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골을 해보겠다고 닭발골용 칼까지 구해두고 내둥 놀다가
칼이 아까워서 만들어본 치킨스테이크예요
닭한마리 사서 버둥대며 뼈를 통째로 발라내고
버터에 구운거죠
동네언니가 농사지은 할라피뇨 고추를 왕창 주셔서 피클을 담궜더니 아주 딱 어울리네요
여름엔 모히또~
식물계의 연쇄살인마가 그나마 키우는게 민트라 여름에는 무조건 모히또~
여수에서 배를 타고 경도라는곳에 가서 하모유비끼라는걸 먹은적이 있어요
경치는 참 좋은데 별것도 아닌게 드럽게 비싸구나하고 왔는데
이제 그냥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칼집낸 장어랑 육수가 집앞에 도착하네요
갯장어 데쳐서 생양파위에 올리고 데친부추랑 쌈장 얹으니 그 바닷가에서 먹은것보다 훨씬 더 맛있더군요
팟....볶다
카파오.....타이바질
무.......돼지고기
쌉......다진
그래서 팟카파오무쌉
시골중에도 아주 깡시골............저희 친정 텃밭에는 바질과 딜과 아스파라거스와 경수채가 있습니다
바질 따러 나갔더니 스위바질뿐 아니라 오팔바질하고 타이바질이 있더라구요
아니..........이 깡시골에 무슨 타이바질이!ㅋㅋ
신나서 줄기째 잘라다가 태국식 돼지고기덮밥을 해먹었어요
하는김에 짜조도 좀 튀기고 노란수박으로 땡모반도 만들어서 곁들였네요
드디어 민어가 도착했습니다
너무 비싸서 올해는 먹지말자했는데
갑자기 시세가 내려가더라구요
그날도 살까말까 고민했는데
담날 또 더 내려갔길래 반마리만 주문하라고 남편한테 일렀어요
예전에는 자기맘대로 생선을 왕창 주문해서 저를 기절시키더니
이제는 그래도 괜찮냐고 물어보고 질러주네요
민어 한상~
저는 사실 민어회는 그닥ㅎㅎ
민어는 전이 맛있어요~ 탕이랑~
그래도 마쓰가와한건 제법 맛이 괜찮구요
오랫만에 먹는 민어 부레 식감도 재미있구요
껍질은 유비끼...........이건 제입엔 별로
그런데 저한테 반마리 주문했다고했던 남편이 알고보니 우리집 반마리, 처가 반마리
한마리를 주문했더라구요
하아...................늙으며 말 좀 잘 듣는가했더니 잔머리가 느는거였어요
근대 쌈밥
아들놈들이 질색팔색하던ㅎㅎㅎㅎ
발효의 계절이니 반죽해서 플랫브래드를 만들고
그위에 친정에서 잘라온 루꼴라와 하몽을 곁들였네요
음료는 아마 자두에이드
엄마는 어릴때부터도 다른 친구들 엄마와는 조금 다른 엄마였어요
계란에 소세지면 호강스런 도시락이였던시절에 햄버거를 만들어서 도시락을 싸주셨구요
친구들이 놀러오면 푸딩을 만들어서 건네주셨어요
외국에 가보신적도 없고, 공부를 많이 하신분도 아니며, 평생 전업으로 살아온 분이시지만
언제나 호기심많아서 이것저것 해보시고
일단 엄청 부지런하셔서 잠시도 쉬시지를 않았으니 항상 집은 반질반질
밥상은 꽃상
감각도 좋으셔서 어느동네에 살던 집구경하러오는 사람들이 있었지요
제주도에 너무 가고싶지만 꾹 눌러참고 제주도 생선을 주문했어요
옥돔을 포를 떠서
옥돔솥밥
된장 슴슴하게 풀어서 각재기국
다음날은 제주산 생멸치를 조려서 멸치쌈에
옥돔미역국을 곁들였네요
남편이 노래를 부르는데 못들은척하고 버티다가
너무 좋은 열무를 발견하고 참지못하고 사다가 김치도 담궜어요
아직도 김장김치를 친정서 얻어먹는데(김치뿐 아니라 고추장 된장 간장 참기름 들기름 쌀.......ㅎㅎ)
그냥 적은양으로 하는건 이렇게 해먹곤해요
그런데 열무김치는 할때마다 맘이..............
