 이야기...

 

그러고보니 제 닉네임이

소년공 1 (one) 이군요 :-)

1번 찍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 아이들을 잘 키워야겠다는 결심을 다시 한 번 다졌어요.

우리 아이들이 유권자가 되었을 때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게 키워야 하는 것이 4050 세대의 책임이라고 느꼈습니다.

 

소년공원 (boypark)

소년공원입니다. 제 이름을 영어로 번역? 하면 보이 영 파크, 즉 소년공원이 되지요 ^__^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공주
    '25.6.5 1:07 PM

    소년공원님 글 늘 잘 읽고 있습니다.
    전자렌지에 도우 발효하는 법 너무 굿 아이디어에요
    우리 소년공원님 쫌 천재신 듯.

  • 소년공원
    '25.6.5 10:49 PM

    빵이나 호떡 만들 때 발효를 잘 해야 하는데 특히 추운 겨울에는 온도 조절이 까다롭더라구요.
    전자렌지가 의외로 단열이 잘 되어서 꽤 오래도록 따뜻한 온도를 유지한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저는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살아가는 방식을 좋아해요 :-)
    감사합니다.

  • 2. 챌시
    '25.6.5 1:42 PM

    저도 모처럼 가슴 설레면서 티브이를 켜요. 아침일찍 눈을 떠서,,기대에 차서 티브이를 켜면
    꼭 좋은 이야기가 있더라구요. 첫날 첫 인사를,,국회 청소부님들과 방호일을 하셨던 분들,,일일이
    만나서 감사하고, 일일이 손잡아주는 그마음,,너무 좋았어요.
    뿌듯하고요..체코 원전 계약 결렬 되었다가다시 계약한일도 기쁘구요.
    자녀세대..10~20 세대에게 산교육이 되는 투표와 선거결과 였길 바래봅니다.

  • 소년공원
    '25.6.5 10:54 PM

    저도 그 장면이 참 좋았어요.
    취임식 마친 후에 청소하시는 분들, 경비 하시는 분들 만나서 인사하는 모습이요.
    오늘은 김밥 드시며 마라톤 국무회의 하시는 모습이 감동이었어요.
    저렇게 일 잘하는 사람이 그 잘 하는 일 좀 하게 진작에 좀 밀어주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소년공원은
    소년공one - 1번 후보를 지지했고, 마침내
    소년공won - 소년공이 이겨서 대통령이 되는 나라를 조국으로 두게 되어서 참 기쁩니다.

  • 3. andyqueen
    '25.6.5 1:52 PM

    ㅎㅎㅎㅎ소년공원님의 감사 인사 잘 받겠습니다~ ( 저 1번 ...찍...었 =3=3=3)

  • 소년공원
    '25.6.5 10:55 PM

    아이구 감사합니다!
    그대가 나라를 구하셨습니다.
    다음 생에는 로또 당첨 꼭 되실 겁니다 :-)

  • 4. 유지니맘
    '25.6.5 10:44 PM

    따끈한 스튜가 맛나보이는데
    우째서 별이 인색했습니다요 ..
    3달러짜리 수박은 여기 말로 득템인데요?
    저는 오늘 25000원 ㅠㅠ
    맛도 그저 그래서 저걸 우짜지 싶은데 말이죠 .

    멋진 드라마를 함께 시청하셨네요
    찌찌뽕입니다

    늘 건강하시길요

  • 소년공원
    '25.6.5 11:01 PM

    소년공one이 소년공won 되는데에 크게 도움을 주신 유지니맘 님, 감사합니다!
    이제서야 한국 뉴스며 국경일 행사를 시청할 맛이 나는 시절이 다시 돌아왔어요.
    일 잘하는 사람은 일 시키고, 제 할 일 못하는 월급 도둑은 내보내고, 일도 못하는 주제에 나쁜짓까지 하는 놈은 벌을 주는, 응당 마땅 고도리 같은 세상이 그냥 쉽게 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잘 배웠습니다 :-)

  • 5. 오리
    '25.6.6 11:07 AM

    따뜻하고 맛있어보이는 음식들 스튜 김치찌개 다 엄지척입니다.
    저도 선거보면서 수박 먹었어요. 기분이 좋아서인지 꿀처럼 달았어요. 저는 12000원짜리였슴다.

