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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이벤트)눈물의 미역국...

| 조회수 : 4,444 | 추천수 : 61
작성일 : 2006-10-19 12:08:51
10년이 지난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내봅니다...

결혼한지 6개월...
전 자연스럽게 아기를 가졌고..
저의 부부는 모든 부모와 같이 아이를 기다렸고 아이는 엄마 뱃속에서 잘 자라주었습니다.
직장을 다니던 저는 허리와 엉덩이 부근이 너무 아파 다리를 절고 다녔습니다..
임산부들이 많이 겪는 현상이라고 하더군요..
버스도 많이 놓치고 계단도 너무 힘들게 다니고... 출근시간을 1시간 여유두고 다녀야 했을 정도 였네요..
엄마니까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예정일 일주일 두고 마지막 검사날
이상하게 몸이 가벼웠던 저는 무게가 2kg가 줄어있었고...
그때부터 병원은 술렁이기 시작했고...
아기는 이미 심장은 멎어있었고... 머리도 조금 작아져 있었습니다...
전 바로 종합병원에 입원을 하고...
아기는 이미 하늘나라로 간 상태이고...
아기는 낳아야 하고...
정말 딱 그 두려움이란...
내가 내 아이가 숨이 멎은줄도 모르고 밥도 먹고 놀고 떠들고...
그러고 다녔다는 생각이 드니..
딱 제몸을 죽이고 싶었습니다...

결국 유도분만으로 아기는 낳았고...
수많은 의료진이 보는 가운데... 아기도 저도 서로 얼굴도 못본체...
아기는 소리없이 세상으로 나와 소리없이 차가운 영안실로 보내졌습니다..

엄마의 따뜻한 체온 한번 못 느낀체....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병실로 오니 뜨끈한 미역국이 나와있었습니다.
산모는 미역국을 잘 먹어야 한다며 저에게 먹으라 하는 엄마가 너무나 야속했습니다.
마치 내 아이 목숨과 바꾼것 같은 그 미역국...
결국 한수저도 못넘기고...
매일 눈물로 병원에서 지내고...

친정으로 와서 아기없는 산후조리를 하고...
먹지 않는 미역국을 매일 매일 새로 끓여 주셨던 엄마...
엄마 속이 얼마나 까맣게 탔을까... 하는 생각이 이제야 듭니다..
그 와중에 젖은 돌아 젖몸살을 너무 심하게 하고..
계속 불어나는 젖을 흐르는 눈물만큼 젖을 짜내서 버리고...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이란...
어디에도 비빌수 있는 언덕이 없었습니다..

집에 와서도 그 방황은 계속 되었고...
내 몸속에 독이 있는것 같았습니다.
아기가 크지 못하게 하는 독...
난 다시는 아기를 낳지 못할꺼라는 강박관념...

그렇게 시간은 갔고... 전 다시 아기를 가졌습니다..
10달을 10년처럼 맘 졸이며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습니다.

진통이 와서 병원에 있을때도 아기가 정말 살아서 나올까...
하는 생각....
의사 선생님들은 제 곁을 떠나지 못했고...
결국 전 건강한 사내아이를 무사히 낳았고...
회복실에 들어와 잠이 깨보니 미역국이 나와 있었습니다.
얼른 일어나 한그릇을 다 먹었습니다.
제가 먹었던 미역국 중에 제일 맛이 있었던 그날 그 미역국...
그걸 먹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불과 1년전 내가 이 미역국을 한 술도 못뜨고 눈물로 병원을 나서던 일을 생각하면서...
내 아기를 안아보지도 못하고 차가운 영안실로 보냈던일...

너무 서럽게 우니 간호사가 출산후 너무 울면 눈이 나빠진답니다...하더군요...
눈물을 닦으면서 제 맘속에 접어두었던 첫 딸을 편안히 보냈습니다.

아가야 니가 나에게 이런 커다란 선물을 주고 가는구나...