결혼한지 얼마되지않았을때 집으로 시부모님이 오실일이 있으셨고
제가 담근 열무김치도 상에 내었지요
그게 입에 맞으셨는지 아버님이 이거는 어떻게 담는거냐고 물으셔서 감자를 삶아서 담는다고 답하니
갑자기 어머님께 그런걸 좀 젊은애한테 배워야지!라며 큰소리를 내셨구요
물색없는 남편은 그후에도 여러번 우리 장모님이 조미료 안쓰시고도 김치를 너무 맛있게 담그신다고 엄마한테 자랑을 한거지요
그후로 저는 단 한번도 시어머님께 음식 칭잔을 들은적이 없어요ㅎㅎ
애는 썻다!가 단 한번의 칭찬이였던듯
그래서 열무김치를 담으면 담는 내내 마음이 쪼그라들었다 휘날렸다 난리도 아닙니다
이나이를 먹었는데도 그게 잘.................
또다시 해산물택배도착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조금 달라졌다싶더니..............전어에 기름이 들었네요
그런데 전어는
지느러미 잘라내고
대가리 치고
비늘 긁고
내장막과 피떡을 긁어 닦고
다시 썰어야하는.............잔손이 많이 가는 생선이예요
남편한테 올해가 전어회뜨기는 마지막이다! 내년부터는 그냥 한접시 사다먹자!라고 통보했네요
새우는 구워먹고
남은건 간장새우장과 양념새우장을 담궜어요
작년에 담근 청귤청을 넣어 청귤청에이드로 입가심을 하구요~
다시 친정엄마 얘길하자면...............
조용하시되 수완도 좋아 이리저리 이사다니며 아버지가 평생 버신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부동산으로 버셨지만
또 집값이 내려가는데 완전 찬성하시는분이셨어요
무리한 투자를 한적도 없고
집값이 내려가면 내가 살면되고
지금 대한민국 집값은 너무 비싸다고하시면서요
영어한마디 못하시지만 사람들을 인솔해서 해외여행도 잘 다니시고
불과 얼마전까지는 혼자 미국 사시는 친구분께 다녀오시기도하시구요
그렇지만 제 친구들이 울엄마를 부러워했던건
남동생과 차별을 두지않으셨던분이셔서이지요
그당시는 아들을 우선하는게 당연했던 시절이거든요
좋은거 둘다 공평하게 주시고
뭐든 똑같이
친구들은 생일파티는 커녕 생일선물도 잘 못받던 시절인데
항상 좋은데서 외식시켜주시고 선물도 주시고요
그게 딸 머리가 희끗희끗할때까지 이어지네요
쌍둥이 녀석들 식성이 완전 딴판이라 밥 한번 차리는데도 손이 엄청 갑니다
작은애는 파스타, 큰애는 새우장덮밥
코로나때문에 집콕이니 밥세끼에 간식까지...................고되네요ㅜ
한창 나던 물소리가 그친거보니 작은아이가 엄마생일이라고 설거지하는게 이제서야 끝났나봐요
가서 확인하고 일일이 잔소리하고싶은걸 꾹꾹 참고 자판 두드리고있었네요
어제 주중에 먹을 밑반찬들을 이것저것 만들고있는데 친정엄마한테 문자가 왔어요
'생일축하해 티라도하나사입어 내가 낫는데 날자가오늘인지 내일인지 오락가락 하네~
그전에 너낳고 그다음날에 개학한거같은데 이제는정말 헷갈리네 ~'
팔월마지막이니 내일이지~ 엄마! 이쁜거사입을게~라고 답문자 보내고 잠시 멍했나봐요
울엄마는 그 총기가 어디갈수있으리란 생각을 안했거든요
그옛날 산후조리원도 없던 시절에 친정엄마도 없이 이더위에 나 낳느라고 울엄마 너무 고생했겠다
엄마는 엄마인줄 알았지 이나이 먹고도 울엄마는 친정엄마도 없이 어찌 그리 살아냈을지를 생각을 못했네
엄마 딸 생일은 애들이랑 *서방이 잘 챙겨주니 걱정하지말고
우리동네 코로나 좀 잠잠해지면 그때 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