  • 소년공원
    '25.6.6 10:57 PM

    모든 느끼한 음식의 마무리는 김치로!
    온가족 입맛이 제각각이지만 다들 김치 하나는 잘 먹으니 국적이나 이민법과 상관없이 저희는 한국인 가족입니다.
    꿀수박 맛있게 드시고 행복하세요~

  • 6. 진현
    '25.6.9 10:55 AM

    스튜, 피자 제가 좋아하는 음식이라 츄릅~ 먹고 싶어요.
    피자 도우 미는 사진 전문가의 포스가.
    마무리 김치찌개로 완결.
    식구들 입맛 통일은 어느 집이나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21대 대통령과 함께
    25년 6월이지만 새해 첫 달 처럼
    신발 끈 묶고 힘차게 달려 보고 싶은 에너지가 생깁니다.

  • 소년공원
    '25.6.10 10:08 PM

    식구들 입맛 통일을 어려워 하시는 엄마들이 많더군요. 며칠 전에 동네 아줌마들과 함께 수다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거기서도 모두들 입맛 통일을 염원하는 열기가 들끓었어요 ㅎㅎㅎ
    나혼자 하는 고생이 아니라서 조금은 위안이 되더라는... ㅋㅋㅋ

    맞아요 2025년은 6월부터 새로운 시작이네요. 너무 짧은 해가 되었지만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며 힘차게 달려봐요!

  • 7. Alison
    '25.6.10 6:20 AM

    소년공원님의 소기스튜는 저의 왠수 남편에게 주었으면 순삭했을텐데 아쉽습니다 ㅎㅎ

  • 소년공원
    '25.6.10 10:10 PM

    서양식 고깃국을 좋아하시나봐요.
    저도 그 스튜가 제법 맛있었는데, 남편과 둘리양은 아예 먹으려 하지 않더군요.
    코난군도 두어번 먹고 말고...
    제가 다~~~ 먹어치웠습니다.
    제 뱃살의 이유입니다 ㅠ.ㅠ

  • 8. 프리지아
    '25.6.13 10:09 AM

    아이디가 범상치 않아보였는데..예지력이 있으신거였군요...ㅋㅋㅋ
    별나라 행성에서 어디의 기를 모아 이렇게 잘 하고 사시는건지..어느 법사님을 찾아봬야하는지 궁금합니다.... ^^ 현충일 기념일 행사를 끝까지 진짜 오랜만인거같아요...ㅋ 한국이 좋아지고있다고 별나라 행성 주민들께도 전해주세요 ㅋ

  • 소년공원
    '25.6.14 5:24 AM

    아, 그러면 제가 명왕법사가 되는 건가요? ㅎㅎㅎ
    발바닥에 왕 자를 써야할지도... ㅋㅋㅋ
    21세기가 시작한지도 벌써 25년이 지났는데 왜그리 무속에 의지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그리 많은지...

    그래도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 좋아지고 있다는 소식이 반갑습니다 :-)

  • 9. 솔바람
    '25.6.18 11:04 PM

    앗!!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냉장고 털이용으로 스튜같은 요리가 딱 좋잖아요.
    식구 중에 한국식 국을 좋아하지 않은 둘째 때문에 잊을만 하면
    한번씩 하는데(자꾸 하면 발전할 줄 알았어요 ㅋㅋㅋ)
    그런데 이젠 안하려고요. ㅋㅋㅋㅋ
    콩나물국도 먹어봐야 맛을 아는데 글로만 배워서 만드니
    니 맛도 내 맛도 아닌 이세상 저 맛인.....
    아 이 대화에 더 끼고 싶은데 넘 막간이라 아쉽네요.
    I'll be back~~

  • 소년공원
    '25.6.20 10:38 PM

    오, 심오한 깨달음을 얻으신 분이군요!
    먹어봐야 맛을 아는데 글로만 배운 요리...
    외국 생활 오래 해보니 그게 뭔지 정확하게 알겠더군요.