그렇게 10년이 지나 지금...
저에겐 듬직한 아들이 둘이나 있습니다...
참 신기한건... 그 일이 있은후 세번째로 낳은 아기가 단.무.지.입니다.
첫아기 낳은 날이 4월 1일 만우절 이었네요...그래서 인지 사고 나고 친구들이 만우절 장난 넘 심하게 한다며 놀랐었지요...
그런데 저의 세째 단.무.지. 군이 4월 1일날 태어났네요...
이렇게 맞추기도 힘든일 아닌가요?

이젠 미역국을 봐도 하늘로 보낸 딸아이를 생각해도 울지 않습니다.
그 예쁜 아기가 저에게 너무나 귀중한 선물을 둘이나 주고 갔으니까요...

이름도 못지어준 아가야...아니 내 딸아...
엄마 아빠가 널 얼마나 사랑했는지 넌 알지?
우리 이다음엔 꼭 다시 만나자...

씩씩한 울 아이들 사진 올려봅니다..
단.무.지. 눈이 너무 웃기게 나왔네요...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은미숙
    '06.10.19 12:41 PM

    먼저 간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며 눈물을 닦으시던 엄마
    생각이 나서 더 아팠습니다.....

  • 2. 후레쉬민트
    '06.10.19 12:51 PM

    단.무.지 형도 있었군요 ..형도 넘 귀엽네요..
    아마 따님 하늘에서 엄마 아빠 귀한 사랑 많이 느끼며 천사가 되있을 거에요
    눈물이 핑그르르 ,,,,,

  • 3. 신효진
    '06.10.19 12:52 PM

    아침부터 눈물이 글썽거리네요 그 유명한 단무지가 얘구나 ㅎㅎ 너무귀여워요
    아이 잃어버린 심정 낳아본적 없어서 모르긴 하지만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에
    여자로써 눈물이 납니다 근데 왜 단무지지? 혹시 단순..무..식...지...x그거????

  • 4. 꿀벌
    '06.10.19 1:21 PM

    저도 눈물이 나네요....
    정말 이쁜 따님이 귀하고 잘생긴 아드님을 둘이나 씩씩하게 보내주신것 같아요^^

  • 5. 쵸코파이
    '06.10.19 1:36 PM

    읽으며 눈물이 나네요~~~
    그래도 이제 아드님이 둘이나 있으니.. 행복하시죠?^^

  • 6. 뽀송뽀송
    '06.10.19 2:51 PM

    그 미역국.. 바라보아야 하는 심정... 저 너무 잘 알아요... 예정일을 한달 앞두고 그만..
    전에는 억지로 생각 안하려고 했는데 글보니 이제는 마음 속에서 그만 얘기하라고 엉엉 울라고 하네요. 세상에 같은 아픔을 가진이가 있다는게 이렇게까지 용기를 내게 할 줄 몰랐네요.
    저도 지금 하늘로 보낸 우리딸... 다음으로 동생을 품고 하루하루 기도하는 심정으로 살아가요.
    저에게 큰 용기 주셔서 감사해요...

  • 7. 우주나라
    '06.10.19 6:52 PM

    한줄 한줄 읽으면서...
    지금 눈물이 뚝뚝 떨어지네요...

    그때 친정엄마가 어떤 맘으로 끓여 주셨을지..
    그리고 그때 망구님이 어떤 맘이 셨을지가..
    지금 애기 엄마가 되고 나니 그 맘을 정말 알것 같습니다...

    이렇게 소중한 이야기를 들려 주시고..
    그리고 이렇게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게 해 주셔서..
    너무 감사 합니다...

  • 8. hyun
    '06.10.19 7:12 PM

    아아~~~
    부모님얘기도 눈물바람이지만,
    자식얘기는 더 눈물바람이네요.

  • 9. 생명수
    '06.10.19 8:01 PM

    새벽에 글 읽고 눈물 글썽이네요..우리 딸도 거진 유산을 기다리다가 낳은 딸이기에 더욱더..그때 아무생각없이 유산수술을 했으면 어쨌을까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나오네요..상처 잘 추스리고 힘내셔서 귀한 아드님 만나셨으니 행복하세요..

  • 10. lyu
    '06.10.19 11:05 PM

    귀여운 단무지.
    언제부터인가 엄마만의 단무지가 아니라오.

