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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기지개 한번 펴고....

| 조회수 : 7,130 | 추천수 : 5
작성일 : 2012-02-21 15:31:10


작년 김장하고 남은 배추 몇 통 항아리에 넣어두고 배추쌈으로도 먹고 볶아도 먹고
무쳐서도 먹고 있습니다. 지난주 장 볼때 보니 '봄동'이 나왔던데 이 놈 때문에 집었다 놨습니다. 

아직 한통쯤 남았을 겁니다.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적당히 잘라 들기름 넣고 된장에 무쳤습니다. 실고추도 넣었고요.
 


오랜만의 포스팅입니다.
별로 바쁘것도 없이 꽤 뜸했습니다. 그래도 들려보곤 했답니다.

이런저런 변화가 약간 있었지만 잘 지낸다는 생존신고를 여전히 심심한 밥상으로 대신합니다. ^^*

 

배추쌈, 배추무침, 총각김치, 무조림, 또 김치.... ㅋㅋ


---------------------------------------------------------------------------------------------

K에게

스무 살, 이제 네가 책임지는 삶이란 길을 이제 걷게 되는 구나. 환영한다.

비록 내 떠나온 스무 살은 먼 기억뿐이지만 너의 스무 살은 지금, 현재이기에 ‘우리 시대의 삶’이란 길에서

이렇게 만나게 된 걸 환영한다.


길동무에게 주는. 좀 뜬금없는 선물인가?

어쩌면 많이 실망하고 좌절하게 될까 봐.

너의 십대와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미리 귀띔 해주는 팁 정도로 이해 해줘.

 

김예슬은 “ ‘진리’는 학점에 팔고 ‘자유’는 두려움에 팔고 ‘정의’는 이익에 팔았다.”며 자신을 가슴 벅차게 했던

그 세 단어를 스스로 팔아넘기면서 그것들이 침묵 속에 팔리는 것을 지켜보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내 몸으로 하지 않은 것조차 안다고 믿고 자신을 지식 엘리트라고 착각하게 하는’ 학습중독과 자격증 중독을

경계한다. 또 스스로 경험하고 해 낸 것 없이 퇴화 되어 버린 존재로 모든 영역의 ‘소비자’가 된,

국가와 대학과 시장이 만들어 낸 인간상을 말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충분히 래디컬한가’라고 묻는다.

 

딸!

공부는 꼭 학교에서만 하는 건 아니다.

존재의 근거와 비전을 찾는 게 공부다. 그리고 현재라는 시공간에 집중하는 삶이 공부다.

 

공부, 공부! 참 지겨운 얘기다만 이제까지와는 다른 공부를 하려면 다른 삶을 살려면

공부가 뭔지 왜 공부하는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어.

대학생이 되서 중, 고생처럼 공부하는 건 재미도 없지만 좀 창피하잖아?

 

  네가 20대에 하는 공부는 ‘더 이상 비교(때문에)하는 공부’가 아니었으면 한다.

‘근원적인 문제에 직면하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거칠고 급진적이어도 괜찮으니까.

 

기억하니? 20대에 네가 가장 힘써 할 일은 ‘스승을 찾아 나서는 열정과 겸손’일 거라는 당부.

딸! 늘 묻고 또 물어라. 네 삶에 대해.

‘질문하며 스승을 찾고 배우기, 온 몸으로 실천하기.’는 아마도 공부 고수들 최고의 필살기, 초식이 아닐까 한다.

 

스무 살 네게 주는 첫 책 선물로 ‘김예슬 선언’을 고르고

내친김에 편지에 뭘 쓸까 궁리하느라 뒤적이던 메모장 내용이다.

2011. 12. 28일 ‘기도’라는 제목으로 써 있더구나.

 

“K에게 스승 복이 있기를,

스승을 찾아나서는 겸손과 열정이 가득하길…….”

 

오늘도 행복하렴.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노란우산
    '12.2.21 3:42 PM

    오후에님 !
    왜 안오시나햇네요
    반가와요!