    저는 예~전에 20년쯤 전, 그러니까 미국 생활 5년차 쯤 되던 시절에 명왕성의 맛집으로 소문난 도넛과 마트에서 싸구려로 파는 도넛의 맛 차이를 구별하지 못했어요. 그냥 고소한 기름맛과 혀가 오그라들 정도로 달디단 것이 도넛의 맛인데 왜 굳이 이른 아침 줄을 서서 돈을 더 주고 맛집 도넛을 사먹지? 하는 생각 뿐... 그런데 미국인 친구와 동료들은 "어쩐지 맛이 다르더라, 명왕맛집 도넛이었어!" 하며 맛 구별을 하는 것처럼 보이더군요.

    이제는 알아요.
    마트의 도넛보다 훨씬 신선한 맛의 명왕성 도넛 맛집을 구별할 수 있어요.

    아마도 외국인들은 우리 나라의 김치를 그저 매운 양념 묻힌 절인 배추 정도로 인식하는 것과 비슷하겠죠?
    오래도록 먹다보면 집지마다 다른 김치의 맛을 구별할 수 있게 되는 것처럼요 :-)

  • 10. 솔바람
    '25.6.19 12:23 AM

    갑자기 집안에 사소한 환자들이 속출해서 내 몸과 내 시간이 내 것이 아니었네요. ㅋ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저희 집은 4식구 밖에 안되는데 메뉴짜기에 어려움이 많아요. 특히 국물요리에는요. 식성도 다르고 식단관리 해야하는 당뇨환자에 칼로리가 필요한 수험생, 다이어트 해야하는 그녀와 살이 좀 쪄야하는 No.3이 각자의 개성을 뿜뿜 드러내고 사는 집이라서요.
    요즘같이 추운 남반구 호주는 독감이 유행이에요. 영혼을 위한 닭한마리 사놓고 치킨수프를 할것인가, 삼계탕을 끊일 것인가...
    매번 세상 심각한 고민에 빠져요.
    포크립을 두 줄 사도 김치찜을 할 것인가, 포크립 스테이크를 할 것인가...계란요리라 함은 당근 마땅 계란말이나 계란찜이어야
    하거늘 누군 꼭 스크램블이나 오믈렛이어야 하고....
    그렇게 우당탕탕 왁자지껄한 주방살이는 이제 12학년 수험생의 입시가 끝나면 그만 은퇴하려구요.
    내년부터 저는 저녁 한끼만 책임지고 아침은 각자 취향대로,
    점심은 있는 것 싸가기로 하고요.....
    우아하게 요리하는 사모님이 제 로망입니다만...ㅎ
    쓰다보니 남의 글에 제 얘기만 늘어놨네요.
    피자도우도 할말 많은데 ㅋ

  • 소년공원
    '25.6.20 10:47 PM

    댓글 수다 오랜만에 정말 좋아요!
    더구나 솔바람 님의 가족 구성과 가족 입맛 통일 염원, 외국 생활중에 한국 음식 해먹는 애환, 등등 공통분모가 많아서 더더욱 반갑습니다.
    혹시... 가족구성원 중에 다이어트 해야 하는 "그녀"가 솔바람 님이라면, 그 점 더더욱 반갑고요! ㅎㅎㅎ

    제각기 다른 입맛의 가족을 위해 식사 준비를 하다보면 내가 좋아하는,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은 저~만치 우선순위 뒤로 밀려나고, 아이들이 먹고 남은 음식으로 나의 배를 채우고... 그래서 다이어트가 필요한 몸이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이 되는 거 아닌가 해요 ㅠ.ㅠ
    한 가지 음식을 온가족이 다 좋아하면 깨끗하게 먹고 치울 수 있지만, 이것저것 요리해서 차려놓으면 꼭 남는 음식이 있고, 그걸 대신 먹어치워줄 사람은 없으니까요... 아 슬퍼라...

    호주의 학년은 언제 시작하고 언제 끝나나요?
    저희집 코난군은 지금부터 내년 5월까지 수험생입니다.
    한국 입시에 비하면 껌같은 수험생활이지만 자기딴에는 열공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고기 반찬이나 많이 해주려구요 :-)

    즐거운 댓글 감사합니다!