  • 11. 크리스티나
    '06.10.20 1:07 AM

    단무지...너무 귀여워요~~
    저도 막달은 아니지만 첫아이를 잃은 경험이 있어 그 심정 너무도 동감 합니다.
    얘들아 ! 씩씩하게 자라거라.....~

  • 12. 코코샤넬
    '06.10.20 4:31 AM

    단무지 표정 정말 압권이네요. ^^
    이렇게 해맑고 이쁜 단무지 엄마한테 그런 가슴 아픈 일이 있었다니.. ㅡ.ㅡ

    우리 단무지 얼굴은 좀 나아졌나요?
    "피지오 겔" 이라는 크림이 괜찮던데 한번 써보세요.
    병원에서만 파는데 보습력 좋고 저희 아이한테 쓰는데 괜찮은 제품이예요.

  • 13. 망구
    '06.10.20 11:38 AM

    은미숙님.. 그게 부모의 마음인것 같아요..
    후레쉬민트님... 네 5살 차이나는 형아 입니다... 너무 착하지요...
    신효진님..네 그 해석이 맞습니다... 빙고!
    꿀벌님..고맙습니다...
    쵸코파이님..네 너무 행복합니다...
    뽀송뽀송님... 저하고 같은 아픔이... 잘 이겨내고 계시지요? 우린 엄마니까... 내 옆에 있는 아이를 위해..화이팅...
    우주나라님... 네...저 역시 이제 그맘을 알겠네요... 부모를 우리가 어찌 따라가겠어요...
    hyun님...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지금은 행복합니다...
    생명수님... 용기 대단하세요... 훌륭한 엄마를 둔 따님이네요...
    lyu님... 항상 단.무.지. 응원해주시고 넘 고맙습니다... 그럴까요?
    크리스티나님... 자식을 잃는다는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될일 입니다... 힘내세요...고맙습니다..
    코코샤넬님... 조금 좋아지긴 했는데... 얼굴에 허연 흔적이...^^ 고맙습니다.. 병원 가봐야 겠어요...^^
    여러분들께서 아무것도 아닌 제 이야기 주저리 주저리 너무 긴 이야기를 끝까지 읽어주시고...
    너무 고맙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를...
    저도 이 이야기 쓰면서 다시한번 10년전 기억들을 떠올려 봤네요...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지만... 죽을때 까지 내 가슴에 품고 가는 이야기...
    다시한번 감사해요...

  • 14. 보라돌이맘
    '06.10.20 1:23 PM

    망구님...이 글을 이제야 읽고는... 가슴이 많이 아립니다.

    그 힘든 삶의 무게속에서 견뎌내셨을 고통과 슬픔의 시간은 이젠 잊으시고...
    지금도 행복하시겠지만 앞으로의 삶은 기쁘고 좋은일들, 축복된 일들로만 가득하시길 저 기도할께요.

    저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함께라면... 행복해지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겠어요... ^^

  • 15. 천하
    '06.10.20 11:23 PM

    그런 아픈 사연이 있었군요.항상 밝고 유머있는 단무지 모습에 좋아만 하고 있었는데..
    망구님! 홧팅 입니다.아자아자!!

  • 16. 김희경
    '06.10.21 10:02 AM

    우심코 읽었다가 눈물만 한바가지 쏟았네요
    지금 임신한 상태인데...
    왜 이리 마음이 아픈지..

    그래도 든든한 두 아드님 보니
    웃음 가득한 하루하루가 될거라 믿어지네요
    아픈기억 잊고..활기차게 행복하게 아자아자 아~자~~~~~

  • 17. 요리맘
    '06.11.11 7:31 AM

    이글을 미처 읽지 못했네요. 이벤트당첨되어 글을 찾아서 읽는중인데요.
    아침부터 마음이 아파요.
    이젠 저 든든한 두 아들이 엄마의 힘이 될것 같네요.

  • 18. 장동건 엄마
    '06.11.21 4:44 PM

    요즘에 보기드문 천진난만한 단무지의 왕팬입니다.
    팔뚝살이나 볼록배도 넘 사랑스럽지만 특히나 단무지의 눈을 넘 좋아해요..
    아픔이 있었던 만큼 단무지네 가족이 앞으로도 더욱 행복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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