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식단하면서 명절준비하기 마지막

| 조회수 : 7,725 | 추천수 : 6
작성일 : 2025-01-31 21:28:57

본의아니게 키톡게시판 도배를 하게 되었습니다... 식단은 별로 없고 명절 준비하는 풍경만 가득해서 어찌할까 하다가 그래도 칼을 뽑았으면 마무리를 해야할 것 같아 글 써 봅니다. 

 

D-1 1월 28일 미쳐가는 날

대망의 동그랑땡 베이스 전들과 빈대떡 부치는 날이예요. 마음은 급하고 짜증이 치밀어 오르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아침을 먹어줍니다


또띠야와 코스트코 한우불고기에 냉동 그린빈, 샐러드에 코스트코 로티세리 치킨 끝까지 남은 닭가슴살 올려서 먹어줍니다. 정신 없어 죽겠고 입맛도 없지만 이대로 굶고 전 부치면 200프로 폭식할껄 20년 이상의 빅데이터로 알고 있기에 먹어줍니다. 후딱 먹고 명절준비를 다시 합니다.



생선전, 육전, 고추전, 깻잎전, 동그랑땡입니다. 해마다 인터넷이나 지인들과의 대화를 통해 전에 변화를 시도해 보는데 올해는 꼬지전 라이스페이퍼로 싸기, 그리고 육전에 깻잎얹기였어요. 꼬지전은 저같은 똥손은 정말 비추이고 육전에 깻잎은 정말 추천합니다. 육전고기 사면서 정육점 사장님께서 주신 팁인데 반죽고기 팬에 놓고 위에 깻잎만 척 얹어서 뒤집어 구우면 되니 간단하고 보기도 좋고 맛도 개운하고 식어도 맛있어서 강추입니다. 다음 명절 때도 이렇게 하려구요. 여기까지 부치니 오전타임이 다 지나가더라구요. 그래도 아침을 든든히 먹어서 배가 많이 고프진 않아서 고추전 두개 맛봤어요.



제가 다른걸 많이 안먹은 이유는 이 빈대떡을 먹기 위한 빌드업이었어요. 지난번 만들어서 숙성된 소와 불려서 곱게 갈은 녹두를 따로 놓고 한국자씩 떠서 별도의 그릇에 섞어줍니다. 농도는 너무 되면 부치기가 쉽지만 맛이 덜하고 묽으면 맛있지만 부치기 어려우니 그 중간점을 잘 타협해서 부치면 됩니다. 소와 녹두를 한꺼번에 다 섞으면 녹두가 삭아서 묽어지므로 따로따로 두고 수시로 다른 그릇에 섞어 부쳐주는게 좋아요. 저는 한개를 시범적으로 부쳐봐서 간 맞는지 보고 소금을 가감해요. 올해는 김치가 맛있어서 아주 개운하고 맛있게 되었어요. 빈대떡을 너무 좋아해서 기름에 과하게 바삭하게 구워 맛있게 두개나 먹었답니다.

 

제가 이렇게 가짓수를 많게 전을 준비하는 이유는 시댁식구를 맞이하는 이유도 있지만 딸만 있는 친정부모님 가져다 드리려고 만드는 것도 있어요. 연로하셔서 더이상 명절음식 준비가 힘드셔서 저는 항상 명절 전날에 전을 부쳐서 따뜻하게 가져다 드리고 맛있게 드시게 하는게 저의 작은 효도의 표현입니다. 여태까지 많이 속을 썩여서요 ㅎㅎㅎ

바리바리 싸들고 친정에 가져다 드린 후 다음날을 기약하며 잠자리에 듭니다. 아참! 저녁은 차릴 힘이 없어서 포케 시켜서 먹었어요.

 

드디어 d day

설날입니다. 저희는 차례를 안지내서 그냥 식사만 하고 세배드리고 헤어지는데 이번은 출장뷔페를 미리 예약해서 조금은 손을 덜었어요.
출장뷔페가 아침 10시에 오기로 했는데 배고프고 혈당스파이크를 막기 위해 시판 단백질 음료를 반만 마셔줍니다.