  • 11. 솔바람
    '25.6.21 10:57 AM

    호주 학년은 보통 2월 초에 시작해서 12월 중순에 끝나요. 한국하고 비슷하죠. 한 학년이 4 term으로 나눠지고 1텀은 보통 10주
    기준이에요. 1텀이 끝나면 2주 방학하고 연말에 한 학년이 마무리가 되면 6주의 긴 방학이 주어져요. 그래서 장기로 계획하는 한국 여행을 할땐 꼭 겨울에 가야하는 어려움이 있었죠. ㅎㅎㅎ
    여행도 불편하지만 호주에선 절대 입을 일이 없는 오리털 파카 같은 두껍고 비싼 옷들을 고작 몇주 입자고 때마다 준비하는 부담,
    어떤 해는 폭설에 갇혀 꼼짝 못하는 재난체험까지(한국인에겐 생활이자 생존이거늘 ㅋㅋㅋ)
    호주에서 평화롭게 살던 아이들에겐 고작 2년정도의 입시생활도
    인생의 큰 고난인지라 학업에 대한 자세가 달라지긴 하는데 8,90년대 학번 부모들이 보기엔 만감이 교차하네요. ㅋㅋㅋ
    그러나, 고등학생이라고는 해도 대학 공부를 하기 위한 능력시험이라 제 기억의 한국 입시와는 다르게 공부가 어렵고 힘들더라구요.
    개념을 잘 아는 것은 기본이고 리서치하고 쓰고 고치고의 무한반복이랄까? 교수님이시니까 더 잘 아시겠지만요. ㅎㅎㅎ

    아뭏든 이젠 양육이 곧 끝나가는데 제 인생의 다음 무대는 무엇을 할까로 고민중입니다. 전공보다는 밥하고 산 세월이 길었으므로 대추차나 인삼차 같은 홈메이드 차와 약식이나 녹차인절미를 곁들여 북카페 형식으로 열어볼까? 했더니 남편이 자기 빨리 은퇴하고 싶다고 평생 돈은 안 벌어볼 생각이냐고 놀리네요. ㅎㅎㅎ

    지금까지 내 가정을 위해 살았으니 이젠 소소한 일이라도 고마운 호주사회에 기여하면서 내가 할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공상하다보면 엉뚱한 생각도 튀어나오고 요즘은 동네수퍼 Aldi에서 고추장, 김치, 불고기도 파는 시대니 엄마의 경험을 잘 녹여내면 뭐가 되지 않겠냐 하면 대학생 큰아들은 잘 들어주고 조언도 해주고 하는데 남표니(You)는 놀려대기 바쁘고 입시생 아들은 무관심이 요즘 저희 밥상머리 풍경입니다. ㅎㅎㅎ

  • 소년공원
    '25.6.21 8:40 PM

    호주의 1월은 미국의 7월과 비슷한 분위기겠군요. 한 학년을 다 마친 여유로운 방학, 뜨거운 여름... 하지만 북반구와 계절이 반대라서 어려운 점이 있기도 하네요.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가 1월에 있는 이유를 알 것도 같아요 :-)

    내 인생 다음 무대 준비...
    그것도 중요한 과제인데 저도 남편도 아직 아무런 계획은 없네요.
    평소에 항상 계획 세우고 사는 사람들인 것을 감안하면 참 이례적이라 할까요.
    외국에서 맞벌이 하며 두 아이 키우고 사느라 너무 바빠 그런지, 우리 은퇴하면 어떻게 살까? 뭐하고 살까? 이런 상상조차 할 겨를없이 달려온 것 같아요.
    한국처럼 정해진 나이가 되면 반드시 은퇴해야 하는 제도가 아니어서, 내가 원하는 한 얼마든지 일을 할 수 있고 그래서 아마도 최소한 막내 아이가 대학을 졸업할 때 까지는 일을 할 것 같고 그게 10년은 될 것 같아요. 앞으로 10년은 은퇴 후에 어떻게 살 것인지를 구상해야겠어요.

    저는 카페 같은 자영업은 취미로라도 소질이 없고, 식물은 키우기보다 죽이기를 더 잘하고, 동물은 더 힘들고...
    제가 좋아하는 건 글쓰기, 사람 만나기, 드라마 보며 뜨개질하기, 커피 마시기...
    뭔가를 새로 좀 배우려 한다면 외국어?
    복권이 당첨되면 하고 싶은 일은 세계일주 크루즈 여행?

    저도 솔바람님 덕분에 엉뚱한 공상을 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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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80 게으른 자의 후회. 4 진현 2025.05.28 8,47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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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71 절친이 주문한 떡 넣은 오징어 볶음 13 진현 2025.05.19 8,72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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