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의 기본기를 배우고 싶다
!
....
고 외치면서 혼자 몸부림치고 있는 나날입니다
.
각종 고기나 생선 다루는 법
,
자르는 법
,
채소 다듬는 법
,
해산물 손질하는 법
...
뭐 이런 것들이 너무너무 배우고 싶어요
.
그런데 제가 너무 초보수준이라서
책에도 이런 것들은 나와 있지가 않더라고요
.
가령
‘
생선의 비늘을 다듬고 포를 뜬다
’
라는 구절이 나오면
아니
!
어떻게
!!!
하면서 무척 절망합니다
.
각
종 밑국물과 육수도 마찬가지예요
.
어렸을 땐 그저 엄마가 해주시는 거 먹기만 했고
,
제가 혼자 먹고 살 때는 한식을 거의 하지 않았고
...
그러다가 이렇게 딴 나라 와서 갑자기 한식
,
그것도 추운 날씨 탓인지 국과 찌개가 너무너무
그립고 먹고 싶어질지 몰랐지 뭡니까
.
아아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
그래서 혼자 하나씩 연구해보기로 합니다
.
한국에서 가져온 요리책들도 뒤지고
(
역시 너무 기본 국물은 없군요
),
<
식객
>
에 밑국물 나오는 법이 나온다기에 그것도 찾아보고
,
마음속 스승으로 모시는 분들 비법도 엿보고요
(
역시 계량은 하시지들 않는군요 흑
).
멸치밑국물을 가지고 몇날 며칠 끙끙 댄 이유는
이상하게 제가 끓인 멸치밑국물은 뭔가 우러낸 맛이라기보다는
비릿한 맛과 씁쓸함
?
텁텁함
?
이 있어요
.
장이나 부재료를 막 넣고 나서 최종적인 국이 되면 차라리 나은데
그 전에는 좀 혼자 맛보면서도 에잉
,
싶은
...
그래서 이리저리 해보다가
제 입맛에 맞는 방법을 하나 찾아냈습니다
.
멸치밑국물을 별로 내 본적 없는 저 같은 초보가 한 분이라도 계셔서
도움을 받으신다면 기쁘겠습니닷
.
아
,
전 멸치맛이 너무 진하게 나는 것보다 담백하고 깔끔한게 좋아요
.
그래야 두루두루 여러 요리에 쓸 수 있지 않을까 싶고
...
보라돌이맘님께서 예전에 올려주신 걸 보니
나물 익힐 때도 쓰시더라고요
.
그래서 농도를 진하게 하지 않았답니다
.
재료
:
멸치
,
다시마
(
필수
)
파뿌리
(
추가
)
파와 통마늘을 넣은 육수는 보존기간이 훨씬 짧다고 합니다
.
그래서 말려놓은 파뿌리가 있어서 그것만 넣었어요
.
눈대중으로 대충 양 보시라고 사진 올려봅니다
.
멸치 30 그램
파뿌리
:
멸치와 같은 양
: 30
그램을 지향합니다.
다시마
10
그램
:
멸치의
1/3
보통 다시마는
10
센티미터
,
이런 식으로 표기를 많이 해놓았더라고요
.
그런데 다시마도 크기가 하도 제각각이라 아예 무게로 재서 합니다
.
일단 빈 냄비를 중불에 데워서 밑바닥이 어느 정도 뜨거워지면
멸치를 넣고 살살 볶으면서 수분을 날리면서 파삭포실하게 해줍니다
.
프랑스는 겨울이 더 습해서 저는 냉동실에 멸치를 보관했거든요
.
그래서 이 과정이 필수였습니다
.
찾
아본 자료들에 의하면 관리를 잘했던 멸치들이라도
이렇게 볶으면 잡내가 날아가서 더 맛있는 밑국물이 된다고 해요
.
볶다 보면 색이 살짝 노릇하게 변합니다
.
오래 볶지 않으셔도 되고요
,
저는 한
3~4
분 합니다
.
이 과정에서 멸치응가 등이 나와서 돌아다니기도 하는데
그건 좀 건져내주시면 좋습니다
.
일일이 미리 다듬으실 필요는 없고요
.
멸치를 딴데 옮겨 놓고.. (냄비바닥에 찌꺼기가 너무 많이 붙어있으면 살짝 헹궈주세요)
찬물
4
리터
파뿌리
다시마를 냄비에 넣고 뚜껑 덮고 센 불에 팔팔 끓입니다
.
끓기 시작하면 다시마는 건져내고요 ,
펄펄 끓는 물에 멸치 투하
.
찬물에 미리 넣고 끓이는 것보다 비린맛이 확실히 덜합니다
.
불을 중불로 줄이고
30
분
(
아예 타이머를 맞췄어요
)
동안 끓입니다
.
중간중간 거품 떠내어 주시구요
.
그 이상 끓이면 멸치응가가 녹아나와 국물맛이 텁텁해진다고 <식객>에 나옵니다.
실제로 제가 몰모트로써 시식을 해본 결과 그 말이 맞았습니다.
깨끗하게 끓여졌어요
.
물이 많이 줄었네요
.
뚜껑 덮고
...
하룻밤
?
반나절
?
정도 놔둡니다
.
끝낸 시간이 애매한 오후라서 전 거의
20
시간 놔둔 듯 해요
.
국물을 걸러줍니다
.
여기서 딱 막히더군요
.
어떻게 걸러야 효율적일지 모르겠어요
.
좀 엎질렀습니다 허엉.
거르면서 바로 작은 그릇들에 담고 싶었는데
...
평소 무작정 오래 펄펄 끓인 멸치보다 오히려 멸치가 더 노곤해 보여요.
어쨌든 거르고 양을 재봅니다
.
딱
1
리터 줄어든
3
리터가 나왔어요
.
색깔은 냉장고에 넣어두면 보리차와 착각하기 딱 좋은 그런 색입니다
.
말갛고 예뻐서 막 혼자 뿌듯해 합니다
.
당장 요리에 쓸 것은 빼두고 나머지
2
리터는 냉동실로
!
이러면 저 혼자 한 달은 먹거든요
.
멸치밑국물 끓이다가 집간장 좀 넣고 국수 말아 먹거나
된장 풀고 시금치랑 두부 좀 넣고 끓여 먹거나
...
아무렇게나 끓였던 때랑은 맛 차이가 많이 나고
무엇보다
1
회용 국물제품이랑은 비교불가
!
향수병을 조금은 달래주는 맛이 납니다
..
그리하야 이 날은 이 밑국물로 특별요리!!
........... 떡볶이 . ( 응 ??)
일주일에 한번 있는
‘
한국요리의 밤
’
이었는데
저만 혼자 떡볶이 먹었어요
.


매운 거 잘 못 드시는 분이 계셔서 주인집분들께는
불고기랑
‘
내 맘대로 주먹밥
’.
뿌듯한 하루를 보냈답니다
.
모두모두 따뜻하고 행복한 날 되세요
!
ㅇ스