명절 상차림과 제가 먹은 양이예요. 명절이니 골고루 맛있게 딱 두접시 먹었답니다. 떡국에 만두는 한개만 넣었어요. 저는 명절 지나고 0.5키로 정도가 쪘는데 설사 과식을 해서 더 쪘더라도 절식은 안하는게 좋은 것 같아요. 묵묵히 평소식단과 운동 루틴대로 하면 반드시 다시 돌아오더라구요. 다이어트가 목표몸무게 빼고 이제 끝! 예전 식습관으로 돌아가거나 굶다시피 사는게 아니고 새로운 건강한 식습관을 평생 유지하는거라 생각하고 계속하려구요. 

지루한 명절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해용 ♡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피어나
    '25.2.1 8:22 AM

    우와… 대단하세요. 음식장만을 많이 하시는 데 이유가 있었군요. 다정한 효심에 주도면밀한 식단까지 엄지손가락이 두 개 밖애 없어 유감입니다. 저도 20년 넘는 유지어터인데 식단은 평생해도 괴롭지 않게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 ryumin
    '25.2.1 12:54 PM

    따뜻한 답글 감사합니다. 젊은 사람들(이제 젊지도 않지만ㅠㅠ)이야 전은 기름냄새 난다고 싫어하지만 어르신들은 전 해 드리면 명절기분난다고 좋아하시고 넉넉히 드려도 냉동실에 넣어두시고 두고두고 반찬으로 잘 드셔서 좋더라구요

  • 2. hoshidsh
    '25.2.1 5:06 PM

    이렇게 요리를 잘 하시면서 어떻게 그렇게 절제를 잘 하시나요
    여러 면에서 존경스럽습니다. 군침 흘리다가 김치 듬뿍 빈대떡에서 쓰러지고 갑니다.

  • ryumin
    '25.2.2 9:04 AM

    저 어른 adhd 검사 받고 싶을 정도로 즉흥적이고 절제 못하는데 칭찬 감사합니다. 빈대떡 진짜 맛있어요!

  • 3. Juliana7
    '25.2.1 6:41 PM

    명절에 힘든 요인이 뭘까 분석하다가 우린 전을 안하기로 해버렸습니다.
    아무것도 안해요.
    만두국과 나물 몇가지 고기반찬 안해도 먹더라구요.
    아침엔 세배하고 그리 먹으니 지상 최고 간단
    앞으로는 이렇게 하려구요. 너무 수고하셨습니다.

  • ryumin
    '25.2.2 9:03 AM

    진짜 전이 제일 손 많이 가고 시간 많이 걸라는데도 명절상에서는 메인요리취급도 못받고 억울하죠… 저도 양가 어르신들 살아계실 때 까지만 하고 다 없애려구요.

  • 4. 진현
    '25.2.2 2:20 AM

    도배 환영합니다.^^
    와우~정말 손 많이 가는 전을 저렇게 많이 하셨네요.
    육전 할 때 깻잎에는 밀가루 반죽 안 묻히고 척 얹는 건가요?
    녹두 빈대떡 정말 좋아하는데 해본 지 오래되어
    녹두 불려 껍질 벗기는 게 무척 힘들었던 기억은 나네요.ㅋ
    녹두 반죽 비법 좀 알려 주세요.
    멥쌀 불려서 갈아서 섞는건지...

    저는 평일을 명절 같이 지내고
    명절은 평일처럼 보내기로 굳은 결심을 하고
    낀 세대라 외식합니다.

  • ryumin
    '25.2.2 9:10 AM

    육전할 때 깻잎 밀가루 계란 묻혀야 되나 무지 고민했는데 그냥 척 얹어도 잘 붙어있고 색감도 좋았어요. 녹두는 명절마다 해서 나름 노하우가 생겼는데요. 모든 껍질을 다 벗긴다는 마음으로 하지 말고 3분의 2 정도만 벗긴다는 마음으로 해요. 그까이꺼 껍질 좀 들어가도 갈으면 티 안나고 섬유질 풍부하겠지 하는 마음으로요. 그리고 전 녹두만 갈아도 괜찮긴 한데 부침가루나 전분 조금 섞으면 굳이 맵쌀가루 안해도 괜찮았어요.