    대학이 모든 배움의 집합은 아닐터이지만
    그곳에 속하지 않으면 많은 제약이 따르는 현재때문에 ㅠㅠ

    우리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 소속을 묻죠
    어디 학생이야 누구 집 자식이냐 어디가 고향이냐
    어디 다니냐

    스승을 찾으려다나려면 자기가 무엇을 하고픈 지를 먼저 알아야겠네요

  • 오후에
    '12.2.21 3:47 PM

    예 반갑습니다. 뭘 하고픈지가 .곧 '직업'이 되니 스승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김예슬씨도 그런 고민을 했더군요

  • 2. 고독은 나의 힘
    '12.2.21 4:10 PM

    근무시간에 몰래 82에 들어왔다가 오후에님 글 보고 로그인햇어요

    안그래도 며칠전에 오후에님 생각을 햇었는데.... 요즘 왜 통 안보이시는지

    따님과 함께 고3생활을 하시느라고 바쁘셨는지.. 궁금했답니다..


    컴백하셔서 반갑습니다.

  • 오후에
    '12.2.21 4:13 PM

    저도 반갑습니다. 바쁘긴요... 그냥 좀 방전이죠

  • 3. 모우
    '12.2.21 4:45 PM

    요즘 오후에님 왜 안오시나
    글올리려고 했어요! 너무 오랜만에 오셨어요!!

    k에게 쓰는 편지는 언제나 따뜻하고 참 좋아요.

  • 오후에
    '12.2.22 8:59 AM

    예 오랜만입니다. 편지는 정작 당사자보다 다른 이들이 따뜻해하는 듯합니다. 누가 그걸 터울굴레라 하더군요. 터울굴레가 내맘같지 않다는....

  • 4. aloka
    '12.2.21 7:05 PM

    저도 요 며칠 오후에님 생각했어요. 왜 안 보이실까? 다시 충전하신 것 같아 반갑습니다

  • 오후에
    '12.2.22 9:00 AM

    생각해주셨다니 몸둘바를.... 실은 저도 오고싶었답니다. ㅎㅎ

  • 5. 후라이주부
    '12.2.21 11:19 PM

    궁금했던 맘이 풀려 반가움에 댓글답니다.

    따님께 스승복 있기를 저도 함께 기원하며..

    저 또한 세상의 아이들에게 바른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 오후에
    '12.2.22 9:03 AM

    스승복은 제 녀석 노력과 겸손에서 비롯될텐데... 영~ 못알어요.
    스승=학교선생=학원선생 뭐 이런 식의 등치가 있는듯하더군요. 그냥 제 맘만 급한건가 봅니다.
    잘 지내셨습니까?

  • 6. T
    '12.2.22 12:21 AM - 삭제된댓글

    아.. 오셨네요. 반갑습니다. ^^
    K에게 쓰는 편지 기다렸습니다.
    자주자주 오셔서 좋은 글 남겨주세요.

  • 오후에
    '12.2.22 9:08 AM

    예 반갑습니다.
    요즘 밥하기가 귀찮아져서요.
    뭐 해먹는게 없답니다. 거의 생존?수준의 단품 음식으로 때우는지라...ㅋㅋ
    그래도 자주 오려고 해보겠습니다.

  • 7. 호호아줌마
    '12.2.22 12:31 PM

    용기있는 결단을 한 이에게 박수를 보내지만
    과연 내 자식 일이라면 과연 나는 어찌했을까 하는
    소심한 걱정을 해봅니다.

  • 오후에
    '12.2.23 12:00 PM

    소심한 걱정이 아니라 당연한거죠...
    책 고르며 저도 했는걸요

  • 8. 별초롱이
    '12.2.23 10:08 PM - 삭제된댓글

    좋은 스승을 만나는 것 일생의 축복인 것 같아요.

    오랜만에 너무나 반갑습니다 오후에님.

  • 오후에
    '12.3.4 3:32 PM

    부모 복, 스승 복, 배우자 또는 친구 복 중 하나 만 있어도 축복 받았다는 말이 있지요.
    부모 복이야 어쩔 수 없는 거지만 나머지는 다 자기 하기 나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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