  • 5. 행복
    '25.2.3 4:20 AM

    세상에..
    저는 이십여년을 항상 간소하게 지내는 명절임에도 기본으로 삼색나물 전 잡채는 늘 했었는데 이번엔 처음으로 명절 음식을 단 하나도 하지 않고 떡국만 끓여 먹었어요.
    이글 보니 이번 명절에 왠지 모르게 헛헛했던 마음이 대리만족되는 기분이에요. 감사합니다!
    특히 깻잎전 너무 좋아하는데 알려주신 방법으로 꼭 해봐야겠어요.

  • 6. 행복나눔미소
    '25.2.3 11:43 PM

    저는 설 전날에 기본으로 3종류만 했어요.
    동태전, 새우전, 조카가 좋아하는 애호박전
    새우를 깻잎 반쪽으로 싸서 구웠더니 식구들이 좋아했어요.

    저는 육전을 집에서 할 생각은 안해봤었는데
    '육전에 깻잎울 붙여' 도전하고자 하는 의욕이 생겼어요.

  • 7. 소년공원
    '25.2.5 7:45 AM

    녹두빈대떡 부치는 비법을 배웠습니다.
    반죽 따로 건더기 따로 두고 부칠 때 함께 부친다는 거...
    다음에 배운대로 저도 한 번 만들어 볼께요, 감사합니다!

    (다이어트 글이었지만 저는 갖가지 전과 명절 음식 사진을 넋놓고 감상했어요 ㅎㅎㅎ)

  • 8. 루덴스
    '25.2.7 8:29 PM

    우와 대단하세요~ 깻잎 붙인 육전은 꼭 해봐야 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1099 야구.. 좋아하세요? 10 kiki01 2025.09.16 791 1
41098 업그레이드 한 풀떼기랑 옥상 2 복남이네 2025.09.16 788 1
41097 챌시네의 부산행 9 챌시 2025.09.15 2,342 3
41096 은하수 인생 이야기 ㅡ둘째 이야기 2 12 은하수 2025.09.15 1,848 2
41095 간단하게 해먹기 5 르플로스 2025.09.15 2,338 3
41094 먹는게 제일 좋아요 6 백야행 2025.09.14 3,198 5
41093 감자더미에 묻힌날엔 10 강아지똥 2025.09.13 3,144 5
41092 백수인데 바빠요ㅎㅎ 21 백만순이 2025.09.12 4,905 5
41091 명절음식 녹두부침 19 바디실버 2025.09.12 7,626 4
41090 은하수 인생 이야기 ㅡ 아버지 이야기 12 은하수 2025.09.12 2,951 5
41089 새글 6 ., 2025.09.12 2,938 5
41088 저도 뭐 좀 올려볼게요 7 온살 2025.09.11 3,103 7
41087 동파육과 동파육만두 그리고... 29 차이윈 2025.09.11 2,890 9
41086 풀떼기밥상 식단중임 13 복남이네 2025.09.11 3,086 5
41085 텀 벌리러 왔습니다 :) feat.부녀회장님 반찬은 뭘할까요? 17 솔이엄마 2025.09.11 3,426 9
41084 은하수 인생이야기 ㅡ필례약수 단풍 12 은하수 2025.09.10 3,590 3
41083 은하수의 베트남 한달살기 33 은하수 2025.09.09 4,478 4
41082 둘째아들 이야기 10 은하수 2025.09.06 5,462 3
41081 제자들에게 보내는 글 9 은하수 2025.09.05 6,001 3
41080 감자빵 구웟어요 8 이베트 2025.09.03 6,941 4
41079 9월에는착한말만하며살아야지! (feat.8월 지낸이야기) 18 솔이엄마 2025.09.01 8,260 8
41078 올여름 첫 콩국수 12 오늘도맑음 2025.08.31 5,309 7
41077 시애틀에서 시카고 여행 2 18 르플로스 2025.08.30 7,074 7
41076 (키톡 데뷔) 벤쿠버, 시애틀 여행 1 6 르플로스 2025.08.29 4,758 8
41075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1 8 은하수 2025.08.28 5,020 5
41074 큰아들 이야기 2 21 은하수 2025.08.27 5,875 5
41073 큰아들 이야기1 5 은하수 2025.08.26 8,923 7
41072 논술 교사 이야기 28 은하수 2025.08.25 4,926 7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